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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영화의 법칙 셋. 다중반전보다는 간단명료한 반전을 노려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이란 말은 다중반전의 탄생을 예고한 말이었을까? 연속적인 반전은 강하다. 사람들은 흔히 “한번 속지 두번 속나?” 한다. 진짜 그럴까? 영화에선 아니다. <와일드 씽>에서 주인공들이 돌아가면서 한번씩 범인 역을 맡았을 때 관객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 한 패거리라는 것이 드러났을 때는 “젠장, 또 짜고 치는 고스톱이군” 하고 말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역시 똑같은 형식으로 진범이 수지임이 드러나면서 관객은 허를 완전히 찔리게 된다. ‘설마, 이걸 또 뒤집겠어?’란 상식을 뒤집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먹기 좋은 떡이라도 자꾸 먹으면 질리고 끝내는 체하고 만다. <베이직>이 다중반전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뒤집고 또 뒤집고 완전히 빈대떡 부치는 수준이다. 그렇게 관객을 완전히 지치게 만든 뒤 보여준 결말은 생존자와 수사관, 교관,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사람
영화에 쓰인 반전의 기법 & 실패한 반전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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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노폴리> <럭키 넘버 슬레븐> 등 반전을 꽁꽁 감춘 영화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른바 ‘반전영화’는 장르로 인정받는 명칭이 아닌데도 인터넷상에서 꾸준히 인기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 사실 반전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기법이 아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은 물론이고, 스릴러나 공포·범죄영화 등의 장르에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관객의 예상을 뒤집는 결말을 위해 반전 기법이 흔히 쓰이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도 반전이 마치 유행성출혈열처럼 퍼지게 된 이유는 뭘까? <유주얼 서스펙트>나 <식스 센스> 이후, 반전 강박증처럼 ‘반전, 반전’을 고집하게 된 여러분에게 반전의 비밀을 ‘노골적으로’ 공개하려 한다. 반전영화들이 마지막 반전을 위해 영화 내에 배치한 요소들을 거꾸로 짚어보면서 반전영화 만드는 법을 알아본다.
스포일러 경고: 다음 영화 가운데 한 작품이라도 보지 못한 게 있다면 이 글을 읽지 마시라. 반드시 후회한다.
영화에 쓰인 반전의 기법 & 실패한 반전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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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인기 장비
고등학교, 대학교 야구부 다음으로 야구방망이를 많이 소비하는 곳이 조폭세계다. 한국 조폭영화는 이런 실태를 반영, 주로 야구방망이와 각목을 애용한다. 외국에 한국 액션영화가 잘 안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총을 안 쓰기 때문이다. 그래서 휴대폰 배터리(<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이 위기에서 탈출할 때 썼다) 같은 기발한 소품들이 무기로 쓰이기도 한다. 1980년대 서진 룸살롱 사건 이후 회칼이 등장했지만 이는 평소 잘 쓰지 않는, 매우 극악무도한 무기다. 칼을 쓴다 하더라도 다리나 팔 같은 비교적 덜 중요한 부위에 쓰며, 부상자는 병원에 데려다주는 게 나름의 ‘쎈수’다. <비열한 거리>의 터널 액션신을 보면 이런 무기 사용에 대한 룰을 엿볼 수 있다.
조폭의 가족주의
조폭들은 강력한 형제애로 묶여 있고 의리를 중시하며 조직원을 ‘식구’(병두 말대로 ‘같이 밥 먹는 입구멍’)라 부르지만 <대부>가 보여주듯 그 식구는 자기 편할
<넘버3>에서 <비열한 거리>까지 조폭생활백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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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이는 듣기만 해도 흉악스런 이름이다. 그러나 여성 두목이 가위를 들고 활극을 펼치거나, 머리 깎고 스님들과 족구하는 우스꽝스러운 시추에이션을 즐겨 보았다면 이들이 그저 깍두기 머리 하고 실없는 짓이나 일삼는 나와바리(구역) 근거형 서클 정도로밖에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친구> 같은 실화에 근거한 리얼리스틱한 조폭영화가 없지는 않았다. 최근 등장한 <짝패>와 <비열한 거리>는 조폭이 실생활, 나아가 주요 경제 활동에서 매우 분주하게 일하는 경제 주체이자, 알기도 복잡한 사업 영역 확장 및 기업 합병 등에도 나서는 지하경제의 첨병임을 보여주는 바, 이들 영화를 중심으로 조폭영화를 다시 돌아보며 그들의 실상에 한뼘 더 다가서면 어떨까 싶었다. 그들의 정치관, 경제관, 의생활, 주생활, 고문방법, 조폭 내 인간관계 등을 소백과사전식으로 구성해보았다.
