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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세계는 모든 것이 지독하게 푸르다. 너무 푸르러서 이곳에서는 아무도 아무것도 죽지 않을 것 같다. 우아한 깃털 구름이 흩뿌려진 하늘 아래 거울 같은 호수가 있고, 그 가장자리를 돌아 자전거를 달리면 젊은 아빠 타쿠미(나카무라 시도)와 어린 아들 유지(다케이 아카시)가 사는 숲가 작은 집에 도착한다. 봄바람이 습기를 품자 타쿠미는 일기예보에 심장이 덜컹이고 유지는 테루테루 보우즈(갠 날씨를 기원하는 인형)를 거꾸로 매단다.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간절한 기우제를 드린다. 1년 전 병으로 숨진 타쿠미의 아내 미오(다케우치 유코)의 약속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다시 비의 계절이 돌아오면 둘이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확인하러 올 거야.” 그리고, 미오는 정말 돌아온다. 문간에 버려진 갓난아기처럼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미오에게 남편과 아들은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숨긴다. 고교 시절 짝꿍에서 부부가 되기까지 더딘 사랑의 사연을 타쿠미가 미오에게 조금씩 들려주
완전하고 영구한 러브스토리,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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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윌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운 나쁜 경찰 역을 위해 태어난 배우다. 이번에는 LA 경찰국의 인질협상가 제프 탤리로 등장해 시작부터 인질 구조에 실패하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걸 잊어보고자 교외 마을의 경찰서장을 자원했더니 사춘기 딸의 히스테리는 통제불능. 시끄러운 가정사만 제외하면 살 만하다 싶었더니, 이번엔 정신나간 10대 세명이 교외의 저택에서 인질극을 벌이기 시작한다. 부유한 회계사와 아들 딸을 인질로 잡은 10대들은 최첨단 저택에 갇혀서 천방지축으로 날뛰고, 심지어 그중 하나는 ‘내추럴 본 사이코’임이 밝혀진다. 설상가상으로 인질로 잡혀 있는 회계사와 연관된 범죄조직은 제프의 가족을 인질로 붙잡고, 중요한 문서가 담긴 DVD를 저택에서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호스티지>는 ‘브루스 윌리스 영화’다. 새로운 것은 없다. 장르의 법칙 속에서 얼마나 공들여 긴장을 쌓아올리고, 액션의 호흡을 조절하느냐가 관건이다. 나머지는 브루스 윌리스가 알아서 해줄 것이다. &
‘그때 그 영웅’ 브루스 윌리스의 영화, <호스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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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마 하나로는 스릴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연쇄살인마를 죽이는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FBI 수사관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펙트 제로>는 수많은 실종과 연쇄살인을 켜켜이 쌓고, 그 위에 원격투시가 가능한 사람들을 양성하는 FBI의 ‘이카로스 프로젝트’라는 고명을 얹었다. 제목인 서스펙트 제로란, 일정한 패턴이 없이 연쇄살인을 반복해서 프로파일링이 불가능한 범인을 뜻한다. 스펙만으로 보면 스릴러 팬들이 당장 덤벼들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아 보인다. 게다가 구소련에서 처음 시도한 이래 FBI가 일급 기밀 프로젝트로 실제 운영했다는 이카로스 프로젝트라는 음모론적인 그림자까지 드리워져 있으니.
언뜻 보기에 평화로운 광경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FBI 요원 토마스(아론 에크하트)는 연쇄살인범 체포 과정에서의 돌출행동으로 뉴 멕시코 지부로 전출당한다. 토마스는 세일즈맨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중 시체가 발견된 식당 주차장에 버려진 차 트렁크에서 또 다른 시체를 발견한다
꽉 짜인 스릴러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갈증, <서스펙트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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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인(김선아)은 주로 잠복근무를 맡는 강력계 신참 여형사다. 검찰은 무시무시한 조폭 배두상(오광록)을 잡아넣기 위해 상대파의 차영재(김갑수)를 증인으로 확보하려 하지만 배두상을 피해 꼭꼭 숨어 지내는 그를 잡기가 쉽지 않다. 경찰은 차영재가 유일하게 접촉하는 그의 외동딸 차승희(남상미)를 감시하기로 하고, 천재인에게 같은 반 여학생으로 잠복근무하라는 임무를 내린다. 그러나 쌀쌀맞은 차승희와 친구하기는 개정판 교과서에서 출제된 모의고사 시험보기보다 힘들다. 그녀는 한반의 또 다른 전학생 강노영(공유)의 친절함에 가슴이 두근거려 미치겠다.
