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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소리 전문가인 상우(유지태)와 프로듀서 겸 아나운서인 은수(이영애)는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함께 만든다. 소리를 찾아다니며 녹음하고 방송하는 동안 신비로운 사랑이 싹트고 두 사람은 빠르게 가까워진다. 결혼을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는 상우와 달리, 이혼한 경력이 있는 연상의 은수는 결혼을 피해 조금씩 상우로부터 멀어진다. 다른 남자에게로 가버린 은수를 보며 아직 식지 않은 사랑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상우에게는 치매를 앓는 할머니의 손길과 아버지가 건네는 소주병이 조용한 위로가 된다■ Review 대숲 바람소리, 산사의 풍경소리, 정선의 아우라지 물소리, 바닷가 파돗소리, 정선 아라리, 보리밭 찰랑대는 소리, 그리고 그녀의 나지막한 콧노랫소리. 오늘 우리의 것이 아닌 듯한, 사라졌거나 숨죽이고 있을 법한 이 모든 작은 소리들이 한 젊은 사랑의 시작과 끝을 동행한다. 거기에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로 시작되는 옛 노래는 상우 가족의 정서를 대변할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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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고급 전자제품을 실은 트럭들이 한 무리의 차량 폭주족들에 의해 약탈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을 색출해내기 위해 형사 브라이언(폴 워커)을 폭주족 무리에 위장잡입시킨다. 브라이언은 용의자인 폭주족 우두머리 도미니크(빈 디젤)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하고 마침내 그와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Review<분노의 질주>에서 플롯은 순전히 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사실상 아무런 중요성도 없다. 범죄의 단서를 알아내기 위해 위장잠입한 형사와 범죄자 사이에 형성되는 모종의 유대감이라는 진부한 장치가 <분노의 질주>에선 전혀 흠이 되질 않는다. 오히려 그처럼 진부한 갱영화의 줄거리를 차용함으로써 관객의 관심이 일련의 카체이싱과 경주에만 집중되도록 하는 것이 이 영화의 목적이었을 테니 말이다.카메라는 질주하는 차량들의 이곳저곳을 거의 ‘핥듯이’ 지나간다. 때로는 벌겋게 달아오른 채 바삐 돌아가고 있는 ‘그녀들’의 내장까지도
분노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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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전신마비에 걸려 누워 있는 노인 앙트완(미셸 세로)의 얼마 남지 않은 삶에, 어느날 말썽꾸러기 꼬마 마르땅(조나단 드뮈르게)이 불쑥 끼어든다. 소아암으로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마르땅은 병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환자들의 물품을 몰래 뒤적이곤 한다. 앙트완은 마르땅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호감을 가진게 된다.■ Review사실 <쁘띠 마르땅>의 내용은 영화의 원제에 모두 암시되어 있다. 이 영화의 제목은 ‘침묵의 세계… 가 아니라 마티(마르땅의 애칭)의 세계’ 정도가 될 것이다. 영화 초반, 롤러 보드를 타고- <백 투 더 퓨처>의 주인공인 또다른 ‘마티’처럼- 병원 복도를 달리던 꼬마 마르땅은 해양 탐험가이자 다큐멘터리스트였던 자크 이브 쿠스토의 <침묵의 세계>(Le Monde du Silence) 포스터를 발견한다. 그는 ‘du Silence’란 글자를 검정색 래커로 죽 그어버리고는 옆에다 ‘de Marty
쁘띠 마르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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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콩(파와릿 몽코피싯)과 조(피섹 인트라칸싯)는 방콕의 킬러. 어려서부터 언어장애자인 콩을 아끼던 조는 그의 입과 귀가 돼서 킬러로 성장하게 돕는다. 어느날 조가 손에 총상을 입고 킬러로서 생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절망한 조는 애인인 아옴(파타라와린 팀쿨)마저 멀리한다. 한편 콩은 약국에서 일하는 여자 폰(프렘시니 라파나소파)에게 끌리지만 우연히 콩의 직업을 알게 된 폰은 그를 외면한다.■ Review타이영화를 본 적 있으신지? 대부분은 고개를 가로젓겠지만 최근 세계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품목 가운데 하나는 타이영화다. 타이의 영화산업이 한국 못지않은 에너지로 들끓고 있는 건 할리우드영화를 압도한 흥행기록으로 입증된다. 1999년 <낭낙>, 2000년 <철의 여인들>, 2001년 <방라잔>으로 이어진 타이의 흥행작들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중 첫 주자로 국내 극장에 걸리는 <방콕 데인저러스>는 젊은 타이영
