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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될 기회는 천년에 단 한번 찾아온다. 가족을 사랑하지만 너무나도 어수룩한 아버지(주현), 어딘가 정신이 나간 듯 과격하고 정신없는 아들(하정우), 항상 발정난 상태로 남자들만 호시탐탐 노리는 첫째딸(박시연), 예쁜 아이의 얼굴을 둘러썼지만 의심스러운 행동이 잦은 막내딸(고주연). 천년째 되는 날 인간의 간을 먹고 완벽한 인간으로 변신하기를 꿈꾸는 구미호 가족은 인간을 끌어들이기 위해 서커스장을 개업한다. 그러나 피와 살점이 튀는 사지절단쇼가 군중을 끌어들일 리 만무하다. 다른 방도를 찾아 헤매던 가족에게 여자들의 몰래카메라를 찍어서 팔아먹는 사기꾼 기동(박준규)이 우연히 흘러들어온다. 첫째딸과 합방을 한 기동은 곧 이들 가족이 구미호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변신장면을 카메라로 몰래 찍어 한몫 챙길 궁리를 한다. 이제 구미호 가족은 기동의 제안으로 서커스단 모집 공모를 내 싱싱한 간을 가진 인간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구미호가족>은 익숙한 구미호 설화를 뮤지컬과
충무로의 뮤지컬 장르 도전, <구미호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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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인구성장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질러 국가적으로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외치던 그때, 충북 정선군 금내면 용두리에 가족계획요원 박현주(김정은)가 찾아온다. 그녀는 전국 1위를 자랑하는 이곳의 출산율을 낮춰야 할 임무를 띠었다. 그러나 마을 유지인 강 이장(변희봉)을 비롯해 보수적인 주민들은 반감부터 나타낸다. 네 아이를 힘겹게 부양하는 변석구(이범수)만이 마음을 열고 그녀를 돕기 시작한다.
<잘살아보세>는 한때 유행처럼 복고풍을 지향하던 한국영화가 간과했던 시절로부터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풀어놓는다. 국가주도의 경제개발이 속행되고 이른바 ‘선진의식’ 없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집단 계몽이 이뤄지던 시대. 도시와의 격차가 무한대로 커지는 가운데 저개발국가의 낙후된 풍경이 전부였던 농촌을 배경으로, 이 영화는 인정으로 뭉친 가난한 공동체이자 봉건적 계급문화의 잔재로 불평등과 불합리에 눌려 살던 서민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접근하려는 의욕을 초반부에 드
가난한 시절에 대한 의미없는 돌이킴, <잘살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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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로 태어났으면 까짓 거 악셀 한번 밟아봐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인생도 예술로 한번 살아보고.” 한때 평범하게 가구공장에서 일하던 고니(조승우). 이제 전설의 타짜 평경장(백윤식)에게 사사받은 손기술 좋은 노름꾼이 되어 있다. 도박판에서 홀라당 까먹은 누나의 이혼 위자료를 되찾고, 자신의 삶을 어그러뜨린 박무석 일당에게 복수하는 데도 성공하지만, 고니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아니, 멈출 수 없다. 더이상 노름에 손대지 말라는 평경장의 경고를 뒤로하고 고니는 고광렬(유해진)과 함께 정 마담(김혜수)을 따른다. 목숨까지 내걸고 화투패를 쪼며 인생을 태우는 타짜들의 세계에서 고니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타짜>의 승부수는 캐릭터다. 내러티브 흐름에 다소 걸림돌이 된다고 해도, 영화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 표현을 멈추지 않는다. 단적으로 원작의 장점을 극대화한 영화의 형식이 그걸 보여준다. 1장 ‘낯선 자를 조심해라’를 시작으로 박무석, 평경장, 정 마담, 고광
‘타짜’들의 허기진 욕망에 관한 보고서, <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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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사 댈러웨이(바네사 레드그레이브)는 저녁에 있을 파티를 준비하기 위해 꽃을 사러 가기로 한다. 그녀에겐 파티를 열어 사람들에게 하룻밤의 즐거움을 주는 일이 삶의 큰 낙이다. 꽃을 사러 가는 길에 클라리사는 어린 시절을 부어톤에서 함께 보냈던 소꿉친구와 조우한다. 덕분에 옛 생각에 빠져든 클라리사 앞에 그녀의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피터 월시(마이클 키친)가 나타난다. 당시 열여덟살의 클라리사(나타샤 맥엘혼)는 자신이 피터에 대해 가진 감정이 사랑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곱게 자란 그녀는 흥겨운 파티와 안정적 미래를 원하는 철없는 숙녀였던 반면 피터는 모험심 많고 시대비판적인 젊은이였다. 클라리사는 피터의 청혼을 “당신은 나에게 원하는 게 너무 많아”라며 거절했더랬다. 정치가를 꿈꾸는 남자 리처드 댈러웨이를 선택했던 그 시절의 기억들이 클라리사에게 물밀듯 찾아든다.
