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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세 감독이 서울환경영화제(5월 17~23일)의 새로운 집행위원장이 됐다. 심사위원의 자격으로 영화제를 찾은 적은 많지만 특정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15회를 맞은 서울환경영화제는 영화제 영문명을 GFFIS(Green Film Festival in Seoul)에서 SEFF (Seoul Eco Film Festival)로 바꾸었고,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맡았던 집행위원장 자리를 이명세 감독에게 넘겨주는 ‘변화’를 시도했다. 이명세 신임 집행위원장은 ‘환경의 외연은 넓히고 영화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누가 서울환경영화제의 신임 집행위원장 아니랄까봐, 인터뷰가 진행된 촬영 스튜디오에도 그는 테이크아웃 커피잔이 아닌 개인 텀블러를 들고 왔다. 환경에 대한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아가는 한명의 시민으로서, 올해 서울환경영화제를 이끌어갈 집행위원장으로서, 그리고 <M>(2007) 이후 10년 만에 JTBC 예능 프로
서울환경영화제 이명세 집행위원장, “축제로서의 영화제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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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운화의 얼굴은 대만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송운화는 의류학과 3학년 무렵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의 오디션에 응모했다. 제작자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구파도 감독은 오디션에서 “우리가 기다리던 완벽한” 소녀를 찾았고, 그렇게 전에 없던 활기로 가득 찬 젊은 배우가 대만영화계를 사로잡았다.
<카페, 한 사람을 기다리다>에서 사랑의 설렘에 달뜬 대학생을 연기하며 제 나이에 맞는 건강한 데뷔를 만끽한 송운화는 자신의 강점을 재빨리 눈치챈 배우다. 한국 관객이라면 송운화의 얼굴에서 얼핏 <응답하라 1988>의 혜리를 떠올릴 법한데, 그건 송운화 역시 물색없는 ‘그 시절’ 소녀를 표현하기에 타고난 생김새를 지닌 덕분이다. 크고 또렷하면서 영락없이 개궂은 눈, 웃을 때면 한없이 시원하게 벌어지는 입매, 제멋대로 튀어오르는 팔다리에 까만 피부까지. <나의 소녀시대>
<안녕, 나의 소녀> 송운화 - 어느덧 어른의 미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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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 조직에 몸담고 있는 연옥과 선창은 김성령과 박해준, 두 배우에게서 이제껏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인물이다. 연옥은 산전수전 다 겪은 조직의 실세고, 선창은 조직이 몇 차례 물갈이 될 때마다 끝까지 살아남은 지독한 남자다. 연옥은 영화 초반부에 등장해 사건의 출발을 알리는 방아쇠를 당기고, 선창은 영화의 중반부에 나타나 속내를 감춘 채 원호(조진웅)와 긴장감 넘치는 ‘밀당’을 벌인다. 영화에서 한번도 부딪히지 않는 김성령, 박해준 두 사람은 “회식할 때나 부딪혀서(김성령) 아직도 서로 쑥스럽다(박해준)”고 웃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연옥과 선창이 각각 어떻게 다가왔나.
=김성령_ 이 선생과 오랫동안 마약사업을 해온 탓에 웬만해선 기가 안죽는 여자. 목숨을 여러 번 건졌다니 보통 여자가 아닌 것 같다.
=박해준_ 자세한 전사(全史)가 있는 건 아니지만, 선창은 엘리트 출신으로 멀쩡한 회사의 임원으로 일하다가 이 바닥으로 넘어왔을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마약에
<독전> 김성령·박해준 - 날 선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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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원호(조진웅)의 목표는 하나다. 국내 최대 마약 조직, 일명 ‘이 선생’ 조직을 소탕하는 것. 마약 조직에서 내쳐진 락(류준열)은, 그런 원호의 수사를 돕는 이용도구에 불과해 보였다. 그런데 락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누군지 본 적도 없는 오야’ 하나 때문에 엄마도, 개도 잃게 된 가련하고 비밀이 가득한 존재. 단순해 보였던 둘의 공생관계가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단단하게 울리는 조진웅의 연기와 류준열의 섬세한 눈빛이 일으키는 해석 불가의 화학작용. <독전>으로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춘 두 배우는 이번 작업으로 영화 속 원호와 락처럼 서로에 대한 깊은 면모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원작 <마약전쟁>(감독 두기봉, 2013)을 먼저 접했나?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조진웅_ 원작이 있는 작품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어떤 기준점이 생겨버려서 가능하면 안 보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원작이 있는지 몰랐다. 결정하고 나서 제작사 관계자와 식사를 하는데
<독전> 조진웅·류준열 - 소통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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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에서 (박)해준씨 너어무 멋있어. 주먹으로 때리는 그 장면. (웃음)”(김성령) “감독님이 톤을 잘 잡아주셔서.”(박해준)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네 배우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까닭일까, 스튜디오는 꽉 차고 시끌벅적했다. 5월 22일 개봉하는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제작 용필름·배급 NEW)은 원호(조진웅)가 아시아 최대의 마약 커넥션을 이끄는 정체불명의 보스 ‘이 선생’을 잡기 위해 락(류준열)과 손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조직의 실세 오연옥(김성령)이 사건의 시발점이 되고, 조직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지독한 남자 선창(박해준)은 이야기 중반에 등장해 긴장감을 선사한다. ‘독한 전쟁’에 뛰어든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이 <독전> 작업기를 들려주었다.
