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부터 알고있었어, 우리 안에 악(惡)이 있다는 걸황진미 평론가와 남동철 기자, 김기덕 감독의 변화와 고민을 캐묻다김기덕 감독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비록 그랑프리를 타지 못했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널리 호평받은 로카르노영화제가 그에겐 큰힘이 된 듯하다. 지난해 <해안선>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한 뒤 국내에서 상당한 질타를 받았던 때와 대조적이다. 여러 번 인터뷰를 할 때마다 평단의 비판에 분노를 감추지 않았던 그가 이번엔 격한 감정 대신 자신감을 드러낸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진다. 공식 기자시사회를 하루 앞둔 9월1일 오후 김기덕 감독을 만났다. 여성평론가로서 드물게 김기덕 감독 영화에 호의를 표했던 황진미씨와 남동철 기자가 나눈 2시간에 걸친 김기덕 감독과의 대화. - 편집자황진미 | 일단 화면은 굉장히 좋다. 물, 산, 그 자체가 다 설치미술이자 행위예술이다.김기덕 | 설치미술이지. 다 설치한 거니까. (웃음)황진미 |
김기덕 감독의 변화와 고민을 캐묻다 [1]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롱숏의 영화남동철 | <봄여름…>에서 정서적인 클라이맥스는 감독 자신이 직접 맷돌 지고 산으로 올라가는 장면이다. 그것은 바로 앞의 장면들 때문에 멜로드라마의 맥락을 갖는다. 보자기를 쓴 여인은 과거 자신이 죽인 여자를 연상시킨다. 그 여자가 아이를 낳아 암자로 데리고 왔고 거기서 죽는다. 이 장면에서 김기덕 감독이 연기한 장년승은 감옥에 갔다옴으로써 사회적인 죄사함은 받았지만, 스스로는 죄책감이 남아 그걸 풀고자 한다. 고행을 통해 스스로 죄를 사하고자 한다. 이 영화가 과거의 영화들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전작들에선 그런 죄의식에 시달리는 주인공들이 자해를 했지만 여기서는 자해 대신 고행을 한다.김기덕 | 과거의 그녀와 유사한 삶의 구조를 가진 여자가 다시 자기에게 왔을 때 그가 자신의 과거 모습을 거기에 대입하는 것은 맞다. 그 여자가 과거의 그 여자냐 아니냐는 건 중요하지 않다. ‘겨울’장면에 필요했던 건 자신에
김기덕 감독의 변화와 고민을 캐묻다 [2]
-
할리우드로 간 이방인들그들에게 할리우드는 毒이었을까?<아멜리에>를 촬영 중인 장 피에르 주네와 오드리 토투---서극은 <순류역류>로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순류역류> 촬영장의 서극 감독.1993년 <하드 타겟>의 프로듀서 짐 잭스는 촬영이 진행되면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로의 문화가 너무 달랐다. 미국 관객은 중국식 드라마 스타일을 따라가지 못했고, 장 클로드 반담은 주윤발과 달리 오우삼에게 헌신적이지 않았다.” 할리우드 데뷔전 참패 이후 실의에 빠진 오우삼은 미국을 알기 위한 긴 여행을 통해서야 다음 작품에 착수할 에너지와 자신감을 얻었다.할리우드가 외국인 감독을 고용해 영화를 만드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빌리 와일더와 프리츠 랑이 나치즘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왔고, 밀로스 포먼도 정치적 망명의 길을 택해 할리우드에 편입했다. 루이 말, 볼프강 피터슨, 라세 할스트롬도, 폴 버호벤, 루이스 만도키 등도 본국에
대니보일, 할리우드에서 길을 잃고 런던에서 답을 찾아 돌아오다 [3]
-
할리우드에서 길을 잃고, 런던에서 답을 찾다탕아 대니보일, 를 들고 돌아오다고향에서 재능을 입증하고 할리우드라는 대처로 나갔다가 태작을 내고 잊혀진 감독들은 적지 않다. 그러나 <트레인스포팅>의 여파를 타고 시도한 2편의 할리우드 프로젝트에서 좌절을 맛본 다음, 모태와 같은 고향의 도시와 장르로 돌아온 에서 페이스를 되찾은- 나아가 성숙의 기미마저 보이고 있는- 대니 보일 감독의 행로는 마치 누군가 써놓은 시나리오처럼 ‘돌아온 탕자’ 내러티브에 들어맞는다. 하지만 이 글은 사악한 할리우드 스튜디오 때문에 고통받은 유럽 예술가의 무용담이 아니다. “객지 나가면 고생”이라는 편견을 확인하거나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교훈을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다만 대니 보일이라는 특정한 장점을 지닌 감독이 할리우드로 떠난 모험길에서 어떤 실수를 범했고 어떻게 만회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 검토다. 편집자대니 보일은 웬만해선 저지르기 힘든 사건을 두 가지나 저지른 감독이다. 하
