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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수상했던 안선경 감독의 <파스카>는 40대 여인 가을과 10대 소년 요셉의 험난한 러브 스토리를 다룬다. 영화는 단지 격정 멜로에 주목하기보다 삶과 죽음을 감싸 안으며 용기 있는 삶의 태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두 사람을 담아낸다. 그들의 단단한 발걸음이 마음을 울린다. 개봉을 앞두고 만감이 교차할 안선경 감독을 만나 영화의 이모저모를 캐물었다.
-부산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개봉까지 꽤 오래 걸렸다.
=<파스카>를 개봉하기까지가 나로서는 수난의 기간이었다. 예전 배급사와의 갈등 등 여러 가지문제로 인해 개봉이 늦춰졌다. 영진위 지원을 받은 터라 제한기간이 있어 7월에는 반드시 개봉을 해야 했다. 현재 1인 에이전시인 무브먼트와 함께 작업하고 있는데 예고편도 직접 만들고 예산 관리도 하다 보니 독립영화 배급의 현실을 선명하게 깨닫는 계기가 됐다.
-영화가 시작하면 ‘궁금단영화’라는 아기자기한 이름의 영화사 로고가
[people] 끝끝내 세상 속으로 향하는 굳센 사랑의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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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나의 절친 악당들>
드라마
2015 <라스트>
2015 <사랑하는 은동아>
2014 <기분좋은 날>
2014 <쓰리 데이즈>
2013 <황금의 제국>
2009 <그저 바라보다가>
연극
2013 <나에게 불의 전차를>
“정년이 62살”이라며 씨익 웃어 보이는 이 남자, <나의 절친 악당들>의 창준은 ‘정직원’이다. 월급 꼬박꼬박 나오고, 윗사람들 눈치만 적당히 보고 살아간다면 적어도 62살까지는 먹고살 길 보장되는 그 ‘정직원’ 말이다. 하지만 그 역시 알지 못했을 거다. 정직원으로서의 안정된 삶을 보장받기 위해 정시 퇴근은 저만치 미뤄두고, 흙더미 한복판에 사람을 세워둔 채 포클레인으로 위협해야 하는 순간도 감수해야만 하는 게 자신의 운명이라는 점을. 때때로 조직의 계획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이라면 여자라 하더라도 사정없이 헤드록을 걸어 내동댕이치기도 해야 한다는
[who are you] 3년간의 휴식, 결코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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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어화>(2016) <협녀, 칼의 기억>(2015)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5) <또 하나의 약속>(2013)
<관상>(2013) 세트실장 <하녀>(2010) 미술실장
<요가학원>(2009) 미술실장 <미인도>(2008) 미술팀장
드라마
<한반도>(2012)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의 스틸이 공개됐을 때, 영화팬들 사이에서 한 차례 동요가 일었다. <장화, 홍련>(2003)과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9), <크랙>(2009) 등을 연상케 하는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미술 때문이었다. 직접 만나본 한아름 미술감독은 서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공간에 대해서도 도면을 그려놓는, 철저한 설계자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무대디자인을 전공한 한아름 미술감독은 <미인도> 미술팀장으로 첫
[STAFF 37.5] 공간에 투영된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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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의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에서 나미(고준희) 집을 방문한 지누(류승범)는 벽에 잔뜩 그려진 나미의 그림을 보고 이게 뭔가 싶은 눈으로 나미를 본다. 그 무언의 질문에 나미는 “묻지는 말고 그냥 보세요”라고 답한다. 임상수 감독은 관객이 영화를 그렇게 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언어로 표현되지 않아도 좋다. 젊은 애들이 아무 생각 없이 와서 영화의 파고에 몸을 맡기고 110분을 그냥 ‘느낌’으로 즐겨줬으면 좋겠다.” <나의 절친 악당들>은 우연히 거액이 담긴 트렁크 세개를 손에 넣게 된 네 젊은이들의 대탈주를 그리는 블랙코미디다. 지누와 나미는 탐욕스러운 기성세대에 맞서 ‘악당’이 되기를 자처한다. 악당들은 자신들을 옥죄는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자유롭게 내달린다. 감독의 전작과 비교하면 색과 결이 무척 낯선 영화다. 임상수 감독에게 발칙하고 이상하지만, 흥미롭고 유쾌한 그 내달림의 과정에 대해 질문했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청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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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어떤 ‘느낌’으로 기억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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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도색잡지를 표방한 <젖은 잡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3호 판매량은 1천부를 넘겼고 4호는 선주문 694부를 기록했다. <젖은 잡지>의 편집장 정두리는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외모와 대비되는 반전 몸매로 2014년 ‘미스 맥심’에 선정되기도 한 인물. 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모델, 아프리카 BJ, 야설 작가, 잡지 편집자 등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중이다. 페미니스트로서 SNS에서 여성혐오에 맞서는 행보를 보여왔으며, 최근엔 데이트 폭력을 당했던 사실을 고백하며 경고의 전언을 보내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인천 송도의 한 카페에서, 프랑스의 캉 셰르부 보자르 대학을 휴학하고 <젖은 잡지> 다음호 출간에 몰두하고 있다는 그녀를 만났다.
