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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을 갖고 있는 킬러 안나(매기 큐)는 자신을 키워주고 킬러로 성장시켜준 무디(새뮤얼 L. 잭슨)를 아버지처럼 여기고 따른다. 두 사람은 세상의 그 어떤 타깃도 놓치지 않고 확실히 제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프로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다. 런던에서 귀한 고서점을 운영하는 가짜 신분을 잘 유지하면서 살아가던 안나는 어느 날 무디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한다. 무디가 죽기 전 마치 유언처럼 찾아달라던 남자가 무디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안나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고향 베트남으로 향한다.
낭만적이면서 무지막지한 킬러의 면모를 보여주는 새뮤얼 L. 잭슨의 등장만으로 그가 킬러로 출연하는 몇편의 영화와의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거기에 매기 큐의 액션이 더해 진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마이클 키턴이 연기하는 렘브란트가 등장하는데, 배우들의 전작이 지닌 매력 덕분인지 배트맨과 닉 퓨리의 또 다른 활
[리뷰] 킬러들의 악다구니 '킬링 카인드: 킬러의 수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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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면 ‘시대가 변했구나’ 느끼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깨달음과 함께. <무녀도> 속 무당 모화(소냐)는 무속신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으나 이젠 시대의 변화를 온몸으로 맞이하고 있다. 굿을 통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병을 다스렸고, 삶의 안녕과 복을 빌었던 그는 서양 종교에 의해 부정당하고 서서히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다. 설상가상으로 아들 욱이(김다현)는 ‘예수병’ 에 걸리고, 딸 낭이(안정아)는 병을 앓은 뒤로 귀가 멀어버린다.
안재훈 감독은 저물어가는 시대를 예술가 모화의 눈으로 바라본다. 시대상을 응축시켜 여성에게 투사하는 서사 구조는 사실 한국영화의 오랜 공식이다. <무녀도> 속 모화는 과거와 근대가 경합하는 장이 되는데, 서사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스러지는 과거 공식까지 그대로 이어받는다. <무녀도>가 한국영화라기보다 비애감으로 가득한 신상옥, 임권택 시대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이런
[리뷰] 김동리 작가 원작이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무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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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하던 갤러리가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잭(마이클 니슨)은 고민 끝에 아버지 로버트(리암 니슨)를 찾아간다. 그를 설득해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오래된 집을 팔고, 마련된 자금으로 갤러리를 지키는 데 보탤 생각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찾아간 집은 20년간 방치돼 폐가로 변한 지 오래. 잭과 로버트는 이탈리아에서 만난 셰프 나탈리아(발레리아 비렐로)에게 도움을 받아 집을 수리한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잭과 나탈리아 사이에 새로운 사랑이 싹튼다. 한편 잭과 로버트는 집을 고치며 두 사람이 그간 외면해온 어머니이자 아내에 관한 기억을 공유하고, 묻어둔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한다.
