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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기증은 어느새 할리우드의 새로운 황금광이 됐다. 올해 개봉작만 해도 <에브리바디 올라잇> <플랜B> 등의 영화가 있었고, 이제 <스위치>가 개봉한다. <스위치>는 짝사랑하던 여자친구를 우연히 자신의 정자로 임신시키는 남자의 이야기다. 월리(제이슨 베이트먼)는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캐시(제니퍼 애니스톤)를 짝사랑하지만, 연애엔 지쳤고 더 늦기 전에 아이를 가지고 싶은 캐시는 남자를 찾는 대신 정자 기증으로 임신하려 한다. 금발 미남 교수의 ‘우월한 정자’를 기증받은 캐시는 인공수정을 기원하는 파티를 열고, 파티에서 만취한 월리는 우연히 화장실에서 교수의 정자를 자신의 것으로 바꿔치기한다. 캐시의 임신과 출산 소식이 이어지고, 7년이 지나 그녀와 재회한 월리는 캐시의 아들이 자신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떻게 보면 <과속스캔들>과 닮았다. 하룻밤의 실수로 얻은 혈육이 갑자기 나타난다는 설정도 그렇고, 뺀질거리던 싱글남
짝사랑하던 여자친구를 우연히 임신시키다!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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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정배(이선균)는 수년째 등단하지 못한 만화가다. 여자 다림(최강희)은 섹스 경험이 없어 외국 잡지를 베껴 쓰는 섹스칼럼니스트다. 사실상 백수인 두 사람은 1억3천만원이 걸린 성인만화 공모전을 위해 만화가와 스토리작가로 만난다. 정배에게는 등단과 함께 화가인 아버지가 유작으로 남긴 어머니의 그림을 지킬 수 있는 기회이고, 다림에게는 자신이 얹혀사는 동생의 시달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다. 만화도 진지한 예술이라는 태도를 가진 정배와 없는 작가경력이 있다고 떠벌렸던 다림은 사사건건 부딪힌다. 그러는 와중에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잦아지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사소한 오해로 잠시 멀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한편의 성인만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는 두 남녀에게 기대할 수 있는 건 명확하다. 가감없는 성적 고백과 농담이거나, 침대에서 벌어지는 질펀한 브레인스토밍이거나. 하지만 <쩨쩨한 로맨스>는 뜻밖에도 사회적 루저 남녀의 성장과 사랑을 그리는 영화다. 이들의 대화
사회적 루저 남녀의 성장과 사랑을 그리는 영화 <쩨쩨한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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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것처럼 시작된다. 거대 야쿠자 조직의 2인자 가토가 중간 보스 이케모토를 불러다 호통을 친다. 다른 파인 무라세의 조직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경고한다. 불안함을 느낀 이케모토는 수하에 있는 오오토모(기타노 다케시)에게 무라세 조직과 문제를 좀 일으켜서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라고 명령한다. 그러다 일이 커지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간다. 오오토모는 무라세와 정말 맞서야 하는 지경이 되고 이케모토에게서는 버려질 처지에 놓인다. 이건 <아웃레이지>의 초입에 등장하는 작은 한 부분의 이야기일 뿐 영화에서는 유사한 관계가 다반사다. 주인공이라 칭해야 할 대략 11명(야쿠자 10인과 경찰 1인)의 극악무도한 자들은 서로가 배신하고 죽인다.
<아웃레이지>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던 과욕의 작품 <다케시즈> 이후 근 5년 만에 한국에서 개봉하는 기타노 다케시의 작품이다. 그동안 그는 <다케시즈>에 이어 자기 반영 삼부작의 나머지
피도 눈물도 없이 굴러가는 악인들의 세상에 대한 건조한 시선 <아웃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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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한다’고 누가 말할 때, 거기엔 이유를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왜 음악을 좋아하냐’고 묻는 건 필요없는 질문이다. 누구나 안심하고 음악에 마음을 내맡긴다는 면에서 음악은 ‘엄마’와 닮아 있다. 그 당연한 사랑에는 이유를 묻지 않아도 된다. 뮤지션이 되려 상경한 준수(몬구)는 동물원에서 원숭이에게 노래를 불러주다 인디 가수 희정(한희정)과 만난다. 서로 음악적 호감을 나눈 그들은 기타세션을 이루고 연인이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점점 음악 색깔의 차이가 드러나 다툼이 잦아지고, 결국 헤어지고 만다. 이후 둘은 각자 음악 활동을 이어가지만 서로의 빈자리를 떨칠 수 없다. 그들은 다시 함께 살며 노래하게 된다. 그러나 하나의 노래를 부르면서도 이제 사랑으로는 하나가 될 수 없음을 느낀다.