대니보일, 할리우드에서 길을 잃고 런던에서 답을 찾아 돌아오다 [1]
-
-
실패 케이스 2과욕 그리고 뜬금없음 - <비치>알렉스 갤런드의 소설을 각색한 2000년작 <비치>는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보다 더 시끄러웠다. 첫 번째 뇌관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캐스팅이었다. 알렉스 갤런드의 원작소설에서 주인공 배낭족은 격렬한 생의 체험을 구하면서도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는 영국 청년이다. 주인공으로 캐스팅될 것이라고 당연히 믿고 있던 이완 맥그리거는 디카프리오에게 밀려났다는 사실을 제3자를 통해 듣고 대니 보일 팀과 불편한 사이가 됐다. 디카프리오가 분한 미국인 청년은 기본적으로 관찰자라기보다 정복자에 가깝다. 그는 <지옥의 묵시록>의 마틴 신처럼 선풍기가 돌아가는 지저분한 호텔방에서 미션을 받고 미지의 신세계로 잠입한다.(왼쪽부터) <트레인스포팅> <비치>영화 <비치>가 가진 결함은 <시카고 선 타임스>의 로저 에버트가 명쾌히 요약한 대로다. 프랑스 소녀와의 삼각 로맨스,
대니보일, 할리우드에서 길을 잃고 런던에서 답을 찾아 돌아오다 [2]
-
한국 액션의 전설,정창화를 찾아서홍콩 이어 할리우드를 제패했던 액션영화 감독조영정/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회고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우리 감독이 만든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하여 전미 흥행 1위를 차지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좋은 기분일 것은 분명하지만 구체적으로 상상하기는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전미 흥행 1위는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는 것보다 더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훌륭한 작품성만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소한 문화가 다른 문화권의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인 지지를 얻어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 머지않은 과거, 우리의 이 비현실적인 상상이 현실인 적이 있었다.1973년 3월21일 미국에서 홍콩영화 한편이 개봉됐다. 이 영화는 청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무림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강호사나이들의 대결과 사부의 죽음을 둘러싼 복수를 모티브로 하는 전형적인 권격 무술영화였다. 70년대 할리우드 기준에서 볼 때에 조잡해 보이기 이를 데 없는 이 영화
한국 액션의 전설,정창화를 찾아서 [1]
-
#3 영화로 만나기…올해 2월, 정창화 감독을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인공으로 발표했을 때, 나는 두 가지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 평소 한국 장르영화에 관심이 많던 사람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회의적인 반응을 얻기도 한 것이다. 전혀 알려지지 않은 감독,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장르순위 최하위를 다투는 액션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70년대 쏟아져나온 저예산 액션영화는 우리나라의 영화 암흑기를 대변하는 영화로 취급되었고, 액션영화는 싸구려영화라는 검증되지 않은 가설을 횡행시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은 글자 그대로 검증되지 않은 가설일 뿐이다. 그 가설이 설혹 사실이라 할지라도 정창화라는 감독을 그런 가설로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감독은 결국 영화로 승부하기 때문이다.<죽음의 다섯 손가락>부산영화제 회고전서 9편 상영 결정그래서 회고전 준비의 첫 단계로 나는 한국영화회고전을 공동주최하는 한국영상자료원을 찾았다
