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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더이상 신을 섬기지 않기로 했다. 분노한 제우스(리암 니슨)는 인간들에게 공포를 보여주려 하고, 지옥의 신 하데스(레이프 파인즈)가 해저괴물 크라켄을 앞세워 제우스의 뜻을 받들어 모신다. 한편, 제우스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페르세우스(샘 워싱턴)는 신의 아들이란 이유로 이 난관을 타개할 전사로 추앙받는다. 마침 신의 분노로 지상의 가족을 잃은 그는 복수를 다짐하고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선다.
페르세우스 신화는 수많은 영웅담의 원형이다. 신과 인간을 가리지 않는 제우스의 섹스 편력으로 잉태된 페르세우스는 태어나자마자 바다에 버려졌다. 이후 평범한 인간으로 자란 그는 우여곡절 끝에 아름다운 공주를 구하고 영웅이 된다. 레이 해리하우젠이 1981년에 만든 <크래시 오브 타이탄>은 이 신화에서 몇 가지 설정을 바꾸긴 했지만, 영웅신화의 형태를 충실히 따른 작품이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그가 고난의 행군을 거쳐 결국 아버지의 인정을 받게
2010년 블록버스터 시즌의 신호탄 <타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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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마엘(루이스 가렐)과 줄리(뤼도빈 사니에르)는 거의 10년 가까이 사귀어온 오랜 연인이다. 지나치게 익숙해져버린 탓에 다른 친구인 알리스(클로틸드 에스메)를 끌어들여 ‘스리섬’을 가져보기도 한다. 그러다 줄리가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뜨게 되고 이들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 하지만 줄리의 가족은 이스마엘을 구속하려 들고, 그런 가운데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사랑이 나타난다.
지난 2008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사랑의 찬가>라는 제목으로 상영됐던 <러브 송>은 독특한 스타일의 뮤지컬영화다. 인물들은 노래와 춤을 추겠다는 특별한 준비없이 거리를 걷다 껴안고 키스하고 사랑을 노래한다. 그래서 어쩌면 정형화된 뮤지컬이라기보다 그저 색다른 연기방식의 차용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대나 주변의 환경이 뮤지컬의 무대로 바뀌는 게 아니라 오직 주인공들만 그렇게 자유분방한 몸짓으로 ‘내 소중한 천사’ ‘너의 향기’ ‘할렐루야’ ‘죽음의 노래가
독특한 스타일의 뮤지컬영화 <러브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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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방도시 오카야마에는 정신과 의사 야마모토 마사토모가 설립한 코랄 오카야마 병원이 있다. 야마모토 박사와 자원 봉사자, 재택 도우미들이 운영하는 병원에는 정신적인 문제와 재정적인 문제를 껴안고 사는 환자들이 찾아온다. 누구는 거식증, 누구는 대인공포증, 누구는 조울증, 또 누구는 심각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 그들은 우유를 배달하는 ‘파스텔 우유배급소’와 사람들에게 무료 식사를 공급하는 ‘미니 코랄’식당에서 일하며 조금씩 사회를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연습한다.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정신병에 관대하지 못하다. 정신과 상담 이력만으로 취업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정신병을 앓는 환자들이 불쑥 찾아온 카메라를 반길 이유는 전혀 없다. <멘탈>의 무대가 일반적인 정신병동이 아닌 코랄 오카야마 정신 건강 상담소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코랄 아카야마 병원은 대안적인 병원이다. 진료의 야마모토 마사토모 박사는 일본 정신학계에서는 꽤 이름난
정신병에 대한 담담한 다큐멘터리 <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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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작은 소도시. 사람들이 미쳐간다. 평범한 노인이 야구장에 총기를 들고 난입했다가 보안관 데이빗(티모시 올리펀트)에게 사살당하는 것을 시작으로 마을 사람들이 광인으로 변해 무차별적 살인을 저지른다. 알고 보니 마을 어귀에 추락한 군수송기에서 치명적인 광기 바이러스가 새어나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군부대를 투입해 도시를 폐쇄하고 모든 생존자를 수색해서 처단하기 시작한다. 데이빗과 임신한 아내(라다 미첼) 일행은 미치광이들과 군대의 광기를 피해 탈출을 꾀한다.