<춤추는 동물원>의 사랑담에 특별함은 없다.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 또한 평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끌리듯 이 영화를 긍정하게 된다. 음악에 기대는 그들
음악에 마음을 바친다는 것 <춤추는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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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영화를 거의 설명하려 들지 않아 ‘불립문자’와 같은 오기가미 나오코의 영화들. <요시노 이발관>에서 아이들의 바가지머리는 이후 프랑스의 최신 유행이 되어 마을 안팎을 ‘순환’한다. <카모메 식당>은 담백한 솔푸드를 팔고, 때론 그냥 나눠주며 돈의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다. <안경>은 산이 아닌 해변 민박집에서 사색하는 일종의 템플스테이다. <토일렛>에서 레이의 로봇장난감은 그가 모든 걸 바쳐 만들어 섬기는 동시에, 그를 지키는 불상과 다름없다. 이젠 눈치채야 한다. 그의 영화는 불교적이다.
연구실 직원 레이(알렉스 하우스)가 입는 옷은 연구실 흰 가운과 단 한 종류의 셔츠, 바지뿐이다. 단조로운 삶을 사는 그의 유일한 행복은, 로봇장난감을 조립해 방에 전시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세상을 떠난다. 갑자기 그와 함께 살게 되는 사람들은 은둔형 외톨이 형, 버릇없는 여동생, 그리고 엄마의 부름으로 일본에서 온 할머니(모타이
윤회와 순환의 중간지점인 그 곳 <토일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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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이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면? 이대역 다음이 신촌역이 아니라면? 혹은 신촌역을 그냥 통과한다면? 영화는 자동화된 우리의 일상을 깨는, 새벽 4시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로 시작한다. 임신을 한 동생의 양수가 터졌다는 전화를 받은 안나(알바 로르와처)는 남편을 깨우고, 새벽 4시에 처제의 양수가 터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 리 없는 남편은 카센터에 차를 맡겼다며 새벽 4시에 옆집 문을 두드린다. 동생은 예정대로 예쁜 아기를 순산한다. 그러나 안나는 다른 남자 도미니코(피에르 프란체스코 파비노)와 사랑에 빠지며 일상의 굴레를 벗어난다.
<사랑하고 싶은 시간>은 가정이 있는 남녀가 사랑하는, 이른바 ‘불륜’이라고 부르는 것을 소재로 한 영화다. 영화는 이러한 소재를 다루는 수많은 영화들의 서사적 문법을 그대로 따라간다. 첫 만남의 망설임과 두려움, 그리고 그 두근거림, 심연을 알 수 없을 만큼 나락으로 빠져드는 열정과 불붙는 사랑, 금기를 깨고 맞는 한순간의 여유와 행복
깊은 통찰력으로 들여다보는 순간의 떨림 <사랑하고 싶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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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미국에서 환생한 한국의 이무기만큼이나 서부시대 미국에 상륙한 동양의 무사도 당황스러운 캐릭터다. <워리어스 웨이> 또한 ‘그렇다 치자’고 한다. 다만, <디 워>가 현실세계를 바탕에 두고 비약을 거듭한다면 <워리어스 웨이>는 아예 ‘비약’이란 개념 자체를 지워버린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아주아주 먼 옛날”이다. 인류 최고의 무사이고픈 전사(장동건)는 적을 해치우고 정말 인류 최고의 무사로 등극하지만, 끝내 적의 아기만은 죽이지 못한다. 그는 자신에게 명을 내린 조직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아기와 함께 미국으로 향한다. 배우 장동건을 키워드로 삼는다면 <워리어스 웨이>는 <무극>의 시대와 서부시대를 동시대로 연결시키는 셈이다. 작정하고 시공을 초월하는 상황에서 ‘비약’이란 단어가 설 곳은 없다.