방콕 데인저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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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걸프전 전야의 이라크. 전운이 감도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고대도시의 유적을 탐사중이던 미국 고고학자들은 석관을 발견하고 흥분한다. 그러나 석관이 열리고 나온 것은, 오랜 세월 잠들어 있던 수메르의 악마 텔알. 텔알은 깨어나자마자 고고학자는 물론 주변의 군대까지 몰살시킨다. 그 혼란의 와중에 고고학자의 아내 수잔나는 아기를 낳지만 그 아기는 누군가에 의해 유괴된다. 마침 그 광경을 본 미 해병대 하사관 존 크로스(마리오 반 피블스)는 정신을 잃는다.■ Review부활한 수메르의 악마 텔알. 악으로부터 인류를 구할 단 한명의 소년. 그를 보호하는 신비스러운 여인. 연쇄살인사건 뒤에 도사리고 있는 마약의 진원지를 추적하다 악마의 정체를 알게 되는 경찰. 초자연적 악령이 등장하는 신비주의와 세상을 구할 소년을 보호하는 경찰의 액션을 그러모은 <가디안>은 일관되게 장르 짜깁기 전략으로 나간다.그러나 그 얼개는 전혀 튼실하지 못하다. 악마가 깨어난 바로 그 순간, 그곳
가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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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홍콩으로 휴가온 LA경찰 카터(크리스 터커)와 홍콩경찰 리(성룡). 이들을 기다리는 건 온몸 녹이는 ‘마사지 서비스’가 아니라 미국대사관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파사건. 리는 범인으로 지역조직 보스인 리키 탄(존 론)을 의심하지만 리키는 부하 후 리(장쯔이)의 손에 제거당한다.■ Review“여기선 내가 마이클 잭슨이고, 넌 백댄서야.” 약 2억5천만달러를 벌어들였던 전편 <러시아워>(1998)에 이어, 개봉주인 8월 첫쨋주말 6740만달러의 기록을 세우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러시아워2>는 무대를 홍콩으로 옮기면서 두 주인공의 헤게모니까지 전복시켜 놓았다. <러시아워> 한편을 통해 몸값이 몇십배 뛰어오른 크리스 터커는 ‘세븐일레븐’(24시간 떠든다고)이란 별명답게 쉼없이 떠들지만 “못생긴 애는 왼쪽으로, 쭉쭉빵빵 언니들은 오른쪽으로!” 등의 불쾌수위 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해대는 시끄러운 ‘백댄서’에 머물고 말았다. 반면 전편에서
러시 아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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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루브르박물관 창고에서 오랫동안 잊혀졌던 이집트의 석관이 발견된다. 이집트의 관례와는 달리 이름이 지워진 채 발견된 석관의 주인을 밝히기 위해 전문가인 글렌다(줄리 크리스티)가 초빙된다. 며칠 뒤 루브르박물관 건너편 건물에 살고 있는 리사(소피 마르소)는 연인 마틴(프레데릭 디팡달)과 함께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 박물관 내로 들어가게 된다. 미라를 검사하는 연구실로 들어간 리사는 석관을 열었다가 깨어나 활동중이던 악령 벨파고에게 육체를 점령당한다. 그날부터 리사는 매일 밤 루브르박물관으로 향하고, 박물관에서는 이상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과거에 박물관의 경비를 맡았던 벨락(미셸 세로)은 벨파고의 짓임을 알아차리고 다시 경비반장으로 취임한다.■ Review<벨파고>는 1965년 프랑스에서 방영된 TV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당시 <벨파고>는 프랑스 초기의 TV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조사를 할 정도로 인기
