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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와 하녀의 로맨스가 만든 결과라기엔 너무도 섬뜩한 풍경이 <리지>의 문을 연다. 고즈넉한 정원의 빛 너머로 집 안에는 도끼로 짓이긴 두구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 <리지>는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대저택에서 실제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다. 대지주 보든가의 상속녀 리지(클로에 세비니)가 자신의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했다는 결말을 먼저 제시한 다음, 그 전말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이다. 영화는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에 들어온 하녀 브리짓(크리스틴 스튜어트)과 리지의 관계가 난폭한 살해의 동력이라고 본다.
<리지>의 서사는 감춰진 진실을 발견하는 놀라움과는 거리가 멀다. 후반부로 갈수록 스릴은 증발하고, 두 사람 사이의 애틋한 감정이 그 자리를 채운다. 그러나 영화의 흐름과 별개로 관객에게는 이 심리 스릴러의 배경 무대가 되는 19세기 말 미국 남부의 이면을 상상하는 오싹한 즐거움이 허락된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
<리지> 보든 가의 상속녀와 하녀의 은밀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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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레닌그라드, 젊은이들이 뒷문으로 몰래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엔 당시 구소련에서 금기시된 자유사회의 상징인 록음악 공연이 한창이다. 그룹 주파크의 리더인 마이크(로만 빌릭)는 뛰어난 음악성으로 록 신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뮤지션. 아름다운 여인 나타샤(이리나 스타르셴바움)와 결혼 생활로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이크 무리의 여름 여행에 빅토르 최(유태오)가 나타난다. 재능 있는 신참 뮤지션 빅토르는 어느덧 마이크와 음악 동지들의 일원이 되어가고, 한편으로 나타샤와 사랑에 빠져 갈등한다.
<레토>를 한창 촬영하던 2017년은 러시아의 영웅인 뮤지션 빅토르 최의 탄생 55주년이 되던 해였다. 그가 28살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요절한 이후, 지난 시간 동안 그를 영화화하려는 시도도 많았다. <레토>는 그 무수한 열망을 수렴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기대했던 전기영화의 틀을 벗어난다.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시대의 아이콘의 무게
<레토>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은 자유로운 뮤지션 ‘빅토르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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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롱스에 사는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르텐슨)는 나이트클럽 경호원으로 일하며 문제가 생기면 주먹으로 해결하는 남자다. 일거리를 찾던 중 세계적인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의 운전사로 취직한다. 인종분리정책과 짐 크로 법이 존재하던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계급과 신분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은 콘서트 투어를 위해 맨해튼에서 출발해 미국 남부로 길고 긴 여정을 함께하면서 인종차별로 인한 온갖 끔찍한 일을 겪게 된다. 로드무비 성격을 띤 영화 <그린 북>은 당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자신들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설을 안내하는 책자 <그린 북>에 의지해 다녀야 했던 시대의 비극을 재현하는 한편, 양극단의 세계에서 살아가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우정을 동시에 그린다. <그린 북>은 어느 누구에게도 오롯이 감정이입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정체성을 지닌 두 사람의 관계를 지금 시대의 폭력성을 되묻게 만든다. 몸무게를 잔뜩 불려
<그린 북> 취향도, 성격도 완벽히 다른 두 남자의 특별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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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의 액션은 <언니>의 보장된 볼거리다. 여성 원톱 액션영화가 드문 현실에서 신체적으로 잘 훈련된 배우가 선보이는 다부지고 시원스러운 액션은 분명 귀한 쾌감을 준다. 다소 허술한 미장센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시선을 집중시키는 피사체 이시영의 힘은 야무지다. 문제는 영화의 불편함도 비슷한 지점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코르셋을 벗고, 링 위에 올라가 복싱선수가 된 배우에게 구태여 짧은 원피스와 하이힐을 고집하는 것이 <언니>의 세계다. 남성 악역들의 시선을 빙자해 당당히 신체를 관음하는 카메라는, 굳이 윤리적 차원을 언급하기 이전에 액션 신의 긴박감을 떨어트리는 주범으로 적발될 만하다.
