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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에서 (박)해준씨 너어무 멋있어. 주먹으로 때리는 그 장면. (웃음)”(김성령) “감독님이 톤을 잘 잡아주셔서.”(박해준)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네 배우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까닭일까, 스튜디오는 꽉 차고 시끌벅적했다. 5월 22일 개봉하는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제작 용필름·배급 NEW)은 원호(조진웅)가 아시아 최대의 마약 커넥션을 이끄는 정체불명의 보스 ‘이 선생’을 잡기 위해 락(류준열)과 손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조직의 실세 오연옥(김성령)이 사건의 시발점이 되고, 조직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지독한 남자 선창(박해준)은 이야기 중반에 등장해 긴장감을 선사한다. ‘독한 전쟁’에 뛰어든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이 <독전> 작업기를 들려주었다.
<독전> 조진웅·류준열·김성령·박해준 - 독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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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프로젝트마켓(JPM)이 확 달라졌다. 프로젝트 개발기금 지원작을 선정하는 ‘전주시네마펀드 프로모션’(JCF) 행사와 비즈니스 미팅, 세미나 등으로 이뤄지던 기존 형태에 더해 올해부터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의 해외 작품을 선정하는 피칭 행사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 에디션’(이하 넥스트 에디션)을 출범시킨 것.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JPM을 성공적으로 열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던 JPM팀 강사라 팀장은 “프로그래머들의 접촉과 별도의 선정위원회를 통해 선정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부터는 기존 선정 방식과 공모 형태를 병행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JCP를 해외에 알릴 기회로 삼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해외 감독들과 국제 공동제작 형태로 제작지원을 하게 된다. JCF에 선정된 6편의 영화를 포함해 올해 넥스트 에디션에 선정된 6편의 영화 역시 마켓 기간인 5월 7일에 열리는 행사에서 공개됐다. 1회 선정작은 <공원의 연인>(2016)으로 전주국제영화제
강사라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마켓팀 팀장 - 창작자 중심의 마켓을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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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여자와 남자와 카메라. 이게 다다. 개 한 마리가 더해지면 더욱 바람직하다. 다른 사정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낫다. 홍상수 감독의 스물한 번째 장편 <클레어의 카메라>(2016) 이야기다. 지난해에 개봉한 <그 후>(2017)보다 앞서 촬영됐고, 촬영지이기도 한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서 2017년 5월 나란히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던 <클레어의 카메라>가 극장에 도착했다. 영화 세일즈사 직원 전만희(김민희)는 칸영화제 출장기간 중 갑자기 회사 대표 남양혜(장미희)로부터 “순수하지만 정직하지 않아 함께 일할 수 없다. 정직함은 노력해서 얻는 것이 아니니까 이유는 알 필요 없다”는 해고 통보를 받는다. 만희는 모르지만 양혜는 세일즈를 맡은 영화감독 소완수(정진영)와 연인 관계였고 남자가 만희와 하룻밤을 보낸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어차피 비행기표도 바꾸기 어려운 터라, 만희는 곧장 귀국하지 않고 칸에서 며칠 더 생각
<클레어의 카메라> 홍상수 감독, "사물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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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2018)은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된 팔씨름 선수 마크(마동석)가 팔씨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그의 손을 잡아주는 친구와 가족을 만나는 이야기다. 김용완 감독은 ‘마동석이 팔씨름하는 영화’라는 한줄 컨셉을 웃음과 감동이 버무러진 훈훈한 가족영화로 발전시켰다. “사람들이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영화, 극장을 나왔을 때 행복한 마음이 드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챔피언>엔 김용완 감독의 이런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편 <이 별에 필요한>(2013), <리턴매치>(2013), 웹드라마 <우리 헤어졌어요>(2015), <연애세포>(2014) 등을 만들고 장편 데뷔작 <챔피언>을 선보인 김용완 감독을 만났다.
-한주 먼저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극장에서 경쟁하게 됐다.
=모두가 피해 가고 싶은 강력한 영화인데…. (웃음) 어쨌든 <챔피언>은
<챔피언> 김용완 감독 - 마동석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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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2>(2018)의 개봉을 앞두고 라이언 레이놀즈가 생애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저스트 프렌드>(2005) 같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유쾌하고 섹시한 아이콘인 동시에 액션과 범죄, 스릴러에도 친숙한 다재다능형 배우지만 그 어떤 라이언 레이놀즈도 <데드풀> 시리즈의 웨이드 윌슨에 대적하긴 어려워졌다. 데드풀은 복수와 순애보, 액션과 수다, 혹은 재생과 수다의 기막힌 멀티플레이를 자랑하는 B급 슈퍼히어로다. 카메라를 쳐다보며 관객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영웅에게 관객은 곧바로 열광했고, 덕분에 오리지널이 등장한 지 2년 만에 거침없이 더럽고 야한 농담의 귀재가 돌아왔다. 배우는 물론 제작과 각본에도 참여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짧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영화 바깥의 진지한 생각까지 아낌없이 들려줬다.