<메이드 인 이태리>는 배우이자 감독인 제임스 다시의 첫 장편 연출 작으로, 소원해진 두 부자가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담는다. 허물어진 집을 재건하는 것과 부자가 다시 가까워지는 상황이 맞물려 그려진다. 주제가 가족인 만큼 공감을 이끌어낼 드라마가 충분하고 이를 전하는 방식 또한
[리뷰] 모처럼 어깨에 힘을 뺀 리암 니슨의 '메이드 인 이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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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이 타인의 꿈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라면, <유체이탈자>는 12시간마다 타인의 신체에 빙의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서울 서대문 부근에서 총을 맞고 쓰러진 이안(윤계상)은 노숙자인 행려(박지환)에 의해 발견되는데, 그는 자신이 누군지 왜 피를 흘리고 쓰러졌는지 알지 못한다. <인셉션>에서 스스로를 인지하는 데 있어 토템, 즉 돌아 가는 팽이가 주효했다면, <유체이탈자>에서는 핫도그가 큰 역할을 한다. 이안이 혼란스러워하자 행려는 호떡과 크로켓, 핫도그를 내밀며 세 가지 중 가장 선호하는 것, 즉 핫도그를 좋아하는 자신을 잊지 말라고 충고하고, 이는 두 사람만의 신호가 된다. 시간이 흘러 이안의 얼굴이 바뀌더라도 “아저씨, 저 핫도그예요”라는 말 한마디면, 행려는 그를 알아차리고 협력한다. 이안은 자신이 두 번째로 빙의한 국가 정보원 박 실장(박용우)과 관련된 비리에 휩싸였다는 걸 서서히 깨달으면서, 자신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기 시작
[리뷰] '유체이탈자', 12시간마다 타인의 신체에 빙의되는 한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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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라고 생각한 남자에게 3년 넘게 섹스 파트너로만 취급받고 이제 막 한달 만난 남자와도 시시하게 헤어진 자영(전종서)은 섹스는 너무 하고 싶지만 더이상 사랑 같은 감정 노동 서비스는 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한다.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잡지사 기자로 일하는 우리(손석구)는 같은 회사 선배가 원할 때 잠자리 상대가 되어주는 호구가 된 것 같아 속이 쓰린 와중, 편집장으로부터 독자들을 사로잡을 ‘어그로’를 끌 수 있는 섹스 칼럼을 쓰라는 지시를 받는다. 크게 내키진 않지만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혹은 칼럼 소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데이팅 앱 ‘오작교미’에 가입한 자영과 우리는 어색하게 만났다가 술을 마시고 모텔에 가는 등 연애 빼고 연인들이 하는 모든 것을 하게 된다.
데이팅 앱과 섹스 파트너 같은 설정은 결국 ‘연애’와 ‘로맨스’를 구성 하는 성분과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가려내기 위한 장치다. 가장 친한 친구들 앞에서도 보여주지 못하는 진짜 내면을 보여주
[리뷰] 연애인 듯 아닌 듯 미묘한 관계 속 전종서와 손석구 '연애 빠진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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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깊은 산속에 신비의 마을 ‘엔칸토’가 있다. 이곳을 만든 장본인은 마드리갈 가문의 기둥인 알마 할머니(마리아 세실리아 보테로)다. 그녀는 젊었을 때 세 쌍둥이를 데리고 이곳으로 오던 중에 위기를 맞았다. 그때 그녀가 들고 있던 촛불에 기적이 일어났고 그이후로 마법의 능력이 손주 세대까지 대물림되었다. 3대에 걸친 이대가족은 음식으로 병을 고치는 능력, 꽃을 피우는 능력, 날씨를 조종 하는 능력 등 저마다 독특한 능력을 지니게 됐다. 하지만 가족 중 유일하게 미라벨(스테퍼니 비어트리즈)만 아무런 능력이 없다. 어느 날 엔칸토가 지닌 마법의 힘이 위험에 처하고 가족들은 점차 자신의 능력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이를 감지한 미라벨은 가족과 마을을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마드리갈 가족 중 유일하게 평범한 미라벨이 위기에 처한 신비의 마을 엔칸토를 구하는 내용의 가족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미라벨의 성장 서사이자 마드리
[리뷰] 제작 기간 5년, 디즈니의 60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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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피아노>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감독 제인 캠피언은 <피아노>는 물론 <스위티>(1989), <내 책상 위의 천사>(1990), <여인의 초상>(1996), <홀리 스모크>(1999), <인 더컷>(2003), <브라이트 스타>(2009) 등에서 다양한 시대, 다양한 여성들의 몸을 빌려 억압과 폭력의 이야기를 해왔다. 그는 무려 12년 만에 장편영화 <파워 오브 도그>를 선보였는데,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한 <파워 오브 도그> 역시 그간 감독이 천착해온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사회, 욕망과 정체성이라는 주제의 연장 선상에 놓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미국 작가 토머스 새비지가 1967년에 내놓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제인 캠피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이 소설은 1920년대 미국 몬태나주의 한 목장을 배경으로 벌
[리뷰] 12년만에 귀환한 제인 캠피언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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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이고 숫기 없는 고등학생 에반(벤 플랫)은 상담 치료에서 조언받은 대로 자신에게 편지를 써본다. 지난여름 나무에서 떨어져 한쪽 팔을 다친 채 등교한 그는 역시나 자연스럽고 무탈한 일상을 보내는 데 실패한다. 어렵사리 스스로에게 쓴 편지를 도서관에서 출력하 려던 찰나, 감정 기복이 심한 동급생 코너(콜튼 라이언)에게 편지를 들킨다. 짓궂게도 종이를 들고 사라진 코너는 사흘째 출석하지 않는 다. 편지의 내용이 만천하에 알려질까 불안에 떨던 에반은 교무실에 찾아온 코너의 부모에게 그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듣는다. 한데 설상가 상으로 코너의 부모는 그 편지를 코너가 에반에게 쓴 것으로 오해해, 아들이 생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상황이다.