한국 액션의 전설,정창화를 찾아서 [2]
-
영화제가 365일이라면, 아니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면백은하 기자의 즐거운 베니스 다이어리베니스=글·사진 백은하 lucie@hani.co.kr·취재협조 윤성봉스쿠터가 있다면 좋을 텐데, <나의 즐거운 일기>의 난니 모레티처럼 좁다란 이탈리아의 골목과 골목을 달려 이곳의 느낌을 단숨에 전달할 수 있다면, 내 발에 바퀴가 달려 릴레이처럼 이어지는 이 영화의 계주를 한 트랙도 빠짐없이 달려낼 수 있다면, 하루가 48시간이라 기자회견에서 상영으로 머릿속을 미궁으로 만드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면, 영화제가 365일이라면, 아니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면.그랬다면 좀더 친절한 일기를 쓸 수 있었을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은 코언 형제의 신작 제목처럼 ‘참을 수 없는 잔혹함’을 동반한다. 개막전야를 포함해 12일 동안 끊임없이 쏟아져내리는 신작들을 소화불량이 될 만큼 먹어치우고, 차마 곱씹을 틈없이 다시 어두운 상영관으로 발을 옮기는 행위를 일주일째 계속하고 있
백은하 기자의 즐거운 베니스 다이어리 [1]
-
8월28일 목요일__ 베니스의 연정<잘있어요, 용문객잔>아침 일찍 산 마르코 광장을 가로질러 바포레토 정류장으로 부지런히 발을 옮기다 보니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이른 관광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고3 수험생처럼 아침 8시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꽉 짜여진 시간표에 몸을 맡기는 사람이 되고보니, 저 웅장한 산 마르코 광장이, 사진기를 둘러멘 이 많은 관광객이, 지겨운 비둘기떼들이, 모두 블루스크린 위로 영사되는 것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 베니스, 이곳에 와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바다의 냄새와 이 수분을 가득 품은 더운 공기, 지중해의 햇살 때문이다.가장 큰 기대를 하고 있던 차이밍량의 신작 <잘있어요, 용문객잔>(베네치아60 경쟁부문/ 감독 차이밍량/ 출연 이강생, 첸샹치(chen shiang chyi), 미아오 티엔, 시 준)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른 이들도 다 내 마음 같았는지, 며칠 동안 군데군데 빈자리
백은하 기자의 즐거운 베니스 다이어리 [2]
-
8월30일 토요일__ 오! 오마 샤리프! (담배 아님)<드리머스>--<토킹 픽처>각국 기자들이 모여드는 프레스센터 안은 말 그대로 언어의 대격돌장이다. 여기는 이탈리아어가, 저기는 불어가, 러시아어가, 일본어가, 영어가, 스페인어가, 포르투갈어가, 복잡한 전선처럼 얽히고 설켜 있다. 인터넷선을 차지하기 위한 대화에도, “그 영화 어땠어?” 하는 탐색전도 끊임없이 다른 언어들이 교차한 뒤에나 이루어진다. 오늘은 세계화를 반대하는 극공산주의 좌파그룹인 ‘노글로벌’(noglobal)이 팔라초 델 치네마 앞의 연단을 장악하는 ‘파도 점령사건’이 일어났다. 올해의 시위는 평소 때보다 조용히 치러지긴 했지만, 이탈리아 ‘리라’가 사라지고 유로로 통합된 지도 몇년이 흐른 지금, 세상은 이들의 구호로 막기엔 빠른 속도로 뒤섞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의 면면을 보더라도, 특정지역의 이슈를 심도있게 다루는 몇몇 작품을 제외한다면 거의 문화충돌의 산물
백은하 기자의 즐거운 베니스 다이어리 [3]
-
달력 보셨어요? 서늘한 바람이 불어서 벌써 9월인가 했더니, 추석도 유난히 빠릅니다. 갈 데도 없고 돈도 없다고, 기나긴 연휴에 방바닥 긁는 계획밖에 없다고 한숨 쉬실 분들을 위해 특별히 종합선물세트를 준비했습니다. 추석 극장가에서 볼 수 있는 영화 가이드, TV와 애니메이션의 DVD 박스 소개, <마징가 Z>를 비롯해 복간된 추억의 만화들, 그리고 재즈의 진수를 보여주는 영화들과 그 음반 올 가이드, 마지막으로 연휴기간 동안의 TV프로그램도 모두 모았습니다. 아니, 보너스를 받으셨다구요? 좋아하던 TV시리즈의 DVD 박스를 사는 건 어떠세요? 해외여행을 가신다구요? 일본 소설책 한권 들고 떠나세요! <씨네21> 한권이면 추석 2주, 남부럽지 않게 보낼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도 ‘강추’해주세요.
