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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지구 최후의 여자>의 출발점으로 이번 스틸을 꼽았다. 밖에서 구한아와 송철이 철의 작품 <달콤한 해바라기>의 수정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다.
염문경 내가 각본도 썼다. 인터넷에서 싸우는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오래전부터 꽂혀 있었다. 그런 의문을 담아 <현피>(2019)라는 단편을 찍기도 했다. 원류가 된 초기 아이디어가 있다면 초등학생 때 친구다. 흔히 말하는 여성스러운 성격과 이름을 가진 남자아이였는데, 그 친구의 엄마가 그래선 안된다며 여자 친구들과 놀지 못하게 했다. 친구는 결국 이름도 바꿨다. 그 친구가 송철에 녹아 있다. 강요받는 남성성 안에서 자기혐오를 품고 자란 남자들과 강요받는 여성성 안에서 분노를 키운 여자들. 사회적으로 적대 관계로 보이는 이들이 만나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은 여전하다.
이종민 <현피>의 배우이자 스태프로 염문경 감독과 작
[인터뷰] 둘은 울며 ‘진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 <지구 최후의 여자> 염문경, 이종민 감독 겸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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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가 개봉하는 7월15일, 또 다른 혼종의 영화가 극장에 당도한다. <지구 최후의 여자>는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다. 지구 멸망을 다룬 SF, 영화의 역사를 훑는 메타 영화, 고통을 함축한 뮤지컬, 독립영화판을 찌르는 블랙코미디, 서로 다른 두 남녀의 로맨스까지.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이렇게나 장르가 다양할 수 있었던 건 주인공이 영화인이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 구한아(염문경)와 송철(이종민)은 같은 영화제작 강좌를 듣는다. 철은 한아에게 여성 시각이 부족한 자신의 시나리오를 함께 보완하자고 말한다. 한아는 자기 작품에 “남성 혐오”라는 평가를 내렸던 철의 제안이 달갑지 않다. 그러나 유일하게 의미 있는 피드백을 건넨 사람이자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같고, 무엇보다 대화를 나눌수록 묘하게 통하는 그와 협업하기로 한다.
<지구 최후의 여자>를 보는 관객의 뇌파를 측정한다면 쉴 새 없이 요동치는 그래프가 나올 것이다. 끊임없이 바뀌는 장르를
[기획] 끝의 끝에서도 우리는 이야기를 한다 - <지구 최후의 여자> 염문경, 이종민 감독 겸 배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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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목지>의 교식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대사가 적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임팩트를 줘야 했는데.
내가 쓸 수 있는 도구는 적고 담당해야 하는 역할은 작품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캐릭터라 부담이 많았다. 내 캐릭터 자체가 김이 새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답을 주지 않되 관객에게는 궁금증을 주면서 약간의 판을 깨는 역할로 적절한 선에서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싶었다.
- 실종된 줄 알았던 교식은 갑자기 나타나 드론 GPS를 잡으려면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성큼성큼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 행동만 보면 리더십이 있는 선배이지만 살목지에서의 일로 다소 이상해진 듯한 뉘앙스를 준다.
너무 세공하면 배우가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적절한 방향을 세워두고 나를 한번 맡겨본다. 여기서 너무 늘어지면 재미없을 듯하니 한 호흡으로 쭉 걸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표현했다. 너무 의미심장하게 걷는다기보다 해결사처럼 문제를 해
[인터뷰] 담백하게 끌어당기는 – 김준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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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순한 얼굴로 다가와서 마음을 은근히 표현하거나, 형형한 안광으로 위험한 일을 저지르고야 마는 남자. 배우 김준한이 표현하는 캐릭터들을 거칠게 분류하자면 교차하지 않는 두 가지 영토로 나뉜다. 순애보의 영역엔 <굿파트너>의 선배 변호사를 10년째 짝사랑 중인 정우진이 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선배 신경외과 교수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마음을 전하는 전공의 안치홍이 존재한다. 배우 김준한의 나쁜 놈 계보에는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에서 장모의 돈을 탐내며 아내 납치극을 벌이는 활성,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잠에서 깬 아내를 발로 걷어차는 재훈 등이 있다. 신기한 점은 배우 김준한이 순애보와 나쁜 놈 중 한 영토에 서서 연기를 펼칠 때면, 어느새 다른 한쪽을 깡그리 잊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그의 필모그래피가 근래 들어 순애보와 나쁜 놈으로 분류할 수 없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
[기획] 선악을 오가는 배우 – 배우 김준한 배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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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티파니 영이 첫 영화 주연작 <NIKO>를 촬영한 건 지난 2024년 겨울이다. 뮤지컬 <시카고> 공연을 병행하던 시기다. “지금까지 관리한 체력과 멘털, 쌓아온 퍼포먼스 스킬이 다 이 작품을 위한 것이었나?” 돌이켜보면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카메라 앞에서 온 맘을 다했다. 소녀시대로 무대를 오르내릴 때부터, 그에게는 “무비스타의 꿈”이 있었으니까.
