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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을 직업으로 만든 사람이 있다. 건축가이자 시인(<56억 7천만년의 고독> <너무 아름다운 병>), 만화광이자 아티스트인 함성호가 그다. 몸담고 있는 분야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스스로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난감해 ‘오지래퍼’라는 명칭을 따로 만들었다는 그가 산문집을 냈다. 이름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함 작가의 첫 카툰 에세이집인 이 작품은 글과 그림, 문화와 역사, 건물과 사람 사이를 거닐며 포착한 삶의 희로애락으로 충만하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관심사를 자랑하는 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함성호 작가와의 만남은 이러한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됐다.
-최근 미얀마에 다녀왔다고 들었다.
=건축주가 동남아 세공품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걸 봐주러 간 거였다. 일주일 동안은 일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여행을 좀 했다.
-이번 산문집을 보면 다양한 장소에 대한 경험담이 많은데, 이번
[trans x cross] 내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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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관상>(2013),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세계일주>(2012), <점쟁이들>(2012)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2011) 조연출
아무래도 액션배우는 유전자부터가 남다른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벽만 보면 기어오르고 싶은” 충동이란 걸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최근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김수현을 대신한 이재남 액션배우는 벽만 보면 사지가 근질근질하다. 박정률 무술감독이 이끄는 스턴트팀 ‘열혈남아’에 소속된 지 이제 막 일년 반 지난, 파릇파릇한(?) 액션계의 새싹인 그는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전공했지만 “연기보다 몸 쓰는 일이 더 자신있어” 액션배우가 되는 길을 택했다. 서울액션스쿨을 15기로 수료한 뒤엔 베스트 스턴트팀 김승렬 팀장의 소개로 박정률 무술감독과 연을 맺었다.
액션배우의 하루는 어
[STAFF 37.5] 뭐니뭐니해도 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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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들개로 태어났다.”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원류환(김수현)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들개는 무슨, 북파공작원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훈남 배우 세명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트레일러가 공개된 뒤 원작의 캐릭터들과 주연배우들의 높은 싱크로율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유독 원작과 자주 오버랩되는 것은 배우 이현우의 얼굴이다. 흠모하는 원류환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커다란 눈망울의 이현우는, 정말 웹툰 속의 리해진과 똑 닮았다.
이현우는 드라마 <공부의 신>과 <아름다운 그대에게>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기 전까지 <대왕세종> <선덕여왕> <계백> 등에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역할을 맡아왔다. 선량하기 그지없는 이현우의 앳된 얼굴은 확실히 그를 아역배우로서 돋보이게 하는 강점이었다. 덕분에 꽤 오랫동안 ‘순백색’으로 머물렀던 이현우는 지난해 방영된 <적도의 남자>를 통해서 비로
[이현우] 소년에서 성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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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캐스팅으로 연기에 발을 들인 배우 박기웅은 길을 외우는 취미가 있다고 했다. “새로운 곳에 가면 그 동네를 많이 걸어다닌다. 처음 간 장소에서 느껴지는 설렘이 너무 좋아서.” 그 설렘이 어느 정도 가시고 나면, 그의 머릿속에는 자신의 두발로 직접 작성한 동네의 지도가 완성됐다. 이 소박한 취미는, 그의 연기 경력에 대한 비유도 된다. 2005년 영화 <괴담>으로 데뷔한 이래 매 작품 새로운 얼굴로 관객의 인지력과 기억력을 시험해온 그는, 새로 이사 온 동네를 산책하듯 3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과해왔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 같은 코미디영화부터 한/중/일 합작 드라마 <풀하우스 테이크2>까지 목록도 다양하다. “어느 작품을 들어가든 첫 촬영 때의 그 간들간들한 기분을 정말 좋아한다. 그렇게 새 캐릭터를 몸에 익히는 게 그전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더라.” 그 간들간들함에 이끌려 그는 쉼 없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확
[박기웅] 늘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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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헝헝~. 푸하핫~. 왕의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김수현은 인터뷰 내내 참으로 다양한 소리를 내며 웃었다. 김수현에게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동구의 모습이 아직도 몸에 배어 있는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제가 바보 같다는 말인 거죠?”라며 또 웃었다. 달동네 바보 동구로 위장해 살아가는 남파간첩 원류환. 김수현이 스스로 선택한 임무였다. 얘기를 나눌수록 김수현은 엘리트 간첩으로 살았던 때보다 동네 바보로 살았던 시간에 더 머물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고된 액션연습과 혹독한 한겨울의 촬영이 김수현을 거세게 몰아붙여서였을까. 오기와 끈기로 스스로를 다잡아야 했던 시간들을 김수현은 웃음에 실어 날려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순간 문득 김수현에게 속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드라마 <드림하이> <해를 품은 달>, 영화 <도둑들> 이후 인기에 취해 있는 대신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데 몰두했던 김수현을 만나 은밀하게 물었다. 당신의 진짜 정체