뮤지컬영화 <디어 에반 핸슨>은 <월플라워>로 청춘들의 외로운 내면을 섬세하게 짚은 바 있던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의도치 않게 거짓말을 하게 된 에반의 심리를 찬찬히 따라가며, 그와 주변인
[리뷰] 줄리앤 무어, 에이미 애덤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귀한 기회 '디어 에반 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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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하는 삶을 살던 아담스 패밀리. 1편에서 우여곡절 끝에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살게 된 그들은 얼마간 평범한 삶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장녀 웬즈데이(클로이 머레츠)는 사춘기를 겪는데, 동생 퍽슬리(제이본 워너 윌튼)를 없애고 싶어 할 만큼 그 증상이 심상치 않다. 아빠 고메즈(오스카 아이작)와 엄마 모티시아(샤를리즈 테론)는 가족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3주 동안 긴 여행을 준비한다. 이때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방문객이 웬즈데이의 출생의 비밀에 관해 얘기하자 웬즈데이의 방황은 걷잡을수 없게 된다. 그렇게 가족은 갑작스레 이별여행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원작 만화의 인기와 애니메이션 시리즈 첫편의 흥행에 힘입어 그렉 티어난과 콘래드 버논이 다시 한번 공동 연출을 맡았다. 1편이 독특한 패밀리 구성원과 시리즈의 세계관을 소개한 작품이었다면, <아담스 패밀리2>는 세상 모든 가족에게 일어날 법한 일 중 하나를 가져와
[리뷰] 기이한 비주얼과 아슬아슬한 수위의 오싹한 농담 '아담스 패밀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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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앙뉘에서 발간되는 미국 잡지 ‘프렌치 디스패치’의 편집장 아서 하위처 주니어(빌 머리)가 갑자기 사망한다. 발행인의 부고는 곧잡지의 부고이기도 해서, ‘프렌디 디스패치’의 최정예 저널리스트들은 마지막 발행본에 실을 특종 기사를 고민한다. 허브세인트 새저랙 (오언 윌슨), J. K. L. 베렌슨(틸다 스윈튼), 루신다 크레멘츠(프랜시스 맥도먼드), 로벅 라이트(제프리 라이트)는 각자 도시와 예술, 정치와 푸드 섹션을 맡아 피날레를 장식할 호의 기사를 쓴다. 살인죄로 수감된 천재 화가의 작품은 영악한 미술상에 의해 그 가치가 엄청나게 뛰게 되고,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프랑스 청년들의 변혁 운동은 기성세대가 선언문을 고쳐준다는 아이러니를 마주하고, 해외파 기자는 프랑스의 외국인 노동자 셰프의 감정을 이해한다.
대칭에 대한 변태적인 집착, 엉뚱한 상상력과 인공적인 세트 등 이곳이 웨스 앤더슨의 세계라는 인장은 뚜렷하지만 앤솔러지 형태의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것은 그로서는 첫 시도다.