벨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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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단란한 가정의 가장 잭(제레미 아이언스)은 아내와 아이들과 인도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결정하고 비행기를 탄다. 기체 결함으로 중도에 비상착륙한 비행기를 테러범들이 탈취한다. 테러범들은 몸값을 요구하지만 협상의지가 없는 세르비아 정부군은 특공대를 투입시키고, 이 와중에 잭의 아내와 딸이 살해된다. 잭은 테러범들이 무혐의 판결을 받고 풀려난 사실을 안 뒤 분노한다. 결국 스스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겠다고 뛰어든 잭은 베일에 가려졌던 새로운 일들을 발견하게 된다. FBI요원 줄스(포레스트 휘태커)는 잭의 행동이 무모하다면서 그를 만류한다. 줄스와 잭은 처음엔 대립하다가 차츰 서로를 친구로 대하기에 이른다.■ Review<포스 엔젤>를 보는 사람들은 아마도 한 가지 사실은 인정하게 될 것 같다. 영화의 대사가 생동감 있고 근사하다는 점이다. “우리에겐 공통점이 있지. 서로 감정을 자제하는 일에 지나치게 능숙하다는 거야.”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쿨한 대사들이 영화를 감칠맛
포스 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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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영화과 졸업작품 중 최고작에게 주어지는 히치콕상 수상자에게는 할리우드 직행 티켓과 함께 부와 명예가 예약되어 있다. 그러나 에이미(제니퍼 모리슨)는 아직도 시나리오의 소재를 찾지 못한 상태. 명문대학 캠퍼스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졌지만 명예실추를 두려워한 학교쪽에서 사건을 쉬쉬하며 묻어버렸다는 ‘도시괴담’을 우연히 들은 에이미는 영감을 얻어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에 산드라(제시카 코피엘), 촬영에 토비(앤슨 마운트) 등을 모으지만 곤경에 처한다. 토비는 에이미의 작품이 자신의 영화장르가 일치한다며 그만둬버리고, 산드라의 연기력은 형편없다. 영화과에서 천재라고 소문난 트래비스(매튜 데이비스)에게 부탁하여 촬영 맡을 사람을 소개받아 한숨을 돌리지만, 얼마 뒤 트래비스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에이미의 영화에 관계된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간다■ Review<캠퍼스 레전드2>의 첫 장면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했던 <환상특급> 극장판의 한
캠퍼스 레전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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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의사 두리틀(에디 머피)은 찾아오는 동물들까지 거절하지 못해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날, 그는 숲 속의 ‘형님’ 비버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전갈을 받는다. 비버는 벌목업자가 숲을 마구잡이로 파헤쳐 동물들이 몇십년 동안 살아온 터전을 잃어버리게 됐다며 두리틀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제 우회적인 삼림 보존 운동이 시작된다. 멸종 위기에 처한 퍼시픽 웨스턴 곰이 이곳에 살고 있다, 곰을 보존하려면 숲을 살려라 라는. 그러나 정작 숲에 남은 건 암곰 아바 뿐이다. 두리틀은 서커스단에서 자란 수컷 아키를 야생으로 돌려보내 아바와 짝지우는 데 한달의 기간을 얻고, 아키를 정착시키기 위해 온갖 정성을 쏟는다. 그러나 아키는 사사건건 못하겠다고 발뺌을 하고 암곰 아바는 아키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Review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어린 시절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를 팔에 안고 그런 꿈을 꿔보지 않은 아이가 있을까. 유년
닥터 두리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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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신문칼럼니스트 루나 오(진혜림)는 골동품점에서 첫사랑에게 선물했던 LP를 발견한다. 선물을 팔아버린 옛애인을 원망하며 레코드를 되사려는 루나. 하지만 이 판은 이미 ‘LP특급’이라는 라디오프로그램 DJ 쯩영(곽부성)에게 예약된 상태다. 루나는 사정을 설명하며 레코드를 양보할 것을 요구하지만 쯩영은 매몰차게 거절한다. 거친 입담으로 유명한 쯩영은 방송에서 이 일을 들먹거리며 그녀를 지나간 사랑에 연연하는 한심한 여자 취급을 하고, 자존심 상한 루나는 자신의 칼럼에서 쯩영을 몰인정한 남자로 몰아세우는 것으로 복수한다. 그렇게 싸움이 잦아지면서 두 사람의 만남도 잦아진다.■ Review“잃어버린 것은, 잃어버렸다는 사실만 잊지 않으면 다시 찾을 수 있다.” 이미 ‘상실’한 사랑을 ‘분실’이라 믿던 어느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사랑의 회귀를 바라며 이렇게 읖조린다. <소친친>의 루나도 그렇다. 우연히 발견한 낡은 LP처럼, 옛사랑도 그렇게 우연히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