이시영만큼이나 영화의 다른 한축에서 놀라움을 주는 건 신인배우 박세완이다. 경호원으로 근무하는 언니 인애(이시영)의 동생 은혜(박세완)는 지적장애가 있다. 성매매 카르텔의 피해자가 되어 자취를 감춘 동생을 구하기 위해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자비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것
<언니> 동생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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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경성, 일본은 조선의 모든 학교에서 조선어 과목을 폐지하는 등 한글을 아예 말살시키려는 공격적인 정책을 펼친다. 벼랑 끝까지 밀린 상황에도 불구하고 류정환(윤계상)을 필두로 한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주시경의 죽음으로 중단됐던 조선어사전, 말모이 원고를 완성하기 위해 분투한다. 극장에서 일하는 김판수(유해진)는 감옥소에 들락날락하고 아들의 월사금도 술 마시는 데 쓰는 한심한 한량이다. 그는 아들의 학비를 마련하려고 정환의 가방을 훔치다 발각돼 크게 망신을 당하는데, 공교롭게도 감옥소에서 인연을 맺은 조 선생(김홍파)이 소개해준 자리가 조선어학회의 심부름 일이라 당혹스럽다. 까막눈인 그는 처음에는 그들과 티격태격하지만 한글을 공부하고 우편물을 통해 전국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 작전’에 합류하면서 한글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게 된다.
2년 전 1천만 관객을 동원한 <택시운전사>(2017)처럼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 휘말리게 된 소시민의 각성을 주 뼈대로 한다. 교과서에
<말모이> 전국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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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남들처럼 살 수 있을까?” 보일러도 잘 켜지지 않는 원룸에 사는 29살 동갑내기 부부가 있다. 연기를 전공했지만 배우라는 옷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전기회사에 다니던 현호(이광현)는 “연기를 할 때는 살아 있다는 생명력을 느꼈고 그것을 되찾고 싶다”며 다시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고, 정희(박가영)는 기혼자라는 이유로 경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취직이 안 된다. 원룸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새로 살 집을 구하러 다니는 두 사람은 현실에서 오는 절망도, 막연한 희망도 품게 된다. 특히 그들이 살던 집보다 훨씬 좋은 북유럽풍의 집을 둘러보며 마음이 복잡해지는데, 공교롭게도 현호는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그는 낙방 사실을 정희에게 알리지 않고 마치 배우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 양 연기를 한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남들처럼 살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수없이 많이 접했다. 하지만 이런 소재를 갖고 차분하게 절망과 희망의 진폭을 담아내고자
<두 번째 겨울> “우리도 남들처럼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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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제2차 세계대전으로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 이탈리아에선 무솔리니가 파시스트 공화국을 세우면서 민족간 이념대립이 확산된다. 뜻있는 이탈리아 청년들은 의용군 파르티잔을 조직해 무솔리니에 대항한다. 영문학에 정통한 문학청년 밀톤(루카 마리넬리) 역시 총을 들고 파르티잔으로 활동 중이다. 밀톤은 한때 피에몬테의 별장에 머물며 자신과 음악과 문학으로 교감한 풀비아(발렌티나 벨레)를 마음 깊이 사랑했다. 하지만 밀톤이 고백하기 전에 풀비아는 고향으로 떠났다. 그리고 밀톤은 뒤늦게 풀비아가 자신의 친구 조르조(로렌초 리첼미)와 남몰래 만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괴로워한다. 밀톤은 조르조를 만나 사실을 확인하려 하지만 조르조는 파시스트에게 잡혀간 상태. 파시스트를 생포해 조르조와의 교환을 계획하지만 그조차 뜻대로 되지 않는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의 한가운데서도 삼각관계가 불러온 질투에 괴로워하는 밀톤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영화는 사랑이라는 사적인 문제에 몰두하