-전작의 성공에 더해 제작비가 조금 늘었고, 팬들의 기대치도 함께 높아졌다. 촬영 과정이 한결 수월해진 동시에 1편과의 차별화를 위해 제작자로서 더
<데드풀2>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 고통이 커질수록 오락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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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노스의 감정을 교란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능력자.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가 연기한 맨티스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에서 처음 등장한 후 자신을 소유물처럼 다뤘던 에고(커트 러셀)의 품을 벗어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이르러 비로소 진정한 존재감을 획득했다. 전편에서의 다분히 차별적인 설정과 대사도 사라졌다. 어차피 이번 영화에서는 캐릭터를 낭비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오직 타노스의 타도를 위해 똘똘 뭉친 23명의 히어로 중 한명으로서 그녀는 타노스의 감정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기능적으로만 쓰이던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서 액션을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녀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올드보이>를 촬영하면서 배워뒀던 태권도를 비롯한 각종 무술이 도움이 됐다. “더 강하고 빠른 액션을 보여달라”며 그녀를 강하게 압박했던 스파이크 리 감독 덕분이었다.
<그가 떠난 후>로 데뷔해 <시작은 키스!> <사랑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폼 클레멘티에프 - 봄의 시작을 맞이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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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은 완벽한 한국인이다. 그러나 완벽히 알 수 없는 한국인이다.” 이창동 감독은 <버닝>의 주연배우 스티븐 연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이는 영화 속 벤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설명이기도 하다. 아프리카를 사랑하고 이탈리아 요리를 즐기며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읽는 남자. <버닝>의 벤은 한국인이라는 설명이 없었다면 국적을 가늠할 수 없었을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의 존재가 이 인물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 TV시리즈 <워킹 데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2017) 등에 출연한 글로벌 스타로서의 면모는 벤에게 코스모폴리탄으로서의 이미지를 덧입힌다. 더불어 스티븐 연이 30대가 되어 비로소 얻게 된 여유는 <버닝>에서 모든 것을 관망하고 즐길 줄 아는 벤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 영화에 출연할 준비가 되었을 때 <버닝>이 나를 찾아왔
<버닝> 스티븐 연 - 느낌으로 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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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베일에 싸인 영화 <버닝>만큼이나 전종서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신인이다. 그런 그가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는 신작의 주인공을 맡았다고 알려졌을 때 모두가 궁금해했을 것이다. 대체 어떤 배우이기에 이창동 감독의 까다로운 감식안을 통과하고, 데뷔작의 주인공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 <버닝>에서 전종서가 연기한 해미는 내레이터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버는 20대 여성이다. 일을 하다가 어린 시절 친구였던 종수(유아인)를 만나고, 아프리카 여행을 가기 전에 종수에게 자신의 고양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솔직해 보이기도 하고, 다소 무심해 보이기도 하며, 어떨 때는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해미의 모습이 전종서의 꾸밈없는 면모와 겹쳐졌다.
-곧 칸에 가는데.
=오늘 여권을 만들었다. 가도 되는 자리인지 잘 모르겠다. 떨리기도, 무섭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다.
-<버닝> 오디션을 보러 갈 때도 그런 마음이었나.
=지금 회사를
<버닝> 전종서 - 호기심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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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의식에 사로잡혀 의식적으로 연기를 하게 되면 관객한테 들통나기 전에 (이창동) 감독님한테 들통난다. 가공된 표현을 최대한 배제하고 연기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서 배우들은 자신의 연기인생의 한 정점을 찍곤 한다. 설경구, 문소리, 전도연, 송강호가 모두 그랬다. <버닝>에서의 유아인은 어떨까. 이창동이라는, <버닝>이라는 ‘미지의 신세계’에 들어갔다 나온 유아인은 말로는 다 전할 수 없는 ‘느낌’을 말로 전하기 위해 애썼다.
-시나리오만으로는 완성된 영화의 형태를 짐작하기 쉽지 않더라.
=상징과 의미의 덩어리니까. 영화를 보고 든 느낌은, 다루는 이야기가 최전선에 있다, 최신이다, 많이 나아갔다는 거다. 직설적인 표현도 있고, 날카롭게 은유하는 장면도 있다. 묘하게 언밸런스한 느낌도 주고 약간 장난스럽기도 하다.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말을 거는 영화구나, 그런 점에서 최전선이구나 싶더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
<버닝> 유아인 - 새로운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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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개봉 5월 17일)은 이창동 감독이 <시>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란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8년의 공백도 공백이지만, 캐스팅 명단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베테랑>(2015)과 <사도>(2015)를 거치며 청춘 스타의 이미지를 벗은 유아인,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 그리고 <버닝>이 첫 영화인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신인 전종서. 세 배우가 만들어가는 팽팽한 긴장이 <버닝>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든다. 고향 친구인 종수(유아인)와 해미(전종서), 해미가 아프리카 여행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 세 인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 미지의 이야기 <버닝>. <버닝>에 푹 빠졌다 나온 세 배우를 만났다.
