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묶여 있다니.” 여느 모험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우연히 율도국에 떨어진 걸리버 이야기를 담는다. 그곳에서 걸리버는 모든 이를 평등하게 대하는 이상적인 지도자 홍길동을 만난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온 인물들의 운명적 만남이라는 신선한 소재는 어떻게 출발했을까. <걸리버 율도국 이야기>의 원작과 각본을 맡은 박진호 문화유산디지털복원가는 오랜 리서치를 기반으로 그간 AI 영화에 보완되어야 할 것들을 분석했다. “글로벌 AI 영화를 모두 보면서 치명적인 문제를 두 가지 발견했다. 먼저 구체적인 스토리가 없다는 점. 그리고 화려한 기술만 현란하게 보여줄 뿐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명확한 철학이 없다는 점. 그렇게 인간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스토리를 가장 먼저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박진호 문화유산디지털복원가는 AI의 유연함처럼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기로 했고, 그렇게 걸리버와 홍길동이 만나는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었다.
<
[인터뷰] 헤리티지AI 영화, 시공간을 뛰어넘는 이야기의 힘, 대상 <걸리버 율도국 이야기> 박진호 연출자
-
AI·VFX·가상융합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고 한국형 AI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인 2025 경상북도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이하 경북AI영상제)는 단계별로 양경미 집행위원장의 손길이 닿아 있다. 국제 콘퍼런스와 마스터 클래스에 AI가 직면해야 할 동시대성을 더하거나 경북 지역 색깔에 맞춰 행사 방향을 맞추는 등 세심한 기획을 토대로 골격을 세웠다. 영화와 AI의 지속 가능한 융합을 현실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양경미 집행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전한다. 영화산업의 위기론 속에 그가 발굴한 희망이 기대 속에 빛을 발하고 있다.
- AI가 다양한 주제에 접목되는 지금, AI 영상제를 진행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전통문화와 최첨단 산업이 함께 숨 쉬는 경북은 산업의 중심이 AI로 바뀌어가는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느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지역 산업 구조와 인재 전략을 새롭게 짜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번 영상제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AI와 영상산업을 잇는
[인터뷰] 무조건적인 낙관이나 막연한 공포가 아닌, 2025 경상북도 국제 AI ·메타버스 영상제 양경미 집행위원장
-
구미, 포항, 경산, 청송 등 4개 시군이 함께하는 ‘2025 경상북도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이하 경북AI영상제)는 지난 9월12일부터 14일까지 따뜻한 관심 속에 사흘 동안 이어졌다. 이번 영상제는 AI가 영상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최첨단 기술에서 출발하는 영화제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예술과 인간, 기술과 인공지능을 분리해 구별하기보다 서로 달라 보이는 가치가 융합될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명확한 사례와 연구, 논문을 토대로 공유되었다. 국제콘퍼런스, 마스터클래스, 미디어아트 전시 등 AI 영화의 다음 챕터를 모색한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AI의 발전 앞에서 많은 이들이 무력감을 느낀다. AI는 정말 인간의 존재가치를 위협하는 대상일까. 기술적으로 인간 고유의 존엄성을 무너뜨리고 모든 의미를 대체할까. 경북AI영상제 국제콘퍼런스 ‘AI, 산업 창조의 엔진이 되다’에서는 이러한 양가적 감정을 다스릴 다
[특집] 창의적인 인공지능 르네상스를 꿈꾸며, 2025 경상북도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 현장 기록
-
인공지능(AI)을 발판 삼은 영화산업은 어떤 미래를 마주하게 될까. 누군가는 위기를 말하고, 누군가는 무한한 가능성을 말하는 과도기 속에서 AI를 더한 새로운 시도는 현재진행형으로 움트고 있다. 많은 이들은 VFX 같은 시각효과에만 AI가 접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사실 영화가 제작되는 모든 단계에 AI가 편재해 있다. 실제로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온) 기획·시나리오 개발 단계에서는 시나리오를 읽고 흥행을 예측하는 AI 프로그램이 각광받는다. 벨기에 AI 회사 스크랩북에서는 시나리오의 흥행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84%의 정확성을 보여주었다. LTX 스튜디오 툴은 시나리오 장면을 영상으로 전환하여 스토리보드까지 생성해내기 때문에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중요한 작품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스토리에 적합한 배우를 찾아내는 안목 또한 AI의 도움을 받는다. 워너브러더스는 영상 종합 솔루션 AI 시네리틱(Cinelytic)과 협업해 적합한 배우 기용을 분석하
