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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가 무려 50억원. 정체는 반지요, 이름은 꽃처럼 어여쁜 순이다. 너도나도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 만하다. 특히, 1억원의 빚에 시달리며 근근히 살아가는 세라(박해미), 라미(신이), 광수(이태성), 가족 같은 세 사람에게는 더욱 간절한 존재다. 물론 경쟁 상대도 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사채업자 춘배파다. 세라에게 돈을 빌려준 이들은 순이의 냄새를 맡고 막무가내로 달려든다. 여기에 순이가 도난당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형사까지 가세하면서 좌충우돌 난장판이 벌어진다. 이것이 <내 남자의 순이>의 출발점이다.
인물들이 뒤엉키는 코미디인 만큼 감독은 캐릭터 묘사에 공을 들이는 듯하다. 첫 영화 출연작인 만큼 박해미는 그간 TV에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샤워하는 남자를 훔쳐보며 “맛있겠다”고 군침을 흘리는가 하면, 땀으로 뒤범벅이 되도록 무덤에서 삽질하기도 한다. 그러나 몇몇 모습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새롭지가 않다. 박해미의 과장스러운면서도
인물들이 뒤엉키는 코미디 <내 남자의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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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7명이 얽히는 5가지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 <블러디 쉐이크>의 내용은 단 몇줄로 정리하기 어렵다. 첫 인물은 어느 날 지하철에서 한 자루의 총을 얻게 된 샐러리맨 만호(장성원)다. 잠시 후, 그의 총은 정신연령이 5살밖에 되지 않는 삼촌과 함께 살며 꽃집을 경영하는 시각장애인 수경(전혜진)의 손에 쥐어진다. 수경은 소매치기 찬우(성혁)와 말쑥한 신사(김도용)의 만남에서 설렘과 비극을 겪는다. 다음은 신사와 그의 아랫집에서 정육점을 경영하는 지니(박진희)의 이야기고, 이들의 또 다른 비극이 지나고 나면 지니와 그녀가 사랑하는 여자 루피(박선애)의 사연이 소개된다.
이들의 서로 다른 만남은 사랑과 집착, 분노와 질투, 금기된 욕망 등 제각각 다른 감정을 품고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든 에피소드가 죽음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영화는 이야기를 하나로 묶는 뚜렷한 선을 배제하고 있지만, 이들의 사연은 현실에서 비롯된 스트레스적 병증에 기인하다는 것으로 수렴된다. 겉
내면에 대한 탐구 <블러디 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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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감독과 배우들이 아버지를 주제로 만든, 영국판 <친정엄마> 혹은 <애자> 정도가 되겠다. 영국 작가 블레이크 모리슨이 암 말기의 아버지를 돌보며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기록한 동명의 논픽션이 원작이다. 블레이크(콜린 퍼스)는 오랜만에 집에 들렀다가 아버지 아서(짐 브로드벤트)가 말기암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부자간의 서먹함은 줄어들지 않고, 블레이크는 오래전 아버지와 멀어지기 이전의 기억부터 되짚어보기 시작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주인공인 많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세대와 생각과 타이밍의 차이가 야기한 부자간의 틈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응시한다. 유년 시절의 블레이크에게 아서는 거인 같은 존재다. 수줍고, 여리고, 조심스러운 성격의 블레이크와 달리 아서는 거침없고, 호탕하고, 대범해 보인다. 자신과 너무 다른 아버지에게 블레이크는 열등감을 느끼지만, 현재로 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어른이 된 블레이크의 눈앞에는 마르고,
아버지에 대한 추억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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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 <툼 레이더> 등의 게임 원작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곤혹스러움이 있었다. 이를테면 아이돌 스타만 내세운 기획영화를 볼 때의 난감함과 마찬가지다. 어떤 특정 아이콘이 등장하여 그가 특정 매체(게임 혹은 TV)에서 보여준 익숙한 이미지와 제스처를 되풀이할 때, 앞서 그것을 접한 이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할 테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은 당황스러운 침묵을 지킬 때가 많다. 그러니까 이건 익숙함의 차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 모두에게 그 익숙함을 사전 연습하라고 강요할 순 없다.
