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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샤오시엔의 <섭은낭> (攝隱娘)
● 촬영 준비 중● 출연 서기, 장첸
장이모, 첸카이거, 펑샤오강, 왕가위, 리안, 지아장커, 허우샤오시엔의 공통점은?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들은 적어도 자신들의 영화 인생에서 한 가지 영화 장르를 이미 만들었거나 만들고자 한다. 중국 감독 중 무협영화 만들기를 꿈꿔보지 않은 감독은 없을 것이라고 리안은 말했다. 허우샤오시엔도 오래전부터 무협영화의 팬이었음을 고백해왔고 이 장르의 영화화를 꿈꿔왔으며 지금 준비 중이다(도 예외가 아니다). 시나리오작가 추티엔웬과 준비한 것만 10여년이 훌쩍 지났다. 2008년 초에 비로소 안정적인 투자가 결정됐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2010년 현재 일본 등의 로케이션을 확정한 상태에서 올해 안에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허우샤오시엔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동시에 가장 많은 관객을 염두에 두어야만 하는, 따라서 가장 보편적인 작품이 되지 않겠느냐는
그의 첫번째 무협영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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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땡땡의 모험: 유니콘호의 비밀>
(The Adventures of Tintin: The Secret of the Unicorn)
●후반작업 중 ●출연 제이미 벨, 사이먼 페그, 앤디 서키스, 대니얼 크레이그
다음 주인공은 누가 될까. <아바타>의 기록적인 흥행 이후 아마도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작품은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3D애니메이션 <땡땡의 모험: 유니콘호의 비밀>(이하 <땡땡의 모험>)일 것이다. 지난해 스튜디오에서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심히 모션 캡처 촬영 중인 제이미 벨과 앤디 서키스의 현장 사진이 공개된 바 있다. 그렇게 더 큰 관심을 모은 이유는 바로 제임스 카메론 한명에게 절대 밀리지 않을 것 같은 스필버그와 제작자 피터 잭슨의 만남 때문이다.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가 과거의 <인디아나 존스> 3부작을 합작했듯 역시 3부작으로 계획 중인 <땡땡의 모험>은 그야
세기의 만남! 스필버그 + 피터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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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신작 소개가 아니다. 이른바 현대영화의 거장 중에서도 국내개봉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그들의 신작 프로젝트를 집중 선별해서 전한다. 촬영 준비 중에서 개봉 대기 중까지 다양하며 그 화려한 명단은 다음과 같다. 스티븐 스필버그, 장 뤽 고다르, 허우샤오시엔, 난니 모레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서극,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지아장커, 빔 벤더스, 기타노 다케시, 장이모, 폴 그린그래스. 늙지 않는 사상가 장 뤽 고다르는 왜 지금 소셜리즘에 관하여 말하는 것인가? 영화적 미치광이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프로이트와 융을 만나는 건 하나의 영화적 사건이 아닌가? 허우샤오시엔과 지아장커가 동시에 착수한 무협의 세계는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를 것인가? 빔 벤더스는 위대한 현대무용의 공연을 어떻게 3D로 만들 것인가?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와 폴 그린그래스라는 비범한 할리우드 작가들은 또 어떤 오감의 재미와 흥분을 건네줄 것인가? 이들 신작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을 한자리에 모으는 건 사실
거장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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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이전에 남북문제에 관한 다른 아이템을 구상 중이었다고 들었다.
=예전에 보았던 어떤 다큐멘터리를 통해 새터민 문제에 관심이 생겼다. 북한에서 탈출한 남자가 15년 동안 러시아를 떠돈다. 그러다가 남한으로 올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미국을 택하더라. 남한에서 이방인 취급받는 것보다 아예 모르는 나라에서 이방인 취급받는 게 낫다고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면서. 그리고 중국쪽 브로커를 통해 북에 있는 아내와 15년 만에 처음으로 통화한다. 같이 가자, 나와라. 아내는 거절한다. 오랫동안 믿어왔던 신념과 그곳에서의 삶을 한순간에 버릴 수 없다는 거다. 남편은 “너는 옛날에도 내 말을 안 듣더니 지금도 못한다고 하나”라고 대꾸한다. 마음이 아팠다. 같이 잘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형제>의 엔딩도, 보는 이에 따라서는 비약적인 해피엔딩일 수 있지만 내게는 그것 역시 슬픈 상황이다.
-다른 배우가 한규를 연기했더라
[장훈] 해피엔딩이라고? 난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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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국영화계의 출발이 기분 좋다. <의형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현실에서 영리한 엔터테인먼트적 포지션을 취했고, 대중영화로서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장훈 감독과 이모개 촬영감독, 전문식 무술감독로부터 몇 가지 키워드와 궁금한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장님은 사람들이 돈으로만 보이세요?… 인간적으로 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일에도 어려운 면은 있다고.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일이야.” 두 남자가 말다툼을 벌인다. 그 뒤로는 바다가 보이고 그 주변에 처진 철조망이 눈에 띈다. 명백한 은유. 남과 북의 불편한 공존이 희극적으로 펼쳐지는 <의형제> 속 한 장면이다.