소친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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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때는 12세기, 장소는 영국. 프랑스의 기사 티보(장 르노)는 영국의 로잘린 공주(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왕국을 노리는 워릭 백작의 술수로 지옥의 환영을 보게 되는 술잔을 들이켜고, 환영 속에서 공주를 죽이고 만다. 이를 개탄하며 티보가 마법사를 찾자, 마법사는 티보에게 과거로 돌아가는 탕약을 건넨다. 그러나 탕약을 들이켜는 순간, 마법사의 실수로 티보는 몸종 앙드레(크리스티앙 클라비에)와 함께 2000년 미국 시카고로 오게 된다. 시카고의 중세박물관. 박물관에서 일하는, 로잘린과 꼭 닮은 티보의 후손 줄리아(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가 나타난다.■ Review<저스트 비지팅>은 디즈니와 고몽이 손잡고 만든 <비지터>(1993) 3탄이다. 중세의 기사가 현대로 오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중세로 돌아간다는 기본 줄거리는 같지만, 유럽에서 미국으로 문화권의 이동까지 겸했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구분된다. 유독 프랑스 자국 내
저스트 비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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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냉전시대 소비에트 스파이를 색출하는 일을 했던 배너(아만드 아산테). 암살자 칼로프에게 아내를 살해당한 과거를 간직한 채 냉전종식의 현재를 살아가던 그에게 전 KGB 대장으로 엄청난 국가기밀을 간직한 부카린(유르겐 프로크노프)을 망명시키는 작전을 수행하라는 제의가 들어온다. 칼로프가 부카린을 노린다는 이유만으로 제의를 받아들이는 배너. 러시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을 오가는 부카린 수송작전이 아슬아슬하게 펼쳐진다.■ Review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12년. 미국과 소련을 둘러싼 첩보 얘기가 손에 땀을 쥐게 하기엔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철의 장막’을 사건의 시발점이자 주인공의 과거가 묻힌 곳으로 설정한다. 그러나 전직 소비에트 스파이 소탕 요원이었던 배너가 (역시나) 전직 KGB 대장 부카린의 망명 완수 임무를 맡게 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미 모든 것이 뒤섞여버린(혹은 자본주의 체제로 흡수돼가고 있는) 불안정한 현재
라스트 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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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파리에서 떨어진 프랑스령 섬, 생 피에르. 만취한 선원 닐(에밀 쿠스투리차)은 동료 루이와의 어리석은 내기 끝에 동네노인 꾸빠르를 살해하게 되고 참수형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이 작은 섬엔 단두대도, 사형집행관도 없다. 결국 닐은 대위 쟝(다니엘 오테이유)의 감시 아래 파리에서 단두대가 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된다. 쟝의 아내인 마담 라(줄리엣 비노쉬)는 닐의 선함을 믿고 그에게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그들의 관계를 의심하는 주위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대위는 아내를 향한 확고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마을 일을 돕고, 생명을 구하는 등, 닐의 평판이 날로 좋아져가는 가운데 생 피에르 섬으로 단두대를 실은 배가 도착한다.■ Review이상한 일이다. 기품있고 아름다운 아내가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형수와 점점 가까와지는데도 사형수의 신변을 책임진 남자는 아내를 막지 않는다. 오히려 주위 사람들의 우려와 경고에 맞서 아내의 고결함을 옹호한다. 사형수와 아내는 결국
길로틴 트래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