그렇다면 1990년대 게임팬에게 엄청난 명성을 얻고 있는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를 기반으로 한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는 어떨까? 용감하고 지혜로운 페르시아 왕자 다스탄(제이크 질렌홀)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고대의 단검을 우연히 손에 넣는다. 단검을 비밀의 사원으로 가져가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난 공주 타미나(젬마 아터튼)는
시원시원한 액션과 적절한 유머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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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지금에 와서 <대부>를 소개한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다. 미국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며 갱스터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는 이 영화에 관해 말하자면 아마 지금까지 나온 찬사만 모아놓는다 해도 짧은 지면이 다 모자랄 것이다. 1970년대 초반까지는 그저 좀 재능있는 신인감독으로 여겨졌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그의 첫 성공작으로 <대부>를 완성했다. 여기에는 젊은 코폴라의 확신이 한몫 했다. 메소드 연기의 달인으로 청춘을 보냈지만 전성기는 지난 말론 브랜도와 연극판에서만 조금 알려져 있는 신출내기 알 파치노의 캐스팅을 밀어붙인 것도 코폴라였다. 결과적으로 <대부>는 미국영화사에 기록될 만한 불멸의 두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대부>는 특히 국내에서 어느 갱스터무비 이상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국내에서는 1977년 5월25일 극장 개봉했으며 그해 한국 극장가의 가장 큰 이슈를 모았다. 작품의
갱스터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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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대학교수 조지(콜린 퍼스)는 연인 짐(매튜 구드)이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상실감에 빠져 살아간다. 매일 아침 눈을 뜨지만 그에게 삶은 더이상 살아갈 즐거움도 가치도 없다. 그를 둘러싼 시간은 무의미하게만 느껴지는 현재와 돌이킬 수 없는 아름다운 과거만 있다. 현재의 시간에서 조지는 전에는 잠시 연인이었으나 지금은 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할 만한 유일한 친구인 찰리(줄리언 무어)와 소란스러운 유흥의 밤을 보내거나 때때로 혼자 남겨질 때는 권총을 머리에 대고 세상을 버리겠다는 흉내를 내곤 한다. 그때마다 짐과 함께했던 시간이 그의 머릿속으로 찾아오고 관객의 눈에도 펼쳐진다. 그들은 조지의 단골 술집에서 만났고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조지가 짐과 만났던 바로 그 술집에 앉아 있는 순간, 그의 수업을 듣는 젊고 싱싱한 청년 케니(니콜라스 홀트)가 그에게 다가온다. 평소 조지에게 관심의 눈길을 보이더니 기어코 그날 밤 조지의 단골 술집에서 우연을 가장하고 나타난다. 외모가 준수하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의 첫 번째 연출작 <싱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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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의 원작은 영국 작가 크레시다 코웰이 2003년에 펴낸 초등학생 고학년 대상의 동명 소설이다. 원작의 배경과 캐릭터만 가져온 <드래곤 길들이기>는 바이킹과 용의 한판 전쟁으로 시작한다. 손재주는 있지만 싸움재주가 없는 바이킹 소년 히컵(제이 바루첼)은 자신이 만든 돌팔매 투척기로 용 한 마리를 쓰러뜨린다. 다음날 히컵이 발견한 용은 용 중에서도 가장 무섭다는 ‘나이트 퓨어리’다. 용을 죽이려던 히컵은 목숨을 체념한 듯한 용의 눈빛을 보고는 칼을 내려놓는다. 이 일로 둘은 친구가 되고 히컵은 용에게 투슬리스(toothless)란 이름을 붙여준다. 둘은 우정을 나누지만, 이 마을의 바이킹은 일생을 바쳐 용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숙명이다. 히컵은 운명적 과제와 투슬리스와의 우정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다.
