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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을 눈으로 확인한다
할리우드에서 돌아온 오우삼 감독이 고국의 붉은 절벽에 오르는 길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서구 주요 매체들이 ‘아시아 최대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보인 대서사극 <적벽>의 첫 촬영날, 주유 역의 주윤발이 ‘하차’를 선언했다. 수정된 시나리오를 일주일 전에 받아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색, 계> 촬영을 끝내고 지친 심신을 달래려던 양조위도 <적벽>의 제갈량 역을 제안받았을 때 베이징어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이미 거절했다. “일주일 사이 두명의 배우를 한꺼번에 잃은 오우삼”(<가디언>)은 주윤발이 떠난 주유의 자리에 양조위가 와줄 것을 재청했다. 프로듀서 테렌스 창은 양조위의 변심이 “개런티 변화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제갈량은 금성무가 맡았고 장첸은 손권, 조미는 손권의 여동생, 대만의 슈퍼모델 린치링은 오나라 장수 소교(이자 주유의 아내)로 각각 캐스팅됐다. 와타나베 겐은
[2008 외화 블록버스터 2] <적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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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 조커의 모습이 궁금하다
크리스토퍼 놀란에겐 속편에 대한 확신이 사실 없었다. 그는 <배트맨 비긴즈>(2005)를 연출해 시리즈를 기사회생한 장본인이면서도 이제 배트맨에 관한 새로운 플롯과 테마는 더 없을 거라 마침표를 찍어두고 있었다. 속편의 가능성을 준 것은 조커였다. 팀 버튼과 잭 니콜슨의 조커가 아니라, 코믹북 <배트맨> 시리즈 초기에 등장한 오리지널 조커의 기괴한 이미지가 그에게 영감을 주었고 놀란은 “조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속편을 가능하게 할 것”을 확신했다.
조커는 <다크 나이트>에서 고담시를 새로운 혼돈에 몰아넣는 범죄자다. 배트맨이 고담시의 지방검사 하비 덴트(아론 에크하트), 제임스 고든 중위(게리 올드먼) 등과 연대해 겨우 이룩한 평화를 보란 듯이 망가뜨리는 대형 은행절도범이자 배트맨의 분노를 사는 적수. 로빈 윌리엄스, 폴 베타니, 에이드리언 브로디, 스티브 카렐 등이 줄줄이 관심 보인 이 역할에 캐스팅 된 배우
[2008 외화 블록버스터 1] <다크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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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3’, ‘엑스맨3’, ‘슈렉3’, ‘캐리비안의 해적3’, ‘미션 임파서블3’ 등 (제작사가 고심해 결정한 섬세한 부제들은 가볍게 무시한 채) 우리가 통칭 ‘쓰리’라고 불렀던 영화들의 존재는, 그것들의 개별 성과와 상관없이 ‘2연속 홈런 기록’ 하나만으로도 그해 블록버스터의 몫을 톡톡히 했다. 1~2년 전에 일찌감치 정해진 개봉일과 주인공 얼굴을 달랑 합친 거만한 티저 포스터로 일찍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이 속편들의 물결이 또 한 차례 갔다. 2008년 개봉예정인 할리우드 및 아시아 블록버스터 12편을 선별해보니 그 상징적인 ‘3편’보다는 몇개의 2편들(‘나니아2’, ‘헬보이2’ 등)과 반가운 4편 그리고 시리즈 고정팬들의 호주머니에 의지할 수 없는 새로운 작품들이 고루 포진한 점이 눈에 띈다. 각색이 아닌 오리지널 시나리오들은 여전히 적은 편. 브라이언 싱어의 <발키리>, <니모를 찾아서>의 감독 앤드루 스탠튼의 신작 애니메이션 <월E>
2008년 블록버스터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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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도쿄>의 그녀, 아오이 유우 인터뷰
“일본과 다른 촬영방식이 재밌다”
-몸에 그려진 버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그려넣었다는 발상으로 연기했다. 어떤 위화감도 없다. 설정으로 보면 다른 사람에게도 해주고 싶은 거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어렵고 힘드니까 결국 자신에게 하는 거다.
