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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2012 <옐로>
2012 <매직 마이크>
2011 <키스 오브 뱀파이어>
2011 <잭 앤드 다이앤>
2011 <굿닥터>
2010 <런어웨이즈>
사막이 아름다운 건 그곳에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라 했던가. 모래와 강철의 이중주로 관객의 혼을 빼놓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진정한 주인은 임모탄에 저항해 여정을 떠난 다섯 여인들이다. 모래폭풍이 지나가고 그녀들이 첫 등장하는 장면의 생명력은 이 영화의 어느 스펙터클한 장면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중 워보이 눅스(니콜라스 홀트)를 가슴으로 품는 케이퍼블은 사막보다 붉은 머리칼과 빼어난 미모로 관객의 마음마저 흔든다. 어쩌면 케이퍼블을 연기한 라일리 코프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승자인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올해 2월 촬영 중 만난 호주 출신 스턴트맨 벤 스미스 피터슨과 결혼에 골인하며 <매드맥스
[who are you] 라일리 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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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1994) 한편이 창출하는 수익이 자동차 수출 수익과 맞먹는다는 이유로 문화 지원 정책이 들썩이던 그해 영화사 백두대간도 창업했다. 창립 작품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유작인 143분짜리 영화 <희생>(1986)이었다. 지구 종말의 가운데, 죽은 나무에 물을 주는 아이의 이미지를 그린 마지막 장면을 보는 ‘신성한’ 관람 이행을 위해 관객들은 이 생소한 영화를 보고 또 보며 괴로워(?)했다. <희생>을 보지 않고 영화를 말할 수 없었고, 영화를 보지 않고 문화를 말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예술영화라는 말, 그 관객층의 태동을 가져온 상징적 작품 <희생>이 백두대간 21주년 기념 영화제 ‘20+1 Film Festival’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21년 만에 35mm 필름으로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다시 상영된다. 백두대간에서 제작한 <아름다운 시절>(1998)의 조감독으로 초창기인 19
[최낙용] 한국영화 제작은 우리의 핵심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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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철학자와 이상용 영화평론가가 <씨네샹떼>를 출간했다. 25주간 CGV아트하우스와 진행한 시네토크의 일부와, 그들이 이야기 나눈 영화에 대해 각자 ‘철학자의 눈’, ‘비평가의 눈’이라는 섹션으로 나눠 쓴 영화글들을 한데 모으고 정리한 책이다. ‘씨네샹떼’는 우리말로 옮기면 ‘영화에 대한 예찬’이라는 의미라고. 주관이 뚜렷한 두 작가가 하나의 영화를 논하며 어떤 갈등과 동의의 여정을 보냈는지, 두툼한 책 한권을 만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 비화가 듣고 싶어졌다. 예상대로 두 작가가 들려주는 말의 색과 결은 성격만큼이나 사뭇 달랐다. 강신주 철학자는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고, 이상용 영화평론가는 숙고하며 천천히 말을 놓아두려 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그 말들은 큰 물을 향해 같은 방향으로 흘렀고 마침내 한곳에 도달했다.
-이상용 영화평론가가 영화에 대해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데 그 자리에 강신주 철학자가 함께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강신주_지금은 종영한
[trans × cross] 대화의 역동성 읽힌다면 가장 잘 읽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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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벌어진 어깨와 큰 키, 선하고 따뜻한 이미지. 유연석을 규정하는 이런 요소들은 “키다리 아저씨” 혹은 “백마 탄 왕자” 캐릭터에 자연스레 부합된다. <은밀한 유혹>의 성열은 그러한 유연석의 이미지가 중요한 시발점으로 작용하는 캐릭터다. 마카오 카지노 그룹 회장(이경영)의 젊고 유능한 비서인 성열은 빈털터리 신세인 지연(임수정)에게 은밀하게 접근해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괴팍한 성격의 회장 마음을 움직여 재산을 상속받은 뒤 그 유산을 절반씩 나눠 갖자는 것. 회장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지연이지만, 지연의 마음을 흔드는 것은 성열이다. 지연이 덥석 성열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성열의 남자로서의 매력이 크게 작용한다. 그것은 곧 영화가 유연석에게 기대는 지점이기도 하다.
“성열은 매너 있고 젠틀한 반면 치밀함과 냉철함도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배우로서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여서 욕심이 났다.” 영화의 스포일러를 의식해 한참 말을 고르던 유연석은 성열
[유연석] 로맨스와 미스터리의 경계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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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순위로 캐스팅 제안을 받는다는 것, 배우에겐 매우 짜릿짜릿한 일이다.” 윤재구 감독은 배우 임수정을 생각하며 <은밀한 유혹>의 지연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지연은, 가족도 친구도 없이 마카오에서 하루벌이 인생을 살다 마카오 카지노 그룹 회장(이경영)과 그의 비서 성열(유연석)을 만나 삶의 행로를 급선회하게 되는 기구한 운명의 여자다. 성열의 계획하에 회장과 결혼을 하고 그의 유산을 상속받지만, 회장의 초호화 요트에 승선한 순간부터 지연의 삶은 그녀의 의지를 벗어난다. 수수한 동시에 우아하고, 여린 듯하지만 강하고, 세속적이지만 로맨틱한 꿈을 꾸는 지연은 임수정을 통해 현실감을 얻는다.
