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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한 데릭 저먼을 제외한 모든 감독들은 틸다 스윈턴과 <틸다 스윈턴-온고잉>을 진행하는 동안 공개 대담을 나눴다. 그중 루카 구아다니노와 틸다 스윈턴, 그리고 촬영 일정상 전시에 합류하진 못했지만 오랜 동지를 위해 네덜란드로 날아온 웨스 앤더슨의 토크를 옮긴다.
Luca Guadagnino X Tilda Swinton
Tilda Swinton “당신이 <비거 스플래쉬>를 구상할 때, 나는 개인적으로 모친상을 당해 한동안 말을 잃은 사람처럼 침묵하며 지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섬에 머물던 중 당신이 전화를 걸어 출연 의사를 물어왔다. 여름의 판탈레리아에 가 영화를 찍고 싶었지만 당시 시나리오 속 마리안은 록스타가 아닌 배우였고, 대사도 아주 많았다. 그래서 물었다. ‘혹시 내 캐릭터가 말을 못하는 설정이면 어때요?’ (좌중 웃음) 그랬더니 당신은 성대 수술로 한동안 말을 못했던 로커 친구가 있다며 바꿔주었다.”
Luca Guadagnino “결국 일어날
[특집] 배우가 질문하고 감독이 답한다 - 루카 구아다니노, 웨스 앤더슨 감독과 배우 틸다 스윈턴의 공개 대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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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다 스윈턴-온고잉>(이하 <온고잉>)은 데릭 저먼의 전시로부터 시작한다. 당신은 늘 데릭 저먼에게 작품에 동등하게 기여하는 작가성(Authorship)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이 작가성이 당신의 배우 활동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나.
카메라 앞에서의 나로 논의를 한정하자면, 해석 또는 몰입의 차원에서 논의되는 기술이나 기교를 진심으로 거부한다. 작가가 되려고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입학했지만, 학부 시절 더 이상 글쓰기를 지속할 수 없다는 현실을 자각한 이후에 퍼포먼스(스윈턴은 언제나 스스로를 배우(Actor)라 지칭하길 거부하고, 자신의 작업을 연기(Act)가 아닌 퍼포먼스라 지칭한다.-편집자)를 시작했다. 그때 퍼포먼스는, 종이 위에 단 한자도 적을 수 없던 시기의 내가 한동안 선택한 또 다른 형태의 글쓰기였다. 그리고 학부에서 실험극을 함께한 스티븐 언윈, 데릭 저먼, 루카 구아다니노, 조애나 호그, 아피찻퐁 위라세타꾼, 올리비에 사이야르, 짐 자
[인터뷰] 작가의 퍼포먼스 - <틸다 스윈턴-온고잉> 틸다 스윈턴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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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 북측으로 흐르는 운하 건너편, 시내와는 사뭇 다른 모던한 빌딩들 사이로 납작하지만 날렵하게 뻗은 새하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네덜란드 국립영화박물관 ‘아이 필름뮤지엄’(Eye Filmmuseum)이다. 70mm 필름 상영이 가능한 스크린을 포함한 4개의 상영관, 규모 있는 상설·특별 전시관, 식당과 바를 겸하는 탁 트인 전망의 아레나까지. 시네필이라면 여행 중 시간을 내어 방문할 이유가 차고 넘치는 공간이지만 지금 이곳을 반드시 찾아야 할 이유가 있다. 특별전 <틸다 스윈턴-온고잉>(Tilda Swinton–Ongoing, 이하 <온고잉>)이 지난해 9월28일 개막해 올해 3월15일까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온고잉>은 틸다 스윈턴이라는 배우의 존재감과 아이 필름뮤지엄의 장점이 조화롭게 결합된 결과물이다. <카라바지오> <에드워드 2세> 등 초기작을 함께했으나 지금은 세상을 떠난 데릭 저먼부
[특집] 틸다 스윈턴의 기억 속으로 - <틸다 스윈턴-온고잉> 암스테르담 아이 필름뮤지엄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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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출신의 마일스 루켈은 로테르담에 적을 두고 활동 중인 예술가다. 그가 로테르담에서 처음 공개한 장편 데뷔작 <무브먼트 송>은 멀티미디어 퍼포먼스와 스토리 창작, 안무 작업 등 전방위적인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그의 행보와 꼭 닮은 ‘문학적’(Fictional) 다큐멘터리다. 이때 ‘문학적’은 두 갈래로 구분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