동양의 무사가 서부에 왔다, 치고 이제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 <워리어스 웨이>는 그보다 이제 무엇을 보여줄
동양의 무사, 서부에 오다 <워리어스 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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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가족으로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패밀리마트>는 헤어진 게 아니라 단지 따로 사는 거라고 생각하는 부부와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을 통해 가족의 범주와 의미를 되묻는다. 결혼 10년차 부부인 찬영(노준호)과 윤희(김연수)는 친구들 앞에서 이혼을 선언한다. 단지 한 지붕 밑에서 살지 않는 것뿐 부모의 책임은 다하는 두 사람을 주위에서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두 사람은 친구처럼 편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혼한 지 1년이 지날 무렵, 주말부부 같은 안정된 관계를 유지해가던 찬영과 윤희 사이에 과거 윤희의 절친이자 윤희를 사랑했던 선영(김현숙)이 나타나면서 미묘한 변화가 일어난다. 아들에게 아버지로 충실했던 찬영의 자리를 어느새 대신하고 있는 선영 때문에 찬영은 어딘가 불안하다.
평범한 연애담이라면 ‘그렇게 그들은 행복하게 결혼했습니다’에서 막을 내리겠지만, 현실에서 결혼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마찬가지로 이혼 역시 끝이 아닌 삶의 연장일 뿐이다.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가족의 범주와 의미를 되묻는 영화 <패밀리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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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제목은 재현된 실체에 비해 너무 거창하다. 아마도 ‘나의 찌질함에는 이유가 있다’ 정도가 더 어울릴 듯싶다. 감독은 어떤 허세나 꾸밈도 들어설 틈 없이 찌질하기 그지없는 20대 청년의 이틀을 쫓는다. 동거하던 여자친구에게 쫓겨난 제기(배제기)는 홧김에 일하던 옷가게에서 돈을 훔쳐 달아난다. 몇년 전 그가 친구들에게 소개한 다단계 때문에 찾아갈 친구도 없고, 어머니는 전화번호도 바꾸고 이사간 지 오래다. 빈 상자를 깔고 건물 복도에서 잠이 드는 그의 삶은 갑갑하고 출구가 없어 보인다. 막다른 골목에 부딪힌 20대 청춘의 초상을 이 영화보다 더 사실적으로 다룬 영화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제기는 옷가게에서 55만원을 훔쳤지만 주인은 88만원을 요구한다. 친구가 윽박지르며 갚아준 차액 33만원을 구하러 다니는 것이 이 영화 후반부의 주요 서사다. 감독은 일부러 ‘88만원’이라는 20대의 상징적 키워드를 삽입함으로써 이것이 제기라는 특수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20대
찌질하기 그지없는 20대 청년의 이틀 <나의 불행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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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병매>는 1995년 개봉해 깜짝 흥행을 거뒀던 <옥보단>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금병매>는 <옥보단> <소녀경>과 더불어 중국의 3대 성애 소설로 꼽힌다. <옥보단> 때와 다른 점이라면 일본의 AV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비약적으로 수위를 높였다는 점이다. 체모가 그대로 드러나는 등 준포르노급이다.
서문경(임위건)은 아버지(서소강)로부터 최고의 성교 기술을 전수받아, 자신의 남근으로 붓글씨를 쓸 수 있을 정도의 강철 같은 성기를 얻게 된다. 세상 모든 여자를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난 그는 비구니들만 생활하는 암자에서 만난 한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우연히 참석한 연회에서 금련(세리나 하야카와)을 만나 첫눈에 반하고, 한참 시간이 흐른 뒤 그녀의 남편을 독살하면서까지 금련을 첩으로 들이고야 만다.
아마도 남편을 죽이면서까지 남의 아내를 빼앗으며 봉건사회의 죄악상을 드러내던 원작의 절망감을 찾을 사람은 없
물량과 제작비를 과시하는 때깔나는 '준포르노' <금병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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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도예가 준호(송승헌)와 인터넷 쇼핑몰 CEO 나나미(마쓰시마 나나코)는 국적을 뛰어넘어 사랑에 빠진다. 나나미는 갑작스런 행복감에 도리어 혼란스러워하지만 준호가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고 보듬어준다. 둘은 마침내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동반의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둘 사이를 가르는 불행은 결혼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찾아온다. 나나미가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살해당하고 준호는 그녀의 유산을 노린 살인 공모자로 몰린다. 이 살인의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었고 이제는 준호까지 위험해질 지경이다. 유령으로 남아 준호의 곁을 맴돌던 나나미는 우연히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되고, 엉터리 심령술사 운텐(기키 기린)의 도움을 얻어 준호를 지키려고 한다.
