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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버 박사(에런 에크하트)는 악령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치료하는 퇴마사다. 엠버의 작업방식은 독특하다. 대화를 통해 악령이 환자 몸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잠재의식으로 들어가 환자 스스로 환각임을 자각해 거기서 벗어나도록 유도한다. 최근 엠버는 환상 속에서 엠버에게 가해진 상해가 현실의 몸에 흔적을 남기는 이상 증상을 겪는다. 이런 위험에도 그가 악령 퇴치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는 아내와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간 악령 매기를 찾기 위해서다. 박사는 마침내 11살 소년 카메론(데이비드 매주즈)의 몸속 악령에게서 매기의 흔적을 발견한다.
엑소시즘을 소재로 한 <인카네이트>는 비과학적인 것으로 인식된 퇴마 의식을 정신분석적 뇌과학으로 바꾸려 한다. 엠버가 퇴치 작업을 벌일 때 두뇌에 부착하는 패치와 여러 대의 컴퓨터 모니터로 구성된 장치가 등장하는데, 그 자체로 이것이 과학적인 과정임을 강조하려는 것 같다. 부자 관계에 트라우마를 지닌 성인 남성과 소년이
‘악령’을 없애고 아이를 구하라! <인카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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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스위드(이완 맥그리거)는 종교와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미스 아메리카 출신의 아름답고 당찬 던(제니퍼 코널리)과 결혼한다. 스위드와 던은 여성용 장갑을 제작하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남편과 소를 치며 딸을 키우는 아내로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꾸려간다. 두 사람은 남부러울 것이 없다. 단, 어린 딸 메리가 말을 조금 더듬는 것만 빼면 말이다. 언어치료사 쉴라는 메리가 아름다운 어머니 던과 비교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일부러 말을 더듬는 것이라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한다. 어느 날 메리는 베트남의 틱꽝득 승려가 전쟁에 반대하며 분신하는 광경을 TV를 통해 지켜본 뒤 큰 충격을 받는다. 메리는 왜 아무도 그를 살리려고 하지 않았냐며 울부짖는다. 시간이 흘러 사춘기에 접어든 메리(다코타 패닝)는 과격한 방식으로 사회에 저항감을 표출하며 반항아로 성장한다.
1960년대 미국의 시대상을 담은 이 영화는 매끈한 오늘날의 이미지에 불쑥 흑백의 자료화면을 인서트한다. 화해 불가능한 상태로 병렬
삶과 죽음에 관한 질문 <아메리칸 패스토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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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의 연을 끊고 산속에서 은둔 생활을 시작한 극작가 고스케(나가오카 다스쿠) 앞에 어느 날 홀연히 시오리(마미야 유키)라는 이름의 낯선 여인이 찾아온다. 목적은 단 하나, 고스케를 유혹하는 것. 욕망을 멀리하고 살기로 결심한 고스케는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신을 유혹하는 시오리가 곤혹스럽기만하다. 다른 남자를 끌어들여 질투를 유발하고, 거친 몸싸움을 벌여보아도 고스케가 자신의 뜻대로 넘어올 것 같지 않자 시오리는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든다. 때마침 함께 연극을 했던 고스케의 옛 여자친구가 산속을 찾아온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기 시작했다면 시작한 지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맥락없이 다짜고짜 옷을 벗는 시오리의 모습에 당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일본 닛카쓰 스튜디오에서 ‘로망 포르노’ 제작 45주년을 맞아 기획한 ‘로포리(로망 포르노 리부트) 프로젝트’ 다섯편 중 한편에 해당하는 ‘핑크무비’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영화의 목적이 분명하
목적은 단 하나, 고스케를 유혹하는 것 <바람에 젖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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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도둑, 루팡(야마다 야스오)과 지겐(고바야시 기요시)은 카지노를 터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훔친 돈을 뜯어보니 전부 다 위조지폐다. 루팡은 이 김에 ‘위조지폐의 블랙홀’이라 불리는 칼리오스트로를 털기로 한다. 섬에 들어서는 루팡 일행 곁으로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와 그를 뒤따르는 남자들의 자동차 추격전이 벌어진다. 추격전에 가세한 루팡은 여자를 구하는 데 성공하지만 사고로 정신을 잃는다. 눈을 떠보니 손에는 특이한 문양의 반지와 하얀 장갑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보다 5년 앞선 1979년에 제작돼 일본에서 개봉했다. 이어지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작품들에 비교하면 그림체가 투박하고 단순한 편이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스타일 또한 느낄 수 있다. 몽키 펀치가 그린 만화 <루팡 3세>가 영화의 원작으로, 1967년에 연재를 시작한 만화는 최근까지 TV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영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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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의 감독 파블로 라라인의 신작. 