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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비스킷 Seabiscuit감독 개리 로스 출연 제프 브리지스, 폴 빈센트 오코너, 크리스 쿠퍼, 토비 맥과이어 수입 브에나비스타 개봉예정 9월한마디로 |달려라 달려 씨비스킷, 잊어라 잊어 경제공황<아마존>과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로라 힐렌브랜드의 동명 논픽션소설을 영화한 <씨비스킷>은 경제공황기였던 1938년 미국인의 희망이었던 굽은다리 경주마 ‘씨비스킷’(Seabiscuit)과 그의 마주, 조련사, 기수들의 우정을 그려낸 감동의 드라마다. 백만장자 마주 찰스 하워드(제프 브리지스), 엄격한 조련사 톰 스미스 (크리스 쿠퍼) 그리고 기수 레드 폴라드(토비 맥과이어) 는 화려한 팀워크로 볼품없었던 씨비스킷을 세계수준의 경주마로 훈련시킨다. 대공황의 여진 속에 사회와 희망을 잃어버리고 사는 미국인들에게 보잘것없는 작은 말 ‘씨비스킷’이 보여준 불굴의 시합들은 단순한 스포츠의 영역을 넘어 삶의 생기를 되찾아주게 된다. 그가 경주를 펼칠 때면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9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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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감독 이재용 출연 전도연 배용준 이미숙 제작 영화사 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2일한마디로 |SF적 상상력이 필요했다는, 성(性)스러우면서도 성(聖)스러운 사극멜로9년간 수절하며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정숙한 숙부인(전도연)이 ‘국가대표급 바람둥이’ 조원(배용준)의 조직적이고도 압박적인 구애를 받는다. 이건 일종의 준비된 작전이다. 조원 뒤에는 조씨부인(이미숙)이 있다. 조씨부인은 남편이 소실로 들일 소옥과 정절녀 숙부인을 모두 농락하는 데 성공하면 자신의 몸을 그 상으로 주겠다고 조원에게 제안한 터였다. 조씨부인이나 조원은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이지만, 어느 시대도 배제하지 못하는 은밀한 쾌락을 능숙하게 탐하는 ‘선수’들이다. 이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을 토대로 <위험한 관계>, <발몽> 등 여러 차례 영화화된 이야기를 빌려온 것이다. 이재용 감독은 되풀이돼왔던 소재에 발칙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새겨왔다. 불륜을 다뤘으나 과정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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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Doppelganger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출연 야쿠쇼 고지, 나가사쿠 히로미 수입 미로비전 배급 미정 개봉예정 10월 중순한마디로 |도플갱어와의 조우. 행운이냐 불운이냐 그것이 문제로다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윌리엄 윌슨>에서 보듯,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또 다른 ‘나’는 인간에게 더할 나위 없이 두렵고 혐오스런 존재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도플갱어>는 메피스토텔레스처럼 다가온다. 의학 장비를 개발하는 직업을 가진 남자 하야사키 미치오는, 10년 전 그의 발명품이 회사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이래 사내에서 큰 칭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새 프로젝트인 인공 인체 의자 개발을 책임지게 된 하야사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대는 하야사키 앞에 어느 날 꿈을 이뤄주겠다며 나타난 도플갱어. 남자는 자기와 너무 다른 성격을 가진 분신을 부인하지만 점점 “과연 나는 자신을 전부 알고 있는가?”라는 회의에 사로잡히고 마침내 도플갱어의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0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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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감독 박찬욱 출연 최민식, 유지태 제작·배급 쇼이스트 개봉예정 11월 초한마디로 |<복수는 나의 것>은 잊어라! 진짜 박찬욱식 액션영화!한 남자가 영문도 모른 채 15년간 사설감옥에 갇힌다. 감옥에서 하루종일 누가 나를 가두었는지만 고심하던 남자, 좁은 독방에서 몸을 갈고 닦아 온몸을 무기로 만든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막상 대면한 문제의 인물은 그를 가둘 이유를 짐작할 수 없는 사람이다. 복수를 하기에 앞서 이제 남자에게 과제가 주어진다. 나를 왜 가두었는지 알아내는 일이다. 박찬욱 감독은 전작 <복수는 나의 것>과 마찬가지로 복수의 드라마를 다루지만 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고 말한다. 차갑고 건조했던 전작과 달리 뜨겁고 표현이 풍성한 영화가 될 것이라는 얘기.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이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보는 영화라면 <올드보이>는 밀착해서 보는 영화”라고 설명한다. 주인공 오대수로 최민식을 캐스팅한 것도 그런
