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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카사블랑카> <대부> <대부2>….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 아카데미를 휩쓴 20세기가 오스카 최후의 화양연화 같지만 21세기의 아카데미도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2001년부터 2025년까지 아카데미에서 역사를 쓴 수상자/작을 정리해보았다.
2001 마샤 게이 하든
‘아카데미의 이변’ 목록에 늘 오르는 수상 결과. 마샤 게이 하든은 <폴락>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당시 하든과 경쟁한 배우는 주디 덴치, 줄리 월터스, 프랜시스 맥도먼드, 케이트 허드슨. 네 배우가 각각 미국배우조합상(SAG), 영국아카데미상(BAFTA), 크리틱스 초이스, 골든글로브를 나눠 수상했고 하든은 오스카를 제외한 어떤 시상식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예측 5순위였던 그의 이름이 불리자 하든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외쳤다. “짜릿하네요!”(What a thrill!) /정재현
2002 핼
영광 혹은 아쉬움, 21세기 아카데미 시상식 화제의 순간 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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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문은 <오즈의 마법사>의 수정주의 뮤지컬인 <위키드>가 열었다. 음악 <Over the Rainbow>는 영화가 허락하는 낭만의 보존을 꿈꾸는 할리우드의 본질을 전하는 동시에 신시아 이리보를 통해 멀홀랜드 드라이브 아래 모인 다양한 일원들의 결속을 부드럽게 표현했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석권한 사건과 함께 변화의 신호탄을 맞이한 오스카다. 1929년 첫 시상식 이래 최초로 비영어권 영화가 최고상을 수상한 결과는 어떤 방향으로든 할리우드 중심주의의 역사를 돌아보게 했다. 그로부터 약 5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전통을 딛고 변화를 추구하는 기조엔 변함이 없다. 마땅히 반갑지만 여전히 느리고 때로는 의심스러운 움직임 속에서, 오스카의 근과거와 현재를 짚어보았다.
오스카엔 너무도 어려운 그것, 다양성
지난 5년간 오스카가 가장 민감하게 대응해온
무지개를 향한 험난한 여정, 2025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복기하며 2020년 이후 축적된 경향과 난관을 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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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부터 지금까지 오스카는 영화적 업적에 대한 뛰어난 성취를 인정해왔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웹사이트에 적힌 소개 글이다. 올해로 총 97번의 시상식을 개최한 아카데미 시상식은 개최 국가인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영화상이다. <씨네21> 또한 아카데미 시상식 개막 전 트로피의 향방을 예측하고 시상식의 결과를 총평하는 기사를 꾸준히 발행해왔다. 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의 영향력과 화제성이 이전과 달라지는 시점에서 지금 오스카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진단해볼 필요를 느낀다. <기생충>의 오스카 석권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아카데미 시상식이 2020년대에 보여온 경향과 한계를 분석해보았다. 또한 21세기에 개최된 아카데미 시상식이 남긴 25개의 유의미한 기록도 다시 돌아봤다. 올해 오스카 시즌에 화제를 모은 두 작품 <콘클라베> <에밀리아 페레즈>에 대한 흥미로운 읽을거리도 동봉한다. 언제나 말고 많고 탈도 많은 오스카
[특집] 2020년대의 아카데미 시상식을 둘러싼 이야기들, 2025년의 화제작 <콘클라베> <에밀리아 페레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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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는 글입니다.
예비 영화인들이 모인 어느 행사장에서 봉준호 감독은 감독으로서 느끼는 극한의 공포에 대해 설명한다. “공포의 근원은 집착이다. 집착이 있기 때문에 공포가 생기는 거다. (집착이) 해소되지 않을까봐. 다들 머릿속에 맴도는 어떤 장면이 있을 거다. 그걸 찍기 위한 핑계로 시나리오를 쓰기도 한다. 찍어서 그 화면을 소유하고 싶은 거지.” <미키 17>을 보면서 내내 떠올랐던 건 질문은 그가 이번에는 ‘어디에 집착하고 무엇을 소유하고 싶었을까’ 였다. 왜냐하면 주관적 판단에 <미키 17>은 봉준호의 전작들과 비교해서 지나치게 매끈하고 1차원적인 영화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거장의 신작이 으레 그렇듯이) <미키 17>은 ‘봉준호’ 세 글자에 축적된 위상 덕분에 과잉 해석되거나 과소평가받을 운명을 타고났다. 과소(혹은 부정적)평가를 모아보면 그의 전작들에 비해 대체로 ‘쉽고 친절하며 단순하다’는
왜 미키17은 뒤늦게 악몽을 꿔야 했을까 - 봉준호의 순한 맛에 깃든 섬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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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는 글입니다.