<댈러웨이 부인>은 버지니아 울프가 1925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굳
원작에 대한 눈높이 해설서, <댈러웨이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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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현관문 앞에 키 높이만큼 쌓인 눈을 삽으로 퍼내고, 창문틀을 에워싼 눈더미를 양동이에 담아 싱크대에 버리는 아이슬란드의 작은 마을이 바로 17살 소년 노이가 살고 있는 곳이다. 그곳은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하얀 눈으로 뒤덮이지 않은 데가 없는 피오르드 해안의 작고 조용한 설국이다. 선천성 색소결핍증인 노이는, 수학시험을 보는 날 선생님에게 연필을 빌려 이름만 달랑 적어내고, 슬롯머신을 조작해서 빼낸 동전으로 매일 맥주를 사서 마시고, 학교를 빼먹는 대신 친구에게 수업을 녹음해오라고 시키는 문제아다. 이렇듯 학교에서는 말썽꾸러기인 노이지만, 그에게는 일반인의 시각 혹은 제도권의 시각으로는 볼 수 없는 신비한 구석이 있다. 정신과 의사로부터 천재라는 진단을 받는 노이, 마루 밑 자신만의 비밀 아지트에 숨어 음악을 듣는 노이에 대해서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2003년 로테르담영화제를 비롯한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노이 알비노이>는 다구르 카리 감독의 첫 장
색다른 시각적 호사를 누릴 기회! <노이 알비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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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초원>은 순서상 가장 먼저 만났어야 했던 이누도 잇신의 영화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의 잔잔한 성공은 2000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를 한국 관객 앞에 불러왔다. 그래서 관객은 이 영화를 통해 시간을 거슬러가 연약해 보이지만 단단한 소녀 ‘조제’ 역을 맡았던 이케와키 지즈루의 앳된 얼굴과 만나게 된다. ‘장애’와 ‘동성애’에 대한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통찰을 보여줬던 두편과 마찬가지로 <금발의 초원>은 ‘치매노인’과 소녀의 사랑을 순정만화처럼 펼쳐 보인다. 그것은 감독 스스로 갖고 있는 감수성의 발현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오시마 유미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는 데도 그 이유가 있다. 10대 시절부터 오시마 유미코 팬이었던 감독은 대학 시절 이미 그녀의 작품을 원작으로 <빨간 수박, 노란 수박>을 만들었으며, <메종 드 히미코>가 태어나게 된 배경에도 그녀의 만화 <
슬픔을 미소로 이겨내는 ‘순정’ 영화, <금발의 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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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점을 내보이며 곧게 뻗은 길과 그 길을 둘러싼 한적한 교외의 풍경이 뒤집어진다. 점차 선율을 더하며 알 수 없는 긴박감을 형성하던 느릿한 음악이 문득 잦아들 때까지 계속되는 3분30초의 회전. 그 나른한 운동의 정체는 타이틀 컷 이후 보여지는 영화의 세 번째 컷, 전복되는 자동차에 있다.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긴박한 상황, 차 안의 시선과 밖의 시선은 그렇게 다르다. (감독의 말에 따르면) 똑같은 상황에 대한 주관과 객관의 차이를 말하기 위해 마련된 <팔월의 일요일들>의 오프닝은 최면처럼 몽환적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된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능가할 만큼, 혹은 망각할 만큼 매혹적이라는 것이 이 오프닝의 문제라면 문제다.
