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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아내 메리(데브라 메싱)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가던 중 급작스런 사고를 당한 <워싱턴포스트> 기자 존 클라인(리처드 기어)은, 병원에서 아내가 뇌종양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메리는 “당신은 그것을 보지 못했죠”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며, 존은 아내가 그린 나방 비스름한 괴물의 그림을 보게 된다. 2년 뒤 밤중에 드라이브를 하던 존은 뜻하지 않게 포인트 플레전트라는 마을에 들어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존은 이 마을 사람들도 메리가 봤다는 나방 모양의 거대한 사람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경찰관 코니(로라 리니)와 함께 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Review 1967년 12월,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주 포인트 플레전트라는 마을에서 실버브릿지라는 다리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46명의 주민이 사망했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 즈음, 밝은 빛을 내는 나방 모양의 사람 또는 괴물을 봤다는 마을 사람들의 증언이
[Review] 모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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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정신과 상담의 미셀(장 위그 앙글라드)은 남편과의 사도-마조히즘에 대해 상담하는 미모의 여인 올가(엘렌 드 푸제홀레)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깜빡 잠이 든다. 꿈속에서 그녀를 학대하다 목을 조르는 꿈을 꾸는 그. 깨어나보니 그녀는 정말로 목이 졸린 채 죽어 있다. 미셀은 이 모든 이야기를 자신의 상담의이자 스승인 지보비치 박사에게 털어놓지만 올가의 죽음에 대한 이유는 갈수록 아리송해져만 가고 이제 미셀은 올가의 시체를 감추어야만 한다.■ Review 장 자크 베넥스가 <베티 블루> 이후 15년 만에 던지는 화두는 성과 죽음의 묘하게 비틀린 결합이다. 여기서 그의 언어는 <디바>보다는 수다스럽고 <베티블루>보다는 정돈되어 있으며 영상과 색채는 여전히 선명하지만 보다 구체적인 것을 반영한다.여인의 나체 그림으로 드러나는 강렬한 이미지에서 출발하여 정신과 상담의 미셀이 지보비치 박사에게 자신의 상담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영화
[Review] 모탈 트랜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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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크리스마스 무렵의 백화점, 마지막 남은 장갑을 사기 위해 동시에 손을 뻗은 사라(케이트 베킨세일)와 조너선(존 쿠색)은 한눈에 호감을 느끼고 낭만적인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낸다. 헤어질 무렵 연락처를 교환하자는 조나선에게 운명론자인 사라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즉 조나선의 연락처를 쓴 5달러 지폐를 그 자리에서 당장 써버리고, 자신의 연락처를 쓴 책을 헌 책방에 팔아버리자고. 만약 이 지폐와 책이 다시 서로의 손에 들어오면 자신들은 진짜 운명의 상대일 거라고.■ Review <세렌디피티>를 보며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떠올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인 겨울 뉴욕의 풍경,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진 두 남녀, 그리고 ‘운명’ 혹은 ‘우연’이란 단어의 반복. 하지만 “운명이란 건 인간이 발명한 말일 뿐이야. 왜냐하면 우리는 모든 일이 우연히 일어났다는 사실을 참을 수가 없으니까”라며 일면식도 없는 사랑을 찾아 시애틀
[Review] 세렌디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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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시몽(로랑 뤼카스)과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엠마(카랭 비야)는 함께 산다. 시몽과 달리 아기를 원한 엠마는 임신 5개월 판정에 행복해 하지만, 기쁨이 식기도 전에 유방의 악성종양을 발견하고 유산을 권고받는다. 포기하지 않고 다른 병원을 찾은 엠마와 시몽은 약물 치료를 계속하며 뱃속의 아기를 키워 제왕절개로 분만한 다음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방법을 택한다. 딸 줄리엣이 태어나는 날 유방절제 수술을 받은 엠마.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하기 위해 무균실에 격리된 엠마의 귀에는 시몽이 불러주던 노래가 맴돈다.
