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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몰라요. 하지만 영화를 찍을 수만 있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열린 독립영화제작 워크숍 첫날, 어느 수강생의 말 한마디가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그녀의 얼굴에 “기자가 된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던 한 취업준비생의 모습이 겹쳐진 건 우연이었을까요. 5월19일, 이들이 미디액트에 모였습니다. 영화를 만들겠다던 여학생은 카메라를 잡았고, 영화기자가 되고 싶다던 취업준비생은 펜을 들었습니다. 그날부터 일주일 동안 이들은 각자 단편영화를 만들고 기사를 쓰며 흥미진진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요? 제가 바로 그 취업준비생이었거든요. 신입기자 C, 기사로 화끈하게 신고합니다.
[독립영화제작 워크숍 따라잡기] 영화 찍고 싶어 환장했습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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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시대의 막이 올랐다. 일반 DVD보다 훨씬 선명한 화질과 생생한 음질을 갖춰 차세대 영상매체로 자리를 굳힌 블루레이 DVD의 실체를 밝히고 블루레이 시대의 의미를 알아본다. 아울러 블루레이로 만날 수 있는 추천 타이틀을 소개한다.
[블루레이 안내서] Open Your Eyes! 화질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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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이 <아임 낫 데어> 재미있게 즐기는 법 ‘인물 참고 편’이라면 이 장은 ‘작품 참고편’이다. <리날도와 클라라>(1977), <하트 오브 파이어>(1987), <가장과 익명>(2003) 등 밥 딜런이 연출, 각본, 출연 등으로 참여한 극영화들이 있지만 <아임 낫 데어> 보기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 밥 딜런 열성 팬에게만 추천한다. 극영화를 반드시 한편 보아야 한다면 <관계의 종말> 한편이면 무난하다.
다큐멘터리의 경우 D. A. 페니베이커가 밥 딜런의 1965년 영국 투어에 동행하여 촬영한 <돈 룩 백>(1967)이 최초다. 밥 딜런이 카메라 앞에 서서 종이에 쓴 가사를 한장씩 넘기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그때 화면의 후경(왼쪽)에서 앨런 긴즈버그가 어설프게 설정된 연기를 선보이는 광경을 놓치지 말 것. <아임 낫 데어>의 쥬드가 <돈 룩 백>의 이 장면을
<아임 낫 데어> 솔직한 밥 딜런을 만나기 위해 참고하면 좋을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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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명의 배우들이 연기하는 일곱개의 밥 딜런. 과연 어떤 사실들에 근거를 두고 조합된 걸까. <아임 낫 데어>를 볼 때 이 인물들의 배경을 알면 흥미로워지지만, 한번 막히면 골치가 아프다. 차례대로 보자.
1. 아르튀르 랭보. 그 랭보가 맞다. 영화에서도 시인으로 소개되는 이 인물은 단 한번도 탁자를 벗어나지 않은 채 화면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말하는데, 토드 헤인즈는 1965년과 1966년 기자회견장에서의 밥 딜런의 모습을 기초로 이 인물을 창조했다고 밝혔다.
2. 우디 거스리. 1912년 7월14일에 태어나 1967년 10월3일에 세상을 뜬 포크 뮤직 싱어송 라이터다. 젊은 시절 밥 딜런은 우디 거스리를 정신적 우상으로 삼았으며 그의 흉내내기에도 여념이 없었다고 주변인들은 증언한다. 실제로 밥 딜런은 말년에 뉴저지 모리스타운의 그레이스톤 정신병원에 수감돼 있던 우디 거스리를 여러 차례 병문안한 적이 있고, 노래도 불러주었다고 한다. <아임 낫 데어>에서
<아임 낫 데어> 그 배경을 알고 봐야 할 7인의 ‘밥 딜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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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확실히 전통적인 전기영화를 만들고 싶어한 게 아니다. 사실과 허구는 뒤범벅되어 있다. 하지만 당신은 밥 딜런의 삶에 있었던, 특히 그의 카멜레온 같은 본성을 강조하는 사건들을 선택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영화는 전기문에서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이를테면 (앨범으로 쳤을 때) “히트곡 모음집” 같은 모든 것을 준다. 하지만 히트곡 모음집과 이 전기영화의 주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이 영화가 속임수 장르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걸 알고 있다. 우리는 이 영화가 모든 장면과 대화에서 사실과 허구를 섞는다는 걸 알고 있지 않은가. 이 영화를 볼 때 이 속임수에 우리 모두 연루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어떤 수준에서의 재미다. 어떤 의미에서 이 속임수란 어느 영화에서나 명백한 진실이며, 오락이나 상업성으로 전환하는 장치일 뿐만 아니라 어떤 순간에는 거기에서 실제적인 것이 포착되기도 한다. 이 영화 역시 사실과 허구를 섞고 있는데, 당신은 농담 안에 있으며, 나로 인해 웃음으로 초대
<아임 낫 데어>의 감독, 토드 헤인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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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을 영화의 창작자 중 누구와 견줄 수 있을까. 철지난 말처럼 영화가 고다르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것이라면 누군가는 미국의 대중음악은 밥 딜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주장하고 싶어질 것이다. 고다르가 “니콜라스 레이가 영화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밥 딜런이 음악이다’라고 흉내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밥 딜런은 한명의 가수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라고 누군가는 또 의미심장하게 말할 것이다. 밥 딜런 스스로는 본인에 관해 “만약 내가 밥 딜런이 아니라면 아마도 나는 내게 줄 많은 해답을 밥 딜런 그가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라며 알 듯 말 듯 기지 넘치게 자기의 존재를 인정한다. 실제로 밥 딜런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영미권의 영향력있는 영화전문 계간지 <시네아스트>의 공동편집장 리처드 포튼은 “그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미국 팝 컬처에서 대중오락과 이른바 진지한 예술 사이를 밥 딜런 이상으로 횡단해낸 인물은 없다”고 <아임 낫
