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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zzle 04. 액션과 컷의 경계를 관통하는 김혜자의 연기
3월26일 오후 1시. 김혜자의 후시녹음 첫날이다.“선생님!” 그녀를 보기 위해 부러 짬을 내 왔다는 <마더>의 마케팅 팀원들이 소녀 팬들처럼 달려들어 가볍게 포옹한다. 김혜자는 이번 영화작업을 위해 난생처음 휴대폰을 마련했는데, 어느새 하트 모양 특수문자를 말미에 붙인 메시지를 날려 오신다고 스탭들이 자랑한다. 채비가 진행되는 동안 김혜자가 핸드백에서 뭔가를 꺼낸다. 일회용 비닐장갑에 청포도알을 담아왔다. “보기엔 이래도 맛은 괜찮아요.” 단것을 좋아하는 봉 감독도 마다하지 않는다. “선수 입장!” 봉준호 감독이 나지막이 작업 시작을 선언하지만 선수는 입장 전부터 이미 연기를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촬영 중간중간을 스케치한 현장 사진에서도 오직 그녀의 얼굴은 극중 장면으로 착각할 정도로 한껏 연기 중이었다. <괴물>에서는 믹싱팀으로 작업했던 라이브톤의 ADR 레코디스트 박용기 팀장이 마이크를 조정
후시녹음 현장에서 엿보고 들은 <마더>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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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네 번째 장편 <마더>를 2004년부터 구상했다. 배우 김혜자에 대한 구애도 동시에 시작됐다. <괴물>과 <흔들리는 도쿄>를 완성하는 동안 박은교 작가와 번갈아 띄엄띄엄 진척시킨 <마더>의 시나리오를, 감독이 2007년 10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붙들고 마무리했다. 2008년 4월6일 착수한 프리 프로덕션을 거쳐 같은 해 9월27일 개시된 촬영은 2009년 2월14일에 끝났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달이 편집에 소요됐고, 3월18일부터 28일까지 후시녹음(ADR)이 진행됐다. 디지털 색보정은 4월19일에,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 믹싱 작업은 4월25일 최종 완료됐다. <마더>는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오는 5월16일 월드 프리미어를 가진 뒤 5월28일 국내 개봉한다. <씨네21>은 3월19일과 3월26일 두 차례 서울 대치동 라이브톤 스튜디오 후시녹음실을 찾았다. 다음은 <마더>의 실체와 마주치기 전
후시녹음 현장에서 엿보고 들은 <마더>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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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는 인터넷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10점 만점의 평점으로 보자면,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10점 관객과 도무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0점 관객이 거대한 전쟁을 벌였다. 그 사이 <박쥐>는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소식을 전하며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 자신은 애초의 예고대로 일체의 매체 인터뷰를 거절하며 속시원한 얘기를 들려주지 않았다. 그러다 칸영화제로 떠나기 전날이자 <박쥐>가 180만 관객을 돌파한 5월12일 극적으로 단독 인터뷰가 성사됐다. 인터뷰를 거절하는 사이 일어나는 여러 일들에 대해, 박찬욱 감독으로서도 날이 밝은 줄 모르고 자다가 등이 타들어가는 느낌에 번쩍 눈을 뜨던 영화 속 뱀파이어 상현(송강호) 같은 기분이지 않았을까. 칸에서 입을 턱시도 등 의상문제로 파주에서 서울로 와야 했던 그는 운전을 하지 않기에 홀로 한참이나 지하철 3호선을 타고 학생처럼 가방을 메고서 장충공원 근처의 인터뷰 장소로 왔다. 영
[박찬욱 단독인터뷰] <박쥐>가 난해하다는 건 정말 인정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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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꽤 지났지만 크랭크업한 소감이 어땠나.
=지난해 12월2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한 특수촬영이 공식적으로 마지막 촬영이었다. 그런데 후반작업을 6개월 이상 해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 크랭크업할 때 전혀 홀가분하지 않았다. (웃음) 이전 내 영화들 진행할 때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거기였다. 끝나서 개운하다기보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두세번씩 미국쪽 스탭과 화상회의를 진행했다는데.
