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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 사는 초등학생 세이(히사노 마사히로)는 국어책을 읽다가 정액이 터지면서 성큼 사춘기에 접어들게 된다. 자기 멋대로 커지는 고추 때문에 속이 상하지만, 조금쯤 어른이 되어간다는 자부심도 주는, 첫 번째 유정. 몸이 자란 세이는 교토 할머니 댁에 갔다가 만난 중학교 2학년 소녀 나오코(사쿠라타니 유키카)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마음도 함께 자라게 된다. 세이는 틈만 나면 기차를 타고 교토로 달려가서, 냉정하게 쏘아붙이다가도 추운 겨울날 핑크색 머플러를 둘러주는 나오코에게 구애를 한다.
2003년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상을 수상한 <미안해>는 성장을 맞이한 소년의 혼란보다는 세상 전부와도 맞먹을 첫사랑의 추억에 마음을 기울이는 영화다. 20년이 지나서 첫사랑이 희미해진다면 세이는 무엇을 기억에 남겨둘까. 아마도 기찻길과 자전거가 아닐까 싶다. 덜컹거리는 기차 손잡이를 잡고 한 시간만 참으면 그녀를 만날 수 있다! 세상 다른 일을 근심하지 않아도 좋은 열세살 세이에
세상 전부와도 맞먹을 첫사랑의 추억,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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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학과 신입생이라면 누구나 경건한 마음으로 밑줄을 긋는 첫 경구가 있었으니, 바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 H. 카의 정의다. 여기서 역사란 과거의 삶 자체(history)보다 그것에 관한 기록(historiography)을 의미한다. 12세기 십자군전쟁을 복원한 블록버스터 <킹덤 오브 헤븐>은 사극 장르의 ‘역사’ 역시, 과거와 현재의 협상임을 보인다. 작가 윌리엄 모나한은 <킹덤 오브 헤븐>의 시나리오를 미군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할 무렵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무슬림과 서유럽인의 평화공존을 흙발로 짓밟는 주전파 기독교도의 도발, 학살을 관용으로 갚는 술탄, 사막의 전쟁 끝에 화장터로 변해가는 고대 도시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살고 봐야 할 것 아니냐!”고 외치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동시대 관객의 심경은 번잡할 수밖에 없다.
<글래디에이터>(2000)로 할리우드의 5월을 서사극 블록버스터의 좌판으로 바꿔놓은
속죄와 생존의 역정, <킹덤 오브 헤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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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문물이 파도처럼 밀려들던 조선 말기 혼돈의 때에 외딴섬 위로 한맺힌 원혼의 저주가 서리처럼 내려앉고 있었다. 그 혼의 주인은 7년 전 죽은 강승률(천호진)이란 객주다. 건강한 닥나무가 많고 물과 볕이 좋은 이 섬에 제지소를 세워 사적인 부와 공적인 덕을 함께 쌓아갔던 그는, 천주교인 황사영에게 재정 지원을 했다는 이유로 가족과 함께 몰살당했다. 섬의 토포사(조선시대 도적잡는 일을 맡았던 관리)는 다섯명의 가족을 5일간 다른 방법으로 사형에 처했다. 어린 아들은 죽창에 꽂아, 딸은 끓는 물에 담가, 아내는 얼굴에 종이를 발라, 노모는 벽에 머리를 깨어, 강 객주는 사지를 찢어 죽였다. 그리고 7년 뒤, 임금에게 바칠 공물을 실은 배가 불에 탄 사건을 조사하러 나온 이원규(차승원)와 최 차사(최종원) 일행은 도착 첫날, 장학수란 사람이 죽창에 꽂힌 채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방화와 무관해 보인 이 사건을 이원규는 의외로 간단히 해결하고 독기(유해진)란 선원을 범인으로 지목해 가
시대의 위태로움과 그것이 부추긴 인간의 본성, <혈의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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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개봉한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의 주인공 아즈미(우에토 아야)는, 에도 막부 시대의 도쿠가와 가문이 도요토미 세력자들의 암살을 목적으로 길러낸 소녀 킬러다. 사명을 받은 아즈미는 아사노 장군과 가토 장군을 죽였다. 그러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두려워했다는 사나다 마사유키 장군(히라미 기지로)까지 암살하지는 못했다. 구도산에 칩거하며 도쿠가와에 대항한 전쟁을 꾸미는 사나다 장군의 목숨을 끊는 것이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2>(이하 <아즈미2>)에서 아즈미가 부여받은 사명이다.
