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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하는 돼지가 불쌍하지만, 돈가스 반찬은 먹고 싶다. ‘찍어내듯’ 돼지를 키우는 대형 공장이 있고 돼지의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소규모 농장이 있지만 어떤 곳에서 자란 돼지이든 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작별>(2001)과 <어느 날 그 길에서>(2006) 등을 통해 동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와 사회적 시스템에 대해 고민해온 황윤 감독의 신작 다큐멘터리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이처럼 축산업과 육식에 대해 인간이 겪는 다양한 딜레마를 응시하는 영화다. “저금통 아니면 고기”가 아는 돼지의 전부였다는 황윤 감독은 박학다식한 선도자이기보다는 아이의 건강을 걱정하는 엄마와, 밥상에 올릴 음식을 고민하는 주부, 다시 말해 일반 관객과 다르지 않은 눈높이에서 이 딜레마의 실체에 다가간다.
-쿠키를 먹으면서 이 영화를 보다가 미처 다 먹지 못했다.
=하하하. 다들 그런 말씀 하시더라. 어떤 분은 핫바를, 어떤 분은 육포를 먹다가
[flash on] “급식 정책하는 분들이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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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천사 가디>에는 유독 창문 너머의 인물과 풍경을 보여주는 숏이 많다. 거기에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더해져 한편의 그림동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둔 아버지 레바가 마을 주민들의 편견에 맞서 아들을 천사로 둔갑시키는 이야기는 아민 도라 감독의 얘기처럼 “우리를 현실과 동화 사이를 오가는 놀라운 여행으로 인도한다”. <모두의 천사 가디>는 레바논의 유명 광고감독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인 아민 도라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그와 서면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바를 연기한 배우 조르주 카바즈가 <모두의 천사 가디>의 시나리오를 썼다. 어떻게 이 영화의 연출을 맡게 됐나.
=프로듀서 가브리엘 샤문에게서 조르주 카바즈를 소개받고 <모두의 천사 가디>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읽는 순간 시나리오에 완전히 매료됐다. 이 이야기엔 내가 자라온 환경이 있었다. 그안에서 나를 발견했다. ‘가디’의 세계를
[flash on] 이야기의 힘은 사람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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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차이나타운>
2014 <방황하는 칼날>
2013 <설렘주의보>
2012 <여름방학>
드라마
2015 <호구의 사랑>
이수경은 수줍어서 한번 웃고, 어색해서 한번 더 웃는다. 말꼬리를 흐리는 것도 알고 보니 “부끄러워서”다.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 2015)에서 세상사 제 마음에 안 차 한껏 심통을 부리던 ‘쏭’을 연기한 사람이 이 사람이 맞는가 싶을 정도다. 이수경은 스스로도 자신은 “조용하고 낯가림이 심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그녀를 캐스팅한 한준희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오디션 현장에서 만난 이수경은 겁이 없더라.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 보이는 친구”라는 게 감독이 그녀를 캐스팅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차이나타운>의 쏭은 이수경의 첫인상과는 정반대 지점에 있는 인물이다. 쏭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차이나타운으로 흘러가고 그곳 세계를 지
[who are you]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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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위험한 상견례2>
영화가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적어도 파쿠르 제너레이션 코리아 김지호 대표에게는 그랬다. 교육열 높기로 유명한 분당, 학구적인 집안에서 태어난 김지호 대표는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학교, 학원, 집만 오가며 자랐다. “공부만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내니 우울증이 심했”고, 게임중독에도 시달렸다. “어릴 때부터 나만의 것을 찾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한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김지호 대표는 우연한 기회로 <야마카시>(2001)를 본 뒤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자유”를 대리 경험한 그는 파쿠르를 연마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파쿠르는 인간의 고유한 신체능력만을 이용해 장애물을 극복하는 훈련법이다. 영화에서처럼 높은 데 매달리고, 건물 사이를 휙휙 날아다니는 건 파쿠르의 이동 기술 중 하나일 뿐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이토록 위험천만한 ‘익스트림 스포츠’도 없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STAFF 37.5] 파쿠르의 세계엔 경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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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CJ CGV아트하우스가 한국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시작했을 때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많았다. 불모지에 가까운 한국 저예산영화 시장에서 대기업 자본이 활로를 뚫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기대였다면, 아트하우스관을 무기 삼아 저예산영화 시장까지 장악하려는 움직임이 아닌가라는 게 우려였다. 상반된 시선이 오갔던 가운데, CGV아트하우스는 <한공주> <도희야> <우아한 거짓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작품성과 시장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을 차례로 선보이면서 저예산영화 시장의 활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셜포비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라인업인 <차이나타운> 기자시사회를 앞둔 지난 4월20일, CGV아트하우스 이상윤 사업 담당을 만나 한국형 스페셜티 디비전(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독립영화 성격의 저예산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설립한 레이블-편집자)으로서 CGV아트하우스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1998년 제