<레인보우: 나의 사랑> "모든 사람이 꿈꾸어 왔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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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주먹왕 랄프>에서 서로 다른 게임 속에 살고 있었으나 ‘다고쳐 펠릭스’ 게임 주인공 랄프(존 C. 라일리)의 활약으로 절친이 된 ‘슈가 러시’ 게임의 바넬로피(사라 실버맨)는 그 이후 평범하지만 다시 안정적인 게임기 속 삶에 적응하며 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랄프는 무료한 일상이 너무 마음에 드는 반면, 바넬로피는 슬슬 똑같은 게임 속 일상이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그 무렵 이들이 살고 있는 아케이드 게임 오락실에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가게 내에 와이파이 기기를 들여놓게 되는데, 이는 전기선만을 통해 서로의 게임세계를 왕래할 수 있었던 오락실 캐릭터들의 삶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온다. 바넬로피와 랄프는 오락실과 오래된 자신들의 아케이드 게임을 지켜내기 위해 막중한 임무를 안고 와이파이 신호를 탈것 삼아 인터넷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추억의 게임 속 캐릭터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근사하게 묘사해내고 나아가 잊혀진 캐릭터의 쓸쓸한 주변부 인생까지 보듬는 감동을 전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 와이파이를 타고 인터넷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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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스마일>은 웃으면서 은행을 털어갔다는 포레스트 터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8번이나 탈옥에 성공하며 70대까지 은행강도를 했던 포레스트 터커의 생애 중 한해 동안 60여곳의 은행을 털기도 했다는 1980년대에 초점을 맞춘다. 평생 은행을 털어온 포레스트 터커(로버트 레드퍼드)는 여느 때처럼 점잖게 은행을 털다 우연히 쥬얼(시시 스페이식)을 만나 연애를 시작한다.
<피터와 드래곤>(2016), <고스트 스토리>(2017)의 데이비드 로워리 감독이 이번엔 1980년대 복고 감성으로 돌아왔다. 영화는 포레스트가 왜 은행강도가 됐는지, 어떤 이유로 지금에 이르렀는지에 별 관심이 없다. 다만 이젠 일상이 된 범죄와 새로운 만남 사이를 부지런히 오갈 뿐이다. <미스터 스마일> 속 80년대는 재현이라기보다는 낭만적인 회상에 가깝다. 세월을 제 한몸에 품은 로버트 레드퍼드의 연기는 이 영화의 시작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소가 매
<미스터 스마일> 전대미문의 은행털이 신사 ‘포레스트 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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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분기점에서 연애를 포기하고 꿈을 좇아 떠나는 사람들은 멜로 드라마에 종종 등장하는 인물형이다. <하나 빼고 완벽한 뉴욕 아파트>에서 다이아나(조시아 마멧)는 약간 미덥지 못한 남자친구 벤(매튜 셰어)을 두고 런던으로 떠난다. 영화는 다이아나가 주도한 눈물의 이별이 있은 지 약 3년 뒤, 그녀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상황에서 시작한다. 그사이 물가가 더 치솟은 것인지 새 집을 찾기 위해 둘러본 아파트들은 하나같이 다 “범죄 현장” 같다. 그 와중에 괜찮은 집을 발견하고 단번에 이사까지 마친 다이아나는, 아랫집 우편함에 전 남자친구의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잔인한 우연을 통감한다.