도쿠가와가 키워낸 5명의 정예 검객들 가운데 살아남은 아즈미와 나가라(이시가키 유마)는 또 다른 소녀 검객 고즈에와 함께 사나다 장군 휘하 부대가 주둔한 구도산으로 향한다. 여정 중에 이들은 괴상한 복장을 하고 ‘의적’을 자청하는 강도단을 만난다. 강도단 두목의 동생 긴카쿠(오구리 슌)은 1편에서 아즈미가 검객 훈련을 받을 때 자신의 손으로 죽인 연
소녀 아즈미의 내적 성숙,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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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케 다카시의 <착신아리>는 무서웠다. 그 무서움의 근간에는 때와 장소를 알고 출몰하는 원귀와 ‘학대가 학대를 낳는다’는 탄탄한 명제가 자리했다. 여기에다 일본 특유의 빛과 공간이 결합했다. 크고 작은 미닫이문과 꺾어진 계단으로 분절된 집. 정원은 빛으로 가득해도 등 뒤 거실에는 시커먼 어둠이 놓여 있다. 밝은 곳에 서 있다고 안심할 수가 없다. 귀신의 손 혹은 머리카락은, 대낮에도, 빛과 맞닿은 어둠 속에서, 미닫이문과 계단 틈에서, 스멀스멀 뻗쳐온다. 도망치는 건 부질없다. 죽음을 피하려면 귀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껴안아야 한다.
<착신아리>의 마리에, 미미코 모녀도 아픔을 이해받은 뒤 좋은 곳으로 떠났다. 하지만 쓰카모토 렌페이 감독은 그 다음 얘기를 해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일본의 한 중국 음식점에 익숙한 벨소리가 울려퍼지고 딸의 휴대폰을 대신 받은 아버지는 상황도 모른 채 죽음을 맞는다. 죽음의 메시지는 또 다른 희생자를 낳고, 희생자들에게선 사
사연은 너무 많고, 귀신도 너무 많고, 사랑도 너무 많다, <착신아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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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의 소재로 익숙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알츠하이머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의 재료로 변신한다. 게다가 문제의 병은 피해자가 아니라 결정적 단서를 지닌 증인, 혹은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에게 주어진다.
백발백중의 노련한 청부살인업자 안젤로(얀 디클레어)는 이른 시일 안에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 이유는 유전인 알츠하이머 증세 때문. 그는 <메멘토>의 레너드처럼 팔뚝에 단기목표를 메모하는 등 마지막 프로젝트를 제대로 완수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목표가 어린 소녀임을 알게 된 뒤 임무를 거절하고, 이후 알 수 없는 함정에 빠져들어간다. 한편 강력반 형사 빙케(코엔 드 보브)와 프레디(베르너이 디 스매트)는 미성년자 매춘사건에 관련된 소녀를 포함해서 4명이 희생된 연쇄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영화가 중반으로 접어들면 안젤로와 빙케, 프레디는 각자의 사건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고위층까지 연루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안젤로
스릴러의 재료로 변신한 알츠하이머, <알츠하이머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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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빈 디젤이 스포츠카를 훔쳐 질주하다가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점프하던 서막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응용하겠다는 <트리플X>의 액션 전략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또 산산조각난 차의 주인이 랩음악과 컴퓨터게임을 규제하는 법안을 상정한 국회의원이었고 그의 차를 왜 응징하는지 셀프 카메라로 실시간 방송하던 방식은 트리플X의 정치적 성향, 즉 스피드와 자유로움으로 성장한 안티 히어로라는 것을 적절히 노출시켰다.