[이상윤]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영화를 하는 게 철학이자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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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시즌을 시작한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 작가가 <두 번 본 영화>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진정 몸에 잘 맞는 옷을 찾아 입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천천히 감상하고 느긋하게 풀어놓는 ‘어쿠스틱’한 영화 웹툰이 탄생했다. 영화를 말하는 만화는 많지만 이토록 사적이고 사소한 지점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는 작품은 드물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데 꽂혀 수십번 말을 건 끝에라야 깨달을 수 있는 취향의 발견. 까칠하고 예민한 20대 여성에서 이제는 쌀이 엄마로 거듭난 난다 작가에게 <두 번 본 영화>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무려 시즌10, 횟수로는 200화를 돌파했다. 새삼 되돌아본다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연재 중일 땐 소재 고갈, 에너지 고갈 때문에 대체로 바닥에 붙어 있는 상태다. (웃음) 그렇게 쥐어짜내는 기분으로 버티다가도 막상 시즌이 끝나고 시간이 생기면 또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trans × cross] 내 안에 <자학의 시>는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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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만큼이나 화려한 귀환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5월14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이 영화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카체이스 액션 신을 장전한 <매드맥스> 3부작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최첨단 기술과 진보된 스턴트 액션의 힘을 빌려 30년 만에 완성된 새로운 ‘매드맥스’는 어떤 모습일까. 예고편의 압도적인 비주얼로 이미 관객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 이 영화를 보기 전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전한다.
분노에 찬 얼굴로 미친 듯이 도로를 질주하는 검은 재킷의 남자. 지금으로부터 36년 전, 의대 출신의 초짜 영화감독과 무명배우는 자신들이 합심해 만들어낼 이 광기의 형사 캐릭터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액션 히어로가 될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폭주족에게 아내와 아이를 잃고, 그들에게 처절한 응징을 가한 뒤 정처없이 길 위를 떠도는 전직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매드맥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음울한 영웅의 미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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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감독의 데뷔작 <차이나타운>은 근래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강력한 여성 캐릭터들을 앞세운다. 그것도 김혜수, 김고은이라는 그럴싸한 짝패다. 사회에서 궁지로 내몰린, 이름 없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 차이나타운. 그곳에는 ‘엄마’(김혜수)라고 불리는 여자와 지하철역 10번 사물함에 버려진 뒤 엄마 밑에서 길러지는 아이 일영(김고은)이 있다. 영화는 이 두 여자를 중심으로 차이나타운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분투하는 인물 군상을 품어간다. 장르적 클리셰를 좇으면서도 ‘생존’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자신만의 무드와 힘 조절로 끝까지 밀어붙인 신인감독의 뚝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개봉(4월29일)을 앞두고 한준희 감독을 만났다. <차이나타운>이라는 냉혹한 세계가 시작되고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전해들었다.
-<차이나타운>이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첫 작품이라 부족한 게 많았는데 함께한 배우와 스탭
[flash on] “이 얘기는 무조건 여성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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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스틸 앨리스>의 앨리스에게서 사라지고 있는 건 몸이 아닌 기억이다. 기억을 잃는다는 건 곧 지나온 시간의 상실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녀에겐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그저 자신이 쌓아온 시간이 무너져내리는 걸 허망하게 바라볼 뿐. 앨리스는 유능한 언어학자로서 누구보다 언어의 조탁에 관심을 기울여왔고, 남편과 세 아이를 둔 엄마로서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불행은 앨리스를 비껴가지 않았고 되레 그녀 안으로 깊숙이 침투해 들어간다. 처음에는 저녁 약속을 깜빡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하지 못하게 됐고, 마침내 가족과 자신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누구인지도, 무엇을 더 잃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앨리스는 이 말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잘 안다. 하지만 머지않아 앨리스는 자신이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조차 잊게 될 것이다. 기억의 삭제, 자아의 상실이란 얼마나 비극적인
