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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영화 프로듀서 데이비드 헤이맨은 진짜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는 비서에게 뭐 그런 이상한 제목이 있느냐며 핀잔을 주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라니! 그는 유치한 제목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아동용일 듯한 그 소설을 무심하게 읽었고, 놀랍게도 21세기의 <스타워즈>가 될 만한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곱편의 소설, 따라서 일곱편의 영화. 그러나 지난해 여름의 고전을 딛고 다시 겨울방학의 벗이 된 네 번째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은, 조금은 위안이 되는, 조그마한 마침표이자 시작점이 될 듯하다. <해리 포터> 시리즈 전부를 각색한 작가 스티브 클로브는 “이 영화는 이전까지 만들어졌던 모든 것을 마무리했고 새로운 <해리 포터>를 경험하기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믿어도 좋을까. 영국과 미국의 언론은 <해리 포터와 불의 잔> 기사에 ‘change’라는 단어를 숱하게 박아넣었으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미리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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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사운드를 만드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대부분 슈퍼바이저급에 해당하는 사운드 디자이너들이자 사운드 믹서들이다. 이들만이 한국영화의 사운드를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리스트는 불완전하다. 그럼에도 이 아홉명의 이름이, 그리고 이들 아홉명이 밖으로 꺼내놓는 생각들이, 한국영화 사운드 후반작업 현장의 밑그림을 보여주는 작은 지도가 되기를 바란다(가나다순).
“소리도 연기다”
김석원/ 블루캡 대표
토목공학과 출신. 노래모임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으며 음악에 빠져지냈다. 서울오디오를 거쳐 1991년 독립해 차린 녹음실 리드사운드 시절까지 광고음악을 10여년간 작업하다 1995년 블루캡을 차리면서 영화 사운드를 시작했다. 명필름과 강제규필름의 주요 작들을 작업했고 박찬욱과의 작업을 통해 독창적인 사운드 연출력을, 강제규와의 작업을 통해 영화의 규모를 컨트롤하는 사운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초기에는 사운드 전 파트에 관여하다 현재는 폴리 파트와 전체 믹싱을 주관하고 있다.
“
사운드 디자인의 비밀 [5] - 사운드 디자이너 9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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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들을 수 없는 소리, <내츄럴시티>
감독 민병천 사운드 슈퍼바이저 김용훈 믹싱 서영준 사운드 이펙트 슈퍼바이저 황진수 제작연도 2003년
SF영화는 지금 이 순간 들을 수 없는 미래의 소리들을 요구한다. <내츄럴시티>의 이펙트 슈퍼바이저 황진수는 영진위 녹음실 후배들에게 “지금 우리가 보는 저 그림과 일치하는 소리는 세상에 없다”고 수십번을 강조했다. 컴퓨터에서 나는 빕사운드 하나조차도 관객이 들어본 적 없는 소리로 만들어내고자 했다. R(유지태)이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의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BMW 오토바이 엔진 소리 녹음 소스와 전기드릴 사운드 녹음 소스와 라이브러리에서 찾은 우주선 소리 등을 개별 디자인해 섞는 것은 ‘트릭’ 정도에 불과한 작업. R이 자주 찾는 오뎅집의 앰비언스 작업 과정에서는 사운드 소스 하나하나를 폴리로 녹음한 다음 일일이 개별 디자인해서 앰비언스 에디터에게 넘겼다. “미래라면 시장에서 들리는 말소리 하나, 도심에서
사운드 디자인의 비밀 [4] - 베스트 사운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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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사운드’라는 이름으로 10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이 리스트는 한국 영화사에서 미학적 또는 기술적으로 최상이자 최고에 도달한 사운드 모듬이 결코 아니다(그렇게 완벽한 평가를 받는 사운드는 세계 영화사에도 몇편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이 리스트는 현재 충무로의 사운드 슈퍼바이저들이 자부하고 아끼는 사적인 베스트 목록에 가깝다. 그러므로 화려한 비주얼과 영화 규모만으로 덩달아 사운드 퀄리티까지 평가하게 되는 우리의 습관을 무색게 할지도 모르겠다(개봉일순).