일가친척이 모여서도 가고, 친구를 만나서도 가고, 애인을 만나서도 가고. 기나긴 연휴동안, 극장은 한번 이상 발을 디디게 되는 주요 만남의 장소 중 한 곳이다. 해
추석 종합선물세트 [1] - 추석 영화 ①
-
액 션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
조니 뎁의 코믹연기변신이 인상적인 해적이야기. 멍하게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의 조니 뎁은 해적의 상식도, 양민의 상식도 멀찌감치 치워버리는 스패로우를 달인처럼 연기했다. 잭 스패로우는 10년 전 반란을 일으킨 선원들에게 자신의 배 블랙펄을 빼앗긴 해적 선장이다. 혼자 대양을 떠돌던 그는 자메이카의 로열포트에 이르러 유령선처럼 변해버린 블랙펄과 재회하게 된다. 아즈텍의 황금을 훔친 블랙펄의 선원들은 영원히 죽지 못하는 저주에 걸린 처지. 보물을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고 피의 제물을 바쳐야만 고대 신들이 내린 저주를 풀 수 있다. 그들은 로열포트를 습격해 아즈텍의 마지막 목걸이를 가진 총독의 딸 엘리자베스를 납치하고, 엘리자베스를 사랑하는 어린 시절 친구 윌과 스패로우는 그뒤를 쫓는다. 해적들은 목걸이의 원래 주인이 윌이라는 사실과 윌의 혈통에 숨겨진 비밀을 모르고 있다.
<방탄승>
미국 언더그라운드 만화를 원작
추석 종합선물세트 [2] - 추석 영화 ②
-
적게는 3장에서 많게는 수십여장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의 DVD 박스 세트들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 아무리 DVD 마니아라고 해도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전체 세트를 다 감상하는 일은 쉽지 않다. 시리즈물의 가장 큰 특징인 중독성 때문에 한번 보기 시작하면 여간해서는 멈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디스크 한장만 보고 끈다. 다음 디스크는 내일 본다’식의 적절한 규칙을 정해놓고 실행하면 되지만, 생각처럼 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스스로도 ‘이러면 진짜 내일은 폐인이 돼 다닐 텐데…’라고 걱정하면서도, 어느샌가 두 번째, 세 번째 디스크를 갈아끼우면서 밝아오는 새벽빛에 괴로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 그런 경험을 해본 사람들에게 추석 연휴는 그야말로 ‘황금’ 같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의 부담에서 벗어나 마음껏 시리즈물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추석 연휴에는 최근 그야말로 쏟아지듯 출시되었던 애니메이션
추석 종합선물세트 [3] - DVD 애니메이션 박스 세트 ①
-
마니아풍이 강한 또 하나의 작품으로, 최근에 모습을 드러낸 <나의 지구를 지켜줘> 박스 세트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작품은 국내에 라이선스판으로 발매되었던 출판만화 <내 사랑 앨리스>를 원작으로 하는 6부작 애니메이션이다. SF, 멜로, 판타지, 친환경 등의 여러 가지 테마가 치밀한 서사구조를 돕고, 순정만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케일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게다가 원작만화가 연재 중에 완성된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징 때문에, 원작의 엔딩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독자적인 완결구도를 가지고 있는 점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원작만화에 비해 하드보일드한 면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지만 방대한 분량의 원작만화에서 핵심인물의 감정만을 강하게 부각시킨 점과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높은 완성도 때문에 팬이 아닌 사람들이 보면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다.
균형잡힌 음감을 감상할 수 있는 사운드가 이 타이틀의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섬세한 울림으로
추석 종합선물세트 [4] - DVD 애니메이션 박스 세트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