[특집] 영화적 상상과 AI의 아름다운 융화, 2025년 떠오르는 AI 영화제와 영상제
-
-
“이 소설을 무릇 월급쟁이라면 다 읽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의 국내 번역판에 담긴 박찬욱 감독의 추천사다. 박찬욱 감독은 오랫동안 <액스>를 영화화하고 싶다고 밝혀왔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은 <액스>를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과 오랫동안 소통해왔다. 그렇게 탄생한 <어쩔수가없다>는 <액스> 또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와 얼마나 다를까. <어쩔수가없다>만이 지니는 특이점을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만수의_표적들
유만수(이병헌)는 자신과 유사 경력을 지닌 취업 경쟁자의 프로필을 입수하기 위해 유령회사인 ‘레드 페퍼 페이퍼’를 세운다. 소설 <액스>와 영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에 등장했던 ‘B. D. 산업용지’ (소설의 주인공 이름은 ‘버크
[기획] <어쩔수가없다>만의 특이점은 이렇게 완성됐다, <액스>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와의 전격 비교
-
어쩔 수가 없지, 않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보는 내내 당신의 뇌리를 지배할 하나의 질문. 만수(이병헌)는 왜 꼭 저 길을 택해야 했을까. 만수에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극 중 또 다른 실직 가장 범모(이성민)에게 아라(염혜란)는 일갈한다. “실직을 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후의 대처가 문제”라고. 관객의 심경을 대변하는 아라의 대사를 들으며 이제 의심은 명확한 질문으로 거듭난다. 만수의 행동들은 정말 재취업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인가. 어디까지가 변명이고 어디부터가 진심인가. 애초에 진심이란 건 어떻게 알 수 있나. 우리를 증명하는 건 우리의 말인가, 생각인가, 행동인가.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늘 그랬듯 ‘어쩔 수 없다고 믿는’ 상황들이 진행될수록 질문은 도리어 두터워진다. 다만 전작 <헤어질 결심>과 차이가 있다면 질문이 안개처럼 흩어져 모든 것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질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기묘한 긴장감이 피어오른
[기획] 고추잠자리와 분홍 소시지의 코미디, 송경원 편집장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리뷰
-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하는 것에 대한 반응도 있었지만 드디어 이 영화를 한국에서 개봉일보다 이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시네필들의 환영의 목소리 역시 뒤따랐다. 여느 때보다 화려한 개막식과 이후 이어진 개막작 상영 후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늘 그래왔듯 <어쩔수가없다>를 본 누구나가 자기만의 리뷰를 쏟아낸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고, 얹고 싶지만 또 그것이 이 영화를 완전히 설명할 순 없을 것이다. 부산에서 <어쩔수가없다>를 먼저 본 송경원 편집장이 주간지의 숙명을 받아들여,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충분히 들여 이 영화를 뜯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누른 채 ‘어쩔 수가 없이’ 첫 리뷰를 보내왔다. 향후 끊임없이 이어질 다양한 감상과 영화를 향한 수다의 촉매가 되어줄 것이다. 더불어 원작 <액스> 그
[기획]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
<더 모닝 쇼>는 한편의 방송이 송출되기까지 필요한 거의 모든 인원을 프레임에 담는다. 그들 중 일부가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하지만, 그 그림자에 파묻힌 미디어 노동자들의 심경까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해부한 작품은 손에 꼽을 것이다. 드라마 속 아침 방송의 프로듀서 미아, 기상캐스터에서 앵커로 승격한 얀코, 그리고 신입 진행자 크리스티나를 연기한 배우 캐런 피트먼, 네스터 카보넬, 니콜 비하리도 동의했다. 그들은 시즌4의 인물 관계도를 암시하면서 조연들까지 고유하게 존재하는 <더 모닝 쇼>의 진가를 상기시켰다.