월향검에서 사람 소리가? <퇴마록>
감독 박광춘 사운드 슈퍼바이저 이규석 제작연도 1998년
PC통신 판타지 소설을 영화화한 퇴마사들의 이야기인 <퇴마록>의 사운드는 과거 한국영화들에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완전히 새로 창조해야 하는 몇몇 사운드 가운데 가장 공들여 디자인된 것은 월향검의 소리. 이규석은 <퇴마록>의 월향검을 <스타워즈>의 광선
사운드 디자인의 비밀 [3] - 베스트 사운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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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사를 다시 녹음 한다고?
문이 빼곰히 열린 양수리 스튜디오 B 믹싱룸 안에서부터 와아∼ 하는 함성이 새나온다. 김기탁 ADR(후시) 레코딩 엔지니어가 왼손에 빨간 물병, 오른손에 파란 물병을 들고 40여명의 사람들에게 함성 연기를 지시한다. “지금 박경원이의 비행기가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그러다 보이질 않습니다. 어, 무슨 일이지? 궁금해하셔야 돼요. 이쪽 손을 보시면서 함성을 질러주시고요, 제가 손을 이렇게 하면 웅성웅성 해주세요.” 왈라 ADR 녹음 중이다. 웅성웅성, 왈라왈라 떠드는 군중의 목소리라고 해서 ‘왈라’라는 이름이 붙었다. <청연>에 필요한 군중은 500명. 이날 녹음되는 왈라를 비롯해 저음의 왈라, 일본어 대사가 구체적으로 들리는 왈라까지 세 종류의 왈라가 녹음, 복사되면 500여명은 금세 만들 수 있다.
극에 관여하지 않는 왈라 소리도 디테일하게 연출하자면 끝이 없다. 일본어 대사가 구체적으로 들리는 왈라 부분은 마침 한국을 공연차 찾은
사운드 디자인의 비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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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세계의 소리를 창조해낸 사운드 디자이너 벤 버트는 자신이 광선검의 밑그림을 본 순간 이미 머릿속에서 광선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과장을 포함했겠지만,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에겐 소리가 단순히 듣는 대상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쥬라기 공원>의 공룡 발소리, <킹콩>의 울음소리 등 우리가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지금까지 없던 비주얼에 대한 새로운 사운드들뿐만 아니라 영화 사운드는 매일같이 들리는 물소리와 사람들의 소리까지도 새롭게 만들어낸다.
영화 사운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막연히 그것이 마술인 것처럼 접근하기보다 실질적인 작업 과정에 동참하는 편이 답을 찾기 쉬울 것 같다. 영화 사운드는 프로덕션 사운드, 즉 현장녹음에서부터 만들어지지만 이번에는 후반작업 과정에 관한 이야기만 담는다. 현재 사운드 후반작업 중인 곽경택 감독의 신작 <태풍>과 윤종찬 감독의 <청연> 현장을 여러 날 걸쳐 방
사운드 디자인의 비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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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올해 하이퍼텍 나다는 영화제 상영작을 제외하고, 다큐멘터리를 무려 4편이나 단독 개봉했다. 류미례 감독의 <엄마>를 비롯해 대니얼 고든 감독의 <어떤 나라>와 <천리마 축구단>, 그리고 페이크다큐멘터리인 <목두기 비디오>까지. 12월에는 다큐 <꿈꾸는 카메라>까지 개봉 대기 중이다. 2003년 <영매-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2004년 <송환>의 장기상영과 흥행에서 얻은 자신감이 올 한해 ‘다큐 인 나다’라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이어진 것이다. “국내 다큐 관객을 늘려보겠다”는 뜻에서 시작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큐에 대한 집중적인 애정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는 의지와도 관련있다. 동숭의 정유정씨는 “내부적으로 감독전에 대한 회의가 있다”고 말한다. 이미 한 차례씩 선보인 적 있는 유명 감독들의 작품을 묶어내는 것만으로는 관객을 잡아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얼마