기꺼이 소망을 펼치게 한 줄리앙 비르방 레비 감독의 <NIKO>는 디스토피아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종말을 예감하는 청춘들 틈에서 티파니 영이 연기한 주인공 니코는 “이 시대의 마지막 낭만주의자”로 소개된다. 생계를 위해 솜사탕을 팔고, 열쇠나 현관문이 망가진 사람들을 위해 말동무가 되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니코에게는 자기만의 시나리오를 쓰겠다는 목표가 있다.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먼저 판단하기보다 이해해보려 한다”는 티파니 영은 공교로운 사고가 난 밤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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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애증까지도 낭만적으로 - 배우 티파니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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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과 장르적 쾌감의 절묘한 결합. 공포와 스릴러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객을 숨 가쁘게 몰아붙이는 조코 안와르 감독이 올해도 부천을 찾았다. 그가 들고 온 신작 <고스트 인 더 셀>은 폐쇄적인 교도소를 무대로, 살인자 유령이 죄수들을 하나씩 처단하고 그 시신을 전시하는 잔혹한 연쇄 살인극이다. 장르적으로는 전작 <사탄의 노예들>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다.
“부천과 함께 성장한 감독”이라 스스로를 소개할 만큼, 조코 안와르에게 부천영화제는 각별하다. 그는 2007년 처음 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던 순간을 떠올린다. “2007년에 내 영화 <비밀>이 부천영화제의 폐막작이었다. 2008년에는 부천초이스 작품상을 받았고, 이후로도 환상영화학교 학장을 맡는 등 부천과 늘 연결되어 있었던 것 같다. 부천의 관객은 세계 최고다. 장르영화를 사랑하는 나에게, 이곳은 스토리텔링을 한층 더 배우게 하는 최고의 영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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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호러는 진실을 전달하는 가장 효율적인 장르 - <고스트 인 더 셀> 조코 안와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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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쏟아지는 골목, 누추한 차림의 여자가 바닥에 떨어진 오렌지를 주우려 손을 뻗자마자 발목까지 핏물이 차오른다. 사물에 깃든 혼을 꿰뚫어보는 란(조시 호)의 일상은 이런 식이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탄의 목소리를 어쩌지 못해 각종 폐물을 이고 지고 사는 그는 범죄 현장에도 자주 이끌린다. 결국 경찰을 도와 연쇄살인사건까지 파헤치게 된 란은 홍콩을 대표하는 장르영화 감독 형제인 팡 브러더스가 배우 조시 호를 위해 구상한 캐릭터다. 아시아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연기해온 조시 호가 한 토크쇼에 출연해 팡 브러더스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팡 브러더스가 화답해 조시 호와 그의 남편인 프로듀서 콘로이 찬을 찾아왔다. 그 만남이 <쓰레기 줍는 법사>의 시작이었다. 조시 호 배우는 두 감독으로부터 작품의 컨셉을 처음 듣던 날을 떠올리며 농담을 던졌다. “나를 이렇게까지 더럽히고 싶어 했다니! 쓰레기산 앞을 돌아다니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인간성에 주목하는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껴 누가 시
[인터뷰] 추억을 줍는 영화 - <쓰레기 줍는 법사> 배우 조시 호, 이만 타헤리, 프로듀서 콘로이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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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단골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25년 전 작품과 함께 30회째 영화제에 동참했다. 그의 2001년작 <이치 더 킬러>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스트레인지 오마쥬’ 섹션에 초청받은 것. 마스터클래스를 앞두고 만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작업할 당시에는 이 영화가 일본을 넘어 해외에 알려지고, 오랫동안 회자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라며 추억에 젖었다.