미아 조던 역 캐런 피트먼
“시즌4를 <더 모닝 쇼> 최고의 시즌으로 꼽고 싶다. 이 시리즈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깊어지고, 우리가 지향하는 협업의 기준점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매 시즌 그걸 해내고 있다. 이번 시즌 내게 가장 중요했던 건 인종, 문화 배경이 다른 여성들간의 진정성 있는 관계를 탐구하는 것이었다. 한국계 미국인
[인터뷰] 그들 각자의 고유한 존재감으로, <더 모닝 쇼> 시즌4를 함께 만든 배우들
-
1990년대에 <프렌즈>의 자매로서 호흡을 맞춘 제니퍼 애니스턴과 리스 위더스푼은 2020년대를 <더 모닝 쇼>의 동료로서 헤쳐나가고 있다. 두 사람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여성으로 생존해온 경험을 살려 각각 알렉스와 브래들리라는 입체적 인물을 조형했다. 아침 방송 진행자에서 언론사 중역으로 발돋움한 알렉스,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행보로 저널리즘을 수호하려는 브래들리는 배우인 동시에 프로듀서로 나아간 두 베테랑의 몸을 빌린 덕에 선명해졌다. 네 시즌에 걸친 연기 및 제작 과정을 회고하기 위해 브라질, 베트남,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각지 취재진을 화상으로 대면한 애니스턴과 위더스푼은 그 자부심으로 충만해 있었다.
- 알렉스와 브래들리의 관계는 시즌을 거듭하며 변해왔다. 지금 이들은 어디쯤인가.
리스 위더스푼 시즌4가 시작할 때 알렉스와 브래들리의 사이는 다소 삐걱거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알렉스가 브래들리를 못마땅해 한다.
제니퍼 애니스턴
[인터뷰] 이것은 두 친구들의 러브 스토리다, <더 모닝 쇼> 시즌4 배우 겸 총괄 프로듀서 제니퍼 애니스턴, 리스 위더스푼
-
누구에게나 아침은 온다. 언제 잠에서 깨어나 허리를 일으키는지에 따라 하루의 시작점이 다를지언정 태양은 매일 우리 머리 위에 뜬다. Apple TV+ 시리즈 <더 모닝 쇼>를 채우는 인물들은 그 거스를 수 없는 운동에 익숙하다. 오전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새벽을 사는 그들은 각자의 목표와 지향을 품되 ‘온에어’라는 일출만큼은 함께 맞이한다. 하지만 간판 진행자가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되고나서부터 ‘방송국 놈들’의 전우애는 일그러진다. 의심이 벌려둔 틈새로 낯선 얼굴도 파고든다. 그것이 전국구 유명 앵커 알렉스(제니퍼 애니스턴)와 지역 언론사 기자 브래들리(리스 위더스푼)의 첫 만남이었다.
이전투구에 능한 사회인들의 이합집산을 세 시즌째 쫓아온 <더 모닝 쇼>가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시즌1을 추동한 사건이 시즌3에 이르러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매듭을 지었고, 시즌4에서 주인공들은 또 한번 지도 없는 모험을 떠난다. 미투 이후의 일터를 상상하던 에미
[기획] 다시 한번, 온에어, 시즌4 맞이한 <더 모닝 쇼>의 주역들을 만나다
-
다큐멘터리의 거장으로 알려진 프레더릭 와이즈먼은 개인적으로도 꽤 기이한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1950년대에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미 육군 생활을 거쳐, 보스턴대학교의 법의학 교수를 역임했다. 이러한 경력은 그를 첫 장편다큐멘터리인 <티티컷 풍자극>의 장소, 정신병원으로 이끈 계기였다. 이후 60여년간 그는 영화를 만들고 있다. 그의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서 와이즈먼의 인상적인 말들을 그간의 인터뷰에서 발췌·요약·편집하여 그러모았다. 그가 무척이나 일관된 태도로 영화를 만들고 세상을 대해왔음을 눈치챌 수 있다.