조폭의 탄생
조폭영화와 실제 조폭의 계보가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정치가 혼란하던 시
<넘버3>에서 <비열한 거리>까지 조폭생활백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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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자 해적
잭 스패로우가 자신의 배를 떼어먹었다고 주장하는 여자 해적. 영화에나 나오는 거라고? 아니라니까. 실제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여자 해적들이 있었다. 앤 보니와 메리 리드. 캘리코 잭 래캄이라는 해적 선장의 배에 타고 있던 이 두 여자 해적은 1720년 재판을 받는 동안 일대의 최대 관심사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녀들이 몇년 동안 남자처럼 생활했다는 데 흥분하면서 그녀들의 섹스 라이프를 비롯한 온갖 것들을 알고 싶어했다고. 그 덕에 별볼일 없는 캘리코 잭 래캄의 이름까지 덩달아 유명해졌다나. 한편 5만명이 넘는 선원과 1천척 이상의 선단을 거느리다가 은퇴, 행복한 노후를 보냈다는 중국 여자 해적 치 카이라는 얼마 전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에피소드로 등장해 네박사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무래도 우리 모두는 호사가인 듯.
7. 포격보다는 위협과 백병전
해적영화라면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배 옆으로 대포를 쏘는 장면이다. 포로의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알아보는 해적생활백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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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조니 뎁을 주인공으로 해적영화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였다. 그러나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훌륭한 볼거리와 캐릭터의 매력을 모두 갖춘 색다른 해적영화를 만들어냈다.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는 예상치 못한 대흥행을 기록했고, 제리 브룩하이머는 1편의 선원들을 고스란히 데리고 속편 제작에 들어갔다. 많은 이들이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을 기다려왔다. 그 개봉을 코앞에 둔 지금,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의 장면들을 회상하며 해적에 대한 몇 가지 잡식을 얻어보면 어떨지. 진정한 수행자의 자세는 바로 그런 것이로세.
1. 캐리비안
‘캐리비안의 해적’이라. 다른 곳도 아니고 제목에다 ‘캐리비안’이라는 단어를 콱 박아놨다는 것은 역시 생각해볼 문제다. 모르긴 몰라도 카리브해가 주는 낭만성(에메랄드빛 바다와 파란 하늘, 신혼여행, 그럴 여건 아니라면 경기도로 물놀이라도 떠나줘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알아보는 해적생활백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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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과 속편, 이 둘의 관계는 의외로 간단하지 않다. 흥행이 되면 속편을 제작할 순 있지만, 그렇게 제작한 속편이 흥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편에선 아이템이 중요하다. 전편의 설정들을 새롭게 변주할 수 있는 아이템. <가문의 부활>과 <동갑내기 과외하기2>는 그런 의미에서 속편 제작의 가능성이 높이 제기됐던 영화들이다. 조폭과 가족, 청춘과 로맨스 등 이야기를 구성해낼 재료들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촬영을 시작한 두 영화를 살짝 들여다보았다.