=한마디로 살벌했다. (웃음) 내가 한국 감독으로서 요구하는 부분과 그들의 자존심이 부딪히는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월등한 퀄리티의 CG를 선보여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으니까. 어차피 같은 배를 탔고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팀워크는 좋았다. 매일 새벽 1시부터 1∼2시간 정도 숏 바이 숏으로 회의를 진행했는데 당연히 고성도 오가고. (웃음)
-최근 환율문제로 제작비 초과를 피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실제 프로덕션상으로는 오히려 제작비를 남
[윤제균] “무조건 <투모로우>를 넘어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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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한국형 재난블록버스터가 온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낭만자객> <1번가의 기적>에 이르기까지 코믹한 감각을 뽐내온 윤제균 감독이 일대 방향전환, <투모로우> <퍼펙트 스톰> 등에 참여한 할리우드 CG 프로듀서 한스 울릭과 손잡고 해운대에 들이닥친 ‘쓰나미’에 도전한 것. 기대와 우려를 모두 끌어안은 채 현재 15개국에 선판매되고 7월 개봉예정인 <해운대>의 CG컷들을 최초 공개하고 한창 후반작업 중인 윤제균 감독을 만났다.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이 섬뜩한 상황의 줄거리는 이렇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 쓰나미가 들이닥쳐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의 사상자를 내며 엄청난 충격을 준다. 당시 인도양에 원양어선을 타고 나갔던 해운대 토박이 만식(설경구)은 예기치 못한 쓰나미에 휩쓸리게 되고, 한순간의 실수로 그가 믿고 의지했던 연희 아버지를 잃고 만다. 이 사고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쓰나미 블록버스터 <해운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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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돌아온 4편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터미네이터가 돌아왔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이 제한시사를 통해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심판의 날 이후를 다루는 이 미래의 프리퀄에서 존 코너는 마침내 자신의 아버지가 될 소년 카일을 만나고, <트랜스포머>의 묵시록 버전이라 할 만한 거대한 로봇들의 공격에 맞선다. 그런데 모두가 묻고 싶었던 질문 하나. 과연 젊은 감독 맥지는 제임스 카메론의 거대한 유산에 압사당하지 않은 채 모두가 즐길 만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냈는가. 설명이 좀 따라야겠지만 간단하게 대답부터 하자면, 그렇다.
터미네이터는 죽었다. 모두가 그런 줄 알았다. 조너선 모스토의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이하 <터미네이터3>)은 시리즈의 죽음이었다. 형편없을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모스토는 훌륭한 장인이다. 최선을 다했다. 심판의 날로 끝나버리는 먹먹한 엔딩만큼은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새로운 T월드의 문이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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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혼자 축구하다 통화하는 장면 좋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해변의 여인> 두편을 함께하면서 같은 감독과 작업해도 또 다른 느낌이 나올 수 있다는 충분한 믿음과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작업이 힘들어도 마음은 편했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갔다. 내 나름대로 생각하고 해석한 게 있지만, 그걸 감독님한테 설명하지 않았고 지금 이 자리에서도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내 해석대로 정의되어 보여지면 안되는 영화니까. 양 화백 정원에서 물 빠진 수로 위에 누울 때의 방향까지도, 어떤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누웠지만 그게 맞는지 틀리는지는 나도 모른다.
홍 감독님 영화는 찍으러 갈 땐 편하고 찍고 나면 세배는 더 피곤하다. 원신 원컷이 대부분인데, 누구든 무엇이든 상태가 안 좋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또 감독님 특성이 그렇다. “매번 새롭게, 진짜처럼, 앞의 장면 잊어버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또 대사가 없는 장면은 편할 거
배우 7인이 말하는 홍상수 혹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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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겨울, 어느 날
홍 감독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느 때처럼 느닷없이 호출하는 감독님과 급만남을 하게 됐다.
홍상수: “지원아, 내가 여름에 영화를 하나 찍고 싶은데… 같이 할래?”
엄지원: “아, 그래요?… 확실히 찍으실 거예요?”
홍상수: “응.”