사실 <드래곤 길들이기>의 이야기는 상당히 관습적이다. 외롭고 나약한 소년과 그에게 찾아온 미지의 친구가 만드는 우정의 서사는 전세계
소년과 용의 아름다운 우정담 <드래곤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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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규범을 파괴하는 쾌감의 경험’이라고 코미디를 일단 규정할 경우, 일본의 코미디는 둘 중 하나다. 가짜이거나 슬프거나. 일본은 규범에 주눅든 사회다. 코미디 안쪽에서 그 규범을 깨도 영화 밖 세상으로 나가는 순간, 그들은 다시 그 규범에 종속됨을 알고 있다. 안과 밖의 이 차이는 해소되지 않는다. 규범의 파괴가 성공한다면 그건 현실에 대한 가짜 생각이다. 파괴가 숙명적으로 실패하면 원래 자리로 돌아와야 하고 그건 원치 않는 현실로의 슬픈 회귀다. 후지타 요스케의 장편 데뷔작 <괜찮아, 정말 괜찮아>는 후자에 속하는 코미디다. 다만 원래 자리가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고 이를 새로운 시작처럼 보여준다. 이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몫이다.
헌책방 장남 데루오(아라카와 요시요시)는 공포물에만 집착하는 별 볼일 없는 청년이다. 홈리스 할머니만 그리는 화가 지망생 아카리(기무라 요시노)는 직장업무는커녕 셔터 누르기도 못해 남의 카메라를 망가뜨리는 여자다. 공포물 도착이라는
신중한 웃음을 경험할 기회 <괜찮아, 정말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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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택시>는 일본 Music On! TV 창사 10주년 기념 프로젝트다. <구구는 고양이다> <마을에 부는 산들 바람>의 사이미 야스마사 프로듀서가 김태식 감독의 전작인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를 인상 깊게 보고 영화 연출을 제안한 것이다. 영화는 비행기 공포증이 있는 록밴드 보컬 료(야마다 마사시)가 서울에서 열리는 록밴드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야마다(야마자키 하지메)의 택시에 타면서 시작한다.
택시를 타고 도쿄에서 서울로 갈 생각을 하다니. 타는 사람이나 가겠다고 하는 사람이나 둘 다 제정신이 아닌 듯하다. <도쿄택시>의 재미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초록색의 도쿄택시가 부산, 경주, 명동, 서울역, 김포공항 등 한국을 달리는 것 자체로 신기하다. 오히려 그 풍경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로 생겨난다. 불법 영업 택시로 오인돼 억센 부산 택시 기사들에게 추격을 당하는가 하면,
잔재미 가득한 전형적인 로드무비 <도쿄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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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째’라고 서수를 붙이기 힘들 만큼 ‘로빈 후드’는 이미 수많은 버전을 가진 이야기다. 동시에 오로지 의적인 로빈 후드는 ‘몇명’이라고 셀 필요가 없는 캐릭터다. 그들과 다른 로빈 후드를 보여주겠다고 나선 리들리 스콧은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시리즈의 유행을 따른 듯 로빈 후드 프리퀄을 만들었다. 말하자면 로빈 후드는 어쩌다 의적이 되었나. 영화에서 로빈 후드의 의적생활은 팬서비스 차원으로 짤막하게 언급될 뿐이다.
