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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박중훈.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배우가 굿다운로더 캠페인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한 지도 벌써 만 2년이 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느끼는 보람만큼이나 사명감도 높아졌을 터. 안성기 위원장은 영화배우로서, 박중훈 위원장은 예비 영화감독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캠페인을 위한 의기투합을 잊지 않았다. 2012년 새해를 맞아 새롭게 단장한 캠페인은 음악계로까지 발판을 넓혔다. 영화배우로는 두 위원장과 장혁, 이민정이 참여한 가운데 윤도현, 김윤아, 유노윤호, 소희, 닉쿤, 설리 등 음악인들도 함께 ‘굿다운로드’를 외쳤다. 새로운 변화를 맞아 그들에게 위원장으로서 그들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물었다.
-2009년에 캠페인을 처음 시작한 뒤 햇수로만 4년째에 접어들었다.
=안성기_처음에는 걱정도 있었지만 3년 동안 해오면서 우리 캠페인이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동의도 얻고 있는 것 같아 보람되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도 지난해보다 부가시장
이수만, 박진영에게 전화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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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캠페인의 핵심은 영화인들과 음악인들의 하모니다. 모두가 함께하는 마지막은 특히 서로의 마음이 잘 맞아야 하는 장면. 김윤아, 소희, 닉쿤, 유노윤호, 설리, 윤도현이 “영화도!”라고 운을 띄우면 이민정, 박중훈, 안성기, 장혁이 “음악도!”를, 마지막에는 다 함께 “굿~!”을 외쳐야 한다. 열명이 입을 맞추기가 보통 쉬운 일이 아님에도 서너번 만에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5. 김윤아
“음악을 사랑한다면!” YB와 함께 음악인 선배로서 캠페인에 참여한 그녀는 논리정연한 말로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했다. “현재 음악인들은 매우 불합리한 구조에 놓여 있다. 창작자보다 이동통신사가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불법 다운로드 근절과 함께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며 현재 음원시장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6. 윤도현
로큰롤 베이비 YB의 등장으로 굿다운로드 캠페인 광고의 에너지도 한 옥타브 올라간 느낌이었다. 물론 그가 “안성기 선배님의 전화를 받고 1
굿다운로더 CF 촬영현장 스케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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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성기
“‘하지 마라, 하지 마라’가 아니라 ‘하자, 하자’다.” 배우 안성기는 캠페인의 취지를 이렇게 요약했다. 합법 다운로드가 활성화하면 불법 다운로드는 자연스레 근절되리라 보는 입장인 것. 그러려면 대중과의 소통이 특히 중요할 터다. 그는 “우리에게 매년 극장에서 30초씩 관객과 만나게 해주는 이 광고만큼 좋은 소통의 길이 어딨겠냐”며 마지막까지 너그러운 웃음으로 촬영을 마쳤다.
2. 이민정
제일 처음으로 CF 촬영세트장에 들어선 이민정. “영화배우와 뮤지션들이 노력과 땀으로 일궈낸 작품을 불법 다운로드하면 저희가 무척 속상해요”라고 귀여운 메시지를 던진 그녀는 올해 캠페인에 참여한 유일한 여배우였다. YB와 마주 보며 “영화도 보고!”를 외치는 그녀의 경쾌한 목소리에 촬영도 순조롭게 스타트!