미래 배경의 SF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시대를 어디로 잡느냐다. 이건 교향곡 첫 악장의 조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 이야기 속 사람들이 어느 구역에서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정하는 것이다.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 7>은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여러 행성에 정착한 먼 미래 를 배경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 소설을 각색해 영화 <미키 17>을 만들면서 봉준호는 시대 배경을 21세기 중엽으로 잡는다.
지금 여기와 모든 면에서 가까운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면 이치에 맞는 건 원작이다. 지금 당장 초광속 비행과 인공중력의 생성이 가능한 우주선을 만들 수 있는 이론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2050년대까지 수백명의 사람들을 싣고 다른 항성계로 갈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드는 건 그냥 불가능하지 않을까. 인류가 미래에 우주식민지를 건설한 2019년이 배경인 <블레이드 러너> 같은 선례가 있지
왜 그 설정들은 원작과 달라져야 했나 - SF적 상상력의 다른 가능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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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는 글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에는 파시스트를 표방한 인물이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가 외국 자본과 결합한 작품을 만들 때면 등장하는 인물 유형인 까닭이다. 그게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아님은 예고편만 봐도 알 수 있는 터, <설국열차>의 메이슨(틸다 스윈턴)과 <옥자>의 루시(틸다 스윈턴)를 잇는 인물은 케네스(마크 러펄로)와 일파(토니 콜레트)다. 그들 부부는 과장된 연기로 부산한 톤을 만들어내며 스윈턴이 선점했던 캐릭터를 양분해 자기화한다. 봉준호의 파시스트적 인물은 공포감을 안기는 대신 희화화되어 있다. <위대한 독재자>(1940)에서 채플린이 연기한 인물을 더 우스꽝스럽게 만든 식인데, 배우들도 덩달아 떠들썩한 인물을 만드는 데 전력하기를 즐긴다. 특히 입 주변의 변형을 통한 안면 근육의 뒤틀림은 그들의 추잡한 인상을 부풀린다.
썩은 지도자의 심장을 찔러 피를 흘리려
왜 미키 17이 살고, 미키 18이 죽어야 하는가 - 혁명에 대해 말하지만 혁명적이지는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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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를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만났다. 이제 홍상수 없는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기자시사회에서 신작 반응은 좋았지만 수상 목록에선 빠졌다. 독일 공영방송 <에르베베>는 “영화는 주인공이 끊임없이 아름답다고 탄복하는 자연이나 건축물을 흐릿하게 보여준다. 안정된 삶을 구축하지 못한 주인공이 이 세상을 또렷하게 보지 못하고 흐릿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평했다. 30대 시인인 주인공 동화(하성국)가 여자 친구를 부모님 집에 데려다주러 갔다가 가족들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기본 스토리라인이다. 동화는 사귄 지 3년 된 여자 친구의 넓은 정원이 딸린 부모님 집, 근처 불교 사찰을 둘러본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여자 친구 가족들과도 서서히 안면을 튼다.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이 밝힌 비하인드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제작 초기에 작은 모임이 있었다. 그때 하성국 배우가 함께
모든 요소가 그 자체로 연결되어 있기를, 홍상수 감독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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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밀크>는 여성영화다. 지난 2월15일 기자시사회 후 만난 레베카 렌키비츠 감독은 주인공, 제작자, 감독이 대부분 여성이라며 영화 출연진과 제작진을 여성 전사 아마조네스에 비유했다. 렌키비츠 감독에 의하면 모유를 상징하는 제목 <핫밀크>는 낯선 상황을 상징한다. 알 수 없는 병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는 로즈와 시중을 드는 딸 소피아는 어느 스페인 해안 도시에서 치료와 휴양 중이다. 로즈는 특별 클리닉에서 고메즈 박사와 상담하며 자신의 과거 트라우마와 마주하고, 소피아는 해변에서 우연히 알게 된 잉그리드와 가까워진다. 오랫동안 쌓여온 소피아의 분노와 좌절이 뜨거운 태양 아래 들끓으며 폭발하는 과정을 카메라는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따라간다. 현지 언론의 호평도 잇따랐다. 독일 공영방송 <에르베베>는 “렌키비츠는 날카로운 칼 같은 단순한 문장을 영혼에 새기고 이 여성들의 내밀한 속내를 펼쳐 보여준다”고 평했다. 렌키비츠는 극작자로 활동하다가 영화 <이다