<잠복근무>는 ‘신참 여형사의 고등학교 잠복근무’라는 소재에서 가지칠 수 있는 웬만한 설정은 다 끌어들인 코미디액션멜로 경찰영화다. 재인이 까마득한 수학공식에 쩔쩔맬 때는 웃음을, 깡패 학생들이나 조폭을 상대할 때는 액션을, 멋진 언행과 표정으로 일관하는 강노영과 대면할 때는 멜로를 선사하고자 한다. 세상에 마음을 닫고 사는 상처 많
웬만한 설정은 다 끌어들인 코미디액션멜로 경찰영화, <잠복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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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변화들>은 선택과 선택 뒤에 남는 후회,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선택지에 대한 영화이다. 영화 속의 인간은 후회하면서 동시에 갈망한다. 인간의 성적행동에 대한 보고서이지만 익히 봐왔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에릭 로메르의 세계에서 죄의식과 망설임을 빼면 <가능한 변화들>의 주인공 문호와 종규가 된다. 문호와 종규는 반복되는 행위의 패턴, 기억의 착시현상 등 홍상수의 미시적 심리학과도 조금 거리가 있다. 그들은 홍상수의 인물이라기엔 조금 더 거칠고, 조금 덜 귀엽다.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기는 뻔한 치정극도 없고 누군가 죽는 파국도 없이 감독은 두 남자의 동물행동학을 적어내려간다. 때로 그것은 평범하지만 때로 그것은 야릇한 활력으로 우리를 자극한다. 동물행동학 보고서의 양식은 멜로인데, 멜로 가운데서도 바람 피우기이다.
문호(정찬)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작가의 길을 걷기로 한 뻔한 먹물형 루저다. 그러나 카메라는 그가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모습은 잡지
두 남자의 야릇한 동물행동학, <가능한 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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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자신이 지옥에 있음을 알게 된 두 남자 아담(리 와넬)과 고든(캐리 엘위스). 허름한 지하실 벽에 연결된 묵직한 쇠줄은 발목을 옥죄고 있고, 반대편 벽에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자신과 똑같은 상태로 묶여 있다. 방 한복판에는 머리를 총으로 쏘아 자살한 남자의 시체가 보인다. 서로의 이름도 알지 못한 채 감금된 이들은 방 안에 있는 모든 단서와 자신의 기억을 활용해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그러나 진짜 지옥은 이제부터. 둘은 각자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카세트 테이프를 재생시키고, 낯선 목소리는 일방적으로 명령한다. “8시간 안에 고든은 아담을 죽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 사람은 물론 고든의 가족 모두 죽게 될 것이다.” 자신과 가족을 살리기 위해 남을 죽일 것인가. 아무리 애써도 상대의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는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두 가지. 누구의 손에도 닿지 않는 위치에 있는 권총 한 자루, 그리고 쇠줄은 끊을 수 없지만 인간의 신체를 자를 만
극한의 상황에서 비롯되는 공포, <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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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질을 그만두고 착하게 살고 있는 신 사장(오달수)은 빚을 갚지 못해 가게를 빼앗기기 직전 160억원짜리 로또 1등에 당첨된다. 신 사장과 부하 재철(이정진)은 미친 듯이 기뻐하지만 아래층 다방 레지 장미가 복권을 들고 달아나버린다. 신 사장은 부패한 형사 충수(이문식)에게 30억원을 약속하면서 재철과 함께 장미를 찾아오라고 지시한다. 장미의 고향 마파도에 들어간 충수와 재철은 회장댁(여운계)과 진안댁(김수미) 등 다섯명에 불과한 주민들을 만나고, 다음 배가 들어오기까지 일주일 동안, 뜻하지 않게 노인들의 일꾼 신세가 되고 만다.