불량선생과 열혈제자의 한국어 과외기, <동갑내기 과외하기2>
시놉시스/ 재일동포인 준코(이청아)는 한국 대학생 정우성을 좋아해 그를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온다.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잡은 준코는 주인 아들인 종만(박기웅)과 처음부터 티격태격이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준코에게 한국어 과외를 해줘야 하는 종만. 상황이 마음에 안 들기는 준코 역시 마찬가지다. 종만은
2006 하반기 신작 프로젝트 [5] - 속편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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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과 만화의 판권이 팔렸다는 뉴스는 더이상 신기하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바보> <오래된 정원> 등이 이미 서점에서 영감을 찾아냈고, 인터넷 소설도 몇년 전부터 연이어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 <황진이>와 <순정만화>도 미묘한 창작의 과정인 각색을 시도하고 있는 영화들이다. 잊혀진 우리말과 시와 노래를 싣고 있는 <황진이>와 네명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정만화>는 유독 각색이 어려운 작품들이겠지만, 그만큼 원작이 다른 매체로 변화했을 때의 모습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특별하지 않은 이들의 특별한 사랑, <순정만화>
시놉시스/ 서른살 회사원 김연수는 출근길 아침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나운 여고생에게 자꾸 마음이 간다. 여고생 한수영 역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이 숙맥 아저씨가 마음에 든다. 어느 날 교복 넥타이를 잊고 집에서 나온 수영은 연수에게 넥타이를 빌려
2006 하반기 신작 프로젝트 [4] - 원작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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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만큼 애증이라는, 모순된 감정과 어울리는 존재가 있을까. 영화 속에서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그림자를 드리워서, 그 흔적이 없는 영화를 찾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 정도. 그러나 장애인과 그의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하는 <허브>와 판자촌 식구들의 힘겨운 투쟁과 새로운 시작을 그리게 될 <특별시 사람들>은 가족의 미묘한 의미를 직접 화법으로 고민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두편의 영화 속 가족은 가깝고도 멀고, 당연하면서도 낯설다. 우리네 가족들과 제법 닮았다.
장애인 아가씨의 꿋꿋한 홀로서기, <허브>
시놉시스/ 생머리에 마른 체구를 지닌 스무살 아가씨 상은(강혜정)은 남들과 조금 다르다. 정신연령이 일곱살에서 멈춰버린 정신지체자이고, 아버지 없이 꽃집을 운영하는 엄마 현숙(배종옥)과 함께 살고 있는 그는, 언제 어디서고 자신을 바보라고 부르는 사람은 가차없이 물어버리고, <미녀와 야수>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상은은 자신만
2006 하반기 신작 프로젝트 [3] - 가족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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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은 만만찮은 장르다. 영화를 만드는 동안 고증에서 재연까지 드는 수고는 물론이고 과거를 끌어와 현재와 어떤 접점을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도 적지 않다. 5·18 광주민중항쟁과 베트남 전쟁처럼 아직도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는 역사를 되짚어야 한다면, 그러한 부담은 배가 될 것이다. <화려한 휴가>와 <무기의 그늘>은 누구도 선뜻 택하지 않는 소재와 배경을 택했다는 점만으로도 주목받는 프로젝트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이제 막 돌리기 시작한 김지훈, 필감성 두 젊은 감독들로부터 고투의 과정 일부를 들었다.
정면으로 80년 광주를 바라본다, <화려한 휴가>
시놉시스/ 민우(김상경)는 택시기사다. 넉넉지 않은 생활이지만, 그는 공부 잘하는 동생 진우(이준기)만 바라보고 살고 있다. 직장 동료의 부추김으로 평소 호감을 갖고 있던 간호사 신애(이요원)와 극장 데이트를 하게 된 민우. 첫 데이트의 설렘은 그러나, 갑작스럽게 극장에 들이닥쳐 곤봉을 휘두르는
2006 하반기 신작 프로젝트 [2] - 시대역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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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신작 촬영준비에 여념이 없는 충무로 제작진들이다. 과연 그들은 월드컵 개막일이 며칠인지 알고 있을까. 한국의 예선 경기가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 알고 있을까. 이것만은 분명하다. 월드컵에 나선 축구선수들 못지않게 그들 또한 오랜 시간 사활을 걸고 프로젝트 진수를 위해 애써왔다는 것만은.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개봉할 한국영화 중 최근 몇년 동안 상업영화의 트렌드라고 할 만한 소재, 배경 등을 택한 10편의 영화를 꼽았다. 청춘을 되묻고, 시대를 거스르고, 가족을 내세우고, 원작을 택하고, 속편이 뒤따르는 영화로 범주를 나누고 제작이 가시화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2편씩 선정했다. 그 다음 과거 비슷한 트렌드의 영화들의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하고 단점들을 어떻게 피해갈 것인지를 물었다. 올해 하반기부터 쏟아져 나올 한국영화 기상도의 일부분을 미리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담아.