미리 보는 가을 영화 72편 올가이드- 11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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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영화 10년 박기복 감독의 한과 <영매> 사랑지난해 인디다큐페스티벌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다큐멘터리 <영매>가 정식으로 극장 개봉한다. 한국 무속의 전통에 어떤 종교 못지않은 성스러움이 깃들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영매>는 <우리는 전사가 아니다> <냅둬> 등으로 알려진 다큐멘터리 작가 박기복 감독이 연출한 작품. 상영관은 대학로에 있는 하이퍼텍 나다 한 군데이며 개봉일은 9월5일이다.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 연작 이후 오랜만에 정식 개봉관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날 기회다.개봉이 확정되자 박기복 감독은 감격을 감추지 못하며 <씨네21>에 한통의 편지(혹은 호소문)를 썼다. <씨네21> 독자들을 <영매>의 관객으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담긴 이 편지는 다큐멘터리 작가로 살아가는 일의 고단함과 희열을 전달하는 글이다. 박기복 감독의 편지와 함께 무속에 정통한
박기복 감독과 <영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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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길이 길 같으면 오고가고 내 못 올까”다큐멘터리 <영매>, 저 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한 ‘영상’ 씻김굿김장호/ 비교종교사 및 도상학 연구가·다빈치출판 대표 alhaji@hanmil.net얼마 전 시베리아에 가서, 바이칼 호수에 가서 책으로만 접하던 그곳의 샤머니즘을 직접 보았다. 새삼스레 항간에서 설왕설래하는 ‘바이칼 한민족 기원설’이라든지 ‘시베리아 우리 문화 시원론’ 같은 이야기를 여기서 재론할 필요는 없을 테지만, 그곳에서 보고 느낀 샤머니즘 문화는 내 영혼을 진동시키고도 남았다. 그때의 영적 충격이란 “난 세상의 경계선 위로 몸이 들어올려졌고, 내 발은 하늘 저편을 딛고 다녔다”는 어느 샤먼의 말로 대신할 수 있을 정도였다.우리는 샤머니즘을 미신으로 단정한다. 도대체 미신이란 무엇인가, 기성 종교와 현대과학에서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 초월적 현상을 좇는 것이라 말한다. 유일신이란 영적 독재자를 섬기기를 거부하고, 현대 과학문명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을 절
박기복 감독과 <영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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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원초적 공포 속으로, 우오오~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좀비, 미라, 외게괴수의 원조를 만난다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좀비, 미라, 외계괴수…. 출신 배경도 다르고 기원도 다른 이들 괴물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건 아마 모두 ‘영화스타’란 점이리라. 이들 괴물들은 사람들의 입과 소설책, 연극무대 등에도 깃들었지만, 최고의 대우를 누린 곳은 스크린이었다. 상상 속에만 머물거나 제한된 표현으로만 보여지던 괴물들은, 영화에서 비로소 특수효과와 분장 등의 힘을 입어 그 무시무시한 형체를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이다. 어두운 극장 안에서 괴물과 맞닥뜨리는 공포를 어디에 비교하랴. 하지만 공포에도 원조가 있는 법. DVD 시대를 맞아 속속 등장하고 있는 이들 ‘옛날 괴물’은 공포효과로 따지면 요즘의 괴물들에 비해 싱겁기 짝이 없지만, 괴물의 원초적이며 근원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때론 피식 웃음이 나오고, 때론 가슴도 졸이게 하는 원조 괴물들과의