-감독이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리듬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영상은 재밌다.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바로 위에서 찍는 컷이라든지·… 일본에서는 잘 안 하는 방식인데 재밌다.
-도쿄를 테마로 한 기획이라는 게 처음 어땠나.
=<살인의 추억>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이 일본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게다가 나도 참가한다니…. 대본을 읽기 전부터 하고 싶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을 보니 역시나 였다. 대본이 점점 바뀌어가는 것도 재밌었다. 콘티를 받은 시점에서 스토리가 바뀌거나 대사도 바뀌고 매일매일 공
<흔들리는 도쿄>의 아오이 유우, 가가와 데루유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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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님 콘티북은 거의 만화책이에요.” 배두나의 말을 의심하진 않았지만 직접 보니 특별한 감탄이 필요하긴 했다. 단정하고 굵은 선의 데생이 깔끔하기도 했지만 컷마다 장면에 대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믿고 따라올 만하지?’라고 말하는 듯. 봉준호 감독의 그림 콘티는 현관 입구에 비닐 커버와 더불어 붙여져 있었다. 한참 들여다보고 있자니, 한 일본인 스탭이 “쓰고이!”(멋있지)라고 엄지를 치켜들고 지나간다. 콘티만큼 신기했던 건 간식대 위에 대롱대롱 줄지어 달린 일회용 컵들이었다. 빨래집게 같은 것에 물려 매달린 하얀 컵들에는 사인처럼 휘갈겨 쓴 스탭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하루에 일회용 컵 하나 사용은 비용 절감보다는 환경에 대한 배려였다. 4가지로 분류해놓은 쓰레기봉투 중에는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의 구분도 있었다.
8월 한여름 도쿄의 주택가, 히키코모리의 집
도쿄의 후지미가오카역에서 10분을 걸어들어간 주택가는 고요했고 정갈했다. 그 한가운데 낡고 야트막한 집이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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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콤데 시네마는 이마무라 쇼헤이의 <붉은 다리 아래 미지근한 물>과 <간장선생> 제작에 참여했다. 일본인 프로듀서가 프랑스에서 만든 프로덕션이란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콤데 시네마와 일본의 비터스 엔드와 함께 스와 노부히로의 <퍼펙트 커플>을 만들었다. 그런 이들이 도쿄를 테마로 한 옴니버스를 만들자며, 봉준호,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 세명의 감독을 모은 건 유난스러운 행보처럼 보이지 않는다. 봉준호 감독은 도쿄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프로듀서적 재능을 발휘했다. 비터스 엔드의 사다이 유지 대표도 이 점을 강조했다. “봉 감독은 미셸 공드리나 레오스 카락스와 달리 시나리오 쓸 때부터 특정 배우를 주인공으로 염두에 두면서 썼고, 캐스팅까지 해냈다. 또 촬영감독과 조명 등 주요 스탭도 누구와 하고 싶다고 처음부터 요청해왔다. 그게 봉 감독의 개성이더라.” <괴물> 이후 도쿄에서 펼쳐지는 ‘봉준호 월드’는 또 어떤 모습
도쿄야 외로워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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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감독: <천년학>의 임권택
101번째 영화는 더 새롭게 해볼 거요