<크레이지>는 좀비 장르의 거장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분노의 대결투>(The Crazies, 1973)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그런데 <분노의 대결투>가 로메로의 가장 좋은 영화였던가? 글쎄. 컬트팬이 꽤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로메로의 대표작으로 거론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다만 요즘 리메이크하기에는 아주 적절한 영화다. 비밀스런 공권력, 치명적인 바이러스, 새롭게 업
원전을 뛰어넘는 리메이크 <크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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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로 복역 중인 수인(김남길)은 AIDS 감염자라는 이유로 다들 멀리하는 상병(정윤민)에게 접근한다. 수차례의 탈옥 전력이 있는 수인은 AIDS에 감염되면 곧 출소한다고 믿고 있다. 수인은 상병이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자, 그의 피를 몰래 수혈한다. AIDS에 감염됐다고 해서 감옥을 벗어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수인은 입원 치료 도중 결국 탈옥한다. 세상에 나왔지만 제대로 된 복수를 하지도 못하고 쫓겨다니던 수인은 결국 상병이 소식을 궁금해했던 여인 미아(황우슬혜)의 카페에 찾아든다.
<피터팬의 공식>의 한수는 억울하다. 엄마가 ‘허무하다’며 살충제를 마시고 병상에 누워버린 뒤로 한수는 빚 독촉에 시달리는 신세가 된다. 그만둔 수영을 다시 시작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한수는 그저 고통스런 자신의 열아홉을 감내해야 한다. <폭풍전야>의 수인은 한수가 가진 사정보다 더하다. 수인은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무기형을
세상과 화해하는 법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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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한 중학교 교실. 국어 교사 마랭(프랑수아 베고도)과 학생들은 새 학기를 맞는다. 마랭은 학생들을 잘 이끌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말끝마다 대꾸하기를 즐겨하는 아랍계 여자아이, 불법체류자의 자녀인 중국인 남자아이, 다른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온 흑인 남자아이 등 다양한 이민자들로 구성된 학생들로 인해 여기저기서 돌발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랭과 학생들은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고, 마음을 열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하지만 시시껄렁한 흑인아이 술레이만이 마랭에게 반항하기 시작하면서 교실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클래스>의 배경인 교실은 그 어느 곳보다 생생하다.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조금의 빈틈도 놓치지 않고 딴짓하려는 아이들 사이에서 수시로 긴장감이 형성된다. 그때마다 교사 프랑수아 마랭은 아이들을 강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한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이상적인
아이들을 통해 보여지는 사회의 단면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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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한 소학교. 완력을 휘두르며 급우들을 수하 부리듯 했던 형석이 갑자기 사라진다. 교실은 잠시 온기를 되찾지만, 이내 형석에게 눌려 살았던 도진(육동일)과 민구(이승민)는 패를 규합해 사사건건 으르렁거린다. 한편, 뭍에서 전학 온 동일(김두진)은 도진에게 접근해 신임을 얻은 뒤, 서연(한이빈)의 마음을 얻으려면 급장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민구를 완전히 짓밟아야 한다고 이간질한다. 도진과 민구의 싸움은, 동일이 끼어들면서 되돌릴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나도 잘 모르겠는데, 하난 확실해. 너 때문에 싸우는 거야.’ <꽃비>의 포스터에는 다소곳하게 책을 읽고 있는 소녀, 그리고 소녀를 동시에 바라보는 두 소년이 등장한다. 어떤 정보도 없다면, <친구> 혹은 <말죽거리 잔혹사>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꽃비>의 까까머리 청춘들은 순정을 증명하기 위해 까만 교복을 풀어헤치고, 주먹을 날리기를 마다하지 않
제주 ‘4·3 항쟁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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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소년 크리스티아노(알바로 칼카)는 실업자 아버지 리노(필리포 티미)와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산다. 그들의 유일한 친구는 아버지가 돌보는 정신병자 콰트로(엘리오 제르마노)다. 콰트로는 늘 TV 속 포르노 스타와 사랑에 빠지는 상상을 하는데, 크리스티아노의 친구 파비아나(안젤리카 레오)를 본 뒤 그녀가 TV 속 포르노 배우라는 착각에 빠진다. 파비아나에게 다가가려던 콰트로는 우발적으로 그녀를 죽이고, 이를 목격한 리노는 충격에 뇌출혈을 일으킨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크리스티아노는 아버지가 파비아나를 죽인 것으로 오해한다.
