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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재지이> 포송령 지음 | 김혜경 옮김 | 민음사 펴냄
<세계 호러 걸작선> 아서 코넌 도일 외 지음 | 정진영 옮김 | 책세상 펴냄
6권의 묵직한 하드커버로 출간된 포송령의 <요재지이>에 실린 모든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어떤 남자가 우연히 예쁜 여자를 만나서 연애도 하고 섹스도 했는데, 알고 봤더니 귀신(또는 여우)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자는 여자랑 계속 살고 여자가 겪는 문제도 해결하고 심지어 애까지 낳아 편하게 산다. 가끔 그 남자들은 여자들을 한명 이상 데리고 같이 살기도 하는데, 여자들이 질투하거나 싸움하는 꼴을 못 봤다.
정말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하지만 태반이 이런 이야기이고 6권을 다 끝내놓고 보면 개별 이야기들보다는 이렇게 뭉쳐진 막연한 인상이 더 잘 기억된다. 다들 칭찬하는 포송령의 이야기꾼의 상상력은 비교적 제한된 곳에서 빛을 발한다. 절세미인 귀신과 연애하는 남자 이야기 말이다. 결국 <
추석 종합선물 [1] - 단편집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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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과 상상력, 실험적 내러티브의 맛
<파프리카> Paprika
곤 사토시/ 2006년/ 일본/ 90분/ 애니아시아!
2004년 동시대 일본에서 PT라고 불리는 기계가 발명된다. 일명 ‘DC미니’라고도 하는 이 기계는 꿈을 통로로 인간의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의 산물이다. 젊은 여박사 치바는 자폐적인 천재 도키타와 함께 이 기술의 개발자. 그런데 정부로부터 정식 사용허가가 떨어지기 전에 기계가 도난되고 만다. 유력한 용의자는 개발에 참여했던 히무로라는 동료다. 치바는 이 기계를 테스트했던 고나가와 형사와 함께 히무로의 꿈에 들어가 도난범을 붙잡고자 한다. 문제는 DC미니의 결정적인 기술적 결함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 예상했던 대로 DC미니가 오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인간의 기술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다.
<파프리카>는 <퍼펙트 블루> <천년여우> <도쿄 갓파더스>로 이어지는 곤 사토시만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7] - 실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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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연출력 선보이는 반가운 감독들과의 만남
<레퀴엠> Requiem
한스 크리스찬 슈미트/ 2006년/ 독일/ 93분/ 월드 시네마
1976년 독일의 한 시골마을. 21살의 미카엘라 클링거가 죽었다. 사인은 며칠간에 걸쳐 거행된 엑소시즘으로 인한 탈진이었다. <엑소시스트>를 연상케 하는 미카엘라 클링거 사건은 극적인 드라마로 인해 오랫동안 서구사회의 종교적 텍스트로 회자되어왔고, 2006년에는 두편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하나는 할리우드의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고, 다른 하나는 한스 크리스찬 슈미트의 비범한 장송곡 <레퀴엠>이다.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가 악마들림 현상을 모호하게 해석하는 할리우드 장사치들의 한철 상품이라면, <레퀴엠>은 어리석은 인간들이 종교적 광신에 휩싸이는 순간 재림하는 마음속의 악마를 무시무시하게 그려낸 드라마다. 오랜 간질 병력을 가진 21살의 미카엘라 클링거(샌드라 휠러)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6] - 작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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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내디딘 큰 한 걸음
<내가 살던 키부츠> Sweet Mud
드로 샤울/ 2006년/ 이스라엘, 독일, 일본, 프랑스/ 100분/ 월드시네마
열세살은 십대가 시작되는 나이다. 어린아이처럼 무책임하기엔 너무 많은 나이지만, 잔인한 세계에 맞서기엔 너무 적은 나이. <내가 살던 키부츠>는 그 열세살을 통과하며 살 속 깊숙이 파고든 상처를 가지게 된 한 소년의 이야기다. 키부츠에 살고 있는 드비르는 일년 뒤에 성인식을 치르는 열세살 소년이다. 아버지를 사고로 잃은 그의 엄마 미리는 몇년 전에 해변에서 만났던 스위스 남자 슈테판과 편지로 연애를 하다가 그를 키부츠로 초청한다. 슈테판이 나이가 많은 데 실망했던 드비르는 자상한 마음 씀씀이와 연을 만드는 실력, 엄마를 아껴주는 애정에 감복해 그를 정말 좋아하게 되지만, 슈테판은 드비르를 못살게 구는 이웃 남자의 팔을 비틀었다가 키부츠에서 쫓겨나고 만다. 유일한 희망을 놓친 미리는 몇년 전에 그랬듯이 술과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5] - 성장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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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벗어나고픈, 때로는 기대고픈
<럭셔리 카> Luxury Car
왕차오/ 2006년/ 중국, 프랑스/ 88분/ 아시아영화의 창