-<젖은 잡지>를 창간하여 4호까지 이르렀다. 다양한 성적 욕망을 담은 콘텐츠들을 다루고 있는데 창간 동기는 무엇이었나.
=미대 학부 때부터 섹슈얼리티에 대한 주
[trans × cross] 편견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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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연기로 캐릭터를 더 잘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생각만큼 잘 표현이 안 된 것 같아서….” 부끄럽다는 듯 두손으로 슬며시 얼굴을 가리며 윤계상이 아쉬움을 토로한다. 2년 전 촬영을 마친 <소수의견>이 비로소 관객과 만나는 데 대한 기쁨 못지않게 2년 전 자신의 연기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모양이다. 그는 ‘그렇다해도, 좋다’고 말하기보다는 ‘그럼에도, 아쉽다’고 콕콕 집어 말하는 편에 서 있었다. 어쩌면 이런 집요한 구석이 배우 윤계상을 이끄는 원초적인 힘일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끝까지 부딪혀가며 만들어보고 싶었다는 법정 드라마 <소수의견> 속 윤진원 변호사는 어떤 인물일까. “도전적인 작품”을 만나 그는 무엇을 맛보고 돌아온 것일까. <소수의견>을 마친 뒤, “여유와 용기”라는 단어를 자신의 마음에 품게 됐다는 배우 윤계상을 만났다.
“복권에라도 당첨된 기분이랄까. 뜻하지 않은 큰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 2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l
[윤계상] 나만의 속도로 계속 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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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 버터필드, 영국에서 온 이 소년은 호기심과 순수라는 단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푸른 눈망울로 단숨에 전세계를 사로잡았다. 2007년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을 시작으로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2008), <휴고>(2012), <엔더스 게임>(2013) 등에서 거장 감독들의 사랑을 받으며 배우의 길을 다져왔다. 그는 <네이든>에서 어느새 훌쩍 자란 모습을 보여준다. 수학천재 소년의 가슴 따뜻한 성장통은 배우 아사 버터필드와도 어쩐지 겹쳐 보인다. 제대로 고민하고 바르게 성장 중인 아사 버터필드에게 <네이든>과의 만남에 대해 서면으로 물었다.
-<네이든>에 캐스팅된 과정이 궁금하다.
=배우로서 스스로를 새롭게 시험해보는 작품을 고르려 한다. 이를테면 기존의 나와 다르고 익숙한 세상을 떠나 탐구할 수 있는 그런 역할들. <네이든>에 참여하기 전에는 ‘자폐증’이라는 세계와 자폐증 스펙트
[people] 카메라 밖 ‘평범함’에 대해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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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⑲곰 테드2>(2015)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
<론 서바이버>(2013)
<⑲곰 테드>(2012)
<파이터>(2010)
<위 오운 더 나잇>(2007)
<디파티드>(2006)
<아이 허트 허커비>(2004)
<이탈리안 잡>(2003)
<혹성탈출>(2001)
<더 야드>(2000)
<쓰리 킹즈>(1999)
<부기 나이트>(1997)
<바스켓볼 다이어리>(1995)
<르네상스 맨>(1994)
세스 맥팔레인의 <⑲곰 테드> 시리즈 같은 작품에 출연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F워드와 정치적, 윤리적, 성적으로 아슬아슬한 수위를 오가는 금기의 대사, 약쟁이 이미지는 기본이다. 거기에 얼굴에 정액을 뒤집어쓰거나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미식축구 선수 톰 브래디의 ‘그곳’을 마치 금은보화를 발
[마크 월버그] 문제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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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마돈나>
뮤지컬
2014 <러브레터>
2010 <헤어스프레이>
2008 <이블데드>
2007 <뷰티풀 게임> 외
연극
2014 <노래하는 샤일록>
2011 <쿠킹 위드 엘비스>
2008 <이> 외
“명동에서 엄마랑 칼국수를 먹고 있을 때 임충근 PD님의 전화를 받았다. 처음에는 의심부터 했다. 그런데 그날 바로 신수원 감독님까지 뵈었으니….” 권소현은 <마돈나>의 주인공 미나 역을 처음 제안받은 날을 그렇게 회상했다. 줄곧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해왔던 터라 갑작스레 찾아온 영화와의 인연이 얼떨떨했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동안 공연하면서는 광대, 좀비처럼 코믹하거나 발랄한 역을 주로 했다. 그래서 정반대로 감정적으로 깊게 내려가보는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미나를 연기
[who are you] 그렇게, 아주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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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성난 화가> <뷰티 인사이드>
뮤직비디오
2015 박재범 <몸매>
2012 BAP <POWER>
2009 아이비 <터치미> 외
걸어다니는 타투 도감이랄까. 손등에는 음영감이 돋보이는 여인의 얼굴이, 양팔에는 꿈틀대는 용의 문양이. 보이는 곳은 죄다 타투다. “내 몸에 타투 하나 없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몸에 타투를 그릴 수 있겠나. 샤워할 때마다 타투를 보며 아쉬운 부분을 찾고 다음 작업에 반영한다.”(에르난) “내게 직접 타투를 그려넣으면서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겼다. 타투를 받을 때는 정말 아픈데 끝나고 나면 묘한 쾌감이! (웃음)”(모글리)