■ Review <줄리엣을 위하여>에는 이런 장면이 있다. 새벽녘 눈을 뜬 엠마는 베개 위에 빠져 흩어진 머리칼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암 치료약의 부작용이다. 마침 같이 사는 애인 시몽의 잠을 여자 동료의 전화가 깨운다. 머리를 수건으로 감싼 엠마는 소리지른다. “그 여자, 머리숱도 많고 가슴도 크겠지?” 바로 미용사를 찾아간 엠마는
[Review] 줄리엣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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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사랑하는 여자를 찾아 한국과 한국말을 버리고 LA로 날아온 남자가 있다. 그는 뜨거운 모래(여기선 뜨거운 밥)에 손을 담그는 기수련법 철사장으로 실연의 아픔을 달래왔고, 그래서 영어 이름도 ‘아이언 팜’으로 지었다. 아이언 팜(차인표)은 택시기사 동석(박광정)의 도움으로 여자친구 지니(김윤진)를 한 술집에서 찾아내 청혼한다. 그러나 지니에겐 막강한 새 남자친구 애드머럴(찰리 천)이 있다. 돈, 비자, 사업수완 등 지니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애드머럴이지만, 무데뽀 정신으로 무장한 아이언 팜은 굴하지 않는다.
■ Review <아이언 팜>은 그 제목처럼 낯선 영화다. LA 한복판에서 소림사의 기수련법을 갈고 닦는 황당무계한 주인공 아이언 팜을, 영화가 고스란히 닮아 있다. 혼성교배와 변칙(반칙)이 장르 트렌드가 된 이즈음의 극장가에 날아든 <아이언 팜>은 엉뚱하게도 할리우드 클래식 코미디에서 자양분을 얻었고, 그렇게 예스러운 코미디를 표
[Review] 아이언 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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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13년 전인 11살 때 부모를 잃고 홀로 된 알렉스는 과거로부터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잠을 잘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기도 하다. 어느 날 앨리스라는 여자가 계단에서 죽은 채 발견되고 베테랑 형사 한나(존 슈랍넬)와 엘리트 신참 젠(이사벨 브룩)이 그 사건을 맡는다. 다음 희생자인 사라(캐롤라인 카버)는 입 안에 음식이 가득 든 채 질식사한 시체로 발견된다. 알렉스는 다시 병원에서 친절하게 대해준 간호사 샬롯을 사랑하게 되지만, 샬롯은 거부한다. 분노한 알렉스의 공격을 받은 샬롯은 도망치다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만다. 경찰은 샬롯을 미끼로 범인을 잡으려 하고, 소식을 들은 알렉스는 다시 그녀를 찾아간다.■ Review “어린 시절부터 나는 남들과 달랐다. 세계를 남들처럼 보지 않았다…. 내가 사랑한 것은 모두 나 홀로 사랑했다….”-에드거 앨런 포의 <얼론>“어려서부터 ‘홀로’ 있기를 좋아
[Review] 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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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온갖 진기한 것을 수집하는 사이러스(F. 머레이 에이브러햄)는 영매인 래프킨(매튜 릴라드)을 앞세워 악명높은 연쇄살인범 유령인 저그넛을 사냥한다. 간신히 그를 잡지만, 이미 일행 대부분이 살해당한 뒤다. 사이러스의 조카 아서(토니 셸후브)는 변호사로부터 삼촌의 부고와 저택을 상속받은 사실을 전해 듣는다. 화재로 아내도, 재산도 잃고 힘겨워하던 그는 딸 캐시와 아들 바비, 보모를 데리고 새 보금자리를 찾는다. 지하에 봉인된 열두 유령들이 13번째 희생자를 기다린다는 것을 꿈에도 모른 채.■ Review ‘유령의 집으로 오세요’는 공포영화가 즐겨 보내는 초대장이다. 1940∼60년대 B급 호러의 컬트 감독 윌리엄 캐슬의 <하우스 온 헌티드 힐>이나 셜리 잭슨 원작의 <더 혼팅> 같은 고전부터 <아미티빌> 시리즈 등 수많은 공포영화들이 ‘귀신들린 집’이란 장치를 변주해왔다. 캐슬의 동명 1960년작을 리메이크한 역시 멋모르고 들어간 집에
