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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에 영국판 <엘르 걸>에 칼럼을 기고한 일로 유명하다.
=아버지가 있는 영국에 있을 때였다. <엘르 걸>에 미팅을 하고 싶다고 전화하고 무작정 찾아갔다. 아버지가 유명한 팝스타 필 콜린스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운좋게 기회를 얻어 ‘LA 컨피덴셜’이라는 칼럼을 쓰게 됐다. <세븐틴> <틴 보그> <LA타임스>에도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다. 방송 채널 <Nickelodeon>의 리포터로 레드카펫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금은 서던캘리포니아 대학(USC)에서 방송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다.
-<블라인드 사이드> <프리스트>를 거쳐 <어브덕션>에 출연하게 됐다. 처음 하는 액션 연기는 어땠나.
=<프리스트> 때 스턴트 훈련을 한 적이 있지만 <어브덕션>에서는 달리는 자동차에서 뛰어내리거나 한밤중에 습지를 뛰어다녀야 했다. 힘들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 약
[who are you] 릴리 콜린스 Lily Coll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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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고 한 얘기치고는 뼈가 있었다. “신분 상승을 하고 싶었다.” <의뢰인> 제작보고회 때 출연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박희순은 그렇게 대답했다. 누구는 인생의 밑바닥을 보여주고 싶어 기를 쓰는데 신분 상승이라니. 하긴 그의 전작을 떠올려보면 아주 이해가 안되는 말도 아니다. 난데없이 집에 침입한 ‘미친년’(강혜정) 때문에 몇번이나 자살 시도에 실패하는 남자(<우리집에 왜왔니>(2008))며, 상금 10억원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쇼 참가자 8명의 생사를 쥐락펴락한 장 PD(<10억>(2009))이며, 머리가 노랗게 탈색될 정도로 동티모르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쳤던 전직 축구선수(<맨발의 꿈>(2010))는 확실히 슈트 차림과 거리가 먼 인물들이었다. “비슷한 처지의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내심 이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우연찮게 들어온 작품들이 신분이 높은 인물이었다. (웃음)” 그게 <혈투>(2010)의 무관 헌명
[박희순] 연극하던 시절로 되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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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을 그 캐릭터로 살았으면 빠져나오는 데도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선배 배우 최주봉의 말이 한치 틀리지 않았다. 아내를 찾으러 온 조선족 ‘구남’의 처절한 사투. 1년여를 옌볜과 부산을 오가며 매진한 <황해>는 하정우를 쉽사리 놓아주지 않았다. “영화 끝나고 ‘<황해> 후유증’이 생겼다. 다른 작품 때와 달리 이번엔 좀 심했다. 말 한마디 뱉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굳이 그의 입을 빌리지 않더라도, 당시 만난 하정우는 할 말을 찾지 못해 힘든 기색이 역력했었다. 인터뷰가 불충분하다면 이후에 메일로 보충하고 싶다는 말로 그는 인터뷰를 끝냈다. 지치고 암울한 구남의 영혼이 준 상처는 컸다. 이러다 영영 사회성을 잃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불안한 나날이 지속됐다. 하정우를 구한 건 <의뢰인>이었다. “<황해>를 하면서 영화적 깊이와 진지함에 골몰했었다. 빠져나올 구실이 필요했다. <의뢰인>은 장르적 쾌감을 주는 영화더라
[하정우] 깊은 밤을 날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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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은 자신이 연기한 <의뢰인>의 ‘한철민’에 관하여 “정황 증거로 몰린 용의자”라고 설명한다. “정적인 역할인데도 불구하고 풍성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어서 그 점에 매료됐다”고도 한다. 변호사(하정우)와 검사(박희순)로 각각 출연하는 나머지 두 주연배우들이 “법정에서 서로 논리적인 공방을 펼치는 가운데에서도 나는 조용히 감정선을 유지해야만 했다”고 밝힌다. 결국 “이 새로운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면 또 다른 영역을 넓힐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이 영화를 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이 말들을 모아보니 <의뢰인>의 한철민을 연기한 장혁은, 정황 증거로 몰려 용의자가 된 이 정적인 캐릭터의 풍성하지만 숨겨진 감정선에 도전하여 배우로서 새로운 장으로 진입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의뢰인>의 오프닝 시퀀스를 여는 것은 장혁이다. 차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들어오는 데까지 동네는 어수선하다. 경찰들이 가득하고 사람들은 소란스럽다. 그 소란이 자기의
[장혁] 변화구를 꿈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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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을 보이는 순간 상대가 파고든다. 손영성 감독의 <의뢰인>에서 심문을 하는 남자(박희순)나 변호를 하는 남자(하정우)나 증언을 하는 남자(장혁) 모두 이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법정이라는 공간 안에서 이들이 믿을 건 오로지 자신의 판단뿐. 다음 장부터 박희순, 장혁, 하정우 세 남자의 치열했던 법정 공방기가 펼쳐진다.
