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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고 있으면 깜짝깜짝 놀란다. 도대체 미국은 얼마나 잘살기에, 운동선수에게 저렇게나 큰돈을 줄 수 있단 말인가. 투수, 타자 다 잘해서 연봉이 980억원(7천만달러)이나 된다는 오타니만 고액 연봉자이겠는가. 1년에 400억~500억원 정도를 받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에서 야구로 돈을 제일 많이 번다는 최정 선수가 14년간 받는 총액이 302억원임을 생각한다면 미국은 어떤 나라인지 가늠이 안된다. 농구와 미식축구는 더하다. 1년에 162게임이나 하는 야구와 달리 정규리그가 82경기인 미국프로농구(NBA)와 고작(?) 17경기인 내셔널 풋볼 리그(NFL)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최고 연봉은 700억~800억원 수준이다. 그런 부자 나라 미국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인지 미국과 빈곤은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면서도 양극화의 교본 같기도 하다. 매슈 데즈먼드 프린스턴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저서 <미국이 만든 가난: 가장 부유한 국가에 존재하는
[비평] 돌에 맞으면 아프다, <아노라>가 미국 성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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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스토리를 비튼 <아노라>는 의도된 문제작이다. 단지 성 노동자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 아니다. 숀 베이커 감독은 언제나 사회 외곽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구조적인 모순을 들춰내온 창작자였고 자신의 관점을 끝까지 밀어붙인 끝에 결국 유리 구두마저 박살내버렸다. 얼핏 가벼워 보이지만 무섭도록 논쟁적인 이 영화를 두고 여러 방향의 리액션이 감지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씨네21>에서는 <아노라>를 이해하기 위한 두개의 경로를 준비했다. 우선 오찬호 사회학자는 <아노라>가 미국 성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날카로운 글을 보내왔다. 미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경유하는 글을 통해 <아노라>의 문제의식이 한층 선명히 보일 것이다. 이어 홍수정 영화평론가는 숀 베이커 감독이 ‘아노라’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식을 고찰했다. 영화를 둘러싼 말들이 늘어가고 시끄러워질수록 <아노라>의 빛은 점점 더 강렬해진다.
*이어
[기획] 깊이, 옆에서, 다르게 <아노라> 읽기 - 사회학자와 영화평론가가 <아노라>를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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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부산도 영화도, 살아 있네!
2012년에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개봉 직후부터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부산을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다. 세관 공무원 출신 익현(최민식)과 조직폭력배의 우두머리인 형배(하정우)가 혈연과 야욕으로 빚어낸 한국만의 갱스터적 서사는 1980년대 부산이라는 시공간적 특수성의 공이 컸다. “살아 있네”부터 “명분이 없다 아입니꺼”까지 지금도 여전히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명대사들이 전부 부산 방언인 이유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가 단 한순간도 부산을 벗어나지 않은 진정한 ‘부산 영화’이기 때문이다. 2011년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총 29회차 프로덕션을 진행하면서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부산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세관 공무원에서 조직폭력배의 대부로, 성공한 사업가에서 정계를 주무르는 마당발로 변신하기까지 최익현이
[연속기획 5]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부산+’,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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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역동성과 추락이 모두 담긴 부산 앞바다
1970년대 부산에는 독특한 이름의 마약이 일본으로 수출되기 시작한다. 그 이름은 바로 “메이드 인 코리아”. 이두삼(송강호)은 기묘한 이름의 히로뽕을 들고 자칭 애국형 무역을 진행한다. 금 밀거래 조직의 세공업자에 불과했던 이두삼이 대담한 범죄를 자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부산의 공간적 특성 때문이다. 부산은 수많은 물자가 오가는 한국 최고의 무역도시이자, 증거를 인멸하기 쉬운 망망대해의 해안 도시다.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은 화려하고 분주한 동시에 짙은 그림자를 내포한 이두삼의 생애에서 부산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건져냈다.