먼저 <무브먼트 송>은 “시는 사치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필수 요건이다”라는 시인 오드리 로드의 인용구로 영화의 문을 연다. 이 격언은 문학을 향한 감독의 예찬인 동시에 <무브먼 트 송>의 텍스트를 요약하는 선언이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급진 이론의 학파, 혹은 정치·윤리적 토대 위에서 쓰인” 수많은 작가들의 문장과 시구를 일인칭시점의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으로 재구성해낸다. 그리고 <무브먼트 송>은 문학이 견지하는 허구성을 다큐멘터리의 문법 안으로 편입해버린다. 루켈은 2022년 큰 실연을 겪고
[인터뷰] 삶과 영화의 중첩 - <무브먼트 송> 마일스 루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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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김종우 한국 정치만의 특수한 사건이 아닌, 보편적 이야기로 받아들이더라. 영화에 2024년 12월 3일뿐만 아니라 1980년 5월의 광주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해외 관객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알 리가 없지 않나. 그런데 시차를 두고 한국에서 반복된 역사를 보며 다들 각자의 고국에서 지금 벌어지는 정치 현실에 빗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푸티지를 보며 이탈리아 관객은 무솔리니를, 독일 관객은 히틀러를 이야기했다. 앞으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질문하는 관객들도 많았다.
김신완 우리는 방송국 PD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직접적인 리액션을 접할 기회가 드물다. 그런데 상영이 끝나고 극장의 불이 켜지는 순간, 관객들의 상기된 표정을 보게 됐다. 로테르담의 관객들도 12월 3일 현장에 있던 사람이 지을 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12·3 비상계엄이 발생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 편의 <PD수첩> 다큐멘터리(&l
[인터뷰] 12월 3일, 그날의 얼굴 - <서울의 밤> 김종우, 김신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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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국제영화제(이하 로테르담영화제)는 상업 진영 바깥의 독립영화를 유럽에 소개해왔다. 보다 정확히 명시해보면 로테르담영화제는 소위 유럽 3대 영화제가 커버하지 않는 예술영화를 유럽 전역으로 나르는 항만이다. 라브 디아스가 꾸준히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신작의 프리미어 상영을 가졌고 이강생, 켈리 라이카트 등의 감독이 장편 데뷔작 혹은 차기작을 만들었을 때 상을 안기며 주목했다. 독자들에게 친숙할 박찬옥, 박정범, 이수진 감독이 장편 데뷔작으로 경쟁부문 본상을 차지했으며 1990년대엔 아직 신인이던 홍상수, 크리스토퍼 놀런, 토드 헤인스가 로테르담의 호출을 받았다.
위 감독들이 수상한 부문은 타이거다. 영화제의 로고와 무관하지 않은 타이거는 새로운 감독, 제작자의 면면을 찾아 나서는 데에 집중하며 이들이 수상 결과를 바탕으로 차기작을 제작할 자금을 융통하는 데에 힘을 쓴다. 대상 격인 타이거상을 수상하면 상금 4만유로가 주어지는데, 이 상금은 감독과 제작자가 반드시 나누어 가져야 한다
[특집] 예술영화를 나르는 항만 - 제55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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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와 영화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토탈 리콜> <원초적 본능> <베네데타> 등을 만든 폴 버호벤의 고향?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와 <오션스 트웰브>의 촬영지? 프랑스나 독일, 이탈리아에 비해 각광받진 않지만 네덜란드 역시 영화 강국이다. 다만 이들과 차이가 있다면 네덜란드는 무역으로 성업한 나라답게 압도적인 영화 물동량을 바탕으로 세계 전역에서 온 영화를 다시 지구촌 곳곳으로 실어나른다. 올해로 개막 55회차를 맞는 로테르담국제영화제(이하 로테르담영화제)가 그 증거다. 제도권 바깥의 독립영화를 소개하고 이들을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로테르담영화제는 극장의 의미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지금 기존의 장점을 고수한 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중이다. 제55회 로테르담영화제의 동향과 화제작, 영화제를 찾은 이들과의 대화를 담는다.