임수정이 지연에게 끌렸던 이유는 그녀가 단순히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만 탐하는 여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신데렐라가 되려는 욕망으로 가득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 후반부에 이르면 지연이 주체적으로 자기의 삶을 극복하려고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이 여자 매력 있다’라고 생
[임수정] 주체적인 신데렐라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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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력 10년이 넘는 친구다. 그래서인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틀에 갇혀 있지 않고 많이 열려 있었다.”(임수정)
“소녀적 이미지를 간직한 동안미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지만, 실제로는 성숙한 여배우로서의 매력과 아우라를 지녔다. 연기할 땐 집중력이 정말 대단했다.”(유연석)
임수정과 유연석이 <은밀한 유혹>으로 만났다. 유연석은 돈은 많지만 성격은 괴팍한 회장의 젊은 비서 성열로, 임수정은 성열의 ‘은밀한 유혹’에 넘어가 돈 많은 회장의 유산을 상속받는 ‘신데렐라’ 지연으로 변신했다. <은밀한 유혹>은 은밀하고 짜릿하게 서로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캐릭터들의 공방이 흥미로운 영화다. 하지만 실제 두 배우의 인터뷰 현장은 아름다운 신데렐라와 백마 탄 왕자님이 조우한 듯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여배우의 아우라’를 잃지 않은 채 인터뷰 내내 두눈을 반짝이던 임수정과 편한 친구처럼 상대를 배려하던 유연석. 이들의 유혹에 넘어가는 건 시간문제
[임수정, 유연석] 은밀하고 짜릿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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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가 전부가 아니다. 현재 여러 북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뽐내며 약진 중이다. 그 선두에 일루미네이션이 있다. 일루미네이션은 창립과 함께 제작한 <슈퍼배드>(2010)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안정적으로 입지를 다졌다. 2007년 일루미네이션을 창립한 크리스 멜라단드리 회장은 이미 <아이스 에이지>(2002)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실력자다. 공식 마스코트이자 <슈퍼배드>의 또 다른 주인공 미니언즈를 전면에 내세운 스핀오프 <미니언즈>는 일루미네이션의 결정체라 해도 무방하다. <미니언즈>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 멜라단드리 회장에게 성공적인 캐릭터의 비결에 대해 물었다.
-과거 픽사, 드림웍스, 디즈니 3강 구도였을 땐 각 스튜디오의 개성이 확실했지만 지금은 다들 비슷해진 것 같다. 일루미네이션만의 색깔을 정의한다면.
=일루미네이션의 핵심은 아무래도 캐릭터다. 다들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flash on] “고전하는 캐릭터일수록 공감의 여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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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일드44>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톰 롭 스미스의 데뷔작으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을 포함해 영국추리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이언 플레밍 스틸 대거상’을 수상했다. 우크라이나 대기근과 소련의 연쇄살인마 안드레이 치카틸로라는 실제 사건과 인물을 바탕으로 한 <차일드44>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 레오의 이야기는 이후 계속 이어져, 이번에 출간된 <차일드44 2: 시크릿 스피치> <차일드44 3: 에이전트6>에서 만날 수 있다. 3부작을 쓴 톰 롭 스미스에게 영화를 어떻게 보았는지 서면으로 물었다.
-<차일드44> 3부작을 쓰게 된 계기는.
=<차일드44>를 쓸 때, 나는 이 소설이 출간될지 알 수 없었다. 제안을 받은 적이 없었고, 출판사나 에이전트도 없었다. 책 출간 계약을 하고 나서야 소련의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레오의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다는 결정을 할 수 있었
[flash on] 영화와 책 비교해보는 재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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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세계일주>
2015 <코인라커>
2012 <내가 버린 여름>
2008 <고死: 피의 중간고사>
드라마
2014 <세 번 결혼하는 여자>
2013 <구암 허준>
2012 <대왕의 꿈>
2011 <각시탈>
2010 <드라마스페셜-여름이야기>
2009 <드림>
2009 <찬란한 유산>
2007 <뉴하트>
2007 <연인이여>
2005 <돌아온 싱글>
모든 배우는 주연을 꿈꾼다.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이끌어가고 싶은 욕망은 배우로서 당연하다. 하지만 주연이 되기 위해 연기를 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성공 지향적인 태도에 익숙해져 매 순간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코인라커>의 주연을 맡은 손여은을 만난 자리에서, 기자 또한 그랬다. ‘무명의 설움을 딛고 10년 만에 영화의 주인공을 차지한 소감’ 따위를
[who are you] 손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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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
2014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012 <길 위에서>
TV
2007~ EBS <명의>
1989 MBC <우정의 무대>
“세계를 애정하는 마음이 있고, 사랑하는 것이 많아야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쉽다.” 다큐멘터리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의 양희 작가는 본인의 말대로 다방면에 “오지랖이 넓은” 작가다. MBC 예능 작가로 일을 시작하여 EBS <명의> 작가에 이르기까지 방송작가 20여년의 경력에, 이창재 감독의 다큐멘터리 <길 위에서>와 남편인 허욱 감독의 다큐멘터리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작가로 일했다. 한편, 아이 둘과 함께 아프리카 케냐를 다녀온 후 <아이가 말했다 잘 왔다 아프리카>라는 서적도 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다뤄본 모든 주제에 전문가 버금가는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8년간의 <명의> 작업
[STAFF 37.5]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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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등 민규동 감독의 작품엔 은근한 도발이 있다. 민규동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이자 그의 첫 번째 사극인 <간신>은 도발을 넘어 광기로 점철된 영화다. 연산군 11년, 채홍사로 임명돼 왕에게 조선 팔도 1만명의 여인을 바쳤던 간신 임숭재의 이야기인 <간신>은 소재부터 표현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는 작품이다. 만든 이의 각오가 단단히 느껴지는 영화랄까. 제작 과정 역시 험난해 영화를 찍으며 살이 쏙 빠졌다는 민규동 감독을 언론시사회 다음 날 만났다.