가브리엘 살바토레의 성장영화 <아임 낫 스케어드>를 본 이라면, 그가 순수함이라는 가치를 지켜내는 데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점을 잘 알 것이다. 살바토레는 아이들의 순결한 내면이 외부적 요소에 의해 어떤 갈등을 겪는지 지켜보길 즐기며, 애당초 순수함이 존재하기는 하냐고 질문하는 감독이다. 살바토레의 성장영화가 여느 감독들의 그것
살바토레의 두 번째 성장영화 <애즈 갓 커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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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올린 지 두달 만에 진우(유지태)는 식물인간이 된다. 병상에 누워 간신히 숨만 쉬는 남편 진우를 깨워보려고 연이(윤진서)는 갖은 애를 쓰지만 별 소용이 없다. 결혼식 비디오를 보며 한숨 쉬는 연이 앞에 진우의 동생 진호(유지태)가 나타난다. 진호는 진우와 외모는 물론이고 목소리까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이다. 외국에서 공부하다 한국으로 돌아온 진호는 연이의 삶에 조금씩 개입하려 들고, 진호의 손길을 차갑게 거부하던 연이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한 여자를 사랑한 형제의 비극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중독>(2002)에서 대진(이병헌)은 형수인 은수(이미연)를 사랑한다. 형제는 동시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고, 먼저 깨어난 대진은 형의 영혼이 빙의됐다고 주장하면서 은수에게 다가선다. <비밀애>에서 <중독>을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다. 외려 자연스럽다.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형을 대신해 진호는 형수인 연이의 육체를 탐
한 여자를 사랑한 형제의 비극 <비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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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주재 니혼신문기자 난부(에구치 요스케)는 일본 아이가 조만간 타이에서 불법 장기이식수술을 받는다는 정보를 접하고 취재를 시작한다. 충격적인 것은 심장 제공자가 살아 있는 아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살아 있는 아이를 살해한 다음 그 심장을 일본 아이에게 이식한다는 뜻이다. 한편 방콕 사회복지센터에 자원봉사자로 찾아온 케이코(미야자키 아오이) 역시 타이 아이들이 처한 비참한 현실 앞에서 고민한다. 난부는 프리랜서 사진작가 요다(쓰마부키 사토시)를 끌어들여 끔찍한 장기매매의 현장을 포착하려 한다.
재일동포 작가 양석일의 소설을 읽어온(혹은 그의 작품이 영화화된 <피와 뼈>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를 본) 관객이라면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이 작가가 들여다보는 현대 일본의 텅 빈 공동이 얼마나 끔찍하고 가차없는지. 그는 전후 일본을 뒤덮은 광기가 어떻게 시스템화되는지, 그것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시공간을 넘어 어떻게 연쇄적으로 대
끔찍한 장기매매의 현장 <어둠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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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코(히로스에 료코)는 맞선남 겐이치(니시지마 히데토시)의 침착한 모습을 높이 사 결혼을 한다. 그러나 신혼생활을 맞보기도 전에 겐이치는 이전 근무지인 가나자와로 출장을 가고 그 뒤 실종된다. 데이코는 무작정 그를 찾아 가나자와로 떠나지만, 남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로서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그즈음 가나자와에선 연이은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데이코는 희생자들이 모두 남편과 관련된 인물임을 알고 진실에 접근한다.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이누도 잇신의 선택은 남달라 보인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황색눈물> <구구는 고양이다> 등을 통해 그간 이누도 잇신이 보여주려 했던 것은 사건의 전말을 캐내는 장르적인 접근보다 대부분 인물들의 심리에 다가가려는 섬세한 시도였다.