[장혁, 하정우, 박희순] 세 남자가 법정으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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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아저씨 사진 정말 멋져요! 아니 하정우 형인가?” 스튜디오의 벽을 가득 메운 배우들의 사진을 찬찬히 훑어보더니 박지빈의 시선이 하정우에게 머문다. 대선배처럼 느껴지는 남자배우들을 보면서 아직 아저씨라고 해야 할지, 형이라고 해야 할지 판단이 안 설 정도로 자기 자신에게나 그를 보는 우리에게나, 박지빈은 여전히 ‘아역배우’라는 공고한 틀 안에 있다. 하지만 어느덧 17살이 된 그는 올해 검정고시를 통과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상태다. 유승호보다 두살 어린 그는 최근 ‘폭풍성장’이라는 표현과 함께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기도 했다. 여전히 앳된 얼굴이지만 훌쩍 자란 키, 말하는 모습이나 웃음에서 여전히 장난기가 가득하지만 한결 성숙해진 모습이다. <안녕, 형아>(2005)에서 세상 무서울 것 없던 말썽쟁이 9살 한이의 모습은 이제 한참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또 한명의 ‘잘 자라줘서 고마워’ 배우가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10년차 배우요? 숨고 싶어요
“삶도
[박지빈] 이제는 의젓한 청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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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소녀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를 기다려왔다. 신세경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 순간부터 말이다. 한국 TV역사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그 악명 높은 명장면을 마지막으로, 신세경은 잠시 멈췄다. 유상헌 감독의 <어쿠스틱>(2010)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것을 제외하면 이상할 정도로 신세경은 모습을 숨기는 듯했다. 물론 그녀의 시간이 정말로 멈췄던 건 아니다. 신세경은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현승 감독의 11년 만의 복귀작 <푸른 소금>을 찍고 있었다.
<푸른 소금>의 신세경은 여전사다. 일단 외양은 그렇다.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진하게 장식한 눈매, 면도칼로 슥슥 잘라낸 듯한 머리카락, 세상의 모든 총알도 막아낼 것처럼 단단한 가죽 재킷, 항상 타고 다니는 제 몸집의 세배는 될 것 같은 오토바이, 전직 사격 선수이자 현직 암살자. 우리가 당연히 기대하는 것은 작은 몸집으로 바이크를 몰고 뛰어다니며 장총으로 정확하게 타
[신세경] 멈추었던 여배우의 시간이 다시 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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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소금>의 송강호는 경계에 서 있는 남자다. 자신을 미행하는 괴한들을 공격하기 위해 순식간에 소주병을 맞부딪혀 깨트리는 짐승 같은 본능, 떠나간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그 집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소년 같은 심성이 한 몸에 있다. 힘든 세상사에 지친 그는 계속 그 고향집에 머무르고 싶지만 옛 조직의 동료들은 자꾸만 그의 옷소매를 붙든다. 고향 동네에 조그만 식당이라도 하나 차려 조용히 살고 싶은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그의 몸에서 결코 피 냄새가 지워지지 않을 거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송강호가 연기하는 ‘두헌’ 자신도 그것을 안다.
오랜 세월 풍파를 견디며 육체에 새겨진 본능과 기질은 결코 육체라는 집을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다. 방파제 난간에 걸터앉아 하루 종일 먼 바다만 본다. 그곳에 있으면 뭐가 보여서 보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본다. 그렇게 그는 바다를 보는 게 아니라 사실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는 것이다.
[송강호] 능란한 절제미, 그 연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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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이가 초반에는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더니 나중에는 현장을 떠날 생각을 않더라.”(송강호) “송강호 선배와 함께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한참 성장하는 기분이죠.”(신세경)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아저씨와 소녀. 어쩌면 식상한 조합처럼 느껴질 수 있는 만남이 흥미로워 보이는 것은 바로 송강호와 신세경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최근 송강호는 <박쥐>의 김옥빈, <의형제>의 강동원을 비롯해 현재 촬영 중인 <하울링>의 이나영에 이르기까지 풋풋한 후배들과 멋진 호흡을 이루고 있다. 마치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 보이는 이 배우에게 후배들과의 만남은 색다른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편,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기억을 말 그대로 ‘뚫고’ 나오려는 ‘영화배우’ 신세경으로서는 송강호라는 대선배와의 파트너십이 그 자체로 치명적인 매혹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필모그래피가 멋지게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푸른 소금>이다.
[송강호, 신세경] 남자, 소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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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정려원을 인터뷰한 적 있다. <B형 남자친구>로 데뷔했을 때였다. 가수 려원을 버리고, 배우 정려원을 택한 그녀의 선택을 쾌조의 스타트였다고 말하긴 어렵다. 기자시사회가 끝난 뒤 동료들과 함께 축하 인사를 나누는 대신 정려원은 곧장 헬스장에 가서 1시간40분을 말없이 뛰었다고 했다. 그 까닭을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출연장면이 대거 편집됐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음을 모르진 않았다. 하지만 속상함을 드러내는 무덤덤한 말투에 놀랐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때 정려원은 이렇게 말했다. “숨은그림찾기죠. 저도 제 얼굴 찾느라 진땀 뺐어요.” 인터뷰 말미엔 하고 싶은 거 해야 늙어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조언 겸 다짐까지 정려원은 덧붙였다. 그게 그냥 내뱉은 약속은 아니었다. 술 마시면 헐크로 변하는 여대생(<두 얼굴의 여친>), 봉두난발 머리하고 방 안에서 별 헤는 소녀(<김씨표류기>), 사람 잡아먹는다는 빨갱이 앞에서도 큰소리치는 아가씨(<
[정려원] 저, 성장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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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에서 말가면 쓰고 나오던데 재밌게 촬영했나요.