[줄리언 무어] <스틸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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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앨리스: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 <위험한 상견례2>
2011 <정글피쉬2: 극장판>
2010 <귀>
2009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2008 <쌍화점> <연인들> <헤이, 톰>
드라마
2014 <마마> <드라마 스페셜-내가 결혼하는 이유> <여자만화 구두>
2013 <연애조작단: 시라노>
2012 <전우치> <난폭한 로맨스> <친애하는 당신에게>
2011 <드라마 스페셜 연작 시리즈-화이트 크리스마스> <뱀파이어 아이돌> <무사 백동수>
2010 <정글피쉬2> <오! 마이 레이디>
2009 <맨땅에 헤딩>
말수는 적은 편이지만 한마디 할 때마다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게 만드는 사람. 긴장한 건지 무뚝뚝한 건지 표정에도 말투에도 크게 감정
[who are you] 홍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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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캐릭터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됐다. 그중 호크아이/클린트 바튼(제레미 레너), 블랙 위도우/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같은 캐릭터가 눈에 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처럼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무겁다.” “서울 로케이션 촬영 분량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 지난 4월14일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월드 프리미어 직후 나온 반응들은 예매 전쟁에 돌입한 국내 영화 팬들을 한껏 들뜨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전작 <어벤져스>(2012)에 이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메가폰을 잡은 조스 웨던 감독은 ‘전편만 한 속편 없다’는 속설을 뒤집을 수 있을까. 전작의 악당이었던 로키(톰 히들스턴)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력해진 악당 울트론의 정체는 무엇일까. 4월23일 개봉을 앞두고 소문난 잔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얼마나 먹을 게 많은지 9가지 키워드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영웅들을 맞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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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모그래피
영화
2015 <간신>
2015 <화장>
2013 <하이힐>
2010 <친정엄마>
2006 <공필두>
드라마
2012 <러브 어게인>
2010 <성균관 스캔들>
2008 <바람의 나라>
2007 <하얀거탑>
영화 <화장>에서 보여진 모던함의 일등 공신은 오 상무를 맡은 안성기의 슈트와 추은주 역 김규리의 오피스레이디 룩일 것이다. 임권택 감독 영화에서 현대적이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은 의상을 구현해낸 이진희 의상감독은 영화 속 의상만큼이나 세련된 모습이었다. 예고 시절 서양화를 전공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무대의상에 매혹되어 극단 ‘뛰다’와 트러스트 무용단의 의상감독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무대미술이 극중 시공간을 창조하듯 무대의상은 그 시공간 속 인물을 창조하기에,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이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이진희 의상감독은 전
[STAFF 37.5] 의상으로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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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NEW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변호인>(2013)의 성공 이후 주춤했던 NEW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NEW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고, 중국화책미디어그룹으로부터 53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저조했던 프로젝트 스코어와 별개로, 내부적으로 기반 다지기에 주력해왔다는 걸 증명하는 예다. 그 중심에 영화사업부 장경익 대표가 있다. 첫 일터인 이동통신사를 거쳐 2002년 메가박스 프로그램팀에서 일하며 영화계에 발을 디딘 그는, 김우택 총괄대표의 제안으로 NEW에 합류했고 NEW의 행동하는 브레인으로 활약해왔다. 지난해 말, 사옥을 이전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한 그를 강남 언주로에 있는 새 사옥에서 만났다.
-투명 유리로 된 사무실이 NEW의 새로운 도약을 나타내주는 비주얼 같다.
=이사 오면서 걱정도 있었다. 전 사옥에서 일도 잘됐고. (웃음) 직원이 늘면서 공간이 필요했는데, 막상 규모가 커지면 우리의 특징이
[장경익] 결국 영화로, 영화의 힘으로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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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잭슨 황’을 기억하는가. 이름과 의상만 마이클 잭슨의 그것에서 가져왔을 뿐, 모습은 영 딴판인 웃기는 캐릭터다. 크고 우람한 체구의 ‘잭슨 황’이 뭐든 춤으로 표현해보겠다며 요상한 몸짓을 해보일 때면 객석이 들썩이곤 했다. 그 ‘잭슨 황’이 개그맨 황영진이다. 그런 그가 무슨 일인지 요즘은 <씨네21> 사무실에서 종종 목격되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는 <CAMPUS CINE21>(<씨네21>이 제작, 발행하는 격주간 대학생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에서 주관하는 청년 팟캐스트 방송 <청년들의 일자리 전쟁>(이하 <청일전쟁>)의 MC로 활동 중이었다. <청일전쟁>의 기획부터 진행까지 재능기부로 참여 중이라고 해 이참에 만남을 청했다. ‘잭슨 황’ 이후의 활동과 근황을 전해 들으며 웃음에 대한 그의 생각도 들어봤다.
-<씨네21>
[trans × cross] 역시 내가 갈 길은 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