엄지원: “좋아요, 그럼. 스케줄 빼둬요?!”
홍상수: “그런데 내가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해…. 내가 앞으로도 영화를 계속 찍어야 하니까…이번에는 예산을 최대한 적게, 투자받지 않고, 내 돈으로 찍어보려고.”
엄지원: “네~.”
홍상수: “그래서… 배우들 개런티를 못 줄 거 같아….”
엄지원: “징짜?? 밥은 사주고?”
홍상수: “그럼~.”
엄지원: “알쪄요. 대신 나는 하루에 만원씩 과자값줘야 돼요. 알았죠?”
홍상수: “그럼. 너는 내가 특별히 3만원씩 줄게. ㅎㅎ”
대략 1, 2부로 영화가 나뉜다는 것과 남자 캐릭터가 영화를 관통하는 주인공이 될 거라는 정도의 정보만 듣고 시간이 흘렀
배우 엄지원이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잘알지도 못하면서> 제작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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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느낌이 의미심장하다. 누구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살아가는 삶 자체의 과정 양면이 영화에 모두 등장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제목을 처음 떠올릴 때 어떤 생각을 했나.
=언젠지 모르겠지만, 아는 친구와 얘길 하던 중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말이 들렸다. 딱 고 문구만 들리더라. 나 혼자서 ‘음 재밌다, 저 말이 재밌다, 왜 이렇게 걸리지?’ 하다가, 잊어버릴 것 같아 종이에 써두었다. 그러다가 다른 내용들이 떠오르면서 하나씩 그 제목에 붙는 걸 보니 이게 제목이 되려나 보다 싶었다. 내 안에서는 좋은 것 같은데 또 어쩌다 생각해보면 제목이 너무 발랄한 것 같기도 하고 장난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확신을 할 때까지 가제로 놔뒀다. 안에서 느꼈던 게 맞는지, 결국 그 제목이 좋더라.
-제목을 먼저 생각하고 ‘새 삶’이라는 주제를 떠올렸다고 했다. 결국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새 삶을 산다’라기보다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산다’라고 볼 수 있지
[홍상수]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다른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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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가까이 있는 두 도시 이야기. 구경하는 남자는 제천과 제주도를 차례로 방문한다. 그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 벌어지는 작은 미스터리들, 그리고 연이은 사소한 실패 앞에서 당황하고 만다. 홍상수 감독의 아홉 번째 장편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역시 물과 가까이 있는 도시, 칸영화제의 감독주간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렇게 이 영화는 자신이 품고 있는 내용처럼 우연이고 동시에 필연인 삶의 일부분이 된 걸까? 홍상수 감독과의 인터뷰, 그리고 여기 참여했던 일곱 배우들의 육성, 여기에 배우 엄지원이 기록한 생생한 제작기와 본지 창간 14돌 기념으로 열린 ‘배우, 열정을 말하다’의 첫 토크쇼 주자 고현정과의 유쾌한 대화를 전한다.
“한여름, 제천과 제주도에서 구경남에게 비슷한 일이 일어나긴 하는데, 그 안을 쳐다보면 다른 면도 많이 있습니다.” 제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영화감독 구경남(김태우). 프로그래머 공현희(엄지원)를 비롯한 영화인들과의 술자리를 핑계 삼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 작가의 유쾌한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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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 평소 박찬욱 감독 영화에 비해 적은 느낌이다.
= 평소보다 많지는 않다. 그러나 다른 영화에 비해 아주 크게 적지는 않을 거다. <올드보이>는 음악을 많이 썼고, <친절한 금자씨>와는 비슷한 것 같은데.
- 그래도 <친절한 금자씨>는 메인 테마가 반복적으로 쓰인 게 느낌상 영향을 준 것 같은데.
= 반복적이라는 점도 있을 것이고 귀에 들리는 음악이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레코딩 분량을 따져보니까 50분이 좀 넘던데, 그 정도면 많이 적은 것은 아니다.
- 전체적인 음악을 놓고 박찬욱 감독과 조율했을 텐데.