올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부문 시선상 수상작. 왕차오 감독은 이농현상과 천안문 사태 등 중국을 뒤흔든 시대적 움직임 속에 도시로 간 뒤 연락이 끊긴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의 문제를 생각하며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시골 학교에서 평생을 교사로 일해온 나이 든 남자가 죽음을 앞둔 아내를 위해 도시로 간 아들을 찾아나선다. 그는 일단 도시에 살고 있는 딸 얀홍에게 찾아간다. 건실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것 같던 딸은 사실 가라오케 바에서 일하며 나이 든 고용주의 애인으로 살고 있으며, 아버지에게는 그를 남자친구라고 소개한다. 아버지는 은퇴를 앞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아들의 소재를 찾아다니지만 노력의 결실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희망은 없어 보인다. <럭셔리 카>는 사회적 비판의식보다는 빠른 속도로 변해가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4] - 가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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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현실,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
<카불 익스프레스> Kabul Express
카비르 칸/ 2006년/ 인도/ 106분/ 아시아영화의 창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은거지로 아프가니스탄을 지목하자 파키스탄은 그동안 지원해온 탈레반 정권으로부터 등을 돌린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가미한 <카불 익스프레스>는 그즈음인 2001년 11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난 다섯명이 지프 ‘카불 익스프레스’를 타고 국경으로 향하는 로드무비다. 인도 저널리스트 슈엘과 카메라맨 제이는 가이드 겸 운전사로 고용한 카비르의 안내로 탈레반을 인터뷰하려고 하지만 성과를 얻지 못한다. 카불을 배회하던 그들은 낙오된 파키스탄인 탈레반 임란에게 납치되어 파키스탄 국경으로 향하게 된다. 도중에 세 사람은 임란을 제압할 뻔도 하지만 카불에서 만나 뒤를 따라온 미국인 저널리스트 제시카까지 덩달아 포로가 되고 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몇편의 다큐멘터리를 찍었던 감독 카비르 칸은 극영화로는 데뷔작인 &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3] - 리얼리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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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긴장감, 유쾌한 웃음보따리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
나카시마 데쓰야/2006년/일본/129분/아시아영화의 창
<불량공주 모모코>를 만든 나카시마 데쓰야의 신작. 컴퓨터그래픽의 도움을 받은 화사하고 몽상적인 이미지가 TV광고처럼 흠없는 뮤지컬 장면들과 어우러져 추락만을 거듭했던 한 여자의 일생을 그린다. 이야기는 20살의 청년 쇼우에서 시작한다. 18살에 가출해 고향을 떠난 그의 앞에 어느 날 아버지가 찾아온다. 30년 전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긴 고모 마츠코가 공원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말과 함께, 아버지는 고모의 집을 정리하라고 말한다. 쇼우는 고모의 짐을 정리하다가 고모의 삶에 대해 하나씩 알아간다. 중학교 선생님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마츠코에게 인생은 핑크빛이었다. 하지만 문제아 학생이 일으킨 절도사건을 수습하려다 오히려 범인으로 몰린 마츠코는 학교에서 쫓겨나고 집에서도 뛰쳐나온다. 이후 마츠코는 동거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2] - 대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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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을의 영화축제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12일 개막작 <가을로>를 시작으로 10월20일까지 아흐레 동안 열린다. 전세계 63개국에서 온 245편의 영화가 선보이는 이번 부산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대니얼 고든 감독의 <푸른 눈의 평양 시민>을 비롯해 린킨 파크의 조 한이 만든 단편영화 <시드>, 한국영화 <열혈남아> <폭력서클> <경의선>까지 모두 64편이 부산에서 첫 상영을 맞게 된다. 프리미어 작품이 아니더라도 바흐만 고바디, 고레에다 히로카즈, 차이밍량, 왕차오, 가린 누그로호, 모흐센 마흐말바프,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마뇰 드 올리베이라, 라스 폰 트리에, 난니 모레티, 브루노 뒤몽, 아키 카우리스마키, 마이클 윈터보텀 같은 감독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시네필들은 즐거움에 겨울 것이다. 심사위원장인 이스트반 자보, 브루노 뒤몽, 유덕화, 아오이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1] - 거장들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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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영화를 하면서 스타일리시하게 만들고 싶은 욕망은.