작은 영화가 사는 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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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 400벌은 우스운 시대다. 프린트 제작에만 1억원 넘게 들이는 영화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모든게 와이드 릴리즈 때문이다. 멀티플렉스가 주도한 스크린 확장 기세도 당분간 속도를 멈출 것 같지 않다. 2004년까지 파악된 전국 스크린 수는 무려 1451개다. 5년 전 6만5659명이었던 스크린당 인구 수가 지난해에는 3만3483명까지 줄어들었다. 1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대개의 상업영화들은 개봉을 앞두고 스크린을 하나라도 더 늘리기 위해서 안간힘이다. 반면, 예술·저예산 등 이른바 작은 영화들은 단관 혹은 소규모 상영관에서 장기 상영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들 영화를 보기 위해선 눈 씻고, 극장을 찾아야 한다. 때론 중소 배급사에 맡겨 5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하고, 많게는 억대 광고비를 지출하기도 하지만, 결과는 대개 참패로 이어진다. 간혹 멀티플렉스에 입성하기도 하지만 좌석점유율 미달이라는 판정과 함께 일주일을 채 버티지 못하고 밀려난다. 현재로선
작은 영화가 사는 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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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를 향한 발길을 재촉하던 소하와 정현. 냇가에 마차를 세우고 평화로운 휴식을 취해 보지만, 이들을 따라붙은 척살단의 공격을 피할 수는 없다. 정현을 노리는 철화살이 날아들자, 소하는 정현을 이끌고 경공술로 강을 건너 숲으로 날아오르고, 척살단의 추격은 숲으로 이어진다.
홍콩 무술팀은 와이어 액션을 찍을 때마다 향을 피운다. 나도 <비천무> 때 스탭이 다치는 것을 본 뒤로, 와이어 액션이 있을 때마다 향을 피우고 기도를 하곤 한다. 이번엔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다. 소하와 정현이 강을 딛고 숲으로 날고, 그 뒤를 척살단원들이 따라가는 장면을 테스트 촬영할 때인데, 크레인 사이에 있던 도르래가 주저앉은 일이 있었다.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크레인이 작은 것뿐이어서 그걸 썼더니, 장정 10명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와이어를 매단 도르래가 내려앉았다. 그래서 ‘정원 초과’ 신호로 알고, 추격자들을 10명에서 7명으로 줄여 촬영했다. 이 장면의 과장이 심하다 할지 모르겠
<무영검> 액션 코멘터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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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키드의 꿈’은 이루어진 것일까. 액션영화 감독이 되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했다는 김영준 감독은,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본인은 극구 부인하지만) 태권도에 합기도 합이 6단이라고 한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재학 시절에 그는 액션 단편을 선보여 ‘전설’로 회자됐고, 액션 장르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내공을 첫 장편 <비천무>로 이어가려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선보이진 못했다. 5년이 흐른 지금, 그가 또 다른 무협영화 <무영검>으로 돌아왔다. 발해의 마지막 왕자를 지키는 여자 무사의 활약상에는 기묘하고 현란한 액션이 흘러넘친다. <비천무>에서 만난 뒤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친구이자 동료”가 됐다는 무술감독 마옥성은 “그간의 모든 노하우를 이 영화에 집중했다. 지금까지의 중국 액션보다 진화한, 짜임새 있는 액션을 만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김영준 감독이 <무영검>의 주요 액션 장면을 손수 골랐고, 마옥성 무술감독과 함께 액션
<무영검> 액션 코멘터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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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맞고 맞고 맞고… 쟤, 또 맞아?
임현성/ 근데 정말 촬영할 때 제일 힘든 역할은 심대석 같아.
한성천/ 그렇다니까, 무슨 일만 생기면 심대석 불러서 때리잖아. 나중엔 부산영화제 온 관객이 “쟤, 또 맞아” 하면서 소곤거리더라고. 영화 속에서 맞는 장면은 세번뿐이어도, 매번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진짜 맞다보면. 어유, 맞는 사람 앞에 두고, 감독이랑 정우랑 둘이, 이렇게 때릴까, 저렇게 때릴까, 얘기하는데…. 주먹으로 맞는 장면 찍고 나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엉덩이 맞을 때는 바지에 박스랑 장갑 끼워놓고 찍었잖아.