마파도는 아름다운 섬이다. 전남 영광군의 벼랑 끝에 밭을 일구고 집을 지었다는 마파도 야외세트는 한발만 나서면 녹색과 푸른색 논밭과 바다가 끝도 없이 펼쳐지는 곳이다. 그런 섬에서 일주일 동안 머문다면 마음이 조금 순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뿐이다. TV도 없는 외딴섬에서 점당 10원짜리 고스톱을 치는 할머니들과 며칠 함께한다고 해서 마땅히 가
문화와 세대, 캐릭터가 충돌하는 웃음, <마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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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윌 스미스)는 데이트 신청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소심한 뉴욕 남자들을 위한 데이트 코치다. 그는 연‘애’계의 배트맨처럼 고담시티의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은밀히 고객과 접선하는 전문 선수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히치가 늘어놓는 연애의 법칙들이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다. “처음 다가가는 순간에는 누구나 두려움을 느낀다”, “누구에게나 상대를 매혹시킬 기회는 있다”는 당연한 일반론과 “여자들에게는 첫 키스가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공상과학적 조언에 귀기울이는 뉴욕 남자들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대해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나보다. 가장 가엾은 고객은 칠칠치 못한 과체중의 회계사 알버트(케빈 제임스). 이 남자는 심지어 전략적 스토킹을 통해 신분상승을 노리는 듯하다. (슈퍼모델 ‘앰버 발레타’가 연기하는) 상속녀 알레그라를 애인으로 만드려는 이유가 “누구도 그녀의 진심을 알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니, 이런 식으로 육체적 욕망을 정당화,
알맹이 없는 교훈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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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영혼’을 다루는 영화는 수없이 많지만, 그들을 단순무식한 이분법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너무 아프고 힘들어, 라고 악쓰며 칭얼대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 <여자, 정혜>는 명백히 후자에 속하는데 이건 실패하기 쉬운 우회로를 택했다는 뜻이다. 상처의 기승전결을 직설법이 아닌 다른 대체재로 풀어가겠다는 것이고, 그 은유의 화술은 자칫 작가의 예술적 자의식 안에 갇혀 소통의 출구를 잃어버리기 쉽다. 아니면 젠체하나 실은 식상한 비유의 세계에 머물러 있거나.
<여자, 정혜>는 모험적으로 그 덫들을 피해간다. 우선, 정혜의 사적이고 공적인 공간들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거다. 조그만 아파트 안에서 식물처럼 호흡하며 물을 섭취하고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살아 있다는 자각을 느끼는 정혜의 사적인 일상들. 조그만 우체국 안에서 모두 바삐 움직이지만 소란스럽지도 유별나지도 않는 정혜의 공적인 일상들. 그러다가 문득 낯선 남자에게 “저희 집에서 저녁
‘상처받은 영혼’을 다루는 은유의 화술, <여자, 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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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피에르 주네가 오드리 토투와 재회했다는 소식에 반사적으로 떠오른 생각. <아멜리에> 속편을 만들려나? 그런데 잘못 짚었다. 이들이 의기투합한 신작 <인게이지먼트>는 약혼자의 전사 통보를 받은 여인이 연인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이야기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를 낯선 이미지로 풀어 보이던 주네였기에, 참혹한 전쟁과 애절한 사랑이 교차하는, 너무 익숙해서 닳은 느낌이 나는 이 소재는, 그답지 않은 선택으로 보이기도 한다. 뜻밖에도 <인게이지먼트>는 주네가 무려 10년 전부터 기획하던 프로젝트로, <아멜리에>의 성공을 발판으로 현실이 되었다. 진부해 보이는 전쟁멜로에서, 주네는 어떤 미덕을 발견한 걸까.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나 반대로 모두가 보는 대로 보지 않는 눈을 지닌 마틸드의 결심, 거기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그 역시 다른 감독이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감독인 만큼, 아주 ‘다른
전쟁과 사랑의 판타지 같은 서사, <인게이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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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사랑이 아닌 공포에 반응한다.” 정치 고단수였던 리처드 닉슨의 이 말은 비단 매카시즘이 판치던 냉전시대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사회적 공포감 조성을 통한 표몰이는 한국이나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그 효용성을 인정받아온 전통 깊은 ‘정치기법’이다. 공포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이들은 비단 정치가뿐만이 아니다. 안보위기를 부추겨 무기를 팔아먹는 군수업자나 센세이셔널리즘으로 충격효과를 노리는 언론 등은 모두 이 ‘공포 문화’의 수혜자들이다. 이들 세력이 무서운 이유는 단지 공포를 조성함으로써 돈과 권력을 획득하기 때문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공포를 생산한다는 데 있다.