[김수현] 위대한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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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남한의 달동네에 잠입했던 세명의 간첩들이 5월24일 공덕동 스튜디오에서 접선했다.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는 원류환, 리해랑, 리해진이 영화에서 나누었던 진한 동료애를 스크린 밖에서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었다. 철근이라도 씹어먹을 것만 같은 젊음! 그 젊음의 에너지로 스튜디오를 후끈 달구어놓았던 세 배우들이 은밀하고 위대한 속사정에 대해 털어놓았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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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보는 영화’를 표방하는 무주산골영화제가 오는 6월13일부터 4박5일 동안 열린다. 보도자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오래도록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일했던 김건 집행위원장과 조지훈 프로그래머라는 이름이었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큰 내홍을 겪었다. 6월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해임된 이후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김건 부집행위원장이 사퇴했고 11월에는 조지훈, 맹수진 프로그래머, 홍영주 사무처장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고석만 신임 집행위원장 체제로 올해 14회 영화제를 무사히 치렀다. 일단 규모와 성격 등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두 영화제 사이의 연결지점을 굳이 찾으려 했다기보다, 그의 근황과 더불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양한 직함으로 무려 12년이나 일했던 그의 새로운 영화제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었다. 그는 전주의 ‘삼인삼색’과 ‘숏숏숏’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매니저이기도 했다. 그렇게 ‘잘 쉬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또 영화제’라는 그는 인터뷰 내내 영화제 예찬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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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캠핑극장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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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다뤄온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텔아비브 대학에서 영화, 문학,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여성이고 어머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는 영화감독이다. 미할 아비아드 감독의 <보이지 않는>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보이지 않는-폭력의 관계구조’ 섹션의 쟁점에서 가장 호소력 짙은 영화 중 하나다. 영화는 연쇄강간범의 피해자였던 두 여성이 32년 뒤에 만나 과거를 복기하는 과정을 다루는데, 여주인공이 든 카메라는 증언을 기록할 뿐이다. 그 어두운 창 너머 암흑 속에 ‘보이지 않’게 잠복해 있는 폭력의 기원을 그녀와 함께 더듬어보았다.
-영화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들었다. 두 여주인공이 32년 전에 이른바 ‘예의바른 강간범’에게 피해를 입었는데, 이 모순적 별명의 유래는 무엇인가.
=영화는 두 여주인공에게 트라우마가 된 강간사건을 다루고 있다. 강간범은 저널에서 ‘예의바른 강간범’(polite rapist)이라 불렸다. 그는 여성을 강
[flash on] 상처란 보이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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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은 결혼 2년차 부부 현수와 주희의 일상과 고민을 담담하게 지켜본다. 현수와 주희는 곧 장건재 감독과 김우리 프로듀서 부부의 모습이기도 하다. 전작 <회오리 바람>처럼 감독 본인의 경험이 담겼는데 만듦새는 한층 꼼꼼하고 견고하다. 혼자만이 아닌 두 부부의 고민이 한데 녹아들어가서다. “사진을 인화하듯이” <잠 못 드는 밤>을 정성스럽게 건져올렸다는 장건재 감독은 요즘이야말로 진짜 ‘잠 못 드는 밤’의 연속이라고 털어놓았다.
-<회오리 바람>에 이어 다시 감독 본인의 이야기다.
=내가 제일 잘 아는 이야기에서 출발해야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침 쓰던 시나리오가 진척이 더뎌서 영화의 처음으로 돌아가기 위한 가벼운 작업이 필요했고, 당시 결혼 3년차였던 우리 부부의 삶을 영화에 담아보기로 했다. 영화 일을 시작하고 난 뒤 겪은 가장 큰 변화가 결혼이다. 영화 하는 사람들의 상황이 대개 비슷하지 않나. 대부분
[flash on] 결혼 3년차 우리 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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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로맨틱코미디영화 한편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로맨틱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 제작이라고는 하지만 1년차 부부에게 찾아온 새로운 사랑이란 설정이 참신하다고는 말 못하겠다. 하지만 식상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영화 앞에 댄 메이저라는 이름을 더하는 순간 알 수 없는 기대가 몽글몽글 피어난다. 무려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의 작가 아닌가. 이토록 발칙하고 기발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인물의 영화가 밋밋하게 끝날 리 없다는 일종의 확신. 첫 연출작 <저스트 어 이어>를 들고 찾아온 감독 댄 메이저의 의외의 일면을 만나보자.