하정우/ 살짝 삐치기도 했지? (웃음) 내가 세 번째 테이크에선가 날아차기 했을 때, 그거 결국 NG였잖아. 조감독은 옆에서 “형, 그냥 가슴을 주먹으로 때리세요” 누구는 또, “뺨을 때려” 이러는데. (낄낄댄다)
한성천/ 한번은 세게 맞으면서 끝까지 연기를 했는데, 전 장면이랑 연결이 안 맞는다고 처음부터 다시 찍었잖아.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나
<용서받지 못한 자> 배우 4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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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준비 - 사실 사회나 군대나 다 비슷하잖아
하정우/ 군대 생활? 정말 파란만장했지. 훈련소 끝나고 재봉질 배우다가, 자대 배치 뒤에는 용접 배우고. 1분에 워드 40타 치는 실력을, 400타라고 거짓말해서 행정병으로 바꾸고. 그리고는 용산 군영화제작소에 원서내서 1년 만에 옮겼어. 차인표, 이휘재씨 나온 <알바트로스> 찍은 데 있잖아. 내가 찍은 건, <헌병할머니>(일동 웃음) <크레파스> <고무풀>. 보통 군영화는 한달에 한편 정도 촬영하는데, 로케 나가면 모텔에서 다 같이 생활하고, 각자 제작부, 연출부, 배우를 다 해야 하니까 아주 힘들지. 근데 내 밑에 있던 애는 완전 고문관이었거든. 허지훈처럼 순도 100%면 그나마 낫지, 걔는 문제가 나름대로 어긋난 ‘파이팅’을 시도한다는 거야. 나서서 하겠다고 해놓고 실수하면 내가 뒤치다꺼리하고. 그러다보니 내가 상대적으로 귀여움을 받긴 했어.
임현성/ 난 의무경찰로 입대해서 방배경찰서에
<용서받지 못한 자> 배우 4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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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영화과 학부 졸업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운 만듦새, 사회와 개인을 바라보는 깊이있는 시선 등 11월 18일 개봉을 앞둔 <용서받지 못한 자>는 여러모로 놀라운 영화다. 무엇보다도 관객에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전형적이면서도 생생한 영화 속 캐릭터들. 20대 이상의 관객이라면 군대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한번쯤 마주쳤을 법한 이 개성만점의 인물들을 바라보며 울고 웃다가, 영화가 끝난 뒤에는 주변을 돌아보며 생각에 잠길 것이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각각의 인물들이 저마다 다르고 또 같은 방식으로 군대 안의 획일적인 상하관계에 대처하고, 그 결과 벌어지는 일련의 비극에 맞닥뜨리게 되는 과정을 바라보는 영화. 윤종빈 감독은 이 영화의 배우들을, 모두 자신의 학교 출신으로 캐스팅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유난히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연극과의 일반적인 성향을 생각했을 때, 이를 통해 모종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처음부
<용서받지 못한 자> 배우 4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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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람과 어린이들만이 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다”
6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테리 길리엄은 나이를 모르는 악동이다. 테리 길리엄과 미라맥스의 하비 와인스타인은, 영화의 개봉 직전까지 온 할리우드가 수근거릴 정도로 요란한 싸움을 벌여왔다. 그러나 라운드 테이블에 마주앉아 끊임없이 너스레를 떨어대는 길리엄은 정작, 그건 별것 아닌 문제였다며 시치미를 뗀다.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어온 것만은 분명해 보이는 그와의, 수다스런 인터뷰의 일부를 전한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 접한 게 언젠가.
=2002년에 처음 시나리오를 봤다. 내가 쓴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었고, 그 시나리오는 뭐랄까 너무 유행에 편승한 것처럼 느껴졌지만 컨셉 자체는 꽤 괜찮았다. 자신의 세계에 사로잡힌 사람의 이야기인데다, 동화를 바탕으로 특정한 세계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해볼 만했다. 그래서 <타이드랜드>의 작가 토니 그리조니와 함께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다시 썼다.
테리 길리엄의 <그림형제: 마르바덴 숲의 저주>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