[Review] 13 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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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유명한 가수를 꿈꾸는 17살 소녀 마르바(에바 밴 더 구세트). 그러나 그녀는 뚱뚱한데다가 주말마다 나가는 노래자랑 대회에서도 매번 낮은 점수로 떨어지기 일쑤다. 그런 그녀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은 공장에 다니는 그녀의 아버지 장(조스 드 파우)뿐. 길에서 우연히 톱가수 데비를 만난 장은 그녀를 납치하고 납치금 대신 마르바를 데뷔시켜줄 것을 제의한다. 한편 또 다른 공범 윌리와 데비는 사랑에 빠져 도피하고, 납치극 사건으로 데비의 주가가 오르자 매니저 마이클은 장에게 마르바의 데뷔를 원한다면 계속 데비를 데리고 있는 척하라고 협박한다.■ Review <뮤리엘의 웨딩>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의 포스터. 이 안에는 <빌리 엘리어트>의 아버지와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연인도 등장한다. 확실히 이 영화는 단지 뚱뚱하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어내는 17살 소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영화의 중심은 오히려 딸을 위해 희생하
[Review] 에브리바디 페이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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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탈옥수 핀치(크리스천 슬레이터)는 마피아에 고용된 킬러 ‘크리티컬 짐’(팀 앨런)의 급작스런 습격을 받는다. 핀치가 신분을 숨기기 위해 위조한 운전면허증이 공교롭게도 마피아의 제거 대상인 클레티스 타우트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클레티스 타우트는 마피아 보스 아들이 창녀를 살해하는 장면을 우연히 카메라에 담았다가 조직원들에 쫓기던 몸. 그는 킬러에 의해 이미 살해됐으나 시체가 불에 타 숯덩이가 된 탓에 조직은 그의 죽음에 의심을 갖고 있었다. 죽음의 위기에 몰린 핀치는 짐이 영화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무용담을 들려주며 시간을 벌기로 한다. 각종 문서를 위조해 감옥에 들어갔던 핀치는 25년 전 엄청난 양의 다이아몬드를 훔쳐 자신만이 아는 곳에 숨겨둔 마이카(리처드 드레퓌스)와 함께 보석을 찾기 위해 탈옥을 감행했다는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놓기 시작한다.
■ Review 오래 전 마이카가 훔친 다이아몬드를 묻을 때만 해도 그곳은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근사하게 뿌
[Review] 다이아몬드를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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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하는 월드컵이 가까워지자 일본의 극우세력 천군파는 테러계획을 세운다. 테러의 첫 단계는 전문킬러로 훈련받은 천군파인 하나코(박경림)의 성형수술. 하나코는 상미(김정은)라는 한국여인으로 둔갑해 KP(Korea Police)요원 황보(임원희)의 애인이 된다. 40계단 살인사건 등 천군파의 움직임을 감지한 KP는 황보와 갑두(서태화)에게 수사를 맡기지만 천군파는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꿰뚫는다. 천군파 대장 무라카미(김수로)는 대원들을 끌고 한국에 들어와 액체폭탄 PPX를 월드컵경기장에 설치하고 KP와 일대격전을 벌인다.