두 남자가 달린다. 국정원에서 파면된 한규(송강호)와 북에서 버림받은 공작원 지원(강동원). 두 사람 모두 조국(과 가족과 사회적 정체성)으로부터 내동댕이쳐졌다. 아웃사이더들은 다시금 자신의 위치를 찾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를 희생양으로 삼아야 한
이런 다이내믹한 장르영화를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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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셨는가. 그렇다면 읽을 차례다. 혹은 그 반대라도 상관없다. 영화를 먼저 보았다면 책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눈에 익은 에피소드들이 툭툭 떨어질 것이며, 책을 먼저 읽었다면 영화와 원작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테니까. 니콜라의 세계에 처음 입문하는 초심자부터 더 자세히 파고들기를 원하는 숙련자까지 모두 아우르는, <꼬마 니콜라> 시리즈 단계별 독서를 소개한다.
초급반 추천/ <꼬마 니콜라>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 <꼬마 니콜라와 친구들> <꼬마 니콜라의 골칫거리>
니콜라가 어떤 아이인지 알고 싶다면, 시리즈의 뿌리인 <꼬마 니콜라>를 비롯해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한 다섯권을 읽길 권한다. 니콜라가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친구 마리 에드비주의 생일파티나 학생주임 부이옹 선생님 이야기, 선생님 때문에 먹던 빵을 떨어뜨리고 이성을 잃는 니콜라의 먹보 친구
맛있는 대사, 웃음 한줌, 눈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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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앙증스런 책을 야금야금 읽던 지난여름은 하나도 더운 줄 몰랐다!”
이 ‘앙증맞은’ 소개글을 기억하시나요. 1980년대 전국 서점을 강타했던 <꼬마 니콜라>의 광고문구랍니다. 1980년대 어린이들에겐 ‘해리 포터’만큼 인기였던 프랑스의 국민동화 ‘니콜라’ 시리즈가 지난 2008년 탄생 50주년을 맞이해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1800만부가 팔린 이 베스트셀러는 왜 지금에서야 영화로 만들어졌을까요. 또 왜 아직까지 사랑받는 걸까요. 영화 <꼬마 니콜라>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와 원작 시리즈의 매력을 알아봤습니다.
이런 상황을 가정해보자.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격식을 갖춘 첫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경우에 당신이 상대방에게 “(마치 이걸 먹자는 말투로) 성게 좋아하시나요?”라고 물어볼 확률은 얼마나 될까. 혹은 저녁식사를 마친 뒤 함께 음반을 듣자며 계단을 6층하고도 절반이나 올라가야 하는 자신의 집으로
영원한 소년 니콜라, 인생은 언제나 여름방학이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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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한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친동생으로 법무부 장관과 상원의원을 지냈고 형이 대통령이 되었던 그해로부터 정확히 8년 뒤에 민주당의 강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부상했던 로버트 F. 케네디가 이 영화의 제목이 가리키는 실존 인물이다. 하지만 역사 속의 그를 모른다 해도 영화팬인 우리는 그를 이미 다른 경로로 몇 차례 만나왔다. <대부2>에 등장하여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를 구석으로 몰아붙이며 맹공을 퍼붓던 검사가 그였고 대니 드비토가 연출한 <호파>에서는 지미 호파의 사나운 정치적 적수로 등장한 적도 있다. 그가 지지자들에게는 ‘바비’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그 날’을 살았던 인간들의 프레스코화
형인 존 F. 케네디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 역시 불운한 역사에 떠밀려 갑작스러운 총탄을 맞고 운명을 달리했다. 1968년 6월4일에서 5일로 넘어가던 그때,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앰배서더 호텔에서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예비선거의 승리를 자축하는 자정 연설을
[must see] <바비> 재난영화의 정치적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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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윈투어는 더이상 패션계만의 인사가 아니다. 그녀를 왜곡했다지만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그녀의 존재를 각인시켰고, 영화화된 캐릭터 미란다는 안나 윈투어와 일거수일투족을 비교하게 만들었다. 대중은 이제 안나 윈투어의 주변 인물들의 기술을 토대로 그녀를 기술한 책 <워너비 윈투어>를 사 읽으며 안나 윈투어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궁금증의 8할은 도대체 그녀가 누구기에 패션업계에 이토록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느냐가 아닌, 얼마나 ‘나쁜 편집장’인지로 귀결된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셉템버 이슈>는 악독한 여자로 기록된 기존의 안나 윈투어에 대한 다른 ‘보기’를 제시한다. 굳이 이 다큐멘터리의 진정성의 정도를 따지기에 앞서, 질문이 앞선다. 안나 윈투어가 도대체 누구기에, 대중매체가 그녀를 소비하지 못해 이토록 안달하는지.