<아임 낫 데어> 밥 딜런은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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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헤인즈가 밥 딜런의 전기영화 <아임 낫 데어>를 만들었다. ‘나는 거기 없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벨벳 골드마인>으로 아름답고 신나는 글램록의 상상화를 그려낸 토드 헤인즈는 다 있지만 그 어디에도 없는 밥 딜런의 이야기에 도전한다. 영화는 성공적이다. 유쾌하고 재기가 넘치며 풍성하다. 먼저 <아임 낫 데어>가 과연 어떤 영화인지 개괄적인 내용을 읽어보자. 그리고 그가 몇몇 매체에서 한 인터뷰를 일별하자. 그 다음 밥 딜런들이 된 여섯 배우, 일곱 캐릭터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배경을 알아보자. 마지막으로 <아임 낫 데어>와 같이 보면 좋을 밥 딜런에 관한 다른 영화와 책을 살펴보면 이제 준비는 다 된 거다. 토드 헤인즈가 초대한 흥미로운 밥 딜런의 세계로 신나게 뛰어들자. 다 같이 주문을 위우면서. 자, 시작할까? 밥 딜런, 밥 딜런, 밥 딜런, 밥 딜런, 밥 딜런, 밥 딜런, 밥 딜런, 밥 딜런, 밥 딜런….
<아임 낫 데어> 매력만점! 스크린에 그린 21세기형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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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셨다. 그리고 정말 19년이 흘렀다. 3편 <최후의 성전>으로부터 4편이 만들어지기까지 실제 19년이 흘렀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3편의 배경이 나치가 기승을 부리던 1938년이었는데 4편의 배경이 그로부터 19년 정도가 흐른(정확하게는 20년) 1958년이라는 사실도 포함된다. 그렇게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와 해리슨 포드의 노화를 물리적인 시간으로 일치시켰다. 그렇게 보자면 아들 머트(샤이어 라버프)의 나이도 적당히 계산된다. 메리언(캐런 앨런)과 1편인 <레이더스>(1981)에서 사랑을 나눴을 때가 영화 속에서 1936년 이후고, 1938년을 배경으로 한 <최후의 성전>에서는 이미 메리언과 헤어졌을 때니 그 사이 잉태된 아이였다면 흐른 시간만큼 머트의 나이가 될 것이다. 19년이란 세월은 시리즈의 공백이 아니라 그가 한 고고학자의 후계자로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시간인 셈이다. 그렇게 인디아나 존스는 무심한 아버지가 싫었던, 하지만 그
<인디아나 존스 4> 3인3색 읽기 ② 주인공 캐릭터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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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는 현대의 신화 구실을 하는 영화들을 만들었다. 영화관이 TV의 공세를 이기고 대중문화의 신전 자리를 지킨 데에는 두 사람의 공이 크다. 그리고 막 귀환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루카스와 스필버그가 유일하게 기획/제작자와 감독으로 결합한 공식 합작품이다(루카스 영화에 스필버그가 보탠 비공식적 도움이나 스필버그 영화에 투입된 ILM의 테크놀로지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런데 1998년 이후 감독으로서 두 사람은 자못 대조적인 여행을 했다. 루카스는 세편의 <스타워즈> 프리퀄을 통해 70, 80년대에 자신이 구축한 신화를 붙들고 세공에 몰두했다. 반면 스필버그는 <A.I.> <캐치 미 이프 유 캔> <뮌헨> <우주전쟁>을 내놓으며 진화와 확장을 계속했다. 90년대 초 일찌감치 시동을 건 프로젝트라 해도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하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인디아나 존스 4> 3인3색 읽기 ① 감독 스필버그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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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의 4편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하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드디어 그 뚜껑을 열었다. 인디아나 존스는 비록 노쇠하고 CG분량은 훨씬 더 늘었지만 전편들 못지않은 전매특허 아날로그 액션을 선보이고, 1편 <레이더스> 이후 다시 등장한 옛 연인 메리언과는 로맨틱코미디의 주인공들처럼 티격태격대며, 기본적으로 ‘아버지 인디아나 존스’가 맞닥뜨린 현실 속에 펼쳐지는 드라마다. 더불어 지나온 세월만큼 이전작들로부터 어떻게 멀고도 가까이 자리해 있는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3편 <최후의 사원> 이후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전쟁> 등을 거치며 새롭게 작가적 면모를 인정받기 시작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이라는 점,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계보 안에서 주먹보다 머리로 문제를 해결하는 ‘쿨’한 액션영웅의 궁극으로서 해리슨 포드의 종착역이라는 점, 그리고 지난 <인디아나 존
시리즈 4편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3인3색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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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에서 살 수 있는 영화관련 물품들
액션피겨
액션피겨 및 장난감광에게 이베이는 넓고 넓은 소우주다. 가장 종류가 많은 것은 역시 <스타워즈> 관련 상품들. 검색창에 ‘star wars action figure’라고 치면 매시간 무려 2만개가 넘는 아이템이 떠오르며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70~80년대산 빈티지 피겨들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사진에 나와 있는 70년대 빈티지 액션피겨의 경우에는 10달러 내외의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최신 액션피겨는 세상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종류가 매일같이 업데이트된다. 국내 수입되는 액션피겨들의 가격에 거품이 상당히 껴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이베이는 확실히 최상의 액션피겨 유통망이라 할 만하다. 액션피겨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셀러가 많기 때문에 한명의 셀러로부터 최대한 많은 아이템을 동시 구입해 배송비를 절약하기도 쉽다.