“어제는 두바이에도 다녀오고 올해는 내내 힘들게 강행군이네요.” 임권택 감독은 막 4회 두바이국제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하고 귀국해 쉬고 있던 참이었다. 특별한 수식어가 필요없는 ‘국민감독’ 임권택은 올해 그야말로 그 이름에 걸맞게 상징적인 한해를 보냈다. 영화계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도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을 완성한 것은 물론, 3월에는 <천년학> 개봉을 기념하는 수많은 후배 영화인들의 헌정행사가 열렸고, 7월에는 동서대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이라는 단과대를 설립했으며, 11월에는 프랑스 최고 명예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것은 그가 <천년학>을 통해 여전히 “완숙하고 타협하지 않은 화해의 세계”(김소영)를 보여줬기 때문이고, 언제나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도전의 영화감독”(정한석)이었기에 “100번째 영화라는 것 때문에, <씨네21&
[2007 송년결산] 올해의 영화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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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밀양>
고통과 구원에 관한 단단하고 끈질긴 질문
비밀스런 햇볕이 많은 이의 가슴에 조용하고 오래도록 깃든 한해였다. 그 결과 2007년 <씨네21> 올해의 영화 1위에 <밀양>이 선정됐다. <밀양>은 어쩌면 우리가 올해 본 가장 가혹하고 힘겨운 영화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이미 찾아온 불운을 넘어서기 위해 도착한 갱생의 장소에서 또다시 맞이하게 된 불운과 그 때문에 가속도로 미쳐가는 주인공. 영화는 그 삶에 처한 인물과 그를 보는 관객 양쪽 모두에게 버티기 힘든 경험치를 요구했다. 그 경험이 요구하는 바의 저편에는 그렇다고 속 시원한 대답이 있지 않았고 모호하지만 수긍해야 할 거대한 질문이 남았다. <밀양>은 남아 있는 그 질문을 괴롭지만 끈질기게 생각하게 했다. “이창동 영화의 괴로움을 받아들인다면 소진된 거짓 의미들에 더이상 기댈 수 없다는 사실에 동의하기 때문이며, 동시에 그 진귀한 반짝임마저 사라져서는 살아낼 수
[2007 송년결산] 올해의 영화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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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 영화계 전반에는 먹구름이 자욱했지만, 새로운 미래를 기약하는 무지개 또한 존재했다. <씨네21>의 기자와 평론가 31명이 선정한 ‘올해의 영화, 영화인’은 무지개와도 같은 한국영화의 희망을 기록하기 위한 자리다. 또한 이 결과는 <씨네21>의 입장과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기도 하다. 응답자들의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점수를 매겨 뽑은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는 <밀양>을 비롯해 <천년학> <경계> <우리학교> <숨>이었다. 이외에도 외국영화 베스트 순위와 올해의 감독, 남녀 배우, 시나리오, 촬영감독, 제작자, 신인배우 등 올해의 영화인들을 살펴보며 올 한해 한국 영화계의 눈부신 빛깔을 확인해보자. 한편 <씨네21>이 꼽은 올해의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10편(<천년학>은 미정)은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리는 ‘2007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씨네
[2007 송년결산] 먹구름 사이에서 희망의 빛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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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반즈(Nicky Barnes)
<아메리칸 갱스터>에서 프랭크 루카스에게 마약을 희석시켜 판매했다는 이유로 호통을 듣는 남자, 쿠바 구딩 주니어가 연기한 니키 반즈는 1970년대 프랭크 루카스, 가이 피셔와 함께 뉴욕을 주름잡는 3대 헤로인 딜러 중 한명이었다. 유통량의 상당 부분을 프랭크 루카스에게서 사들였지만, 화려한 외모와 대중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성품으로 <뉴욕 타임스>에 “미스터 언터처블”로 소개되며 널리 알려졌다. <아메리칸 갱스터>의 시발점이 되었던 기사를 작성한 <뉴욕 매거진>의 기자 마크 제이콥슨은 2007년, 30년 만에 프랭크 루카스와 니키 반즈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왕년의 경쟁자, 적대자이자 친구였던 두 남자의 흥미로운 대화는 2007년 11월 <뉴욕 매거진>을 통해 소개됐다.