속편의 서막 액션도 좀 세다. 아늑하고 평화로운 목장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미국형 닌자들이 들이닥친다. 땅속 깊숙이 자리잡은 첩보국 NSA의 비밀기지로 순식간에 침투한 이들은 목표인물을 가차없이 제거하며 기지를 박살낸다. 스피드를 갖춘 액션이나 NSA 본부의 피습이라는 출발은 근사한데, 시작만 창대한 꼴이 돼버렸다.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 NSA 간부 기븐스(새뮤얼 L. 잭슨)가 2대 트리플X를 찾아 사건의 배후와 음모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여기서 궁금한 건 2대
람보가 된 첩보원 아이스 큐브, <트리플X2: 넥스트 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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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프로젝트’로 도쿄 근교가 개발되기 시작하던 폼포코 31년. 숲이 점점 줄어들면서 살 곳이 없어지자 너구리들이 대책회의를 시작한다. 긴 회의 끝에 너구리들은 인간을 알기 위한 ‘인간연구 5개년 계획’을 시작하고, 한동안 금지되었던 변신학을 되살리기로 한다. 한편 시고쿠와 사도의 너구리 장로들에게도 도움을 청한다. 너구리들은 변신술을 이용하여 각종 사고를 일으키고, 귀신 소동을 일으켜 잠시 차질을 빚는 것은 성공하지만 인간의 개발 전체를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너구리는 그대로 멸망해갈 것인가 아니면 인간 세계의 틈바구니 어딘가에서 숨어지낼 것인가.
다카하다 이사오는 현실주의자를 자처한다. 이상주의자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근원적인 문제를 끌어안고 가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과 반대로, 다카하다 이사오는 초현실의 세계를 현실로 끌어들여 풍자하며 한바탕 굿잔치를 벌인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세계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의
비극적인 환경파괴의 연대기,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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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불의가 싸울 때 저울질은 간단하다. 정의가 이기면 안도하고 불의가 이기면 리얼리티의 쓴잔을 들면 된다. 그러나 만약 정의와 정의가 충돌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하물며 불의와 불의가 투쟁한다면? 어쩌면 당신은 천칭을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모래와 안개의 집>에서 캘리포니아 바닷가의 집 한채를 놓고 벌어지는 참담한 줄다리기는 관전하기 녹록지 않은 싸움이다. 역시 어느 한쪽을 편들기 힘든 <주먹이 운다>의 두 복서는 장렬히 싸워 존재를 증명하는 것으로 족했지만, 여기서는 누군가 얻으려면 누군가 잃어야만 한다.
분쟁의 한쪽은 1970년대 말 이란의 이슬람 혁명에 쫓겨 가족을 이끌고 미국으로 망명한 전직 군인 마수드 아미르 베라니(벤 킹슬리)다. 우리는 베라니 대령을 <대부>의 돈 콜레오네처럼 딸의 화려한 결혼식에서 처음 보게 된다. 그러나 그는 돈 콜레오네와 달리 절박한 가장이다. 인도인, 유대인, 영국인을 오가며 국적을 지워내는 연기로 정평난
집 한채를 놓고 벌어지는 참담한 줄다리기, <모래와 안개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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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스포츠와 사교춤의 구분이 아직까지 모호한 한국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분야다. 지난해 개봉했던 <바람의 전설>은 댄스스포츠와 사교춤에 대한 인식의 경계가 얼마나 얇은가를 보여주었다(내가 하면 예술, 남이 하면 바람). 하지만 댄스스포츠에 국가대표 여동생 문근영과 뮤지컬 배우 박건형을 접합시킴으로써 <댄서의 순정>은 댄스스포츠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느끼함의 편견을 털어내는 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최고의 댄스스포츠 선수였던 영새(박건형)는 사랑했던 여인을 라이벌 현수(윤찬)에게 빼앗기고 경기 중에 현수 일당에게 다리를 짓밟힌 뒤 폐인처럼 살고 있다. 옌볜에서 댄스선수권대회 우승자였던 여자 선수와 새로 파트너를 해 재기를 노리려고 하는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채린(문근영). 열아홉살의 채린은 춤에 대해 문외한이나 마찬가지. 우여곡절 끝에 채린은 영새에게서 춤을 배우기 시작하지만, 선수권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모든 단점을 덮어주는 문근영의 힘, <댄서의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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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액츄얼리>에서 친구의 아내를 짝사랑하던 남자를 기억하는지? 사랑을 이룰 수 없다는 걸 알고도 고백하던 그의 애타는 마음을. 그 남자가 그렇게 가장 친한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는 상태로 시간이 흐른다면 어떻게 될까? <어바웃 러브>는 친구의 아내를 너무 오래 사랑해온 한 남자가 그 마음을 우연한 계기로 고백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로맨틱코미디로 풀어냈다.