-첫 연출작을 로맨틱코미디영화로 고른 이유가 있나.
=나는 나의 결혼생활을 통해 드러나는 모순을 10년간 관찰해왔고, 이제 영화로 만들어서 풀지 않으면 안될 만큼 많은 소재가 생겼다. (웃음) 결혼식장에서 커플들을 볼 때마다 ‘저들은 얼마나 갈까’ 하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한번은 아내의 친척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신랑이 신
[flash on] 모니터 뒤에서 웃음 참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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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몬스터>(2013), <톱스타>(2013), <국제시장>(2013), <몽타주>(2012), <연가시>(2012), <은교>(2012), <26년>(2012), <퀵>(2011), <화차>(2011), <하녀>(2010), <황해>(2010), <불신지옥>(2009), <해운대>(2009), <국가대표>(2009), <거북이 달린다>(2009), <멋진 하루>(2008), <비스티 보이즈>(2008), <밀양>(2007),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 <음란서생>(2006), <사랑니>(2005), <여고괴담4: 목소리>(2005), <왕의 남자>(2005)
우리는 특수효과의 세계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STAFF 37.5] 업그레이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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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3 장편영화 <마이 라띠마>
2012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무대미술과 졸업
2010 중편영화 <더티혜리>
2010 단편영화 <은유>
박지수는 처음 출연한 장편영화 <마이 라띠마>에서 데뷔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가혹한 위장결혼과 한국 생활을 버텨내는 한 타이 여인의 초상은 이 스물여섯살 신인의 연기를 통해 생생하고 절절하게 살아났다. 장기간의 오디션 끝에 유지태 감독과 스탭들의 만장일치로 발탁되었을 때에만 해도 그녀는 본인의 표현처럼 “전문적인 연기를 배운 적이 없는 백지상태”의 배우였다. 하지만 그런 만큼 흡수도 빨랐던지, 두달가량 지도를 받은 끝에 그녀는 타이어와 타이인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무대미술을 전공하며 의상과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경험이 의외로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캐릭터를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탈’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언뜻 연기와 무관해 보이는 경
[who are you] 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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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나이를 먹지 않을 것 같은 배우들이 있다. 때문에 우리는 말콤 맥도웰의 백발이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두꺼워진 하관, 그리고 에드워드 펄롱의 다크서클을 보며 새삼스레 무정한(?)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 윌 스미스도 그런 배우 중 하나다. 아이같이 해맑은 얼굴과 짱짱하게 힘이 들어간 팔다리로 계속 악당과 외계인을 쫓아다닐 것만 같던 이 악동은 어느새 훌쩍 큰 십대의 아들을 데리고 우리를 찾아왔다. 직접 만나본 윌 스미스는 <애프터 어스>를 촬영하며 배우로서, 아버지로서 그가 느낀 여러 가지 감회들을 넌지시 들려주었다.
“죽으면 원없이 쉴 텐데, 지금 무엇하러 쉬나?” 작곡가 퀸시 존스가 했던 이 말을 윌 스미스는 평생의 신조로 삼아왔다. 정말 죽은 뒤 한꺼번에 몰아서 쉬기라도 할 듯이, 데뷔한 지 20여년을 훌쩍 넘긴 그는 지금까지도 스크린 안팎에서 왕성한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윌 스미스는 피부색의 흑백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윌 스미스] 여전히 유쾌한 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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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 유지태는 이미 낯설지 않다. <자전거 소년>(2003)을 시작으로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2005), <나도 모르게>(2007) 등 네편의 단편을 통해 자신의 연출세계를 선보여왔다. <마이 라띠마>는 가진 것 없는 남자와 타이 이주여성이 보여주는 고독한 사랑 이야기로 배우 유지태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이주민, 호스트, 노숙인 등 영화에 등장하는 사회 밑바닥 계층의 소외된 인물들을 통해 그는 이 한편의 작품이 아닌 앞으로 자신이 영화를 통해 추구해나갈 가치를 설파하고 있다.
-첫 장편으로 제15회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연기상복이 별로 없었던 것과 비교된다. (웃음)
=도빌영화제는 아시아영화발굴에 있어서는 정평이 난 영화제다. 디렉터가 딱 한마디 하더라. “영화가 좋아서 불렀다”고.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하겠나 싶더라. 한국에서였다면 배우 유지태에 대한 후광도, 선입견도 있었을 텐데 순수하게 영화로만
[유지태] 감독질? 폼 잡고 싶은 마음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