욕망에 충실한 이두삼은 부산을 기반으로 서울과 일본을 넘나들며 세력을 확장한다. 다양한 지역을 오가지만 이두삼의 뿌리는 부산에 있었다. 5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이어진 촬영에서 <마약왕>의 부산 촬영 일수는 무려 49회차에 달한다. 커가는 이두삼의 야욕처럼 <마약
[연속기획 5]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부산+’, <마약왕>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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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무늬를 새기다
- 영화미술 작업을 하면서 감각한 부산 특유의 지역성 또는 지형적 특성이 있다면 무엇이었나.
기본적으로 박찬욱 감독님이 부산을 굉장히 좋아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부산은 시대와 밀착한 장소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도시, 장소성이 겹겹이 함축되어 있는 도시가 아닌가 한다. 굉장히 오래된 건물과 동네부터 센텀시티에 이르는 초고층 빌딩이 공존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산과 바다가 함께 있고, 골목골목 사이의 정취도 고유하다. 특히 산동네 촬영, 추격 신 촬영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것 같다. 서울과 달리 동선이 매끄럽게 한눈에 파악되지 않고 길들이 드라마틱하게 꺾이면서 어디로 연결될지 모르는 느낌이 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야말로 영화적인 도시다.
- 대동맨션, 유창빌라 등 오래된 아파트 외부에서 서래의 집과 월요일 할머니 집 외부 전경을 찍었다. 실내 세트를 만들 때 극 중에서 연결성을 갖는 외부 전경도 섬세히 고려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인상 깊게
[연속기획 5]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부산+’, <헤어질 결심> 류성희 미술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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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산과 바다의 도시
<헤어질 결심>엔 감금방도 정신병원도 수상한 한복집도 없다. 그동안의 박찬욱 감독 영화와 비교할 때 “리얼베이스가 강조된”(류성희 미술감독) <헤어질 결심>에선 대신 익숙한 공간들이 낯선 옷을 입고 미묘한 패턴을 드러낸다. 한국영화의 단골 무대인 경찰서와 심문실이 한국은행 부산본부 내부에서 모던하게 재탄생하는 등 곳곳의 장면마다 인물과 호응하는 감정의 지도를 무늬로 새겨넣은 부산 촬영분 작업기를 전한다.
필사의 등반과 살인, 말없이 죽은 이의 비밀이 시작되는 장소인 아찔한 비금봉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헤어질 결심>의 산 정상은 영화진흥위원회 부산촬영소가 착공되기 직전의 기장 도예촌에서 완성됐다. 영화 <해치지않아>의 동물원 세트를 기장 도예촌에서 진행했던 고대석 프로듀서가 산밑에 위치한 도예촌 오픈세트의 위치와 지형 조건들을 눈여겨보았던 덕분이다. 서래(탕웨이)가 기도수(유승목)를
[연속기획 5]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부산+’, <헤어질 결심>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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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예술가 미할 바신스키는 왜 어느 날 갑자기 자기 걸작이 영화가 아닌 인생이 되리라 판단했을까?”