슈퍼플라이(Superfly)
“니키 반즈처럼 되고 싶어? 슈퍼플라이가 되고 싶은 거야?” 요란한 의상을 갖춰 입은
<아메리칸 갱스터>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몇개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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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turn of Superfly”란 기사에서 출발
시작은 한편의 기사였다. 2000년 8월, <뉴욕 매거진>은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뉴욕 할렘을 장악한 헤로인 딜러였던 프랭크 루카스에 대한 장문의 기사를 발표했다. 일흔살의, 휠체어 신세를 진 왕년의 마약왕은 기자와 함께 할렘의 골목을 누비며 생생하고도 섬뜩한 회고담을 쏟아놓았고, 그것은 빤한 자랑으로 얼룩진 퇴물의 입담 이상이었다. 6살에 사촌이 백인 여자를 쳐다보았다는 이유로 KKK 단원들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한 프랭크 루카스는 맨몸의 흑인으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합법의 영토 바깥에 있음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60년대 말, 마피아가 절대적인 주도권을 잡고 있던 마약 산업에 발을 담근 뒤 그는 동남아시아에 날아가 직접 마약을 공수해오는 방식을 통해 할렘 뒷골목의 절대적인 강자로 떠올랐다. 그가 한번에 수백kg의 헤로인을 미국 땅에 들여온 수단은 놀랍게도, 베트남에서 전사한 미군들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아메리칸 갱스터>는 어떻게 창조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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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갱스터. 제목의 심상찮은 포스로부터 순도 100%의 갱스터영화를 기대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의 18번째 연출작인 <아메리칸 갱스터>는 관습적인 예측과는 사뭇 다른 성격의 체험을 선사하는 영화다. 1970년대 뉴욕 최대의 헤로인 딜러였던 프랭크 루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아메리칸 갱스터>는 월스트리트에서 할렘으로 살짝 배경만 바꾸어놓은 듯 피비린내 나는 총격전 대신 냉정한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비즈니스의 세계를 펼쳐놓는다. 놀라운 발상과 경영으로 마약시장을 장악한 프랭크 루카스의 성공 스토리, <아메리칸 갱스터>가 던지는 아메리칸드림의 잿빛 우화는 베트남전쟁, 흑백의 인종차별, 경찰권의 부패 등 다채로운 역사적 텍스트를 경유하며 1960∼70년대 미국의 일그러진 초상을 그리고 있다. 30년 전의 마약 왕이 어떻게 할리우드의 마차에 탑승했는지, 고삐를 쥔 리들리 스콧의 시선은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아메리칸 갱스터>
<아메리칸 갱스터> 아메리칸 드림의 뒷골목을 겨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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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하는 에단 호크의 ‘내 인생의 영화’는 <비포 선라이즈>와 <비포 선셋>. <트레이닝 데이>는 그를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배우 에단 호크의 정수는 여러 영화에 흩뿌려져 있다.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기대작으로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근작 <악마가 알기도 전에 넌 죽었다>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1989)
대다수 관객이 최초로 접한 배우 에단 호크의 얼굴은, 풍부한 감수성을 가졌으나 그것을 날숨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여리고 내성적인 소년 토드 앤더슨이었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이 영화의 성공은, 촬영을 마친 뒤 배우 생활을 접고 영문과 대학생으로 돌아가려 했던 에단 호크의 계획을 뒤틀어놓았다. 거절하면 바보처럼 느껴지는 좋은 기회들이 쏟아졌다고, 호크는 회고한다. 당시 에단 호크와 로버트 숀 레너드가 식사를 하러 간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이 모두 테이블에 올라가 “마이 캡틴”을 외쳤다는 일화가 전해
X세대 스타에서 중견배우로, 에단 호크의 뜨거운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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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호크의 첫 번째 소설이자 두 번째 영화 연출작인 <이토록 뜨거운 순간>(The Hottest State)을 쉽게 소개하자면 ‘뉴욕판 <봄날은 간다>’다. 신인배우로 일거리가 생기기 시작한 청년 윌리엄(마크 웨버)이 가수의 꿈을 품고 맨해튼에 온 사라(카탈리나 산디노 모레노)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달콤하기 그지없던 밀월여행이 끝나자마자 여자는 뒷걸음질치고 남자는 지옥을 맛본다. <봄날은 간다>와 달리 <이토록 뜨거운 순간>의 연인은 둘 다 스무살 언저리인데, 이 점 물론 연애를 구제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에서 “앗 뜨거워라” 싶은 순간 하나는 감독 에단 호크가 윌리엄의 아버지로 출연하는 장면이다. 번민의 바닥에 떨어진 윌리엄은, 텍사스에 새 가정을 꾸린 아버지를 찾아가 오래전 삼켰던 질문을 던진다. 텍사스의 학생 부부였던 에단 호크의 부모는 그가 세살 때 결혼을 청산했고, 어린 에단은 엄마
<비포 선라이즈> 이후 12년, 에단 호크가 동년배 기자와 필담을 나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