=말가면 쓰면 제가 얼굴이 작아서 콧구멍으로 밖을 봤어요. 그게 웃겼던 것 같아요.
-말가면 쓰고 우는 장면도 있던데.
=제가 영화에서 우는 신이 다섯신 있거든요. 그 장면이 되게 어려워요. 말가면 쓰고 아빠(차태현) 시력 검사하고 울고, 그 다음에 유오성 삼촌한테 아빠 말 타지 못하게 해달라고 빌면서 울고, 계속 울어요.
-우는 연기할 때 힘들지는 않았어요.
=(갑자기 자리를 옮겨 기자 옆에 앉으며 질문지를 본다) 나도 볼래요. 아, 이거요? 얘기해줄게요. 우는 연기 힘들지 않았어요. 제가 좋아하니까. (다음 질문에 대답을 먼저 한다) 같이 연기한 삼촌들한테 특별히 예쁨을 많이 받은 건 없었어요.
-음… 그럼 아까 말한 우는 연기할 때 감독님이 특별히 어떻게 하라고 한 건 없었나요.
=그냥 딱 한마디 해주셨죠. “너는 이걸 할 수 있다. 용기를 내봐라.”
-말은 무섭지 않았어요.
=아니요. 안 무서웠어
[who are you]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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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필만 빛난다?
1995년 / <젊은이의 양지>
방송사에 견학 왔다 해도 의심받지 않을 만한 앳된 외모의 청년이 KBS에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1995년 처음으로 열린 KBS 슈퍼탤런트 공채에서 은상을 수상한 신인배우 차태현이다.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에서 전도연에게 애틋한 마음을 품은 부잣집 도련님으로 잠시 등장한 그는, “나이가 너무 어려 보인다”는 지적에 드라마 중도 하차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 배우로서의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아직까진 KBS 효과담당자였던 아버지와 애니메이션 <영심이>의 ‘영심이’(성우)였던 어머니를 뒀다는 가족 프로필이 더 주목 받았던 시절.
2. 코믹 콤비 출동!
1999년 / <해바라기>
“수염이라도 길러야 하는 건가 진지하게 고민했다.” 지금은 미덕으로 칭송 받는 ‘동안’은 10년 전만 해도 신인배우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젊은이의 양지> 이후
[차태현] 차태현을 울리고 웃긴 일곱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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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연기가 그냥 묻어나요, 저도 나이를 먹었나봐요
요즘 제가 이런저런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모습을 비치는 건, 9월8일 개봉하는 영화 <챔프> 때문이에요. <각설탕>의 마지막 장면에 스치듯 등장하는 ‘우박이’를 기억하시나요? 이환경 감독의 첫 영화 <각설탕>이 천둥이의 영화였다면, 차기작 <챔프>는 우박이의 영화죠. 저는 한때 유망한 기수였으나 우박이와 한날 한시에 교통사고를 당해 아내를 잃고 시력도 점차 잃어가는 이승호를 연기합니다. 우박이는 절름발이 말이라는 장애를 딛고 부산 최고의 경주마로 명성을 떨쳤던 ‘루나’를 모델로 삼았어요. 우리는 각자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고 최고의 기수와 경주마가 되기 위해 함께 달려요. 이 여정에는 제가 끔찍하게 사랑하는 딸 예승이(김수정)와 우리를 믿고 지지해주는 윤 조교사(유오성)님이 함께하죠.
처음엔 <챔프>의 시나리오가 제게 왔다는 게 신기했어요. 말을 타본 적도 없고 승마장은커녕
[차태현] 이 배우의 인생 공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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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는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었다. 이웃집 오빠 같은 수더분함으로, 대학 동기 같은 친근함으로, 한 여자만 바라보는 천진한 이미지로. 배우 차태현이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지도 벌써 16년이 지났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피터팬 같은 이미지로 남을 거라 생각했는데, <챔프>를 통해 지켜본 그는 이제 온갖 역경을 딛고 사랑하는 딸을 위해 질주하는 ‘아버지’ 기수의 역할도 무리없이 소화해낸다. 국민적으로 사랑받는 연기자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이 배우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차태현에게 묻고, 그가 답했다. <과속스캔들>의 라디오 DJ 남현수가 그랬듯,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진지하게 풀어놓는 차태현의 연기와 인생 공식을 들어보시라.
지난 주말, 모두들 TV는 잘 보셨나요? <런닝맨>(8월21일 방영)에서 제 옷차림이 좀 괴상하긴 했죠. 치렁치렁한 롱스커트에 밀짚모자를 쓰고, 짙은 아이라인까지…. 그렇게 튀
[차태현] 이 배우의 인생 공식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