라라인이 <재키>를 통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재클린 케네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선보였듯, 그의 또 다른 전기영화 <네루다> 역시 칠레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정치인 파블로 네루다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이 인상적인 영화다. 1948년, 칠레 국민에게 사랑받는 시인이자 상원의원이었던 네루다(루이스 그네코)는 곤살레스 비델라 대통령을 격렬하게 비판하는 의회 연설을 한다. 정권을 잡자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하고, 공산당과 체결한 협약을 파기한 대통령의 처사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네루다는 국가원수를 모독했다는 죄로 도망자가 되어 전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된다.
전기영화로서 <네루다>가 흥미로워지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영화는 칠레에서 가장 유명한 도망자인 파블로 네루다가 아닌, 그런 그를 추적해야만하는 비밀경찰 오스카(영화를 위해 라라인이 창조해낸 가상의 인물로,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연기한다)를 등장시켜 시인과 그의 추격전을 비중 있게 조명
평생 같은 곳에 머무르지 않았던 시인의 역동성을 닮은 전기영화 <네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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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동아리 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리쿠(사카구치 겐타로)와 아오이(미와)는 어릴 적 소꿉친구다. 번역가가 꿈인 아오이는 마지막 축제 공연만 마치면 영국으로 연수를 떠날 예정이지만, 아직 리쿠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해 마음만 급하다. 마음이 급한 건 아오이만이 아니다. 신비한 ‘마법 레코드’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리쿠는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아오이 앞에 닥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홀로 동분서주 애를 쓴다. 우연히 리쿠의 마음과 비밀을 모두 알아버린 아오이는 리쿠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둘의 시간 여행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뒤늦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연인들의 가장 큰 후회는 ‘그때 너의 마음을 내가 알았더라면’일 테다. <너와 100번째 사랑>은 이런 연인들의 흔한 후회와 시간 여행을 달콤하게 엮어놓은 영화이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퍼즐처럼 조각난 시간을 다시 짜맞추는 ‘타임 리프’의 쾌감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은 예정돼 있다. 과거로 돌
너만을 위한 타임리프, 내가 널 지켜줄게 <너와 100번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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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재팬’(X JAPAN)은 1982년 일본에서 결성된 이래 강렬한 음악과 멤버들의 독특한 개성으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린 세계적 록밴드이다. 비록 핵심 멤버였던 히데와 다이지가 사망하고, 멤버들간의 불화로 활동을 중단하는 일도 있었지만 엑스재팬은 지금도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엑스재팬의 리더인 요시키를 중심으로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그린 다큐멘터리 <위 아 엑스>는 <시네마니아>(2002) 등의 다큐멘터리로 이름을 알린 스티븐 키작 감독의 작품이다. 잘 알려져 있듯 엑스재팬과 관련한 이야깃거리가 많다. 수많은 열성팬을 만들어냈던 전성기 시절의 인기는 그 자체로 주목할만한 사회현상이었으며 히데, 요시키, 도시, 다이지 등에게는 쉽게 정리하기 힘든 극적인 개인사가 있었다. 키작 감독은 엑스재팬의 이같은 복잡하고 다양한 면모를 하나씩 꼼꼼히 설명하는 한편, 이를 ‘열정’이라는 키워드로 묶으려 한다. 멤버들이 긴 시간 동안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계
엑스 재팬의 숨겨진 이야기 <위 아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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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연해주의 고려인들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지로 강제 이주된다. 그 고난의 디아스포라의 역사 속에서 고려인 예술가들은 카자흐스탄에 고려극장을 세우고 이산의 아픔을 노래로 달래기 시작한다.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는 고려극장의 전설적인 디바들, 그들의 구술과 노래를 통해 이산과 정착, 고려인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해 전하는 음악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고려극장의 초대 디바이자 고려인 최초의 인민배우인 이함덕 선생과 1970, 80년대에 재즈와 러시아 노래, 한국 노래를 두루 구사하며 월드뮤직을 지향했던 방타마라 선생을 중심으로 고려극장의 여성 디바들의 삶을 조명한다.