= 박 감독과 조율한 것은 <올드보이> 때는 음악이 감정을 리드했고 <친절한 금자씨>에서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 음악을 썼다면, 이번에는 감정의 치우침 없이 중도적인 음악을 많이 쓰자는 것이었다.
- 중도적인 음악이라… 상당히 어려운 컨셉 같다.
= 태주가 부활하는 장면 같은 데서는 과잉
[조영욱] 음악이 덜 의식된다면 굉장히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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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쥐>를 촬영할 때 세워놓았던 기본 컨셉은 무엇이었나.
= 박찬욱 감독과 영화작업을 할 때는 최소한 각색 단계부터 참여한다. 각색 과정이 어떻게 변하느냐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본 컨셉도 시나리오가 각색돼가는 과정에서 정해지는 것 같다. 이번 컨셉은 알렉 소스(Alec Soth)라는 작가의 사진이 시작점이 됐다.
- 알렉 소스에게선 어떤 부분의 영향을 받았나.
= 우리가 사진에서 영향을 받을 때는 구도나 정신세계가 아니라 색이나 채도 같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영화를 논할 때 콘트라스트나 색감이 중요하잖나. <박쥐>라는 영화가 기본적으로 사랑 이야기지만, 알렉 소스의 사진에서 뭔가 명확하지 않고 짓누르는 듯하면서 답답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해맑은 신부 시절의 상현은 좀 밝고 어느 정도 콘트라스트가 있게 설정했지만, 뱀파이어가 된 뒤에는 콘트라스트가 약화된다. 일반 관객이 느끼기에는 약간 뿌옇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정정훈] 배우들보다 내가 더 NG 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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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쥐>는 실내 분량이 많아서 프로덕션디자이너로서 일이 엄청났겠다.
= 거의 바깥으로 나간 적이 없었으니까. 아프리카 배경도 다 짓고 그랬다. 실제 촬영지인 호주에서 찍은 장면은 실험 자원자들이 배구하는 장면과 송강호가 찾아가는 병원뿐이다. 공간 수도 많았다. 그래도 다른 공간은 그냥 개념적으로 가면 되는데 ‘행복한복집’은 특히나 어려웠던 것 같다. 영감을 가장 많이 준 것은 시나리오에서 엿보이는 오페라틱한 느낌이었다. 계단을 통해서 오아시스 멤버가 한명씩 도착하고 카메라가 빠지면 복도가 보이고. 한 시퀀스 안에서도 굉장히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담은 콘티를 보면 오페라나 뮤지컬 찍는 것처럼 느껴졌다.
- <박쥐>의 전반적인 미술적인 컨셉은 무엇이었나.
= 박 감독님은 ‘이건 이런 영화야’라고 얘기하는 분이 아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내가 많이 물어봤다. 외국 소설에서 뱀파이어는 이성중심주의에 반대해서 생긴 것인데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상현은 또 이런 요소에
[류성희] 침대보만 수백개를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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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말 할 것 없이 올해 상반기 가장 뜨거운 영화,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드디어 그 베일을 벗었다. <복수는 나의 것>(2002) 이후 송강호와 사실상 7년 만의 만남이면서 그 스스로 엄격한 가톨릭 환경에서 성장한 기억이 짙게 반영된 작품이다. 종교적 바탕 위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문제적’ 장면들도 많고, 지금껏 단 한번도 멜로영화에 출연한 적 없다 할 만한 송강호로서는 꽤 수위 높은 장면 속으로 녹아들었다. 더불어 추락과 구원, 욕망과 딜레마에 빠져든 인물들은 지금껏 그의 영화들의 연장선에 놓여 있으면서도 가장 직설적이다. 파격과 귀여움이 한데 살아 있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부조리한 유머도 여전하다. <박쥐>에 대한 첫 번째 감상과 더불어 그의 오랜 단짝인 정정훈 촬영감독, 류성희 미술감독, 조영욱 음악감독을 만났다.
친절한 상현씨는 뱀파이어지만 괜찮아. <박쥐>는 박찬욱 감독이 이미 10년 전에 예고한 작품이자, 이미 워밍업
<박쥐> 위험한 사랑, 욕망의 클라이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