3. 박중훈
“굿다운로더 캠페인은 단순히 창작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겠다는 지엽적인 의도로 시작한 일이 아니다. 관객, 네티즌 여러분과 함께 문화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굿다운로더 CF 촬영현장 스케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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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30일, 잠시 따뜻했던 날씨가 다시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기도 남양주의 한 스튜디오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은 추위도 잊은 채 부산히 움직이고 있었다.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고, 밥차 앞에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허기진 배를 든든히 채우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여느 영화 촬영현장보다 훨씬 웃도는 숫자의 스탭들로 가득 메워진 이곳은 올해로 다섯 번째로 만들어지는 굿다운로더 캠페인 광고 촬영현장. 한데 현장 분위기가 어쩐지 예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왜인가 싶었더니 잠시 뒤 영화인들뿐일 줄 알았던 현장에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을 방불케 할 정도의 가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2009년 캠페인 선포 이후 벌써 4년째에 접어든 굿다운로더 캠페인은 ‘인식의 전환’이 목표인 만큼 뚝심이 관건인 캠페인이었다. 합법 다운로드의 필요성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어찌 하룻밤 사이에 바꿀 수 있으랴. 하지만 안성기, 박중훈 공동위원장과 캠페인 본부는 그동안 묵묵히 제 갈 길
영화도 음악도 Good이에요,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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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버배치(Cumberbatch): 1. 트렌치코트를 유행시킨, 매우 섹시하고 매력적인 남자. 2. 자기를 주목받게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불평하고 과도한 나쁜 기질로 종종 따돌림을 받는 남자. 3. 머리숱이 너무 많아 자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남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터넷 은어 사이트 ‘어반 딕셔너리’의 검색 결과다. 어쩐지 오이를 연상시키는 이 단어가 원래부터 존재했느냐 묻는다면, 물론 아니다. ‘컴버배치’는 2010년 혜성처럼 나타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로부터 파생한 명사다. 어반 딕셔너리는 친절하게도 이 명사의 동사 활용법(간단하게 ‘컴버배치드’(Cumberbatched)다)과 더불어 ‘컴버비치’(Cumberbitch)라는 단어 또한 소개하고 있는데, “멋지고 아름다우며 재능 넘치는 영국 배우” 컴버배치를 사랑하면 누구나 컴버‘비치’라 불리는 나쁜 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지금 하나의 문화적 ‘
[베네딕트 컴버배치] 지금,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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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MBC <뉴스데스크> 기상캐스터로 일을 하다가 배우가 됐다.
=평생의 꿈은 성악가였다. 대학 3학년 여름방학 때 줄리어드음대에 연수 갔을 때, 나는 최고의 성악가가 될 수 있는 선천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지 않구나 하는 걸 확인하고 꿈을 접었다. 그러다 뉴스를 보는데, 복식호흡을 하는 아나운서가 눈에 들어왔다. 방송에서 말을 하는 사람들은 복식호흡을 하는구나 싶었다. 청주MBC에 합격해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었는데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기상캐스터할 생각 없냐고. 서울MBC 시험 봤을 때 내가 차점자였다. 그렇게 기상캐스터로 일을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마흔살 이후의 그림이 안 그려지더라. 운이 좋게도 기상캐스터 7년차 때 드라마 제의가 들어왔고, ‘쟤는 날씨만 해야 되겠다’는 얘기가 듣기 싫어서 연기학원을 끊었다. 연기할 땐 그 누구와도 나눌 수 없었던 나만의 솔직한 감정이 나오더라. 기도할 때처럼. 배우라는 직업이 신성하게 느껴졌다.
-데
[who are you] 김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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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보이는 위험이 온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이 3D로 재개봉한다. 그런데 왜 조지 루카스는 이 영화를 3D로 변환한 걸까. 돈 때문일까. 아니면 끝없이 자신의 영화를 CG로 고쳐나가며 그에 저항하는 팬들과 싸우는 루카스의 광적인 완벽주의 때문일까. 아니면 원래 그가 만들고 싶었던 <스타워즈>가 바로 이런 모습이었던 걸까. 중요한 건 이거다. 어찌되었건 당신이 <스타워즈>의 오랜 팬이라면 3D로 개봉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을 거부할 깜냥은 없을 거라는 사실이다.