-2년 전 <끝과 시작>(2013)으로 인터뷰했을 당시, 차기작으로 무법천지의 해방공간을 배경으로 한 액션 누아르를 준비 중이라 했다. 그런데 7번째 장편은 사극 <간신>이 됐다.
=1949년의 이야기와 1954년의 이야기, 두편
[민규동] 새로운 챕터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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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이 꿈에라도 한번 나와줬으면 싶더라.” 역사 속 가장 악명 높은 폭군, 무수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레퍼런스가 적지 않은 연산을 연기하면서 김강우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간신>의 연산은 어머니 폐비 윤씨의 원한을 갚고자 갑자사회를 비롯해 패륜과 광적인 폭정으로 결국 폐위당하는 격동의 역사를 체화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이미지적으로 연산의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연산의 위엄을 보이고자 평소보다 살을 찌웠고, 눈가에는 붉고 큰 반점을 채색해 혐오스러움을 더했다. 김강우가 참고한 건 사람이 아니라 맹수였다. “사람으로는 약했다. 성난 이리의 표정, 황소들의 격렬한 싸움, 사슴을 먹는 사자, 외롭게 앉아 있는 수사자, 이런 비주얼들을 보면서 연산의 몸짓과 표정을 연구했다.”
인수대비를 죽이고, 한명회를 부관참시하고 반대파들을 숙청하는 등의 사실에 더해 연산의 행각은 더 디테일하고 집요하게 그려진다. 낙마를 하고서 자신을 해하려는 간신들의 표정을 깨닫고
[김강우] 왕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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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은 기피하게 되더라.” 순간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의 세자 충녕과 노비 덕칠, 1인2역을 하면서 코믹 연기를 선보인 주지훈이 떠올랐다. 군 제대 복귀작이었으나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고 지레 그 후로 사극을 피한 게 아닌가 싶어 재차 물었다. 사극 연기를 경험해 본 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던 건지. “흥행 문제와는 좀 다르다. 사극은 힘이 배가 든다. 매 신 일정 궤도에 올라서 가야 하는데, 그 감정을 조율하는 게 쉽지가 않다.” 말이 그렇지 ‘다음 영화 할래?’라는 민규동 감독의 문자 한통에 주지훈은 흔쾌히 긍정의 답변을 보냈다. 따지고 보면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키친>(2009), <결혼전야>(2013)까지 함께했으니 주지훈은 수필름과 지금까지 네 작품을 함께한, 수필름의 아이콘이 된 셈이다. “웬걸, 주변 사람들은 ‘수필름의 노예’라고 하더라. (웃음)”
<간신>에서 주지훈은 연산군의 최측근
[주지훈] 긴장과 이완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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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간신>은 연산군의 폭정을 그린 또 한편의 영화다. <왕의 남자>(2005)에서 남사당패가 그 고발의 역할을 했다면, 그 혼돈의 시기를 그리기 위해 이번에는 좀더 색다른 인물들이 동원된다. 연산군 11년, 왕에게 전국의 1만 미녀를 바치는 ‘채홍’ 제도가 있던 시절. 기이한 제도에 기생해 왕을 쥐락펴락하려는 간신들이 득실대는 세상이었다. 그 믿을 수 없는 시대로 걸어 들어간 두 배우가 있다. 폭군 연산군과 채홍사로 발탁되어 왕 위에 군림하려 했던 간신 임숭재. 두 남자는 서로를 탐하기도 또 서로에게 등을 돌리기도 하는 미묘한 애증의 관계망으로 얽혀, 극의 중심을 이끌어간다. 광기에 사로잡힌 연산군의 분노와 슬픔을 연기한 김강우, 그리고 왕의 권력을 탐내 스스로 파멸하는 한 남자의 복잡다단한 심정을 체화한 주지훈. 넉달 동안 식단을 조절하며 왕의 풍채를 체화하기 위해 살을 찌웠다는 김강우와 반대로 임숭재의 절박함을 표현하기 위해 살을 빼야 했
[김강우, 주지훈] 파격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