<독전> 조진웅·류준열·김성령·박해준 - 독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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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프로젝트마켓(JPM)이 확 달라졌다. 프로젝트 개발기금 지원작을 선정하는 ‘전주시네마펀드 프로모션’(JCF) 행사와 비즈니스 미팅, 세미나 등으로 이뤄지던 기존 형태에 더해 올해부터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의 해외 작품을 선정하는 피칭 행사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 에디션’(이하 넥스트 에디션)을 출범시킨 것.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JPM을 성공적으로 열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던 JPM팀 강사라 팀장은 “프로그래머들의 접촉과 별도의 선정위원회를 통해 선정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부터는 기존 선정 방식과 공모 형태를 병행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JCP를 해외에 알릴 기회로 삼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해외 감독들과 국제 공동제작 형태로 제작지원을 하게 된다. JCF에 선정된 6편의 영화를 포함해 올해 넥스트 에디션에 선정된 6편의 영화 역시 마켓 기간인 5월 7일에 열리는 행사에서 공개됐다. 1회 선정작은 <공원의 연인>(2016)으로 전주국제영화제
강사라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마켓팀 팀장 - 창작자 중심의 마켓을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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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여자와 남자와 카메라. 이게 다다. 개 한 마리가 더해지면 더욱 바람직하다. 다른 사정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낫다. 홍상수 감독의 스물한 번째 장편 <클레어의 카메라>(2016) 이야기다. 지난해에 개봉한 <그 후>(2017)보다 앞서 촬영됐고, 촬영지이기도 한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서 2017년 5월 나란히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던 <클레어의 카메라>가 극장에 도착했다. 영화 세일즈사 직원 전만희(김민희)는 칸영화제 출장기간 중 갑자기 회사 대표 남양혜(장미희)로부터 “순수하지만 정직하지 않아 함께 일할 수 없다. 정직함은 노력해서 얻는 것이 아니니까 이유는 알 필요 없다”는 해고 통보를 받는다. 만희는 모르지만 양혜는 세일즈를 맡은 영화감독 소완수(정진영)와 연인 관계였고 남자가 만희와 하룻밤을 보낸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어차피 비행기표도 바꾸기 어려운 터라, 만희는 곧장 귀국하지 않고 칸에서 며칠 더 생각
<클레어의 카메라> 홍상수 감독, "사물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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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2018)은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된 팔씨름 선수 마크(마동석)가 팔씨름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그의 손을 잡아주는 친구와 가족을 만나는 이야기다. 김용완 감독은 ‘마동석이 팔씨름하는 영화’라는 한줄 컨셉을 웃음과 감동이 버무러진 훈훈한 가족영화로 발전시켰다. “사람들이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영화, 극장을 나왔을 때 행복한 마음이 드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챔피언>엔 김용완 감독의 이런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편 <이 별에 필요한>(2013), <리턴매치>(2013), 웹드라마 <우리 헤어졌어요>(2015), <연애세포>(2014) 등을 만들고 장편 데뷔작 <챔피언>을 선보인 김용완 감독을 만났다.
-한주 먼저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극장에서 경쟁하게 됐다.
=모두가 피해 가고 싶은 강력한 영화인데…. (웃음) 어쨌든 <챔피언>은
<챔피언> 김용완 감독 - 마동석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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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2>(2018)의 개봉을 앞두고 라이언 레이놀즈가 생애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저스트 프렌드>(2005) 같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유쾌하고 섹시한 아이콘인 동시에 액션과 범죄, 스릴러에도 친숙한 다재다능형 배우지만 그 어떤 라이언 레이놀즈도 <데드풀> 시리즈의 웨이드 윌슨에 대적하긴 어려워졌다. 데드풀은 복수와 순애보, 액션과 수다, 혹은 재생과 수다의 기막힌 멀티플레이를 자랑하는 B급 슈퍼히어로다. 카메라를 쳐다보며 관객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영웅에게 관객은 곧바로 열광했고, 덕분에 오리지널이 등장한 지 2년 만에 거침없이 더럽고 야한 농담의 귀재가 돌아왔다. 배우는 물론 제작과 각본에도 참여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짧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영화 바깥의 진지한 생각까지 아낌없이 들려줬다.
