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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은 장재현 감독의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를 발전시킨 이야기다. <12번째 보조사제>는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문 감독상, 제13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절대악몽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구마(驅魔) 의식이라는 낯선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두명의 신부가 부마자의 몸속 악령을 퇴치하는 이야기인 <검은 사제들> 역시 밀도 높게 스릴과 공포를 쌓아나간다. 강동원과 김윤석이라는 두 배우의 이름과 연기에 먼저 눈이 가지만 영화 자체가 선사하는 쾌감 역시 만만치 않다. 탄탄하고 과감한 연출력을 선보인 장재현 감독은 올해의 신인감독으로 손꼽기에 손색없어 보인다. 한국 상업영화의 장르와 소재의 지평을 넓혀줄 영화 <검은 사제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장재현 감독에게 들었다.
-단편 <12번째 보조사제>가 지난해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고 그 뒤 1년여 만에 장편으로 완성했다. 놀
[people] 버디 무비의 플롯으로 두 신부의 관계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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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편
2014 <들꽃>
단편
2013 <황찡과 마부>
2013 <아빠의 맛>
2012 <밤이 밤을 밝히었다>
2012 <작은 방>
뮤직비디오
동방신기 <Rise As One>
엑소 X <스타워즈> 콜라보레이션 <라이트 세이버>(가제)
“전쟁 사진가라고 생각해달라. <들꽃>의 이야기가 전쟁과도 같으니까.” 박석영 감독은 이성은 촬영감독에게 <들꽃>의 카메라가 견지해야 할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들꽃>은 가출해 거리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위험이 도사리는 도시에서 사람의 온기와 안정된 공간을 찾는 아이들의 삶은 그 자체로 전쟁이다. “카메라가 인물들로부터 떨어져 있기보다는 인물들 옆에서 그들의 고통을 함께 견디자, 는 이야기를 감독님과 많이 나눴다. 찍는 사람의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카메라는 종종 격하게 흔들
[STAFF 37.5] ‘나는 왜 여기서 이 장면을 찍고 있는가’ 자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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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상상력이 매번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건, 이야기를 다루는 감독의 손끝마다 각기 다른 색깔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2015(이하 BIAF2015)의 개막작으로 초청된 <에이프릴과 조작된 세계>는 스팀펑크 장르의 정수를 보여주는 우아한 작품이다. 증기기관이 세상을 지배하는 대체역사를 주 무대로 하는 스팀펑크는 <스팀보이>(2003),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등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할리우드영화를 통해 친숙해졌다.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쥘 베른의 <해저 2만리>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유서 깊은, 이 오래된 상상력의 매력은 아무래도 아날로그적인 정서를 얼마나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하겠다. <에이프릴과 조작된 세계>는 과학자들이 사라진 1940년대 프랑스가 배경이다. 어느 날부터 전세계 과학자들이 하나둘 사라진 후 증기기관을 중심으로 발전한 세계를 그린 자크 타르디의
[크리스티앙 데마르, 마크 주셋] “애니메이션의 영감, 많은 실사영화와 예술작품에서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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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북쪽에서 온 여행자> <무수단> <그놈이다> <성난 변호사> <베테랑>
2014 <맨홀> <우는 남자>
2013 <끝까지 간다> <용의자> <소원> <관상> <스파이> <소녀>
2012 <간첩>
2011 <러브픽션> <고지전>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단편영화
2015 <병구>
2014 <잭보이>
2013 <모텔 아쿠아리움> <AM5:14> <더티혜리>
2012 <신입사원> <여행자>
연극
2015 <트루웨스트>
2012∼14 <햄릿: The Actor>
2012 <쥐덫>
2011 <예쁘고 외로운 여자와 밤을> <맥베스>
2010 <키스 미, 케이
[who are you] 이유 있는 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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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처음 보는 세상은 너무/ 아름답고 슬펐지.”(<날개> 중에서) 2000년대 중반, 음악팬들은 애처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이 노래를 기억할 것이다. 《비선형》과 《이상한 계절》 두장의 앨범으로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과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을 거머쥔 밴드, 못(Mot, 이하 못)이 돌아왔다. 연못의 못을 뜻하는 이름처럼 깊은 사운드, 그리고 시적인 가사가 만나 ‘못스러움’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낸 그들이다. 기타리스트 지이의 탈퇴와 함께 못은 2008년 활동을 중단했고, 보컬 이이언은 솔로로 활동해왔다. 7년간의 긴 공백을 깬 이번 귀환은 새 멤버들과 함께한다. 이이언을 중심으로, 그의 솔로앨범 세션 연주자였던 조남열(드럼), 이하윤(건반), 송인섭(베이스), 유웅렬(기타)이 정규 멤버로 가세해 5인조의 풀 밴드 체제를 갖춘 것. 지난 10월17일 5인조 체제로 처음 선보이는 신곡 <먹구름을 향해 달