영화 시작과 함께 벌어진 교통사고로 호상(임형국)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고, 그의 아내는 혼수상태로 빠져들었다.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여 아내가 아꼈던 오래된 책 <팔월의 일요일들>을 병실에 들고 오지만 아
무심하게 바라보다 불현듯 깨닫다, <팔월의 일요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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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스티븐 킹은 이야기는 플롯을 짜나가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를 발굴하는 일이라고 했고, 미켈란젤로는 조각이 없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돌 안에 갇혀 있는 형상을 해방시키는 작업이라고 했다. <라디오 스타>는 그런 의미에서 억지로 짜맞춘 이야기라기보다는 감독, 작가, 배우 안에 갇혀 있는 이야기를 발굴한 것이다. 변두리성을 무대 한복판으로 밀어 올려온 이준익 감독은 물론, 라디오 작가 출신인 최석환 작가, 그들 자신의 한때의 영락의 삶을 연기하는 듯한 박중훈, 안성기의 이야기이다.
골자가 되는 이야기 줄기는 1988년 가수왕 출신으로 이제는 미사리에서 지나간 영광의 추억과 자기 연민을 핥고 있는 최곤(박중훈)이 아직도 그 곁을 떠나지 않는 매니저 박민수(안성기)와 함께 지방 방송국 DJ로 간다는 것이다. 주인공들 못지않게 조역들도 변두리적인 인물들이다.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 PD를 맡은 강석영(최정윤)은 아이돌 스타를 씹은 뒷담화가 방송사
즐거운 아저씨들의 변두리 로큰롤, <라디오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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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골짜기 외진 마을 무도리. 주민이라곤 환갑 넘은 노인들과 정신 모자란 아이밖에 없다. 무도리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봉기(박인환), 해구(최주봉), 방연(서희승) 등은 피붙이보다 더한 또래 친구 사이. 하사관 출신으로 영어 쓰기를 좋아하며 젠체하는 봉기, 까치다방 정 마담과 신방을 차리겠다는 꿈으로 체력단련에 여념이 없는 해구, 셈은 도통 젬병이지만 바지런하고 손재주만은 뛰어난 방연. 인적없는 마을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감자 내기 윷놀이가 전부다. 오지랖 넓어 우체부 노릇과 심부름까지 대신해주는 순경 창수가 가끔 마을을 찾을 뿐, 들고 나는 이 없어 무도리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던 차에 무도리에서 한 젊은이가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한다. 방연은 어수룩한 아들이 주워온 유서를 유족들에게 전달하고, 그 대가로 기대치 않았던 수백만원을 수중에 넣는다. 갑자기 굴러들어온 돈 때문에 한바탕 드잡이를 한 세 노인. 얼마 뒤 또 다른 젊은이가 무도리를 찾아 자살하
‘죽음’에 대한 웃음, 눈물이 함께하다, <무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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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맞추어 홍덕자 여사(김수미)를 필두로 한 백호파 일가는 깜짝 변신술을 선보인다. 이번에는 아예 조폭 문양을 지워버리고 민간인 가문으로 거듭났다. 용도를 변경해 사용해온 사시미칼 대신 부엌칼을 손에 든 홍 여사는 전라도 특유의 손맛을 발휘해 ‘엄니손’ 김치 회사를 차려 승승장구한다.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은 전편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를 철저히 계승한 속편이다. <가문의 위기…>가 <가문의 영광>과는 다른 스토리라인에 연출자와 출연배우도 모두 새롭게 짜여진 속편이었던 것과는 완전 반대방향의 전략인 셈이다. 그 결과, 흥행 연착륙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는 안전함을 확보했으나 전반적으로는 너무 안일한 전략이었다.
<가문의 부활…>에는 전작 두편과 달리 ‘혼사장애’ 플롯이 사라져버렸다.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의 만남에서 출발해서 장애를 극복하고 결국 결혼에 골인한다는 내용은 ‘가문’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차카게’ 사는 조폭 이야기,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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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연>은 복수극으로 포장한 사랑 이야기다. 중원의 5대10국시대를 배경으로 <햄릿>을 재해석한 <야연>은 황제 리(갈우), 황후 완(장쯔이), 황태자 우(대니얼 우)의 삼각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아버지를 독살하고 어머니와 재혼한 숙부를 용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어머니가 원래 나의 연인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야연>은 황후 완이 황태자 우의 연인이었다는 설정으로 <햄릿>의 변주를 시작한다. 거트루드와 오필리아가 겹쳐지는 순간, <야연>은 주인공 우의 고뇌를 통해 한 인간의 솔직한 욕망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다시 말해 복수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를 위해, 완을 되찾기 위해, 황제가 되기 위해, 숙부의 부도덕함을 벌하기 위해서인가. <야연>은 대답을 관객에게 되돌리는 영리한 상업영화다.