“정말 흥미로운 영화가 되겠군요. 그렇지만 이 영화가 얼마나 진실을 담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안나 윈투어만큼
그리고 악마는 패션을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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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래로 ‘새로운 영화보기’를 내세운 서울의 문화학교 서울, 서울시네마테크, 하이퍼텍나다, 일주아트하우스, 전주의 온고을 영화터, 광주의 영화로 세상보기, 청주의 씨네 오딧세이, 제주의 씨네 아일랜드 등 전국의 젊은 영화 애호가들이 주축이 된 시네클럽이 성장해 지금의 시네마테크가 됐다. 이미 한국의 시네마테크들은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고, 1999년 부산은 처음으로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설립해 시네마테크가 상영관과 교육시설을 갖춘 모습을 지닐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전까지 시네마테크는 상상의 영역이었다.
오랜 논의를 거친 끝에 2002년 전국적인 시네마테크네트워크 조직인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설립됐고, 같은 해 서울에도 시네마테크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가 개관했다. 시네클럽의 활동이 시작된 지 10여년이 지난 뒤였다. 개관 이후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3천편이 넘는 영화가 상영됐고 40만명의 관객이 영화와 새롭게 만났다. 5주년을 맞는 ‘시네마테크
언제 또 쫓겨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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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주년을 맞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맞이해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류승완 감독이 모였다. ‘늘 보는 얼굴들’이라며 서로 식상해하지만 이들만큼 그간 시네마테크에 애정을 쏟아온 감독들도 드물다. 이들은 자신의 추천작 얘기를 시작으로 시네마테크의 ‘지속 가능한 상영’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현재 박찬욱 감독이 대표로 있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은 서울아트시네마의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하고 안정적인 공간 확보, 서울시의 예산 확보, 영화문화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비전을 꿈꾸며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영화인들과 함께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시네마테크 건립 추진위)’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월15일(금)에는 이들 외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명세·최동훈·정윤철·윤제균 감독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들과 안성기, 강수연 등의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추진위원회
인구 천만 서울에 전용관이 없다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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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러브>는 신연식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감독은 데뷔작 <좋은 배우>로 초저예산(300만원)에도 불구하고 결이 살아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두 번째 행보에서는 그 결을 전적으로 사랑하는 연인들의 관계에 새겨넣었다. <페어러브>를 소개할 때 먼저 로맨틱코미디라고 말해도 틀리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로맨틱코미디가 일반화한 장르적 공식을 일부분 따르면서도 때로 줏대있게 튕겨낼 줄 안다. 무작정 납품을 목적으로 한 몇몇 한국의 로맨틱코미디와는 다르며 그로써 단순 공산품이 되는 비운을 잘 피해낸 것 같다.
<페어러브>는 많은 로맨틱코미디처럼 우연의 관계에서 시작하지만 꿈결 같은 행복의 땅에서 끝나지는 않는다. 감독은 “바티칸 교황청의 사진사”에서 영화의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게 흥미로운 단초가 될 수도 있겠다. 공고한 세계에 수십년간 살던 사람에게 갑자기 찾아온 새로운 외부의 영향력. 그게 사랑이라면 그는 어떻게
특별한 사랑은 어떻게 공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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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추천: 니콜라스 뢰그의 <쳐다보지 마라>
Don’t Look Now
니콜라스 뢰그 | 도널드 서덜런드, 줄리 크리스티 | 1973년 | 110분 | 미국, 이탈리아
빨간 코트를 걸친 딸아이가 강가에서 혼자 놀고 있고, 그와 멀지 않은 집에서 교회 슬라이드 사진을 꼼꼼히 살펴보던 벡스터(도널드 서덜런드)는 잔을 엎지르면서 피 같은 얼룩이 슬라이드 표면에 번지자, 불현듯 밖으로 달려나간다. 물에서 이미 죽어버린 딸을 건져올려 울부짖는 벡스터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이 인상적인 오프닝은 강박관념과 죄의식이라는 테마를 풍부한 시각적 암시와 상징으로 묘사한다. 히치콕이 할리우드에서 만든 첫 번째 영화 <레베카>(1940)의 원작자로도 유명한 다프네 드 모리에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부부는 베니스로 이사를 가 슬픔을 잊어보려 하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심령술사 여성과 그 언니를 만나면서 그 아픔은 좀더 불길하게 번져간다. 심령술사가 죽은 딸의 영
영화가 허락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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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이 찾아온다. 2006년 시네마테크의 설립취지에 공감하고 활동을 지지하는 영화인들의 참여로 처음 열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영화인들이 직접 참여해 영화를 선택하고, 관객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독특한 형식으로 매년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렸다. 시네마테크로서는 연일 매진을 기록할 만큼 ‘흥행’ 영화제이자 영화를 추천한 영화인들과 관객이 만나 함께 대화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하지만 최근 시네마테크의 안정적 운영을 위협하는 대내외적 요인이 불거지면서 과연 이 친구들을 내년에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든다. 그래서 이 영화제가 시작된 이래로 염원해온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시작된다. 그동안 시네마테크를 후원하기 위해 모였던 영화감독, 배우, 교수, 영화평론가 등 영화인들이 참여해 ‘전용관을 설립하기 위한 추진활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1월15일 개막식과 후원의 밤을 시작으로 막
봉준호 감독과 볼까 홍상수 감독과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