<버닝> 유아인·스티븐 연·전종서 - 하얗게 불태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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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만큼 상상력이 필요한 소재였다.” 미국으로 입양 갔던 남자가 한국으로 돌아와 새 가족과 함께 팔씨름 스타로 부활하는 이야기를 담은 <챔피언>을 위해 유지선 촬영감독은 “소극장이나 지역 이벤트에서 열리는 팔씨름 연맹 경기를 참관하고, 해외 유튜브 영상을 살폈다.” 가장 큰 난관은 “손을 맞잡고, 한쪽에 팔꿈치를 무조건 붙인 채 진행되는 팔씨름엔 동선이 없다는 점”이었다. 정적인 스포츠지만 누구나 집중해서 보게끔 “근육과 핏줄, 땀과 먼지가 세세히 담길 수 있도록 최대한 인물 가까이”에 카메라를 위치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마치 내가 상대선수 혹은 심판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인물의 바로 옆에서” 함께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은 <챔피언>의 클로즈업 장면들이 유독 피사체와 카메라간의 거리가 근접해 보인다는 점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한국영화는 대체로 카메라와 인물의 거리를 일정치 이상 유지하려 한다. 멀티 카메라를 쓰는 환경일수록
<챔피언> 유지선 촬영감독 - 인물의 바로 옆에서 호흡하는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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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애니메이션에는 가끔 애니메이터의 지문까지 전달될 정도로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흠뻑 묻어난다. 지금은 익숙한 기법 중 하나지만 1989년 <월레스와 그로밋>이 등장했을 땐 놀람의 연속이었다. 흉내낼 수 없는 고유의 질감과 독특한 캐릭터로 사랑받은 ‘월레스와 그로밋’의 아버지 닉 파크 감독이 오랜만에 장편 <얼리맨>(2018)으로 돌아왔다.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볼거리, 원시인들의 기발한 축구경기 등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하는 등 안팎으로 한층 풍성해진 클레이애니메이션이다. 시대에 맞춰 여러 기술이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때론 변하지 않아서 더 안심이 되고 좋은 것도 있다.
-이번엔 선사시대로 돌아갔다. <얼리맨>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됐나.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프리 프로덕션이 처음 기획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우선 소재가 끌렸다. 어딘가 어설프면서도 때로는 바보스러운 면이 있는 원시인들이 점토의 투박한 질감과 순수함과 잘
<얼리맨> 닉 파크 감독 - 살아 숨쉬는 퍼펫을 만드는 아드만의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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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센터장 심재명, 임순례)이 올해 3월 1일 문을 열었다. 여성영화인모임이 운영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하는 든든의 주요 업무는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상담 및 피해자 지원,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성평등 영화정책 연구 및 실태조사다. 한유림 전문위원은 든든의 제반 실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상담을 책임지고 있다. 대학 학부과정에서 문학을, 석사과정에서 여성학을 전공한 한유림 위원은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에 진학해 철학상담으로 박사과정을 밟았다. 문학과 여성학, 그리고 상담으로 이어지는 공부의 과정에는 페미니즘이라는 화두가 늘 자리잡고 있었다. 학부 시절 몸담았던 페미니즘 학회나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 기획단 활동 등 일련의 페미니즘 활동은 “치유”의 경험을 선사했고, 이후 “페미니스트 상담자로서의 길을 고민”하던 중 든든을 만나게 됐다.
한유림 위원은 영화인들이 든든을 더 많이 활용해주기를 바란다. 영화산업 내 성희
한유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전문위원 - 영화산업 내 성평등을 조성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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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사는 20대 청춘 오희정(이세영). 수성못유원지에서 오리배 관리를 하며 매달 아르바이트 비를 모으고 있으니, 편입 시험만 붙으면 ‘갑갑한’ 대구 생활도 탈출이다. 하지만 도심 한가운데 거대하게 박혀 있는 수성못은 대도시로 ‘날아오르고’ 싶은 희정의 발목을 자꾸만 잡는다.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512번지 수성못유원지는 초반 스릴러를 구축할 영화의 주요 배경이다. 이승우 제작실장에게도 이 커다란 못을 섭외하고 차질 없이 촬영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절대과제였다. “수성못이라는 공간이 일종의 단절 내지는 안으로 들어오면 절대 벗어날 수 없는 폐쇄된 공간의 느낌을 주어야 했다.”
유지영 감독과 함께 대구 출신이기도 한 그의 머릿속에 자리한 수성못은 수풀이 우거지고 낡은 포장마차가 늘어선 쓸쓸한 공간이었다. “대구에서 자란 이들이 기억하는 이곳의 정서가 있는데 시가 ‘컬러풀 대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재정비를 하면서 지금은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 됐다.” 영화가 의도하
<수성못> 이승우 제작실장 - 대구의 공간에 정서를 구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