역시 이누도 잇신은 장르의 뼈대만을 유
전후 일본인들의 어두운 자화상 <제로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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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아마존의 조에족은 비교적 자신들의 전통을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부족이다. 조에족은 나무를 깎아 만든 기둥형의 ‘뽀뚜루’를 턱에 꽂고 다닌다. 조에족 최고의 사냥꾼 모닌은 부인 셋을 거느리고 있다. 와우라족은 1년 내내 축제를 즐기는 활기차고 건강한 부족이다. 마을 사람들이 전부 참여하는 격투기 시합 ‘우까우까’가 대표적인 축제다. 와우라족의 소녀 야물루는 최근 1년간의 격리 생활을 끝냈다. 와우라족의 소녀들은 첫 월경을 시작하면 1년간 외출을 하지 못한다.
<아마존의 눈물>은 이미 MBC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관객의 의견이 조금 갈릴 수 있는 영화다. 방송 미공개 영상이 첨가됐다고는 하나 극장판 <아마존의 눈물>과 방송용에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극장판에서는 와우라족의 소녀 야물루 이야기가 많이 덧붙었다. 야물루는 조에족의 모닌만큼 비중있는 인물로 영화에 출연한다. 1년간의 격리 생활을 끝
방송 미공개 영상이 첨가된 극장판 <아마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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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아들이었으나 형제간에 얽힌 어두운 사연으로 집을 떠나 거친 바다의 탕아가 된 솔로몬 케인(제임스 퓨어포이). 그는 악마와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인 뒤 불현듯 더이상 칼을 잡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고 수도원으로 들어가버린다. 하지만 1600년 당시 악마의 세력이 지배하던 그때, 숨겨진 운명의 힘에 의해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 솔로몬은 다시 악마의 세력과 맞서게 된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되리라고는 꿈도 못 꾸던 그 시절에 <코난 더 바바리안> <레드 소냐> 같은 영웅서사들은 그의 근육질 몸매와 커다란 장검 그리고 원시적 분위기로 주목을 모았다. <솔로몬 케인>은 그 두편의 영화의 원작을 집필한 미국의 유명한 판타지 작가 로버트 E. 하워드의 또 다른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솔로몬 케인 삼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며 제작진은 나머지 두편도 곧 만들 계획이라 공표했다. <아바타>의 특수효과팀, <
CG시대에 돌아온 원시적 영웅의 이야기 <솔로몬 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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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2003년. 미 육군의 로이 밀러 준위(맷 데이먼)는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해서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고 바그다드로 온다. 밀러 준위의 소대는 익명의 제보자가 제공한 정보에 따라 수색작전을 펼치지만 작전은 매번 실패로 돌아간다. 대량살상무기의 존재 자체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밀러는 진실을 은폐하려는 국방부 요원 파운드스톤(그렉 키니어)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CIA 요원 마틴 브라운(브렌단 글리슨)의 도움을 받아 미 정부의 더러운 음모에 다가서기 시작한다.
<그린존>은 바그다드에 위치한 미군의 특별 경계구역을 의미한다. 미군은 2003년 사담 후세인의 정권이 붕괴한 뒤 후세인의 바그다드 궁전을 개조해 전쟁 속 낙원을 만들었다. 그린존의 미국인들은 낙원 속 수영장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스테이크를 목구멍에 씹어넣으며 대량살상무기라는 허수아비를 홍보했다. 그린존의 좋던 시절은 끝났다. 부시는 내려오고 오바마가 올라섰다. 사담 후세인은 죽었고
‘바그다드의 제이슨 본’ <그린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