뉴욕 힙스터들의 로맨틱 코미디가 매력적이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생활, 센트럴파크에서의 휴식, 작은 커피숍의 기분 좋은 한때 같은 것들이 영화의 구석구석을 채운다. 그러나 <하나 빼고 완벽한 뉴욕 아파트>는 그레타 거윅의 뉴요커 영화를 연상시키는 지점에서 더
<하나 빼고 완벽한 뉴욕 아파트> "니가 왜 거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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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트론 행성에서 벌어진 디셉티콘과의 전쟁에서 밀리던 오토봇 저항군의 수장 옵티머스 프라임은 오토봇 B-127에 지구에 피난처를 마련해 동료들이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을 명한다. 인간 군대, 그리고 지구로 파견된 두 디셉티콘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B-127은 코어 기억장치가 파손되고, 폴크스바겐 비틀로 변신해 폐차장에 숨는다. 한편 자동차 수리에 재능이 있는 찰리(헤일리 스테인펠드)는 재혼하려는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반항기의 절정에 달한 18살이다. 그는 우연히 마주친 B-127에 꿀벌을 닮았다며 ‘범블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인간세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길들이는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B-127의 존재를 좇는 인간군대와 외계 디셉티콘의 추격을 받게 되면서 난관이 시작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찰리와 범블비의 우정을 전면에 내세운 <범블비>는 80년대 앰블린 엔터테인먼트가 만들었던 성장영화에 오히려 가깝다. 찰리와 범블비 사이에
<범블비> 찰리와 범블비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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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만년 전 백악기 최후의 재난으로 타르보사우루스 점박이(박희순)는 다른 가족을 잃고 아들 막내(이수혁)와 함께 지내고 있다. 소심하고 겁많은 막내는 다른 공룡들에게 수시로 괴롭힘을 당하고 점박이는 그런 막내를 살뜰히 보살핀다. 어느 날 악당 데이노니쿠스 3인방에게 막내가 납치당하자 점박이는 막내의 흔적을 찾아 길을 떠난다. 재난 이후 사라진 딸을 찾는 송곳니(라미란)와 넉살 좋은 초식공룡 싸이(김성균)와 함께 바위와 활화산 지대, 사막과 협곡을 횡단한 점박이는 드디어 막내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지만 그 앞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아동 콘텐츠 시장에서는 ‘공룡불패’라는 말이 있다. 2008년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로 시작된 <점박이>는 방송사의 인기 콘텐츠를 중심으로 극장과 출판 등 여타 매체로 확장해나가는 성공적인 모델 중 하나다. 2012년 선보인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은 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형 공룡 콘텐츠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 새로운 낙원> 백악기를 지배한 공룡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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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 자리 펴고 앉아 떡을 파는 할머니가 수행하러 가는 스님에게 묻는다. “스님, 점심이란 마음에 점을 찍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금강경에 보면 과거의 마음도 가질 수 없다, 현재의 마음도 가질 수 없다, 미래의 마음도 가질 수 없다 했는데, (지금 점심을 먹는) 스님께선 어느 마음에 점을 찍으시겠습니까.” 놀란 스님은 냅다 떡값을 치르고 길을 재촉한다. 깨달음을 얻으려고 길을 떠난 수행승들은 이 떡 파는 할머니를 지나 오대산 무문화상이 있는 작은 암자에 도착한다. 해탈의 문이라 불리는 무문(無門)을 통과하기 위해 화상의 가르침을 구하고자 하나, 화상은 어중이떠중이들에게 매서운 호통과 죽비를 내리치기 일쑤다.
제목인 ‘선종 무문관’ 혹은 ‘무문관’은 문이 없는 문을 통과한다는 말로, 중국 남송의 선승 무문 혜개가 지은 불서의 이름이다. 영화는 선수행 과정에서 화상과 수행승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선종 무문관 등에서 발췌한 선문답들로 채웠다. 선문답의 뜻은 어렵고, 낯선 불교 용어와
<선종 무문관> 문이 없는 문을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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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에 아파트가 올라가고, 너도나도 내 집 장만에 한창이던 1980년대. 마민지 감독의 아버지 마풍락씨와 어머니 노해숙씨 또한 개발 열풍에 합류했다. 울산에서 상경해 잠실에 자리잡은 부부는 ‘집장사’를 하며 30개 이상의 건물을 사들였고, 지위가 단숨에 중산층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로 중산층으로 살겠다는 그들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10년, 월셋집에서 살고 있는 부부는 한방을 터트려 재기하겠다는 희망의 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고,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가족사를 담기 시작한다.
잠실 허허벌판에 고층 아파트를 지어올려 근대화를 이룩하겠다는 도시의 욕망은 고층 아파트를 손에 넣어 신분을 끌어올려보겠다는 인간의 욕망과 정확히 일치한다. 마민지 감독이 연출한 <버블 패밀리>는 그때 그 시절 누렸던 호사와 꿈을 잊지 못하는 부모를 카메라에 담아낸 사적 다큐멘터리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가족의 사연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버블 패밀리> 영원히 부자일 거 같던 우리 집은,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