먼저, 당신이 <스타워즈>의 열정적인 팬이라면 심사가 배배 꼬일 법한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스타트렉>을 좋아하는 마니아를 우리는 트레키(Trekkie)라 부른다. 그런데 왜 <스타워즈>마니아를 일컫는 고유명사는 없는 걸까? 당신이 <스타워즈>마니아라면 트레키들을 만나는 순간 심술이 치솟
[스타워즈] 이번엔 3D로 우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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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말은 농(弄) 반, 진(眞) 반이다. 농담과 진담이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도 아니다. 농담 안에 진담이 있고, 진담 안에 농담이 있다. 그래서 듣는 이가 간혹 그의 속마음을 오독하기도 한다. 지난해 3월, 이준익 감독은 트위터에 ‘<평양성>, 250만에 못 미치는 결과인 170만. 저의 상업영화 은퇴를 축하해주십시오~. ^^;;’라고 남겼다. 언론은 그의 ‘은퇴 선언’을 진담으로만 받아들였다. 3월15일부터 3월19일까지 열리는 제2회 olleh 스마트폰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준익 감독에 대해 ‘복귀 초읽기’라는 투의 기사가 뜨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에게 지난 1년은 웃고 즐긴, 달콤한 휴식이었을 뿐이다. <왕의 남자>(2005) 이후 <라디오 스타>(2006), <즐거운 인생>(2007), <님은 먼곳에>(2008),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2010), <평양성>(2010
[이준익] 복귀? 이제 즉흥적으로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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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겉으로도 속으로도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는 나이다. 여진구는 올해 열여섯이 됐다. 변성기를 지나 목소리는 이미 ‘남자’다. ‘으하하하’ 웃음을 터뜨릴 땐 영락없는 아이다. ‘-습니다’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땐 어른, “수학이나 영어는 과외받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땐 또 고만고만한 이 땅의 평범한 청소년이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왕세자 이훤의 나이도 본인과 엇비슷한 열다섯이었다. 열다섯의 왕세자는 궁궐의 담을 넘으려다 평생을 가슴에 묻어야 할 첫사랑과 만나고, 세상에서 가장 영특해 보이는 그 열세살 소녀는 ‘죽음’으로 왕세자의 가슴에 피멍을 들인다. 모든 것을 가졌으나 결국엔 아무것도 갖지 못한 어린 왕. 여진구는 그런 왕이 돼야 했다.
기품있는 왕세자와 천진한 소년 사이
여진구에겐, 일개 무사(드라마 <일지매> <무사 백동수> <뿌리깊은 나무>, 영화 <쌍화점>)에서 왕으로의 신분상승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여진구]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할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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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매니저에게 프로필을 건네받았는데 특기가 특이하다. 태껸이라니.
=회사에서 뭐라도 쓰라기에. (웃음) 근데 제법 한다. 연희단거리패 시절에 배운 거다. 태껸도 지방에 따라 다른데 내가 배운 건 김해 태껸이다.
-연극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건 언제부턴가.
=연희단거리패 들어가서 제대로 배우하겠다고 밀양으로 내려간 게 27살 이던 해 12월30일이었다. 그전에 아동극단을 차려서 <홍길동>을 하고 있었는데, 하인 역 하는 애가 “도련님~” 하면서 날 부르러 올 때마다 슬라이딩을 하면서 다가오는 거다. 뭐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근데 연기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까 걸으라고 윽박지르고 그랬다. 그래서 해산!
-고졸인데 검사 역을 맡아 부담이 컸다던데 어떻게 캐스팅 됐나.
=말 한마디가 정말 무섭구나. (웃음) <황해> 덕에 됐다. 나홍진 감독님이 윤종빈 감독님이랑 친해서 가편집본을 자주 보여주셨다는데, 그때부터 검사 역에 나를 생각하고 계셨다더라. 내 대
[who are you] 곽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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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숏 원 킬!’ <파파> 촬영현장의 슬로건은 ‘두번은 없다’였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90% 이상을 촬영한 <파파> 제작진은 5주 동안 25회의 촬영을 어떻게든 오차없이 끝마쳐야 했다. 시간이 곧 돈인 상황에서 오늘 못 찍으면 내일 찍자는 요량은 아예 품지도 못했다. 촉박한 일정 탓에 배우들은 모니터조차 확인하지 못했고, 제작진은 현장편집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한지승 감독이 지난해 여름을 악몽의 나날로 기억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지승 감독은 무사히 돌아왔고, 그의 손엔 <파파>가 들려 있었다. 한지승 감독이 한여름밤의 악몽을 견딜 수 있었던 몇 가지 이유.