이들 여성 예술인들이 말하는 그들의 가족 이야기는 그 자체로 역사적 증거이자 기억의 한 조각이 되어 그 현재적 의미를 되묻는다.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는 오랫동안 트랜스아시아를 연구해온 영화평론가이자 영화연출가인 김소영 감독의 망명
고려극장의 여성 디바들의 삶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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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맡겨주십시오, 여러분. 전국을 설득해내겠습니다, 영남을 설득해내겠습니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996년 15대 총선에서 번번이 낙선한 정치인 노무현은 바보였다. 2000년 총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 정치 일번지 종로를 포기하고 험지 부산에 출마한 것이다.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동서화합을 이뤄내기 위해서다. 결과는 또 낙선. 그의 무모한 도전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노무현을 두고 “그런 바보가 좋고 대한민국에 노무현 같은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고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돈도, 조직도 잃은 노무현은 2년 뒤 새천년민주당(이하 민주당) 국민경선에 도전한다. <노무현입니다>는 당내 입지가 거의 없었던 까닭에 지지율이 겨우 1, 2%에 불과했던 노무현이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영화 <변호인>(2013)은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으면
“제게 맡겨주십시오" <노무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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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대니얼 칼루야)는 애인 로즈(앨리슨 윌리엄스)와 함께 로즈의 부모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런데 지금 크리스에게는 한 가지 걱정이 있다. 바로 자신은 흑인이고 로즈는 백인이라는 점이다. 크리스는 이를 괜한 걱정이라 스스로 생각하며 당당한 태도로 로즈의 부모와 인사를 나누지만 얼마 안 가 걱정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과 마주한다. 크리스는 과연 이 수상한 가족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
<겟 아웃>은 코미디언으로 잘 알려진 조던 필레의 연출 데뷔작이다. ‘호러영화’라는 단순한 표현으로는 정확히 설명하기 힘든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이 영화는 장르영화의 재미와 인종차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동시에 추구한다. 먼저 감독은 시퀀스마다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내며 다음 이야기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흥미진진한 전개를 선보인다. 특히 여러 하위 장르의 소재들을 능숙하게 조합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결말을 향해 빠르게 전진하는 솜씨는 관객에게 큰 쾌감을 선사한다. 나아가 이
크리스는 과연 이 수상한 가족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 <겟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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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시의 깊은 설산에는 우애 좋은 곰 형제, 브라이어(홍진욱)와 브램블(박상훈)이 산다. 곰 형제와 숲속 동물들의 평화로운 생활에 위기가 닥친 건 숲속을 점령한 벌목꾼들 때문이다. 집 짓는 데 쓸 재목을 구하겠다며 쳐들어온 벌목꾼들은 숲속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파괴해버린다. 나무로 빽빽했던 숲이 텅 비면서 숲엔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 깊은 산속 호수에는 산의 수호신, 겨울의 정령이 사는데 숲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그가 곧 화산폭발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겨울의 정령의 존재를 진지하게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형과 장난을 치다 숲속 외딴곳에 떨어진 브램블은 전설 속의 겨울의 정령과 마주한다.