DVD 연속기획 최종 - 옛날 괴물 8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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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예리하게, 경계를 탐색하다젊은 시네아스트 프랑수아 오종의 국내 첫 개봉작 <스위밍 풀>
8월22일 프랑수아 오종의 <스위밍 풀>이 개봉한다. 지난해 이 수입됐으나 끝내 개봉하지 못해 오종의 영화로는 국내 첫 개봉작이다. 오종은 아직 낯선 이름이지만 최근 프랑스 영화계에서 돋보이는 신예감독.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스위밍 풀>을 중심으로 오종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해 나눈 인터뷰와 <스위밍 풀>에 관한 감독의 말을 덧붙인다. - 편집자
홍성남/ 영화평론가 gnosis88@yahoo.com
짐작하건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해외 게스트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끈 이는 프랑수아 오종이라는 프랑스의 한 영화감독이었을 것이다. 때는 마침, 국내에서 그만의 무정부주의적인 감성과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세계가 모습을 드러낸 자리가 마련되어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오종이란 이름에 낯
<스위밍 풀>,젊은 시네아스트 프랑수아 오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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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오종 인터뷰" 난 영화 한편에 큐브릭처럼 5년씩 필요치 않다 "
지난해 부산을 찾은 프랑수아 오종은 차기작으로 “작품 구상을 위해 프랑스에 온 영국인 추리소설 작가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인 <스위밍 풀>을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그 ‘차기작’이 그의 한국에서의 첫 공식 개봉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못했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 개봉 대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수입과 배급문제로 인해 이 영화는 결국 우리 곁에 오지 못했고 대신 그 다음작인 <스위밍 풀>이 오종 영화로서는 첫 개봉작이 되고 만 것이다. 때문에 이 새 영화에 대한 몇 가지 궁금증을 서면으로라도 오종 감독에게 묻고 싶었으나 현재 영화작업 중인 그로부터 바빠서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는 섭섭한 답을 들어야 했다. 결국 다음 인터뷰 내용은 지난해 부산에서 가진 오종과의 인터뷰와 <퓨처무비스> <
<스위밍 풀>,젊은 시네아스트 프랑수아 오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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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의 불타는 영화들 시네필을 매혹하다2003 광주영화제 추천작 13편 그리고 +α‘시네필’의 천국 2003 광주의 문이 열렸다. 예년보다 불어난 몸집, 풍성해진 작품, 다양해진 행사들로 제3회 광주국제영화제가 손님들을 기다린다. 15편이 장전된 서부영화의 수호신 존 포드의 회고전, 번뜩이는 총구를 마주할 60년대 일본 액션영화 특별전, ‘탐욕’과 ‘금욕’의 양단을 보여줄 호아오 세자르 몬테이로와 모리스 피알라의 추도전이 굵직하게 서 있고, 아프리카와 팔레스타인 등 변방의 신예를 끌어올린 영시네마 부문과 각국의 거장들이 자웅을 겨루는 월드시네마 부문, 그리고 다양한 미학으로 새롭게 마주할 논픽션 시네마 부문이 펼쳐져 있다.부대행사로는 일본 비평계의 거성 하스미 시게히코와 을 저술한 미국의 영화학자 태그 갤러거가 참석하여 들려주는 ‘존 포드를 말한다’ 시네포럼이 단연 돋보인다. <레드 새틴>의 감독 라자 아마리가 내한할 예정이며, <시네마니아>의 안젤라 크리스
2003 광주영화제 추천작 13편 그리고 +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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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이로와 피알라를 추모하며그들은 현대영화를 만들었다모리스 파일라 감독<반 고흐><우리의 사랑>조앙 세자르 몬테이로 감독<오고, 가며><신의 코미디>조앙 세자르 몬테이로와 모리스 피알라는 현대 포르투갈과 프랑스영화를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이다. 몬테이로는 마뇰 드 올리베이라와 더불어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거장이며 피알라는 누벨바그 이후 프랑스영화를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 몬테이로는 지난 2월, 피알라는 1월에 세상을 떠났다.이번에 소개되는 몬테이로의 영화는 <노란집의 추억>(1989년/ 122분), <신의 코미디>(1995년/ 163분), <오고, 가며>(2003년/ 179분) 등 3편이다. 몬테이로가 왜 위대한 감독으로 평가받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이 세 작품에서 그는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해 자신의 왜소한 육체와 추악한 정신상태를 고발한다.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으며 몬테이로라는 이름을