반면 로테르담과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엔 아이(EYE) 필
[특집] 네덜란드 영화 기행 - 제55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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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영상 콘텐츠 업계의 뜨거운 감자는 무엇일까? 2026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설문에 응한 51인의 리더들은 각자가 주목하는 신작 영화, 콘텐츠, 인물들에 더해 신년을 이끌 영상 콘텐츠 트렌드에 관해서도 의견을 보탰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이 모인 키워드 4개를 꼽아 리더들의 메시지를 종합했다. 수년째 신선한 아이템이자 마침내 자체적인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숏폼, 상상의 영역에 머무르다가 비로소 영상 업계에 충격을 주기 시작한 AI를 비롯해 리더들이 국내외 OTT 플랫폼들의 이합집산에 대처하는 자세와 국제 공동제작이라는 돌파구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여기에서 확인하시기를 바란다.
KEYWORD 01: 숏폼, 더 분명한 타깃을 향해
2024년, 2025년에 이어 2026년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설문에도 ‘숏폼’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이제는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기존 소셜미디어보다 분명한 타깃을 노리는 숏폼 전문 스트리밍
[특집] 요즘 다들 이 얘기 하더라고요 - 엔터테인먼트 산업 리더 51인이 말하는 2026년 트렌드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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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신작이 대중적 이목을 끄는 주요 정보 중 하나는 단연 배우다. 그렇다면 2026년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계자 51인에게 가장 큰 기대를 안겨주는 배우는 누구일까. 먼저 여자배우 중에서는 1위로 고윤정이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통해 안정적인 로맨스를 구가한 그는 올해 상반기 박해영 작가의 JTBC 신작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전보다 연기력이 안정되었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능력까지 더해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평이다. 아직 공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디즈니+의 <무빙> 시즌2 제작이 확정되면서 고윤정의 동심원이 더 확장될 거라는 분석도 더해진다. 올해 활약이 기대되는 여자배우 2위는 아이유, 3위는 박지현이 차지했다.
남자배우로는 구교환이 압도적인 1위를 거두었다. <만약에 우리> 누적 관객수 200만명 돌파와 함께 신년의 첫
[특집] 캐스팅 문법이 바뀌었다 - 2026 주목하는 남·여·신인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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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기막히게 만들었을지 궁금하다.”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은 그의 천재적인 연출력.” “다른 어떤 감독과 비교할 수 없는 본인만의 색깔을 가지고 단 한번도 대중의 기대를 어긴 적 없다.” 답변도 뜨겁다. 지금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키플레이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연출자는 단연 나홍진 감독이다. 전체 응답자의 30% 이상이 그를 호명했다. 제작자로 참여한 <랑종>(2021)이 있었지만, 연출자로선 신작 <호프>를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기”에 기대를 한몸에 받는다. SF란 장르, 할리우드 배우 캐스팅 등의 소식이 아니라 감독의 이름만으로 이처럼 많은 관심을 받는 이가 또 있을까. 나홍진 감독은 “늘 예측을 비껴가며 장르 문법을 갱신”해온 감독으로서 “집요한 디테일과 장면 완성도, 관객을 끌어들이는 압도적 몰입감은 그의 서명”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가 올여름 내놓을 <호프>는 한편의 영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
[특집] 재미는 기본이고 - 2026 주목하는 연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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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 이어 2026년 초에도 영상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의 시선은 한곳에 쏠렸다. 설문 응답자 51인 중 25% 이상이 신년에 가장 주목하는 제작사로 하이브미디어코프를 꼽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야당> <보스> 모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유의미한 흥행 성적을 쓴 데다 JTBC <착한 사나이>,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선보이며 드라마 제작사로도 성공적으로 안착한 결과다. 올해는 영화 <열대야> <행복의 나라로> <암살자(들)>이 극장 출격을 예고했고, <정원사들>(가제), <남벌> <훔쳐보는 여자>가 연내 크랭크인을 준비 중이다. 주지훈, 하지원 주연의 ENA 드라마 <클라이맥스>는 상반기, <메이드 인 코리아>두 번째 시즌은 하반기에 공개 예정이다.