=없어. 다음번에 한번 해보려고. 격정멜로 <매혹>에서. 그동안은 이야기 전달하기도 급급한데 무슨 스타일이야. 기지도 못하는 게 나는 거 아냐. 영화의 아버지가 뭐야, 문학이야. 문학은 이야기야.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고 그 다음에 스타일이고, 그건 멋을 부리는 거잖아.
-최석환 작가랑 계속 작업하는 이유는.
=호흡이 잘 맞아. 아, 하면 어, 야. 그리고 일단 빨리 써. 난 늦게 쓰면 일 안 해. 성질 급해 죽겠는데. 우린 시놉시스 이틀, 트리트먼트 3일, 시나리오 일주일. 한달이면 딱. 기획부터 시나리오까지 한달?
-주로 어떤 방식으로.
=한장짜리 시놉시스를 먼저 쓴다고. 시퀀스별로 넘버링을 해서. 그리고 이야기의 다이어그램을 만드는데 3장 구조, 7∼8시퀀스로 만들어. 한 시퀀스를 평균 여덟신에서 열신에 다 맞춰. 그걸 도표를 그려놔. 그리고 다이어그램을 만들어. 삼각관계 하나. 파생된 삼각관계 하나.
영화감독 이준익, 그는 누구인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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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잘 봤습니다.
=괜찮았어?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기자들이 나오자마자, ‘형, 담배. 형, 불’ 그 놀이하다가 자장면집 갔다던데. 자장면집에 누군가 갔더니 앞에 다른 기자들 다 거기 모여 있더래. 누구는 낮술 풀고는 새벽 두세시까지 노래방에서 영화에 나온 노래를 찾아 부르면서 난리를 쳤대. 다 울고….
-노래가 많이 나오는데 저작권 문제는 다 잘 됐나.
=신중현 선생에게 시나리오 보여드렸지. 다 읽어보고 너무 좋아하시는 거야. 신중현의 <미인>을 박민수가 세번 부르지. 그리고 내가 김추자의 <빗속의 여인>을 죽이게 좋아하거든. <님은 먼 곳에> 할까, <빗속의 여인> 할까, 고민하다가 <빗속의 여인>을 쓴 거야.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는 2천만원 주고 샀지. 오지 오스본의 <Goodbye to Romance>는 이것저것 다 해보니까 1억원이 들어가는 거야. 그래서 빼버렸어.