야마모토 히데오 작가의 만화를 각색한 <이치 더 킬러>는 사디스트 암살자 이치(오모리 나오)와 마조히스트 야쿠자 가키하라(아사노 다다노부)의 조우를 하드고어 액션으로 소화해 악명이 높다. 고통을 갈구하는 남성들이 서로를 쫓으며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피비린내를 풍긴달까.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야마모토 히데오 작가라면 어떻게 영화를 만들지 상상하며 그에게 동화해 제작했고, 나는 그를 어시스트한다는 개념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원작을 향한 리스펙트에서 비롯된 접근법이었다.
“자기 안의 어두운 그림자를 일깨
[인터뷰] 부정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 - <이치 더 킬러> 미이케 다카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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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천영화제를 찾은 배우들 가운데 단연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은 이자벨 위페르였다. 공로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그는 영화 <블러드 카운테스>로 시그니처 부문에도 초청받아 관객들과 만났다. 7월3일 오후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위페르는 영화제 참석 소감을 비롯해 최근 아시아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고 있는 배경, 그리고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느낀 감상까지 폭넓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번이 부천영화제 첫 방문이라고 밝힌 위페르는 공로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프랑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이사회 회장직을 맡게 된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예전에 서울 시네마테크에 갔던 기억이 난다. 굉장히 오래된 프랑스영화를 그곳에서 발견했는데, 그런 독특한 작품이 있다는 게 인상 깊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전세계 영화계 상황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프랑스는 그나마 관객수를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지만, 일부 장르영화들은 여전히 지원받기 힘든 게
[인터뷰] 나는 언제나 모험을 하고 싶다 - <블러드 카운테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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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초여름을 수놓는 장르영화의 향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다. 7월2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열흘간의 파티에 국내외 영화인들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공로상 수상자 이자벨 위페르는 독특한 벰파이어물 <블러드 카운테스>, 판타스틱 아이콘상 수상자 조시 호는 옛 홍콩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컬트 무비 <쓰레기 줍는 법사>와 함께 부천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일본 장르영화 팬들이 신뢰하는 이름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어느새 고전의 반열에 오른 문제작 <이치 더 킬러>의 4K 리마스터링 버전을 선보였다. 부천과 발맞춰 성장한 인도네시아 감독 조코 안와르도 파격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신작 <고스트 인 더 셀>의 코리안 프리미어를 가졌다. 그 가운데 우리에게 소녀시대의 티파니로 익숙한 배우 티파니 영이 디스토피아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한 첫 영화 <NIKO>의 타이틀롤로서 부천을 찾았다. 각자의
[기획] 장르는 이렇게 도약한다 –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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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당선자는 미디어를 전공한 21학번으로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뒤 연극 연출을 공부 중이다. 여러 매체를 두루 즐기지만 그중 영화에 관한 애정은 비할 바 없이 굳건하다. 다양한 작품을 엮고 계보를 찾는 데에서 재미를 느끼는 최재혁 당선자가 자신의 언어로 써나갈 비평이 기다려진다.
- 수상 축하한다. 연극 연출을 공부 중이라는 이력이 인상적이다.