[trans × cross] “못(Mot)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되 확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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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모기가 기승이던 시월 중순, 강동원의 주변을 맴돌던 모기가 그의 오른뺨을 물었다. “아, 물렸다”라며 오른뺨을 긁적이는 강동원의 모습이 그렇게 비현실적일 수 없었다. 조막만 한 얼굴을 꽉 채운, 선이 고운 이목구비. 굽 높은 힐을 신어 10등신 비율을 완성한 스타가 허공으로 손을 날려 모기를 잡다니. 강동원을 수식하는 ‘완벽’이란 단어에 숨통을 틔워주는 재미난 사건을 목격한 것 같았다. 실제로 강동원은 매사에 완벽을 기하는 사람이다. “나와 관계된 모든 일을 꼼꼼하게 체크한다”는 그는 <검은 사제들>의 예고편이 처음 공개된 날, 그 아래 달린 댓글들을 살피며 영화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초기 반응을 모니터링했다고 한다. “왜 주문을 하고 난리냐, 오그라든다, 그런 반응도 있더라. (웃음) 그런데 주문이 아니고 기도문이다, 기도문! 영화에 대한 정보가 잘못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까봐, 언제부턴가 댓글을 꼼꼼히 챙겨본다.”
<검은 사제들>
[강동원] 깊이와 디테일의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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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행하라. 김윤석이 김범신 신부를 연기하는 동안 속에 품었던 단 하나의 말이다. <검은 사제들>의 김 신부는 그야말로 곧은 성직자, 모든 고난을 묵묵히 감내하고 신의 길을 가는 남자다.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김 신부는 이미 오롯하게 완성돼 있다.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두에게 등 돌렸으며, 모든 것을 신께 바칠 준비가 된 사람이다. 그 완고한 태도가 범인들로 하여금 종종 그를 향한 오해와 불신을 불러일으키게도 하지만 정작 김 신부 본인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거기다 악령을 쫓는 신부라니. 누구라도 쉬이 선택할 수 없었을 역할이다. 김윤석이 김 신부에게 깃들게 된 것은 일종의 “목마름” 때문이었다. “악역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아니, 악역이라 더 개성 있다고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캐릭터와 서사에 밀도를 채워넣고 싶은 욕망이 내게 있었다. 자기가 맡은 일에 목숨을 걸고 스스로 파멸하는 자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김 신부가 도중에 최 부제에게 그러잖나. ‘아무도 몰
[김윤석] 집행자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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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과 강동원이 <전우치> 이후 6년 만에 검은 사제복을 입고 만났다. 이 세상의 어둠을 겪을 대로 겪은 김 신부(김윤석)와 그의 눈엔 아직 새파랗게 어린 핏덩이일 뿐인 신학생 최 부제(강동원)는, 소녀의 몸에 꼭꼭 숨어 있는 악(惡)과 대면한다. 파멸을 각오하고서 악령과 대결하는 <검은 사제들>의 두 인물은 집요하고 대담하게 구마예식에 매달리는데, 그 모습이 캐릭터를 마주한 두 배우의 태도와 꽤 닮아 보인다.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집요하고 대담한 김윤석과 강동원. 두 배우의 카리스마는 <검은 사제들>을 더욱 밀도 있는 영화로 완성시켰다.
[김윤석, 강동원] 집요하고 대담하게 캐릭터와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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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째 매미>(2011), <술이 깨면 집에 가자>(2010), <남의 섹스를 비웃지마>(2007), <좋아해>(2005) 등으로 친숙한 얼굴 나가사쿠 히로미.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동안에 빈틈없는 연기는 그녀가 20년 넘게 다양한 이미지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그는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으로 제51회 대만금마장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언어의 벽을 넘어 영화를 통해 마음을 나누었다”는 출연 소감 및 수상 소감을 서면으로 전한 나가사쿠 히로미는 진심을 다해 연기하는 진지한 배우라는 인상을 풍겼다.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대만 출신의 감독이 일본에서 촬영하고, 촬영감독(신마 단쿠로)은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는 분이다. 이런 글로벌한 기획이 새로움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헤어진 지 30년이 넘었고 실종된 지 8년이 된 아버
[people] “영화의 여운을 꼭 느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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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잔>은 실종된 아버지를 기다리며 커피가게를 연 미사키(나가사쿠 히로미)와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 에리코(사사키 노조미)가 서로를 버팀목 삼아 살아가는 이야기다. 일본의 여느 슬로무비를 연상시키는 작품을 연출한 이는 <아이 차오>(2008), <바람이 나를 데려다 주리라> (2010) 등을 연출했고 에드워드 양과 허우샤오시엔의 제자이기도 한 대만의 치앙시우청 감독.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날 연출 제의를 받은 감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사람들의 마음을 위무하고, 이 세계에 고요한 힘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을 찍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치앙시우청 감독과 서면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대만, 일본, 한국의 합작영화다.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가.