“힘든 시기에 이렇게 많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
[특집] 양도 질도 같이 잘하는 - 2026 주목하는 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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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과 갈등을 겪고 있는 세대들에게 박해영 작가 특유의 따뜻함으로 어떤 위로를 선사할지 기대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계자들이 2026년에 공개되는 콘텐츠 중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작품은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드라마는 “‘작감배’(작가·감독·배우)의 완벽한 조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해영 작가가 “이야기의 배경인 영화계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또 얼마나 솔직하게 그려냈을지” 궁금한 한편, “마니아를 넘은 메이저의 사랑을 받을 것 같다”라는 관측이 따랐다. <동백꽃 필 무렵>의 차영훈 감독은 “너무나 기대하게 만드는 조합 안에서 어떤 연출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세계를 구현할 구교환과 고윤정 배우. 한마디로 “기대되는 배우들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기대를 한껏 받고 있는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상반기 내에 JTBC를 통해 방
[특집] 모두가 이 콘텐츠를 기다리고 있다 - 2026 주목하는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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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개봉예정작 중 산업관계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작품은 무엇일까. 결과는 압도적이다. <곡성>이후 9년 만에 귀환하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51명의 답변자 중 33명의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호프>의 줄거리는 이렇다.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은 어느 날 마을 청년들로부터 동네 어귀에 호랑이가 출현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그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한다. 이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국영화가 다루지 않았던 소재”와 “나홍진이 그리는 비주얼과 미장센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이는 듯하다. “외계인 서사를 통해 알리시아 비칸데르, 마이클 패스벤더와 황정민, 조인성을 한 장면에 결집한 기획력만으로도 세계 보편의 상상력과 한국적 정서를 하이브리드로 결합한 블록버스터의 선도 사례”가 될 거라는 평이 잇따른다.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
[특집] 산업의 향방을 알 수 있을 - 2026 주목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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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영화 같았던 한해.” 포맷을 막론하고 2025년에 가장 인상적으로 본 작품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한 영화 제작사 대표가 모 시사 팟캐스트를 꼽으며 남긴 코멘트다. 이런 응답은 하나에 그치지 않았다. 다른 이름의 시사 팟캐스트, 방송사 뉴스 프로그램까지 거론하며 지난해를 대변하는 스토리를 시국에서 찾은 이들이 여럿 있었다. 비율로 따지면 적은 숫자일지 모르나 이러한 답변이 존재한다는 사실로부터 새어나오는 기운은 다소 울적하다. 단순히 현실을 이기는 창작물이 부재했다는 소리가 아니다. 지금 영상 콘텐츠 업계가 체감하는 불황이 내란으로 말미암은 국가적 불안과 관계 맺고 있다고 편리하게 간추릴 생각도 없다. 단지 “몇년째 연초에 비관적인 예측만 하고, 그 이상으로 산업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한 자들이 “이제는 거의 ‘멸망전’에 가까운 추락이 보인다”고 자조하기까지, 그들 자신도 더 이상 영화를, 혹은 드라마를 감탄의 대상으로 추대할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게 쓰라리다. “비관,
[특집] 전략 없는 우연은 없다 - 영상 콘텐츠 산업 리더 51인의 시선이 향한 작품·인물·트렌드 개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