-전작의 성공에 더해 제작비가 조금 늘었고, 팬들의 기대치도 함께 높아졌다. 촬영 과정이 한결 수월해진 동시에 1편과의 차별화를 위해 제작자로서 더
<데드풀2>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 고통이 커질수록 오락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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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노스의 감정을 교란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능력자.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가 연기한 맨티스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에서 처음 등장한 후 자신을 소유물처럼 다뤘던 에고(커트 러셀)의 품을 벗어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이르러 비로소 진정한 존재감을 획득했다. 전편에서의 다분히 차별적인 설정과 대사도 사라졌다. 어차피 이번 영화에서는 캐릭터를 낭비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오직 타노스의 타도를 위해 똘똘 뭉친 23명의 히어로 중 한명으로서 그녀는 타노스의 감정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기능적으로만 쓰이던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서 액션을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녀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올드보이>를 촬영하면서 배워뒀던 태권도를 비롯한 각종 무술이 도움이 됐다. “더 강하고 빠른 액션을 보여달라”며 그녀를 강하게 압박했던 스파이크 리 감독 덕분이었다.
<그가 떠난 후>로 데뷔해 <시작은 키스!> <사랑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폼 클레멘티에프 - 봄의 시작을 맞이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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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은 완벽한 한국인이다. 그러나 완벽히 알 수 없는 한국인이다.” 이창동 감독은 <버닝>의 주연배우 스티븐 연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이는 영화 속 벤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설명이기도 하다. 아프리카를 사랑하고 이탈리아 요리를 즐기며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읽는 남자. <버닝>의 벤은 한국인이라는 설명이 없었다면 국적을 가늠할 수 없었을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의 존재가 이 인물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 TV시리즈 <워킹 데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2017) 등에 출연한 글로벌 스타로서의 면모는 벤에게 코스모폴리탄으로서의 이미지를 덧입힌다. 더불어 스티븐 연이 30대가 되어 비로소 얻게 된 여유는 <버닝>에서 모든 것을 관망하고 즐길 줄 아는 벤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 영화에 출연할 준비가 되었을 때 <버닝>이 나를 찾아왔
<버닝> 스티븐 연 - 느낌으로 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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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베일에 싸인 영화 <버닝>만큼이나 전종서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신인이다. 그런 그가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는 신작의 주인공을 맡았다고 알려졌을 때 모두가 궁금해했을 것이다. 대체 어떤 배우이기에 이창동 감독의 까다로운 감식안을 통과하고, 데뷔작의 주인공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 <버닝>에서 전종서가 연기한 해미는 내레이터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버는 20대 여성이다. 일을 하다가 어린 시절 친구였던 종수(유아인)를 만나고, 아프리카 여행을 가기 전에 종수에게 자신의 고양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솔직해 보이기도 하고, 다소 무심해 보이기도 하며, 어떨 때는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해미의 모습이 전종서의 꾸밈없는 면모와 겹쳐졌다.
-곧 칸에 가는데.
=오늘 여권을 만들었다. 가도 되는 자리인지 잘 모르겠다. 떨리기도, 무섭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다.
-<버닝> 오디션을 보러 갈 때도 그런 마음이었나.
=지금 회사를
<버닝> 전종서 - 호기심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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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의식에 사로잡혀 의식적으로 연기를 하게 되면 관객한테 들통나기 전에 (이창동) 감독님한테 들통난다. 가공된 표현을 최대한 배제하고 연기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서 배우들은 자신의 연기인생의 한 정점을 찍곤 한다. 설경구, 문소리, 전도연, 송강호가 모두 그랬다. <버닝>에서의 유아인은 어떨까. 이창동이라는, <버닝>이라는 ‘미지의 신세계’에 들어갔다 나온 유아인은 말로는 다 전할 수 없는 ‘느낌’을 말로 전하기 위해 애썼다.
-시나리오만으로는 완성된 영화의 형태를 짐작하기 쉽지 않더라.
=상징과 의미의 덩어리니까. 영화를 보고 든 느낌은, 다루는 이야기가 최전선에 있다, 최신이다, 많이 나아갔다는 거다. 직설적인 표현도 있고, 날카롭게 은유하는 장면도 있다. 묘하게 언밸런스한 느낌도 주고 약간 장난스럽기도 하다.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말을 거는 영화구나, 그런 점에서 최전선이구나 싶더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
<버닝> 유아인 - 새로운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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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개봉 5월 17일)은 이창동 감독이 <시>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란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8년의 공백도 공백이지만, 캐스팅 명단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베테랑>(2015)과 <사도>(2015)를 거치며 청춘 스타의 이미지를 벗은 유아인,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 그리고 <버닝>이 첫 영화인 알려진 게 거의 없는 신인 전종서. 세 배우가 만들어가는 팽팽한 긴장이 <버닝>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든다. 고향 친구인 종수(유아인)와 해미(전종서), 해미가 아프리카 여행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 세 인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 미지의 이야기 <버닝>. <버닝>에 푹 빠졌다 나온 세 배우를 만났다.
<버닝> 유아인·스티븐 연·전종서 - 하얗게 불태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