조너선 드미의 <맨츄리안 켄디데이트>가 서 있는 지점 또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포가 공공연히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미국의 정치판이다. 12년 전 걸프전에 참전했던 벤 마르코 소령(덴젤 워싱턴)과 레이먼드 쇼 상사(리브 슈라이버)의 부대는 적의 급작스런 공격을 받지만, 쇼의 영웅
미국사회의 어두움을 건드리는 <맨츄리안 켄디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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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2002)는 SF 및 공포영화 장르 안에서 기괴한 육체성과 초월적 신세계를 다뤄온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전작들과 달리 정적이지만 좀더 정교한 심리의 망을 소재로 하고 있다.
열차에서 내린 ‘미스터 클레그’(랠프 파인즈)는 윌킨슨 부인(린 레드그레이브)이 운영하는 사회 복귀 시설로 찾아든다. 한눈에도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그는 정신병원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클레그가 이곳을 찾은 뒤부터 영화는 그의 어린 시절 장면들과 병렬로 진행된다. 그 시절은 불운했다. 아버지(가브리엘 번)는 순박한 어머니(미란다 리처드슨)를 두고, 동네 술집에서 알게 된 매춘부(미란다 리처드슨)와 바람을 피운다. 게다가 어린 미스터 클레그는 어머니가 그들 손에 살해당하는 것을 봤다고 믿거나 실제 봤다. 이 장면들이 벌어지는 어린 시절의 시간과 장소를 성인이 된 클레그는 망령처럼 돌아다니며 다시 목격한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만 나오면 습관적으로 프로이트와 오이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병든 무의식을 그려낸 <스파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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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보다 불편한 존재는 없다. 영화로 담아내기엔 아버지는 코끼리처럼 너무 크고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따뜻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헛된 소망은 버리는 게 좋다. 스크린에서 아버지들은 상투적으로 둘 중 하나인데, 권력을 전횡하거나 무기력하다. 그들이 살해되거나 쫓겨나는 이유는 분명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스크린에서 부성의 목소리를 복원시키는 희귀한 감독이다. <퍼펙트 월드>에서 납치된 아이 버즈는 탈옥수 케빈 코스트너에게 잃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힐러리 스왱크(매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프랭키 던)에게서 그림자처럼 자신의 뒷모습을 지켜봐주는 아버지를 발견한다. ‘클린트 월드’는 아버지가 만들어가는 세계다. 플롯의 중심에는 아버지가 서 있다. <스페이스 카우보이>는 양로원에 있어야 할 아버지 비행사들이 MIT 출신의 오만방자한 젊은 아들들을 가르치는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딸에게 대하는 태도를 본 뒤에 관객은 사형수
마음을 흔드는 무기력한 아버지의 초상, <밀리언 달러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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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 어머니 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감독의 어머니는 6남매를 출가시킨 뒤 자신의 삶을 찾아 독립했다. 감독 역시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되어, 한명의 어머니로서, 그리고 딸로서 장한 어머니가 뒤늦게 여자가 되어가는 일상의 순간들을 담아낸다. 폭음을 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낯선 남자와 연애를 시작한 엄마를 바라보며 감독과 자식들은 상처받은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분장처럼 새하얀 화장을 하고 남자친구를 만나러 나서는 밝은 표정의 엄마를 한명의 여자로 받아들이기에 자식들은 그런 엄마가 민망하고 안쓰럽다.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어린 시절의 상처, 엄마의 상처가 고름이 되어 감독의 시선을 흐릴 무렵, 그녀들은 셋째언니의 터전, 러시아로 여행을 떠난다. 낯선 땅에서 과거와의 화해를 거부하던 언니 역시 딸들의 엄마가 되어 있다. 어색한 모녀들의 만남과 아픔의 눈물 뒤에 언니는 엄마가 되어 자신의 엄마를 이해하고, 감독은 언니를 통해 엄마의 이야기를 끌어안는다. 각자의 마음을 떠돌던 고통이 한자리에 모
세월을 함께한 여인들의 상처 어린 소통,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