미겔(마놀로 솔로)이 집필 중인 소설의 한 문장이다. 영화가 아니라 자기 인생이 하나의 걸작이 되어버린 예술가의 삶이라. 마치 31년 만의 귀환으로 세계영화계를 들썩이게 한 빅토르 에리세 본인의 처지를 비유한 듯하다. 말 그대로 자기 반영적인 이야기.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영화에 대한 영화, 이른바 메타 영화인 이유는 영화나 극장을 소재로 사용해서만은 아닌 셈이다. 빅토르 에리세 본인이 지닌, 혹은 본인에게 주어진 영화적 인식론이 서려 있기 때문에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메타 영화의 지위를 쥐게 됐다. ‘메타’란 뜻에 담긴 대로 감독의 자기 반영적 태도가 있어야만 비로소 진정한 메타 영화가 완성되는 것이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엔 하나의 수식이 더 붙어야 한다. 빅토르 에리세가 &
진정한 종말을 향해서 - 20세기 메타 영화의 속죄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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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무엇인가?’라는 고루한 질문에 여전히도 명쾌한 답이 없는 지금, ‘영화에 대한 영화’, 이른바 메타 영화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일 역시 쉽진 않다. 그럼에도 지난 130년의 영화사에서 ‘영화에 대한 영화’로 이름을 떨쳐온 몇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 8편의 영화와 감독들을 차근차근 더듬다보면 메타 영화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각자의 상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버스터 키턴의 <셜록 주니어> <카메라맨>
메타 영화의 성질을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는 버스터 키턴일 것이다. 그가 1924년에 만든 <셜록 주니어>에서 버스터 키턴은 현실에선 비루한 영사기사로, 꿈과 같은 스크린 속 세계에선 걸출한 탐정 셜록 주니어가 된다. <카이로의 붉은 장미> 등 제4의 벽을 깨면서 영화와 현실의 질료를 뒤섞는 영화적 재미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4년 뒤 버스터 키턴은 <카메라맨>을 통해 한 사진기
카메라, 극장, 관객 - 영화의 존재론을 묻는 거장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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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도입부 20분은 올해 나온 다른 모든 영화보다 낫다”(제이콥 올러)라는 식의 평을 듣고 영화관에 들어간 이라면 누구나 다 영화를 보며 당황할 것이다. 호들갑스러운 상찬에 비해 눈앞에 펼쳐진 첫 장면이 너무나 평이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칸영화제 프리미어 당시에는 <클로즈 유어 아이즈> 도입부에 나오는 ‘영화 속 영화’인 <작별의 눈빛>이 실제 빅토르 에리세의 미완성 작품이란 얘기가 돌았다는데, 눈이 삐지 않고서야 <벌집의 정령>과 <남쪽>을 찍던 감독이 그런 장면을 진지하게 자기 장편영화의 도입부로 찍었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문제의 도입부는 당연히 ‘영화 속 영화’일 수밖에 없을 수준으로 전화번호부처럼 기능적으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가장 첫 번째 숏이 야누스상이라는 것부터가 영화에 대한 도식화를 강요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중국에 간 딸
과거를 바라보며 미래로 떠밀려가는, 이병현 평론가의 <클로즈 유어 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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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느 한 남자가 기억을 잃었다. 그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일을 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일하던 도중 한곳에 시선을 빼앗긴다. 그곳엔 용접공들이 있었다. 그는 자신도 용접을 해보겠다고 말한다. 그의 실력에 사람들은 감탄한다. 사장은 일을 하려면 통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통장을 만들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이름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과거가 없는 남자>(2002)의 인상적인 대목이다. 노동자의 삶을 그렸던 카우리스마키답게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에게서 지울 수 없었던 단 하나는 노동의 흔적이다. 몸에 새겨진 기억들. 이른바 ‘근육 기억’(Muscle Memory)은 “반복을 통해 특정한 움직임의 수행력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의미한다. 과거를 잃어버린 남자, 훌리오(호세 코로나도)도 예외는 아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기억과 존재에 관한 영화적 탐구의 여
영화라는 근육 기억, 오진우 평론가의 <클로즈 유어 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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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용호의 말투는 듣는 이로 하여금 일찍이 알베르 카뮈가 남긴 명구에 끄덕이게 한다.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가장 좋은 방식은 그것에 대해 가벼운 어조로 말하는 것이다.” 김용호가 사진에 대해 말할 때도 그렇다. 그가 친근한 부산 사투리를 써서만은 아니다. 그는 40년간 패션지와 경제지를 넘나들었다. 1932년생 백남준 선생부터 1994년생 피아니스트 조성진까지 뷰파인더에 붙잡을 수 있는 경력의 소유자가 됐다. 어쩌면 한국영화 팬들에게 그는 ‘<여배우들>의 그 포토그래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용호가 신경 쓰는 것은 그런 사실들이 아니다. 2년 전 그간의 작업을 돌아본 544쪽의 대작 <포토 랭귀지>를 펴내면서도 늘 새롭고 싶다고 썼듯, 그는 항상 다음을 생각한다.