■ Review <재밌는 영화>에 다른 제목을 단다면 <못말리는 쉬리>쯤 된다. <쉬리>의 인물 구성과 이야기 구조를 따온 다음 슬쩍 비틀어서 웃겨보자는 것이다. <홍콩 레옹> <홍콩 마스크> 등 주성치 코미디의 상당수가 이런 전략을 택하고 있는데 <재밌는 영화>는
[Review] 재밌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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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1932년 11월 잉글랜드. 산업자본가로 성공해 부를 축적하고 결혼으로 작위를 얻은 백만장자 윌리엄 매코들 경(마이클 갬본)과 냉담한 그의 부인 실비아(크리스틴 스콧 토머스)는 전원 저택 고스포드 파크에서 주말사냥 파티를 열고 친지들과 다음 영화 리서치를 위해 영국에 온 할리우드 제작자(밥 발라반), 스타 배우 아이보 노벨로(제레미 노담)를 초대한다. 트랜섬 백작부인(매기 스미스)과 앳된 시중꾼 메리(켈리 맥도널드)를 필두로 당도한 손님과 그 하인들은 집사 제닝스(앨런 베이츠)와 가정부 윌슨 부인(헬렌 미렌)이 이끄는 하인들의 마중을 받는다. 위층 손님들이 이익을 교환하고 부정을 저지르고 경멸과 허세를 교환하는 동안 아래층의 하인들은 주인들의 복잡하게 얽힌 진실을 속닥거린다. 그러나 고스포드장의 파티는 사냥이 끝난 둘쨋날 밤 매코들 경이 살해됨으로써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혼란 속에서 메리는 진실의 윤곽을 더듬어나가기 시작한다.■ Review 가능하다면 이런 파티에는
[Review] 고스포드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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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보르헤스의 소설 <원형의 폐허들>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려본다. “안도감과 함께, 치욕감과 함께, 두려움과 함께 그는 자신 또한 자신의 아들처럼 다른 사람에 의해 꿈꾸어진 하나의 환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른바 가상현실을 무대로 삼은, 지난 세기말의 숱한 영화들이 사로잡혔던 강박관념이 있다면 바로 위와 같은 보르헤스적인 환상이었으리라. 그러나 이미 <공각기동대>의 감독 오시이 마모루는 1985년에 발표된 애니메이션 <천사의 알>에서 이러한 보르헤스적 환상을 심원한 사색이 깃들인 영상 위로 빼어나게 옮겨놓았다. <천사의 알>에서 소녀와 동행하던 남자는 “너도… 나도… 몇십 년 전에 사라진 사람들의 기억일 따름”이라고 중얼거린다. 그로부터 10년 뒤 오시이는 <천사의 알>에 대한 사이버네틱 업그레이드 버전 <공각기동대>를 통해 지난 세기말의 가상현실영화들에 또 하나의 강박관념을 추가하였다.
시로 마사무네의
존재하는 나는 누구인가? <공각기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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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별거중인 엄마와 형 마이클, 여동생 거티와 함께 살아가던 소년 엘리엇은 어느 날 헛간으로 숨어든 낯선 생물체를 발견하게 된다. 쭈글쭈글한 피부, 튀어나온 눈, 작은 키의 이 생물체는 표본채취를 위해 지구를 방문했던 외계인. 인간의 추격에 쫓겨 황급히 지구를 떠난 일행에 합류하지 못한 그를 엘리엇은 E.T.(Extra-Terrestrial)라고 부르며 자신의 옷장에 숨겨준다. 엘리엇과 마이클, 거티 일행은 E.T.의 존재를 어른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그를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작전을 세운다.■ Review 1982년에 제작되어 1984년 국내에 개봉된 스티븐 스필버그의 가 미국 개봉 20년을 기념해 ‘개정보수판’으로 한국에 재착륙했다. 20년 전 헤어진 친구를 다시 만난다면 이런 기분일까? 손가락을 맞댄 E.T.와 엘리엇의 첫인사, 거무튀튀한 피부를 뚫고 새어나오던 E.T.의 붉은 심장빛, 달을 배경으로 날아가던 자전거의 실루엣, 엘리엇의 집과 앰뷸런스를 연결했던
[Review] 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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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실업과 폭력에 몸살을 앓는 신세기의 일본, 정부는 청소년을 강인하게 훈련하기 위해 BR 법안을 통과시킨다. BR은 엄선된 한 학급의 아이들이 3일 동안 최후의 한명만 남을 때까지 서로 죽여야 하는 법안. 열다섯살 소년 슈야(후지와라 다쓰야)는 마음에 두고 있던 친구 노리코(마에다 아키), 정체불명의 전학생 쇼고 등 42명의 급우들과 함께 무인도에 갇혀 살인게임을 시작한다.■ Review<배틀로얄>은 1999년 다카미 고순의 동명소설이 출판됐을 때부터 충격과 논란을 불렀던 작품이다. <배틀로얄>이 묘사한 미래의 가상 국가, 열몇살 어린아이들이 정부의 정책에 휘말려 게임을 하듯 서로를 죽이는 세계는 이미 기성세대의 수용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도발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한발 앞선 순응이기도 했다. <의리 없는 전쟁> 등을 연출한 액션영화의 대가 후카사쿠 긴지는 이 소설이 그대로 일본의 현실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직감했고, 배경을 아예 일본으로
[Review] 배틀로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