영화감독 이준익, 그는 누구인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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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와 백제의 황산벌 전투를 배경으로 한 <황산벌>에서 전투다운 전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전부이다. 영화 곳곳에 백제와 신라 병사들간의 ‘싸움’이 없는 것이 아니나, 이는 축구 서포터스간의 치열한 ‘응원 놀이’처럼 묘사된다. <황산벌>이 역사와 유희하며 교과서적 역사를 해체하는 발칙한 영화라 하더라도, 그것은 역사의 진실을 회피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기존의 역사가 말하지 않았던 또 다른 진실을 포착하려는 시도였다. 이는 무엇보다 ‘거시기’로 대표되는 언어의 유희를 통해 적절히 드러나는데, 거시기라는 백제군의 사투리(패배자의 언어)는 승리자의 역사 서사(history narrative)의 허구성을 들추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의 ‘전라도 폄하증’이 어떠한 기제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알레고리였다. 마치 전라도 사람들의 꿍꿍이속은 알다가도 모를 것이라고 여기는 전라도 폄하증마냥 신라군은 끊임없이 거시기에 어떠한 대단한 의미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여기지만, 거
영화감독 이준익, 그는 누구인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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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왕의 남자> 감독의 후속작. 당연히 큰 관심이 쏟아질 법한데 <라디오 스타>는 소소한 영화 크기만큼이나 파묻혀 있었다. 모두들 <타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가문의 부활>이 경쟁할 거라고 예상했다. 20년 넘게 주연을 한 안성기 박중훈 두 거목의 출연은 오히려 낡은 느낌을 줬다. 그러나 기자, 배급, 일반시사회에서 <라디오 스타>는 ‘웃으면서 동시에 눈물을 흘리는 기묘한 경험’(황진미)을 안겼다. 새삼 이준익이라는 인물의 개성과 크기와 두께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이준익 감독은 1천만 관객을 동원한 뒤 바로 작품에 뛰어들었고, 벌써 차기작 두편을 준비하고 있다. 관객 수뿐 아니라 충무로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시대가 그를 택한 것일까, 그가 시대를 만들어가는 것일까. 변두리 리그의 대변자 이준익, 그의 됨됨이와 영화 인생을 살피고 감독론을 보탰다.
이
영화감독 이준익, 그는 누구인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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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베니스의 떠오르는 별
유머는 만국공통어다. 에마누엘레 크리알레즈의 <황금의 문>(Golden Door/ 112분/ 이탈리아·프랑스/ 경쟁부문)은 이탈리아 민족 특유의 해학적 시선으로 역사에 접근하는 영화다. <황금문>의 시대적 배경은 유럽인들의 미국 이주가 붐을 이루던 20세기 초반의 대이민 시대다. 이탈리아 촌구석 시실리섬의 만쿠소 가족은 노모까지 합세해 미국 이민을 감행한다. 만쿠소는 집채만한 양파와 닭, 은화들이 매달린 나무가 찍혀 있는 거짓말 같은 흑백사진을 본 뒤로 미국에서의 풍족한 삶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그 길은 쉽지 않다. 전쟁통의 피난선 같은 배에 몸을 실어 미국에 도착해보니 각종 신체검사에 방역·위생검사, 심지어는 그림판을 맞추는 등의 지능검사가 기다리고 있다. <황금의 문>은 이 짜증스럽고 비합리적이며 인종차별적인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그 위에 만쿠소의 순박한 시선을 한겹 덮는다. 이로 인해 생기는 해학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결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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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식지 않은 열정을 엿보는 즐거움
관록의 거장들과 젊은 작가들이 고루 포섭된 영화제 중반까지는 후자들의 신작이 전자들의 것보다 영화적으로 훨씬 강하게 어필했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블랙 달리아>는 원작의 방대하고 치밀한 세계 그리고 흑백 누아르 필름의 미학적 틀에 속박당한 채 감독 스스로 자유와 상상력을 잃어버린 작품이었고, 무너진 월드 트레이드 센터 아래 깔렸다가 극적 구조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올리버 스톤의 <월드트레이드 센터>는 그 감동이 미국식 휴머니즘 안에 완벽히 갇혀 있었다. 독일 감독 폴 버호벤은 <블랙북>이란 영화에서 2차대전 당시 독일 장교와 유대계 여성의 실제 사랑 이야기를 평범한 독일어 멜로드라마로 바꾸었을 뿐 민족의 역사적 죄의식과 치열하게 싸우지 않았다. 알랭 레네의 유쾌한 소동극과 스티븐 프리어즈의 기품있는 대중영화, 가린 누그로호의 비장미 넘치는 인도네시아 전통 오페라극이 없었다면 베니스에서의 거장들과의 만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결산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