청년의 표정을 한 이 거장은 10월 마지막 주를 전시회 <두 개의 이야기: 한국 문화를 빛낸 거장들을 조명하며>로 보냈다. ‘구찌 문화의 달’을 맞아 치러진
[인터뷰] 현상으로의 사진, 예술가의 초상, <두 개의 이야기: 한국 문화를 빛낸 거장들을 조명하며> 전시 마친 사진가 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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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엄마를 잃은 11살 소녀 카린(고토 노아)은 아빠 테츠야(아오키 무네타카)와 함께 절을 찾는다. 엄마 기일 전까지는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아빠가 떠나면서 혼자가 된다. 곁에 아무도 없다는 걸 실감하며 기운을 잃어가던 차에 절에 사는 37살 고양이 앙주와 만나면서 활기를 되찾는다. 애니메이션 섹션에서 상영한 <고스트캣 앙주>는 제77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애니메이션영화로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린다 린다 린다>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을 만든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첫 장편애니메이션이자 그동안 캐릭터 컨셉 디자이너로서 영화 작업에 참여했던 구노 요코의 정식 감독 데뷔작이다. 12월 한국 개봉을 앞두고 두 감독을 미리 도쿄에서 만났다. 동석한 귀여운 앙주 인형에 시선을 뺏기지 않으려 애썼던 인터뷰를 전한다.
- <고스트캣 앙주>는 오랫동안 진행된 프로젝
[인터뷰] “고양이 ‘아저씨’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 <고스트캣 앙주> 구노 요코,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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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자마자 요리해서 아침을 챙겨 먹고 직접 내린 커피를 들고 컴퓨터 앞에 착석. 은퇴한 노교수 와타나베 기스케(나가쓰카 교조)의 하루는 아내와 사별한 뒤에도 문제없이 흘러간다. 그러나 그는 불안하다. 루틴을 지켜낼 체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저축한 돈은 언젠가는 바닥날 것이다. 차라리 삶을 스스로 정리하자고 마음먹었을 때쯤 그에게 뜬금없이 ‘적이 온다’라는 정체 모를 메시지가 도착한다.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종이달>을 연출한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신작이 도쿄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이후 영화제 최고상인 도쿄그랑프리/도쿄도지사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편집자). ‘적(敵, Teki)이 온다’라는 뜻의 <Teki Cometh>는 노화와 죽음이라는 필연적인 적과 맞닥뜨린 한 노인의 말로를 다룬다. 요시다 다이하치는 노인이 잠깐씩 생의 의지를 되찾는 그 순간에 주목했다.
- 코로나19 팬데믹 때 쓰쓰이 야스타카의
[인터뷰] “우리에겐 자기만의 적이 필요하다”,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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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9일, 제37회 도쿄국제영화제(TIFF, 이하 도쿄영화제)에 와 있다는 걸 실감한 순간은 개막식에서 사회자가 등장할 때였다. 사회자는 마이크를 들고 무대 중앙으로 걸어들어오는 사람이 아니었다. 암전된 도쿄 다카라즈카 극장 내부 스크린에 거대하게 나타난 애니메이션 캐릭터, 버추얼 가수 카후였다. 두팔을 벌려 수백명이 넘는 참석자를 환대한 카후는 갈라 섹션 상영작부터 차분히 소개를 이어나갔다.
도쿄영화제는 사무라이 액션극 <11 Rebels>를 개막작으로 선보였다. 관객에게 다시금 이 성대한 영화축제가 일본에서 열리고 있다는 걸 각인시키려는 시도처럼 보였다.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160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미국 드라마 <쇼군>의 성공을 염두에 둔 선택처럼도 보였다(실제로 영화제에서 <11 Rebels>를 <쇼군>과 비교하는 외신기자들의 목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11 Rebels>는 일본 역사의 중대한 전
[기획] 화려한 게스트와 다양한 일본영화 섹션으로 풍성해졌다!, 제37회 도쿄국제영화제 현지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