제작의도에 따르면 이 영화는 “1990년 11월24일 개봉일 20주년에 맞춰 제작된 글로벌 프로젝트 아시아판 <사랑과 영혼>”이다. 남녀의 극중 역할이 다소 바뀌었을 뿐 이전과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혹은 그보
글로벌 프로젝트 아시아판 <사랑과 영혼>, <고스트: 보이지 않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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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워 보이면서도 한편으론 음산해 보이는 미국의 어느 부유한 마을. 숙희(송혜교)라는 젊은 여인이 한국계 미국인 피터(롭 양)의 아내가 되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다. 둘은 얼마 전 중매결혼으로 만나 아직 좀 서먹한데, 피터의 어머니가 그들 사이를 더 불편하게 한다. 숙희는 피터의 친구이자 옆집 이웃이기도 한 존(아노 프리시)과 줄리(애시나 커리) 부부와 곧 친해진다. 숙희는 자신의 미국 이름도 줄리라고 짓는다. 하지만 피터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숙희가 무속인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교민이 이 집안에 나쁜 일들이 벌어지는 게 전부 그녀 때문이라고 시어머니에게 말한다. 뒤이어 시어머니까지 자살하자 숙희는 옆집 부부에게 마음을 의탁한다. 아니, 접근한다.
<페티쉬>의 어떤 장면들은 아주 섬뜩한 분위기를 갖췄다. 예컨대 영화의 라스트신에서 줄리의 정체를 밝힐 때 사용한 장치와 그 분위기는 적어도 한국 관객에게는 오싹함을 안길 만하다. 그만한 장면이 흔치
한국의 무속적 인습과 오컬트 무비의 합종 교배 <페티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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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곧장 노예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폭탄, <하트비트>는 뚜렷한 이유도 논리적 설명도 불가능한 짝사랑에 관한 기발하고 재치있는 소품이다. 게이 프랑시스(자비에 돌란)와 마리(모니아 초크리)는 비슷한 취향으로 뭉친 절친. 그러나 파티에서 다비드상과 똑 닮은 니콜라(닐 슈나이더)를 만나 한눈에 반하면서, 지금껏 쌓아온 둘의 우정은 위태로워진다.
사랑 앞에 눈이 먼 프랑시스와 마리의 열띤 신경전. <하트비트>는 본인은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이 ‘이상행동’에 관한 보고서다. 니콜라에게 관심없는 척하는 거짓 대화들의 집중 추적, 니콜라를 만나기 전 그들이 약속장소에 입고 나갈 옷을 고르는 장면의 교차편집, 니콜라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대화의 디테일까지 영화는 치사할 정도로 디테일하게 둘의 민망한 애정고백을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짓궂은 관찰임에 틀림없지만,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서 지켜보는 과정은 흥미롭고 유머러스할 수밖에 없다.
짝사랑에 관한 기발하고 재치있는 소품 <하트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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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은교(박재정)는 회사에서 잘리고 여자친구마저 떠나버려 낙담하던 차에 안동에서 강사 자리가 나자 주저없이 안동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대학 동아리 후배였던 인우(윤소이)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은교는 인우를 어디선가 본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한번에 알아보지 못하고, 말한다. ‘우리 만난 적 있나요?’
동서고금 이만큼 진부한 작업 멘트로 없으련만 요즘도 여전히 주위에서 이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까닭은 아마도 정말로 그랬으면 하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우리 만난 적 있나요>는 가을, 사진, 첫사랑, 시골의 여유롭고 아름다운 풍경 등 로맨스에 자주 활용되는 진부한 소재들로 가득 채워져 있지만 비교적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감성을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안동 지역 실제 이야기인 ‘원이 엄마’ 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영화는 안동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풍광과 어울리는 두 남녀의 풋풋한 만남을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보여준다.
내내 은교를 기다렸던 인우는 자
두 남녀의 풋풋한 만남을 가을의 설렘과 따스함으로 전달해주는 <우리 만난 적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