밸런타인 데이가 되면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의 아내 앨리스(제니퍼 러브 휴이트)를 사랑하는 아치(더그레이 스콧)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날, 혼자 술에 취해 길을 걷던 그는 술김에 앨리스에게 익명으로 사랑 고백 엽서를 보내는데, 앨리스는 남편 샘(지미 미스트리)의 장난이라 생각하고 익명으로 그에게 카드를 쓴다. 샘은 ‘미지의 여인’을 향해 열정을 품는다. 문제는, 샘이 카드를 보낸 사람이 오랜 정부 캐챠라고 생각한다는 사실. 장난처럼 시작한 익명의
로맨틱코미디의 예정된 해피엔딩, <어바웃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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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버지이자, 아들이자, 형이자, 남편인 한 사내(율리히 톰센)가 자신이 일군 화목한 가정을 떠나 전장으로 떠난다. 그러나 그는 무사귀환하지 못한다. 아프가니스탄 게릴라의 공격을 받고 그들의 포로가 된 이 사내는 살아남기 위해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을 감행한다. 그 사이 그의 사망 통지를 받은 가족들은 가족의 중심을 잃고 슬픔에 휩싸인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살아남은 자들은 어찌됐건, 살게 마련이다. 가족들이 그의 부재에 적응해나갈 무렵, 그가 거짓말처럼 살아 돌아온다. 문제는 바로 여기, 그가 죽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가 ‘살아서’ 돌아왔다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2005년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던 <브라더스>에는 제목 그대로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형제가 등장하기는 한다. 그러나 영화의 초점은 형제애 혹은 형제의 갈등 자체보다도 전쟁과 가족애라는 두개의 대립축에 맞춰진다. 영화는 모든 것을 포용하던 단란한 가정이 자기 파괴적인 전쟁을 겪고 다시
평화로운 가정에 남겨진 전쟁의 흔적,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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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 살고 있는 영화감독 무자파르(무자파르 우즈데미르)는 새 영화를 준비하기 위해 고향 마을에 온다. 그는 고향 사람들을 배우로 쓰고 촬영도 그곳에서 할 생각이다. 한적한 마을에는 무자파르의 부모와 번번이 대학입시에 실패하면서도 대도시로 나가려고만 하는 사촌 사펫(마흐멧 에민 토프락), 멜로디 시계를 갖고 싶어하는 아홉살 사촌동생 알리 등이 살고 있다. 무자파르는 아버지를 설득해서 배우로 서게 하려고 하지만, 아버지는 이십년 동안 주인없는 땅에서 키워온 포플러 나무가 정부 소유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정신이 없다.
<5월의 구름>은 지난해 개봉한 누리 빌게 세일란의 <우작>과 어느 정도 겹치는 영화다. 같은 배우 두명이 도시와 시골에 사는 사촌형제를 연기하는 이 두 영화는 모두 연출과 스탭을 도맡아하며 혼자 영화를 만들어온 세일란에게는 반쯤은 자화상과도 같다. 그러나 금이 간 유리컵처럼 위태로운 도시의 관계를 관찰하는 <우작>에 비해 아직
위태로운 도시의 관계를 관찰하는 잔잔한 정서, <5월의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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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은 제 엄마세요.” 입학심사 중인 프린스턴대 관계자가 읽어내려가는 자기 소개서로 <스팽글리쉬>는 시작한다. 이후 계속되는 내레이션의 주인공은 크리스티나 모레노(셀비 브루스). 대학에서 문화적 차이를 연구하고 싶다는 그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꿋꿋이 살아왔던 엄마 플로르(파즈 베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러한 도입부와 스페인식 영어를 의미하는 제목 ‘스팽글리쉬’에는 영화의 주제가 드러낸다. 그것은 백인 중산층과 이민자들 사이의 문화적 갈등, 미국사회에 적응하면서 딸이 자신과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슬픔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위해 백인 가정의 가정부로 취직한 플로르는 처음으로 미국인들의 상식과 일상을 접하고, 엄청난 컬처쇼크를 경험한다. 최고급 음식점의 요리사인 존(애덤 샌들러), 아침마다 맹렬하게 조깅을 즐기는 그의 아내 데보라(테아 레오니), 유쾌한 알코올중독자 장모 에블린(클로리스 리츠먼), 그리고 따뜻한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충돌과 이해, <스팽글리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