에르난과 모글리. 두 사람은 2003년부터 ‘타투이즘’이라는 팀으로 활동 중인 전문 타투이스트다. 한국타투인협회 회장인 에르난과 그의 제자이자 동료인 모글리는 타투 숍을 운영하며 이효리, 아이비, 박재범 등의 뮤직비디오와 화보 작업 때 페이크 타투(fa
[STAFF 37.5] “타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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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준상의 매니저로 일주일쯤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공란을 찾을 수 없는 스케줄 관리 수첩에 빼곡히 일정을 기록하다가 아마 배우보다 먼저 피곤함을 토로하게 되진 않을까. 워낙에 대단한 열정의 소유자로 유명하지만, 사실 유준상의 대단함은 열정의 강도가 아니라 열정의 꾸준함에 있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찍는 동안에도 뮤지컬 <로빈훗>과 <그날들>의 무대에 올랐고, ‘J N Joy 20’(유준상이 20살 어린 기타리스트 이준화와 결성한 밴드)의 세 번째 앨범을 발매했다. 드라마가 끝나자 영화 <성난 화가>의 홍보에 돌입했다. 강우석 감독의 신작 <고산자, 대동여지도>에도 캐스팅돼 일찌감치 차기작을 결정했다. 올해로 배우로 데뷔한 지 20년. 언제나 젊음, 유준상의 최근을 들여다봤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을 병행하며 일한 지 5년이 넘었다. 가끔은 ‘내가 너무 무리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진 않나.
[유준상] 꾸준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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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프랜차이즈에 승선했다. 소감은.
=이 영화를 보고 자랐다. 11학년 아니면 12학년이었을 거다. 나에게는 <스타워즈>보다도 <터미네이터>가 위대한 SF영화였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존 코너와 터미네이터를 동시에 연기한다.
=각본가들이 정말 훌륭했다. 그들은 각본뿐 아니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백과사전을 만들어냈다. 캐릭터의 백스토리도 만들었고, <터미네이터>라는 세계에 대해 자세히 분석했다. ‘존 코너는 그냥 나쁜 사람인가?’ ‘다음은 무엇인가?’ 등에 대한 답이 모두 그 안에 있었다. 8분 길이의 트레일러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이 영화에 담길 거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와의 호흡은 어땠나.
=그는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언제나 같은 질문을 한다. 어떻게 여행 가방을 꾸리냐는 질문이다. 그리고 그는 정말 단출한 가방을 꾸리는 사람이라서 놀랐다. 갈아입을 옷 몇벌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스타워즈>보다 <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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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코너는 아이콘이나 다름없는 캐릭터다.
=맞다. 린다 해밀턴이 만들어놓은 캐릭터를 그대로 연기하라면 자신 없었을 거다. 물론 새 영화의 캐릭터도 <터미네이터2>의 사라 코너에서 만들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앨런(테일러 감독)은 내게 새로운 사라 코너의 전사를 충분히 이야기해주었고,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는 것을 알았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많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즐거운 사람이다. 그토록 유명한, 우상이나 다름없는 사람에게 에고가 없다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그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지게 만든다.
-아직 어린 당신이 어머니를 연기하는 것이 어렵진 않았나.
=내게는 아주 좋은 엄마가 있다. 그래서 괜찮았다. 실제로 힘든 건 체력적인 거다. 다음날 지치지 않기 위해서 매일 운동을 해야 했다.
-1984년에 첫 번째 <터미네이터>가 개봉했을 때, 당신은 태어나지도 않았다. 이 프랜차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완벽한 ‘팬보이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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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지났다. 다시 터미네이터가 되어 돌아온다. 왜인가.
=각본이 좋았다.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었다. 이 영화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좋은 각본, 훌륭한 각본가, 놀라운 감독, 열정, 팬, 이 모든 것이 모여 만들어진 영화다.
-좋은 배우가 빠졌다.
=맞다. 모두가 놀라울 만큼 훌륭했다. 그중에서도 제일 놀라운 건 J. K. 시먼스다. 전편에서는 분명히 다른 배우가 그의 역할을 연기했다. 하지만 J. K. 시먼스가 연기한 것은 완전히 같은 캐릭터였다. 촬영장에서 본 가장 이상한 장면인 동시에, 그가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지 알게된 순간이기도 했다.
-제임스 카메론에게 이 영화에 출연한다고 이야기했나.
=물론이다. 우리는 언제나 연락하고 지낸다.
-사라 코너에게 터미네이터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어떻게 캐릭터에 접근했나.
=두딸을 둔 아버지로서 사람이 아닌 로봇이 사라 코너를 딸처럼 대한다는 것은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관계가 보여지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기계라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