<로빈후드>는 십자군 전쟁의 막바지에서 시작한다. 로빈 롱스트라이드(러셀 크로)는 십자군 전쟁에 뛰어든 영국의 사자왕 리처드의 궁수다. 왕이 전사하자, 그는 동료들과 함께 탈출을 결심하고 영국으로 향하던 도중 왕의 왕관을 운반하다 습격을 당한 기사 록슬리의 죽음을 지켜본다. 록슬리는 아버지에게 훔쳐온 칼을 고향에 전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영국에 온 로빈은 노팅엄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가 록슬리의 가족을 만난다. 한편, 리처드 왕에 이어 왕관을 물려받은 존
대규모 물량투입으로 일궈낸 스펙터클 <로빈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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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이후 4년 만에 찾아온 배창호 감독의 <여행>은 청량하고 시원한 한 줄기 바람 같다. <여행>은 <여행> <방학> <외출>의 세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뚜렷한 상징이나 연결고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는 감독의 말처럼 통일된 서사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연결고리의 중심에는 제주도라는 공간이 있다. 영화는 제주도를 찾아온 사람들과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길가기로 가득하다. 건국대 제자들과 함께 찍은 첫 번째 단편 <여행>은 공모전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제주도를 찾아온 대학생 남녀의 자전거 여행을 담았다. 당시 중2였던 딸과 같이 시나리오를 썼다는 <방학>은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여중생 수연이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제주도 현지에서 캐스팅한 배우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입담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배창호 감독의 부인인 김유미씨가 주인공 은희로 출연한 <외출&g
청량하고 시원한 한 줄기 바람 같은 영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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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깡패 같은 애인>은 별 볼일 없는 삼류 건달 얘기다. 그러고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많다. 일단 <파이란>(2001)에서 조직 후배에게 무시당하면서도 입만 살아 오락실을 전전하던 강재(최민식)와 무척 닮았다. 한창때 같이 구르던 친구 용식(손병호)이 어느덧 보스로 성장한 상황도, 이제는 동네에 전단지를 붙이고 다니며 친구(박원상) 밑에서 뒤치다꺼리를 하는 처지도 비슷하다. 말하자면 모두가 꺼려하는 쓸모없는 남자다. 대신 교도소에 갔다 오면 조직의 ‘에이스’가 될 수 있을 거란 부추김에 기꺼이 누명을 뒤집어썼지만 그건 그냥 없던 얘기가 됐다. 그저 적당히 체념하고 살아야 편한 게 세상이다. 요즘 영화들 중에서는 양익준의 <똥파리>(2008)가 떠오른다. 조직 내에서는 늘 함께 다니는 어린 후배(권세인)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사적으로는 욕을 좀 덜하고 여자친구에게 좀더 나긋나긋하고 귀여운 ‘나이 든 똥파리’가 바로 박중훈이라고 할까.
조직에서 거
매끈하고 새끈한 로맨틱코미디 <내 깡패 같은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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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라이즈 선셋>은 달라이 라마 14세와의 만남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그에 관한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취합하거나 그의 지난 세월을 되짚어보는 형식이 아니라, 그저 달라이 라마와 함께했던 아주 특별한 하루의 기록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러닝머신을 달리고 신성하고 경건한 큰 절 ‘오체투지’와 기도, 명상의 시간을 가지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카메라와 내레이터는 가만히 그의 일상을 좇으며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고, 또한 달라이 라마의 설법이 시작되면 가만히 경청한다.
다큐는 종종 저속촬영의 영상으로 휙휙 지나가는 주변과 사물의 속도를 보여주는데, 그것은 윤회론에 따를 때 14번째 생을 맞은 달라이 라마에게는 같은 시간이 14배나 빠르게 흐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그는 우리 범인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하지만 카메라는 그가 지내고 있는 다람살라 주변의 사람들의 모습, 비폭력의 아이콘이지만 늘 무장경찰이 호위하지 않으면 안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그리고 “5시간
달라이 라마 14세와의 만남을 그린 다큐멘터리 <선라이즈 선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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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는 ‘영화, 한국을 만나다’ 프로젝트의 네 번째 작품이다. 이미 서울, 춘천, 인천을 배경으로 한 윤태용의 <서울>, 전계수의 <뭘 또 그렇게까지>, 문승욱의 <시티 오브 크레인>이 개봉했다. <그녀에게>의 무대는 부산이다. 부산은 독창적인 풍광과 도시적 정체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에서는 ‘경상도 사나이 장르’의 노스탤지어적인 무대로만 소비되어왔다. 부산이 열렬히 충무로에 로케이션을 지원하고도 남는 장사는 해본 적 없단 소리다. <그녀에게>는 프로젝트의 목적에 맞게 부산이라는 도시의 풍광을 열심히 담아낸다. DSLR 인기 출사지는 다 나온다.
그런데 김성호(<거울 속으로>) 감독은 부산이라는 도시를 근사한 병풍 이상의 주요한 장치로 극 속에 끌어올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사실 <그녀에게>는 무대가 어디라도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영화감독 인수(이우성)는 부산에서 혜련(한주영)이란 여
‘영화, 한국을 만나다’ 네 번째 프로젝트 <그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