포스터
이베이에는 포스터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업체들이 다수 상주해 있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들
[이베이 도전기] 액션피겨부터 스타와의 데이트까지,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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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고 싶은 물건을 검색한다
이베이에는 수백만 아이템이 쉴새없이 올라오기 때문에 검색의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섹스 & 시티> 포스터를 구한다면 Sex and the City poster라고 검색창에 쳐넣는다. 리스트가 화면에 뜨면 그중 가격과 조건이 가장 맞아떨어지는 제품을 골라 일단 ‘지켜보기’(Watch) 버튼을 누른다. Watch 버튼을 누르면 이베이의 개인 화면에 해당 물품이 저장되어 가격 변동 여부를 편하게 지켜볼 수 있다.
2. 판매자의 신용을 잘 살펴본다
판매자의 아이디를 누르면 판매자가 지금까지 판매한 물품 수 옆에 신용도가 %로 기입되어 있다. 이베이에서 물건을 산 사람들은 구입한 물건의 하자 여부, 포장과 배송의 정확도와 신속도 여부 등을 평가한 뒤 판매자에게 ‘긍정’(Positive), ‘부정’(Negative)으로 별점을 부여할 수 있다. 네거티브 점수를 많이 받아 신용도가 낮은 판매자와는 거래를 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이베이 도전기] 이배희를 위한 이베이 6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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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www.ebay.com)는 세상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거대한 보물창고다. 당신이 영화 관련 물품을 광적으로 모으는 수집광이라면? 하루에도 수만개의 희귀 아이템이 업데이트되는 이베이 같은 장터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게다가 이베이는 어렵지 않다. 2메가바이트의 지력과 미친 소 같은 체력만 있으면 충분하다. 초보를 위한 국제경매사이트 이베이 도전의 ABC.
이배희양은 고민에 휩싸였다. 곧 개봉할 <섹스 & 시티>의 포스터를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평소 애용하던 국내 온라인 포스터 가게를 아무리 뒤져봐도 포스터는 나타나지 않았다. 갖고 싶은 포스터를 구하지 못하면 속이 시커멓게 타는 이배희양의 속이 시커멓게 탈 지경에 이르자 지난 몇년간 광적으로 카메라 모으기에 집착해온 친구가 조언했다. “이베이를 뒤져봐. 새로운 세상이 열려.” 이배희양은 그렇게 (몇달 지나면 벽에서 내려진 뒤 창고에 처박힐) 포스터 한장을 구하기 위해 이베이로 뛰어들었다. 참, 카메라광
[이베이 도전기] 가져라! 이베이에서 영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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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로 진화하는 홍상수 영화에 대한 고찰
- <밤과 낮>을 중심으로
‘사실주의’와 ‘자연주의’에 대한 학계 안의 분리가 극에 달했을 무렵, 쿠르베가 나타났다. <석공들> 이후 그는 사실주의보다는 조금 더 감상적인, 평민들의 삶의 묘사에 치중한 그림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2008년 3월, 극장에서 홍상수의 <밤과 낮>을 보고 나오는 길에 자연주의 화가로서의 쿠르베가 떠올랐다. 뒤이어 영화적 자연주의 naturalisme의 대표주자 루이 브뉘엘에 대한 생각이 났고, 홍상수 영화가 브뉘엘 작품과 무척이나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뉘엘, 혹은 스트로하임이 떠오르는 자연주의의 영역에 홍상수는 가까워지고 있다. 지금까지 홍상수의 영화가 사실주의 réalisme의 맥락에서 설득 가능한 텍스트였다면 그의 최신작은 오히려 자연주의에 가까워 보인다.
1. 반복과 변주의 구분
한 남자가 여행을 떠난다. 그는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나고, 그 여자
13회 <씨네21> 영화평론상 당선작: <밤과 낮> 이론비평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