=일본 도에이 영화사의 프로듀서 오오쿠보 다다유키로부터 “이 이야기는 두 여성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마음이 편해지는 부드러운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나 역
[people] 관계의 소중함을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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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증에 빠진 여자의 일상은 거짓말로 시작해 거짓말로 끝맺는다. 직장에서는 동료들에게 건실한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했다고 말하고 백화점에 가서는 값비싼 가전제품을 주문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부동산에 들러 고급 오피스텔을 살 것처럼 둘러본 다음 집에 돌아와 백화점 주문을 취소한다. 그녀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는 걸까.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파도 위를 걷는 삶. 이런 뻔뻔하고 또 빤한 인생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촬영 당시 만삭의 몸을 이끌고 현장을 누볐던 김동명 감독에게 영화의 출발점과 제작 과정에 대해 물었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애초 출발했던 영화와 완성된 영화는 조금 달라 보였지만 감독 자신의 솔직한 성품이 그대로 드러난 영화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허언증에 빠져 거짓말을 하며 사는 여자 아영(김꽃비)의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첫 출발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가족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을 탈북자로 설정해 자본주의의 반대편에
[people] “거짓말이 결국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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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아가씨>
2015 <검은 사제들>
2015 <스틸 플라워>
2014 <들꽃>
<들꽃>의 오디션 현장. 박석영 감독은 정하담에게 <들꽃>의 하담이 돼, 가출 소녀들인 하담과 은수(권은수)가 어렵게 모은 돈을 말없이 들고 나간 수향(조수향)의 뺨을 때려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정하담의 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서야 그녀는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다. 도저히 누굴 때린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극중 하담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다. 상대방을 살짝 치기만 했는데도 그 느낌이 너무 이상해 결국 눈물이 났다”고 이유를 전했다. 연기 경력이 전무한 신인배우라면 어떻게든 오디션 과제에 집중해 합격부터 하고 싶었을 거다. 하지만 정하담은 생각에 앞서 감정이 이끄는 대로 반응했다. 철저히 계획된 기술적인 연기와는 한참 거리가 먼, 거의 본능에 가까운 정하담의 리액션이었다. 그런 정하담이 “이상하게도 마음에 걸렸던
[who are you] 거짓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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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특종: 량첸살인기> PD
2014 <좋은 친구들> 라인 PD
2013 <깡철이> 프로덕션 슈퍼바이저
2012 <내가 살인범이다> 라인 PD
2011 <최종병기 활> 제작실장
2010 <평행이론> 제작부장
2008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제작부장
2007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제작부
2007 <수> 제작지원
2004 <여선생 vs 여제자> 제작부
“준비한 걸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보여주려 했는지 잊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연출자로서 노덕 감독의 신조다. 그런 그녀의 현장에서는 순간의 즉흥적인 선택과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눈 밝고 손 빠른 PD의 존재가 절실한 이유다. <특종: 량첸살인기>(이하 <특종>)가 입봉작인 송정민 PD를 두고 노덕 감독은 “감독이 원하는 걸 어떻게든 맞춰주려 노력하는, 철두철미한 PD”라
[STAFF 37.5] 현장에서 즐거웠던 그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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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온도>(2012)보다 이 작품이 더 노덕 감독님 스타일에 가까운 것 같아요.” <특종: 량첸살인기>(이하 <특종>)의 주연을 맡은 배우 조정석의 말이다. 이에 대한 노덕 감독의 보충 설명을 들으니 홍보성 멘트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꿍한 성격이 못 된다. (웃음) <연애의 온도>는 미묘하고 작은 것들에 티격태격하는 두 남녀를 그린 작품이었는데, 내가 그런 성격이 아니다보니 촬영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컸다. 이번 영화는 사건이 주가 되는 영화라 좀더 즐기면서 촬영했는데 정석씨에게도 그런 내 모습이 보였나보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걷잡을 수 없이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된 한 남자의 뒤를 쫓는 <특종>은 ‘스토리텔러’ 노덕 감독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데뷔작으로 너무도 현실적인 로맨스영화(<연애의 온도>)를 만들다보니 극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혔다는 노덕 감독은 시원시원하고 거침
[노덕] “낯 간지러움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