-<싸움>(2007) 끝내고 어떻게 지냈나.
=일단 반성부터 했다. <싸움>은 관객과 호흡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대로만 끌고 간 영화였다. 진심을 담아서 고스란히 전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실이 아닌 외피에만 너무 신경을 썼다. <파파
[한지승] 억지로 울리고 웃기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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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00만원과 치킨집을 경영하는 악바리 아내, 아빠보다 선동열을 좋아하는 아들을 가진 <퍼펙트 게임>의 박만수가 홈런을 때렸다. 홈런볼이 그리는 포물선에서 또 다른 남자들의 얼굴이 스쳐갔다. 드라마 <히트>의 ‘미키성식’ 이후 <비스티 보이즈> <심야의 FM> <부당거래> <통증>에서 마동석을 통해 현신한 남자들이다. 현실의 무게와 소심한 내성에 짓눌려 있는 그들은 폭력적일 때도 절박해 보였다. 특히 여성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덩치 큰 남자의 뒷모습이 짠했다. 그간에 억눌려 쌓였던 감정의 무게가 박만수를 통해 터져나왔고, 그래서 박만수는 마동석이 연기한 남자들의 결정판이 됐다. <퍼펙트 게임> 이후 마동석의 다음 타석은 빨리 돌아왔다. 그는 현재 2012년 1월과 2월의 한국영화를 잇는 키워드 중 하나다. 지난해에서 넘어온 <퍼펙트 게임>은 물론이고 우정출연으로 등장한 <댄싱퀸>
[마동석] 연기는 앙상블, 어느 지점에서 나를 죽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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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이라고 해주세요. 지금 초심의 자세란 말이에요. (웃음)” 이나영이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손사래를 친다. 10년 넘게 연기생활을 해왔으니 이제 중견 연기자가 아니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살인을 한 늑대개를 쫓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유하 감독의 스릴러영화 <하울링>에서 이나영은 차은영이라는 형사를 연기한다. 이나영은 <하울링>을 촬영하면서 스스로 여러 가지 도전 과제를 만들어냈다. 그 과제들을 수행하는 과정이 그녀가 말하는 ‘초심의 자세’다.
우선 이나영은 오토바이를 배워야 했다. “강력계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은영이라는 인물은 오토바이 순찰대에 있었기 때문에 오토바이는 기본이었어요. 면허도 따야 했죠. 박정률, 주영민 무술감독에게 논두렁에서 650cc 오토바이를 배웠어요. (웃음)” 스쿠터도 타본 적 없는 이나영은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 때문에 <하울링>을 선택하기도 했다. “제가 그런 걸 좋아해서요. 하고 싶었던 거예요.
[이나영] 솔직한 그녀가 사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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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대한민국 영화 속 형사는 송강호가 <살인의 추억>에서 논두렁을 구르며 등장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한국영화의 무수한 형사들이 박두만에 대한 찬양을 복제로 오마주로 바꿔가며 형사 캐릭터를 유지 계승하는 동안, 그 기원이 되었던 남자는 건달과 산악인, 한강 매점의 아저씨, 뱀파이어가 되어 오히려 ‘원형’에 대한 부담을 벗고 있었다. <하울링>의 형사 상길은 <살인의 추억> 이후 단 한번도 형사 연기를 한 적 없던 그가 9년 만에 택한 형사 역할이다.
“유하 감독이 깜짝 놀라더라. 설마 송강호가 하겠나 싶었다고 하더라.” <하울링>은 늑대개가 연루된 연쇄살인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상길과 여형사 은영(이나영)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파트너십을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노나미 아사의 원작 <얼어붙은 송곳니>는 단연 여형사의 심리적 변화가 부각되는 구성이다. 유하 감독 역시 이번엔 <말죽거리 잔혹사>의 거
[송강호] 형사의 원형, 부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