별점 체계를 도입한, 자기만의 편집
“촬영을 마치면 모든 촬영본을 살펴본다. 어쩔 땐 촬영한 순서대로 보고, 때론 기억에 남은 시퀀스부터 보기도 한다. 편집을 시작하면 정맥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로 의자에만 앉아 다른 모든 것은 배제한다. 편집 중엔 작품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서 판단한다. 촬영본을 모두 검토하며 메모하는 데에 4~6주가
[특집] 적어도 자신에겐 완벽하도록 -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말말말
-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시작으로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전작을 국내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랍고 당연하다. 전작이라는 규모가 놀랍고, ‘프레더릭 와이즈먼’이라는 이름은 당연하다. 이 이름은 다큐멘터리의 역사와 형식을 소개할 때 빠질 수 없는 명제이기 때문이다.
고백하자면 20년 전에 영화를 만드는 것이 나의 정체성이 될 것이라는 일을 상상하지 못하고 ‘다큐멘터리 입문’이라는 수업을 청강했을 때,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를 처음 봤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티티컷 풍자극>을 조는 학생들 사이에서 외롭게 보았고, 20년 동안 보지 않았다. 내가 그 수업의 교수님처럼 다큐멘터리를 정성스럽게 가르치는 사람이었다면 매해 다시 봤을 영화인데, 나에게 그런 책임과 행운은 따라주지 않아왔다. 20년의 기억에 의지해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영화를 보았고, 기억하고, 안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봉인된 기억을 풀고 다시 <티티컷 풍자극>을 마주했을 때, 당혹스러웠고 짜릿했다.
[특집] 20년 만에 다시 본 <티티컷 풍자극> - 하지 않고, 넣지 않고, 쓰지 않는 시네마
-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장구하고도 일관된 다큐멘터리 제작 실천이 낳은 45편의 작품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티티컷 풍자극> (1967), <고등학교>(1968), <법과 질서>(1969), <병원>(1970)과 같은 초기작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이 작품들이 ‘디렉트 시네마’라는 1960년대 미국 다큐멘터리영화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시하는 것으로 수용되었고, 교육, 치안, 치료, 교정을 실행하는 제도의 역학과 그 속에서 훈육되는 개인에 대한 관심이 와이즈먼의 논픽션 작업에 대한 작가적 일관성을 보증했기 때문이다.
제도에 대한 와이즈먼의 다큐멘터리영화는 ‘장치(dispositif)에 대한 영화장치(cinematic apparatus)의 작동’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앞에서의 장치는 미셸 푸코와 질 들뢰즈, 조르조 아감벤의 사유를 경유하자면 “생명체의 몸짓, 행동, 의견 또는 담론을 포획, 지도하고, 규정하고, 차단하고,
[특집] 와이즈먼, 예술, 지역사회 - 그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
오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상영하는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작품 20편 중에서 선정한 <씨네21>의 추천작 7편을 소개한다. 그의 첫 장편 <티티컷 풍자극>부터 말년에 만든 픽션 <부부>까지, 영화예술의 온갖 경계를 휘저으며 현실을 탐색했던 거장의 장대한 필치를 조금은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부부 – 2022년 / 64분
텍스트와 이미지의 결합 혹은 괴리. 20세기 초엽부터 지금까지, 영화미학의 독자성을 둘러싸고 여전히 논의되는 화두다. <부부>는 이러한 화두에 와이즈먼식의 현답을 내놓는 우아한 시네마다. <부부>의 텍스트와 이미지는 각자의 자리에서 영화의 고풍스러움을 획책하고 교환한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배우 나탈리 부테푸가 연기한 소피아다.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아내다. <부부>의 형식은 감독이 이전에 만들었던 픽션 <마지막 편지>와 유사하다. 와이즈먼은 실제 소피아가 남겼던 일기, 남편과 교
[특집] 픽션과 논픽션, 기관과 개인, 이미지와 사운드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획전, <씨네21>의 추천작 7편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