본래 다양한 매체를 좋아한다. 영화, 문학, 음악, 연극 등 내가 마음 둘 곳을 전부터 많이 만들어두려 했다. 어떤 창작물을 보든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있고 그 작품이 해당 매체의 계보 속에서 어떻게 기능하며 다음 세대에게 전달될 것인가의 관점으로 보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비평을 쓰다 올해 초 더 적극적으로 투고해보자고 결심했다. 당선 연락을 받았을 때 얼떨떨했고 계속 글을 쓰는 데 좋은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해 기뻤다. 그렇지만 이 수상만으론 바뀔 게 많지 않다는 것도 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 영화에 대한 애정은
[인터뷰] 소외된 영역의 나만의 언어 찾기 - 최재혁 우수상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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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대개 안개 낀 요크셔의 황무지를 배경으로 한 처절한 로맨스로 호명된다. 그러나 실질적인 원작의 골격은 화자인 하인 넬리가 청자인 록우드에게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모든 사건은 넬리를 거쳐 발화되며, 그의 주관에 의해 철저히 은폐되거나 왜곡된다. 에머럴드 피넬의 영화 <폭풍의 언덕>은 원작의 심층에 숨겨져 있던 넬리의 비정함과 서사 제어력에 집중한다. 피넬은 황무지를 치정의 무대가 아닌 주체가 예속되는 감옥으로 재구축하며, 고전이 숨겨둔 구술의 형식을 시각적으로 계승한다. 따라서 이 영화를 직시하기 위한 시선은 엇갈린 연인의 애달픔이 아니라, 서사 내부를 장악하고 세계를 파멸로 이끄는 통제 권력의 출현에서 출발해야 한다.
피넬은 데뷔작 <프라미싱 영 우먼>과 차기작 <솔트번>을 통해 본인만의 작법을 구축해왔다. <프라미싱 영 우먼>은 자신의 죽음을 복수의 최종적인 증거물로 기획하여
[우수상 당선자 최재혁 단문 비평] 마침내 신이 된 넬리 - <폭풍의 언덕>이 그린 파멸의 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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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림보
2023년 3월10일,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상현실 플랫폼 ‘알트스페이스VR’의 서버가 종료되었다. 신규 진입이 차단된 광장에 밀집한 아바타들의 상호작용과 대화는 동시에 동결되었고, 스크린 위로 “우리가 함께 만든 빛을 가져가 전세계와 공유하세요”라는 메시지가 송출된 후 네트워크는 암전되었다. 3차원의 감각 데이터로 구축된 세계가 단숨에 증발하는 순간, 참여자들은 디지털 장치의 어둠 속에 유폐된 채 자신의 물리적 육체로 강제 복귀해야만 했다. 정주하던 영토와 대안적인 신체를 순간적으로 박탈당하는 추방의 경험은 관념적인 상실감을 넘어 실제적인 단절감으로 귀결되었다.
가상의 신체가 증발한 채 물리적 육체로 되돌아오는 기묘한 분리의 감각은 인간의 신체를 시각 데이터로 분리하고 복제해온 광학 매체의 오랜 계보를 환기한다. 육신에서 외형만을 추출하여 독립된 환영으로 물질화하는 카메라의 속성은 복제물이 원본의 자리를 찬탈하거나 원본과 분리될지 모른다는 위협을 상시 내포해왔다. 한스
[우수상 당선자 최재혁 장문 비평] 기입되는 디지털 망명지 - <비디오드롬> 너머, <빛나는 TV를 보았다>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에스퍼의 빛> 속 가상 영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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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희 당선자는 수필, 논문, 비평 등 다양한 글을 오랜 시간 읽고 써왔을 뿐 아니라 그래픽디자이너로서 원고를 잡지, 책과 같은 물리적 형태의 결과물로 완성해왔다. 이미지를 섬세하게 읽어내는 눈을 지닌 필자로서 자신이 영화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를 정직하게 글로 옮긴다. 앞으로도 그런 비평을 쓰겠다는 박윤희 당선자의 말이 미덥다.
- 최우수상 수상 축하한다. 당선 소식을 전했을 때 놀란 기색이 역력하던데.
전화 받고 며칠간 이게 진짜인가 싶었다. 관련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지 않았다면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냥 꿈으로 치부했을지 모른다. (웃음)
- <씨네21> 영화평론상 공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그래픽디자이너고, 현재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앞서 쓴 소논문 결과가 좋지 않아 괴로워하다 영화관에서 <침묵의 친구>를 관람했다. 당시 상영관에 관객이 나 혼자였는데도 누가 볼까 신경 쓰일 정도로 눈물이 나더라. 그만큼 감동
[인터뷰] 영화 읽기만큼이나 글쓰기 - 박윤희 최우수상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