두편의 청춘영화 &
2006 하반기 신작 프로젝트 [1] - 청춘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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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지만 있는 듯, 괴물의 존재를 고려한 촬영
이와 동시에 호주의 특수효과업체 존 콕스팀에서는 애니매트로닉스(전자적으로 재현되는 로봇) 작업이 진행됐다. 애니매트로닉스는 <쥬라기 공원>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크리처가 배우와 아주 가까운 거리에 등장할 때 CG가 아니라 실제 크기의 로봇을 등장시키는 것이다. <괴물>에서도 괴물의 입 부분이 애니매트로닉스로 만들어져, 괴물이 사람을 삼키거나 뱉을 때 등에 사용됐다. 한국에서도 괴물의 존재를 고려한 촬영이 진행됐다. 배우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괴물이 있는 듯 연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수효과업체 퓨처비전은 존재하지 않는 괴물이 일으키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괴물이 물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드럼통을 정해진 각도로 빠뜨린다든가 하는 ‘프랙티컬 이펙트’ 작업이었다. 한편 한국의 CG업체 EON은 괴물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의 CG를 만들기도 했다.
시각적인 요소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괴물이 일으키는 실감
<괴물> 속 괴물 제작 과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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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칸영화제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마치고 7월27일 국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국내와 해외의 매체를 통해 다채로운 찬사를 끌어낸 <괴물>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괴물’ 그 자체다. 그것은 괴수 캐릭터가 그동안 한국 주류 영화계에서 거의 등장한 적이 없었던 탓이기도 하고, 촘촘하게 영화를 만들기로 정평이 난 봉준호 감독이 만든 괴수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다. <괴물> 속 괴물의 탄생과정을 되돌아보고, 여기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다만, 마케팅 방침상 괴물의 스틸 이미지를 공개할 수 없다는 영화사의 입장으로 다소 동떨어진 이미지를 덧붙이게 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울 뿐이다.
<킹콩>과 달리 <괴물>의 주인공은 괴물이 아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분명 괴물에게 물려간 딸 현서(고아성)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박강두(송강호)와 그 가족이다. 그럼에도
<괴물> 속 괴물 제작 과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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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기 조련사와 악인 사이에서
-배우들 연기가 매번 훌륭하다. 어떻게 했기에 그런가.
=첫 영화 망하고 반성한 게 영화 연출은 연기 연출이라는 거였다. 중국에선 ‘도연’이라고 하지 않나. 연기를 잘 지도하는 사람이 감독인 거다. 미장센은 두 번째고. 첫 작품 연기가 되게 어색했다. 좋은 배우를 썼는데 왜 그럴까 싶었다. 그 뒤로 시나리오 쓸 때부터 자연스레 연기를 생각하고 구성했다. 멋스러운 대사니 앵글이니 다 포기하게 되더라. 난 리얼리스트다. 상황을 진실에 육박하게 하려면 멋진 건 다 버려야 한다. 배우의 자연스러움이 첫 번째다. 현장에서 배우들이 자연스러운 동선을 만들 때까지 리허설을 한 다음에야 앵글을 짠다. 콘티에 배우를 우겨넣지 않는다. 그리고 배우들과 얘기를 많이 한다. 어떤 어투가 자연스러운지 부자연스러운지 간파한다. 그리고 배우의 발음과 구강구조에 맞는 대사를 준다. 영화는 결국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문학도 문체가 이상하면 안 읽히지 않나. 그래서 재촬영을 하기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