시를 짓고 노래하며 살아가던 황태자 우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한다. 새로운 황제로
중국판 <햄릿>, <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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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를 피하실 분은 첫번째 문단을 읽지 마십시오.
아름다운 엔딩이다. 어머니는 딸을 배웅하고 문을 걸어 닫는다. 이상하지만 여기는 그 어머니의 집도 아니고 딸의 집도 아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거기 남는다. 미끄러지듯 어두운 복도를 걸어 카메라에서 멀어진 뒤에 왼편으로 돌아서 이층으로 막 올라서려 한다. 영화는 그때 끝난다. <귀향>의 이 마지막 장면에는 수사도 없고 방점도 없다. 어머니는 내 딸이 아닌 남의 딸의 병든 몸을 돌보기 위해 지금 남의 집 이층을 오르려는 참이다. 영화는 일반적으로 맺어야 할 곳에서 맺지 않은 채 설명해야 할 것을 다 말하지 않고 끝나는 중이다. 심지어 어머니가 지금 돌보려는 그 딸은 원수 같은 여자가 낳은 자식이다. 영화 속에서 라만차의 사람들은 말한다. 생전에 하지 못하고 남겨둔 일이 있을 때에 유령은 돌아오는 것이라고. <귀향>은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이 어머니가 별안간 생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 발단이 된 영화이므로
원천적인 모성의 힘과 여성의 연대,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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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토네이터’는 뇌관을 의미한다. 영화 <디토네이터>의 폭발을 이끄는 뇌관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러시아의 생화학 무기다. <세븐 세컨즈>에서 러시아 갱들을 상대로 활극을 펼쳐 보였던 웨슬리 스나입스는 이번에는 무기 밀매상을 사냥하는 전직 CIA가 됐다. 저예산으로 제작됐던 <세븐 세컨즈>와 마찬가지로 <디토네이터> 역시 예산 절감을 위해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를 무대로 선택했다. 주로 비디오용 영화들을 제작해온 앤드루 스티븐스가 <세븐 세컨즈>에 이어 다시 한번 제작을 맡았고, 스티븐 시걸 주연의 액션물 <아웃 오브 리치>를 연출했던 홍콩 출신 감독 레옹 포치가 메가폰을 잡았다.
전직 CIA 요원 소니 그리피스(웨슬리 스나입스)는 독불장군식 수사와 과격한 행동으로 CIA 지도부에는 두통거리 같은 존재다. 국제 무기밀매 조직을 추적하기 위해 홀로 루마니아에 도착한 그에게 CIA 지부장 플린트(마이클 브랜든)는 남편
액션영화 클리셰의 서투른 조합, <디토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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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형제의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가 일본 유흥업소 버전으로 변주되면 어떤 모양이 될까. 니시무라 료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워터스>는 호스트 클럽을 숲속 난쟁이의 집으로 가정한다. 독이 든 사과를 먹은 백설공주가 난쟁이들에게 발견된 것처럼, 마음에 상처를 받은 여자들이 호스트 클럽을 찾는다는 것. 다만 영화는 주인공을 백설공주가 아닌 난쟁이들로 치환하고 이들이 백설공주를 기쁘게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귀기울인다.
바닷가에 인접한 클럽 도그데이즈. 어딘가에 붙어 있던 호스트 모집 광고를 보고 7명의 남자들이 모여든다. 거리 공연을 하며 세계를 누비고 싶어하는 피에로 료헤이(오구리 슌), 팀의 해체로 농구를 그만둔 나오토(마쓰오 도시노부)와 케이타(모리모토 료지), 한때 잘나가던 사업가였지만 지금은 회사의 부도로 포르셰 한대만 건진 유우키(스가 다카마사), 회사 동료의 횡령죄를 뒤집어쓰고 실직자가 된 전직 은행원 마사히코(
호스트 없는 호스트 영화, <워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