[리뷰] 웨스 앤더슨의 재기발랄한 테크닉 '프렌치 디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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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섬마을에 사는 한 커플이 6주년을 맞이했다. 간호사인 벤자민 (노에미 메를랑)과 발레를 가르치는 오드(소코)가 그 주인공이다. 커플은 단골 바에서 친구들과 함께 기념일을 축하하며 좋은 시간을 보낸다. 겉보기엔 남녀 커플로 보이는 이들에게도 숨길 수밖에 없는 각자의 사연이 있다. 남성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남자가 되고자 하는 벤자민은 성전환 수술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벤자민의 눈에 오드가 밟힌다. 오드는 아이를 갖고 싶지만 몇번의 시험관 시술에 실패 했다. 벤자민은 남자가 되기 전 오드를 위해 자신이 아기를 갖기로 결심한다.
<어 굿 맨>은 아이를 갖기로 한 트랜스맨이 겪는 우여곡절을 그린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인기를 모은 노에미 메를랑이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로 등장해 놀라움을 선사한다. 남자가 되고 싶은 벤자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로 어머니가 등장한다. 어머니를 이해시키는 과정보다 오드의 변심이 오
[리뷰] '어 굿 맨' 아이를 갖기로 한 트랜스맨이 겪는 우여곡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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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른다. 현재 95살인 그는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대한민국 최장수 MC다. 송해의 소원은 1980년에 방영을 시작한 <전국노래자랑>을 자신의 고향인 황해도에서 찍는 것이다. 무대 밖의 그의 삶은 어떠할까. 아파트 에서 홀로 사는 그는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대한다. 부인은 몇해 전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가까운 곳에 사는 막내딸의 아파트로 가서 식사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챙긴다. 화목한 송해네 가족은 앞서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것은 뺑소니 사고로 먼저 떠난 아들이다.
<송해 1927>은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자이자 한국 예능의 살아 있는 전설인 송해의 무대 밖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영화다. 영화는 송해가 출연했던 방송 푸티지와 사진 그리고 동료와 후배들의 인터 뷰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그의 커리어를 조명하기보 다는 아버
[리뷰] 아버지로서의 송해 '송해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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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아론(율리우스 펠드마이어)과 그의 연인 노라(사스키아 로젠달)의 평온한 일상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산산 조각 나버린다. 아론이 은행 강도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된 것. 죽어가는 순간, 아론이 유언처럼 남긴 말은 “나의 끝은 너의 시작이야.”
아론의 죽음 이후 노라는 상실감과 절망감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채 점차 메말라가고, 과거의 파편들은 환상처럼 그의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한편 영화의 또 다른 세계에는 딸의 치료비와 실직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나탄(에딘 하사노비치)이 존재한다. 노라와 나탄의 세계가 겹쳐 교집합을 만들어낼 때 영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노라는 데자뷔를 겪듯 나탄에게서 낯설지만 익숙한 감정을 느낀다.
독일의 신인감독 마리코 미노구치의 장편 데뷔작 <나의 끝, 당신의 시작>은 제목에서부터 암시하듯 ‘끝 이후의 시작’을 동력으로 삼는 다. 젊은 연인의 사랑은 비극적인 사고로 허무하게 끝나버리지만, 영화는 바로
[리뷰] 과거와 현재, 인연과 운명 '나의 끝, 당신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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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체력으로 짐을 버텼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사히 산장 까지 전달한다’란 마음이 짐을 떠받치게 되었죠.” 영화의 주인공 이가라시 히로아키와 이시타카 노리히토는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일본 오제국립공원에서 80kg에 육박하는 짐을 나르는 ‘봇카’다. 일주일에 6일, 지게를 지고 오제를 걷는 두 사람은 “매일 달라지는 오제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오제의 자연은 고단한 노동의 틈새로 작은 기쁨을 선물하고, 이들의 뜨거운 땀방울과 가쁜 숨소리는 어느새 풍경의 일부로 스며든다.
<행복의 속도>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품은 습원 지대에서 짐을 지고 묵묵히 걸어가는 이들의 고된 발걸음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데뷔작 <춘희막이>에서 두 할머니의 일상을 담담히 포착했던 박혁지 감독이 이번엔 일본의 짐꾼 봇카의 나날을 카메라에 담았다. 봇카를 알게 된 뒤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이들의 생과 노동을 통
[리뷰] '행복의 속도' 삶의 무게와 속도에 대한 차분한 고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