벌목꾼 인간과 곰 형제의 갈등과 우정을 다룬 <부니 베어> 시리즈는 2012년부터 중국 200여개 TV채널에서 방영돼 대륙 안팎에서 큰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이다. 2013년에 첫 극장용 애니메이션 <부니 베어: 롤라 구출 대모험>이 개봉했는데, 전국적
전설 속 마법의 정령 ‘네바’를 지켜라! <부니 베어: 브램블의 신비한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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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대형 견에게 물려 처참한 모습으로 죽은 채 발견된다. “개밥이 되는 벌.” 증거라곤 살인자가 현장에 남기고 간 쪽지뿐이다. 이후 온갖 엽기적인 방식으로 살인이 자행되고 그 시체들이 도시 곳곳에서 발견된다. 사건은 비오는 날에만 일어나며, 유일한 단서는 살인자의 메모뿐이다. 강력 살인반의 사와무라 경관(오구리 슌)은 사건을 조사하다 한 가지 결정적인 사실을 발견한다. 피해자들이 모두 3년 전 한 살인사건 재판의 배심원이었다는 것. 하지만 여섯명의 판사와 배심원 중 이미 다섯명이 희생된 후다. 살아 있는 배심원은 한명, 사와무라의 아내 하루카(오노 마치코)다. 일에만 매달린 채 가정을 등한시하는 남편에게 지친 하루카는 아들 쇼코와 함께 집을 나가 2주째 연락 두절 상태다. 도모에 료스케의 세권짜리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원작의 구성을 충실히 따른다. 다섯번의 잔혹한 살인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조각난 단서들을 꿰맞추며 형사가 범인의 정체에 다가서는 과정이 극의 전
한 여자가 대형 견에게 물려 처참한 모습으로 죽은 채 발견된다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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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한 남편과 밝고 건강하게 커가는 여섯 아이들. 완벽했던 발렌틴(오드리 토투)의 일상이 뒤틀리기 시작한 건, 일곱 번째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나면서부터다. 이후 몇 차례의 탄생과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며 발렌틴은 깨닫는다. “주위 사람들이 떠나가는 걸 지켜보며 무력하게 늙어가리라.” 아들 앙리(제레미 레니에)는 어릴 적부터 함께 커온 마틸드(멜라니 로랑)와 결혼을 결심하며 발렌틴의 곁을 떠나겠다고 한다.
영화는 출산과 죽음, 만남과 이별을 테마로 어느 프랑스 귀족 가문의 연대기를 담는다. 한 여인과 그의 며느리, 그리고 며느리의 절친한 친구까지, 세명의 여인이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생계 문제를 비롯한 생활의 필연적인 고민과 갈등이 사라진 공간에서 인물들은 사랑과 우정 같은 가치에만 골몰한다. 인물들은 손짓과 눈길로 섬세하게 감정을 전하고, 형제와 부모의 은근하고 꾸준한 눈길 속에서 아이들은 단단하게 커간다. 다소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반복되는 삶의 풍경들은
출산과 죽음, 만남과 이별 <이터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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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야.” 결혼을 계기로 뮤지션의 꿈을 접기로 한 민우(한지상)는 마지막으로 밴드 경연에 나간다. 대회 참가를 위해 고등학교 시절 함께 활동하던 밴드 ‘1번 국도’의 멤버들이 뭉친다. 이들의 도전이 특별한 건 민우의 결혼식이 열린 전남 목포부터 대회가 열리는 경기도 가평 자라섬까지, 한달간 도보로 횡단하겠다는 계획 때문이다. 네명의 밴드 멤버에다 병태가 키우는 당나귀 짱아, 이들의 여정을 기록하는 제작사 PD 혜경(박효주)도 여정에 합류한다. 여행과 공연에만 빠져들고 싶은 바람과 달리 현실의 문제들은 자꾸만 이들의 발목을 잡는다.
로코 파팔레오 감독의 2010년작 <이탈리아 횡단밴드>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공연과 여행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컨셉의 로드무비지만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그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이들이 주목하는 건 네명의 오래 묵은 사연과 성격 차에서 오는 갈등이고, 음악은 드문드문 등장하는 버스킹 공연에서만 반짝인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야.” <마차 타고 고래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