2003 광주영화제 추천작 13편 그리고 +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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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카쓰 영화사의 무국적 액션을 만난다태양족의 주먹이 작렬하다일본 영화사는 영화 제작사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오즈 야스지로와 미조구치 겐지 등 고전기 감독들은 쇼치쿠와 다이에이 등의 영화사에서 작품을 만들었다. 이것은 미국 할리우드의 역사와 어느 정도 흡사하다. 존 포드 같은 거장감독이 1930년대와 40년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어에서 빛나는 서부극의 걸작을 만들었던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일본영화에서 극적인 사건은, 다른 곳에서 있었다. 그것은 영화 제작사가 각개약진하면서 다양한 장르를 개척하고 특정 장르를 제작사의 ‘브랜드’로 내걸면서 흥미로운 양상을 보였던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닛카쓰(日活) 영화사다.닛카쓰는 스타와 장르, 그리고 신인감독을 키워내는 것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오락영화에 치중하는 닛카쓰의 노선은 악명 높을 정도였다. 1950년대에 닛카쓰는 <태양의 계절>이라는 히트작을 만들었다. 이른바 ‘태양족’ 영화의 출발이 된 것이며 닛카쓰 영화들은 일
2003 광주영화제 추천작 13편 그리고 +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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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의 '몸말', 그 이후짧은 횡단 Breve Traversee | 감독 카트린 브레이야 | 프랑스 | 2002년 | 80분프랑스와 영국을 오가는 유람선에서 소년은 여인을 만난다. 황폐하고 불안한 여인의 눈빛에서 제어할 수 없는 정열을 감지한 소년은 그녀와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고 춤을 춘다. 열여섯살 프랑스 소년과 서른살 영국 여인의 속깊은 대화는 ‘몸말’로 이어진다. 애정없는 결혼생활을 정리했다지만, 자신에게 못되게 구는 남자에게만 끌린다는 여인. “내 삶엔 비극도, 위기도, 지속적인 데이트도 없다”며 짐짓 ‘선수’인 척하는 소년. 함께 밤을 보내고 나서, 이들은 다른 꿈을 꾼다.소년은 여인과 함께하길 원하고 여인은 소년을 따돌린다. 그 밤의 진실은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비정한 것이었다. <짧은 횡단>은 연상녀 연하남 버전의 <비포 선라이즈>가 아니다. 카트린 브레이야에 따르면, 여행길의 ‘원 나잇 스탠드’는 그렇게 순수하거나 로맨틱하지 않다. 욕망에
오라, 세네프로! 가자, 영화의 미래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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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조난당하다로빈슨의 정원 ロピンソンの庭 | 일본 | 야마모토 마사시 | 1987년 | 119분 | 35mm | 프로듀서의 영화 부문<로빈슨의 정원>에 등장하는 정원 또는 작은 숲은 도시에 길들여졌던 자연 본연의 야성이 표출되는 공간이다. 외국인들을 상대로 마약을 팔며 카페 영업을 하던 구미는 가슴 한곳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낀다. 게다가 아는 사람들이 경찰에 붙잡히거나 알 수 없는 병을 앓고 있으며, 가까운 친구들은 어딘가 멀리 도망치고 싶어한다. 그녀가 어느 날 발견한 도심 속의 폐허로 이주하게 되는 것 또한 그런 상황에서 탈출하고픈 심정의 발로였을 게다. 너른 마당에 물길을 내고 다양한 식물을 키우려는 꿈을 갖고 있던 구미는 자연이라는 대상이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엉망으로 끝나버리는 파티가 있던 날 이후로 구미는 서서히 미쳐가는 듯 보인다. 그녀는 마치 무인도에 조난한 로빈슨 크루소처럼 자그마한 자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하지만, 이
오라, 세네프로! 가자, 영화의 미래로!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