[인터뷰]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순간에 관하여, <핫밀크> 레베카 렌키비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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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반에 공개돼 자주 회자된 <드림스>는 감독의 전작 <메모리>에 싹튼 미세한 온기마저 가차 없이 짓밟는다. 멕시코인 발레리노와 미국인 여성 사업가가 국경을 횡단하며 거칠게 사랑하는 동안, <드림스>는 이들의 관계가 정열로 불타올랐다가 마침내 차디찬 폭력으로 돌변하는 양태를 잠자코 바라본다. 무서우리만치 건조히 관음하는 미셸 프랑코의 카메라는 돌아온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내건 반이민자 정책의 핏빛 그림자까지 (의도치 않게) 시의적으로 흡수했다. “‘멕시코는 신과는 멀고 국가와는 가깝다’는 말처럼 미국과의 긴밀한 긴장 관계는 그저 일상이다.” 현재 두 나라 사이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하위텍스트가 선명한 우화인 동시에 <드림스>는 부유한 특권층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친밀한 관계 내에 잠재한 모든 종류의 힘의 불균형이 지닌 독성”에 관한 이야기다. 자선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재단 운영자인 제니퍼(제시
[인터뷰] 이곳에는 사랑이 없다, <드림스> 미셸 프랑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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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의 일에서 손을 놓아야 할 때” (이혜영)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노쇠한 몸에 신음하는 64살의 킬러 조각(이혜영)에겐 여전한 사명과 과거의 추억이 생의 연료로써 은밀히 작동 중이다. 배우 이혜영은 <파과>에서 단순히 베테랑 킬러의 ‘멋’을 옮기는 존재가 아니다. 은막의 스타로서 아우라를 간직한 이 배우는 겉보기에 시든 삶에 깃들어 있는 복잡한 생명력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동안 육체적으로는 부상을 입고, 정서적으로는 동시대가 고전적 의미로서 배우에 부과하는 위기감과 정면으로 맞섰다. 그가 하명중 감독의 <땡볕> 이후 약 40년 만에 <파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파과>가 남긴 탈색한 금빛 머리로 베를린에 등장한 이혜영에게서 문득 이 도시가 그토록 사랑한 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의 영광이 비쳤다.
- 액션 누아르의 몸 안에 멜로드라마의 정서를 강하게 품은 영화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어떤 점이 와닿았나.
감정의
[인터뷰] 감정과 기술 사이, <파과> 배우 이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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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번째 수정고에 이르러서야 <파과>는 마침내 빛으로 나아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마주한 60대 여성 킬러 서사는 구병모 작가의 소설 원작을 출발지 삼아 긴 창작의 여정을 거쳐야만 했다. 인고 끝에 완성된 이 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준 첫인상은 중층의 누아르로서 지닌 매력이었다. 원작보다 액션이 강조된 장르적 완성도에 더해, 기억으로 침잠하는 인물의 멜랑콜리가 편집의 기조와 절묘히 만났다. 독일의 영웅 서사 <니벨룽의 노래>가 묘사하는 ‘인간적 약점’을 조각(이혜영)의 그것에 대입한 민규동 감독은 냉철한 표정을 지닌 킬러의 손톱 밑에서 아프게 까끌거리는 삶의 가시가 <파과>의 진면모라고 바라본다.
- 액션과 감정을 모두 심도 있게 소화할 60대 여성 페르소나가 필요한 작업이다. 캐스팅 과정도 만만치 않았겠다. 이혜영 배우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
처음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틸다 스윈턴이 떠올랐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님에게 소설을
[인터뷰] 상실과 회복의 누아르, <파과> 민규동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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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스타 배우들에게 세 가지 공통 질문을 던졌다. 애착 아이템을 진지하게 추천하거나 롤모델에 대한 애정을 절절히 고백하는 눈빛에 기자들이 웃고 울었다는 후문. 은근히 성격과 취향이 보이는 이들의 답변을 한데 모았다.
1. 갖고 싶은 초능력
2. 나의 촬영장 필수 아이템
3.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 배우
김지안
1.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 시간을 멈출 수도 있고, 과거로 돌릴 수도 있고, 미래로 갈 수도 있는 가장 실용적이고 유용한 초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시험 기간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을 때 벼락치기를 할 수도 있고, 아침에 늦잠을 잤을 때 필요한 시간을 더 만들 수도 있으니까. (웃음) 만약 미래로 가서 어른이 된 내 모습을 본다면 지금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 있기를.
2. 무선 이어폰을 꼭 챙긴다. 연기를 하기 전에 미리 감정선을 다스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서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둔 우울한 가사의 곡을 듣기도 하고, 필요할 땐
라이징 스타 6인의 3문3답, 제가 가지고 싶은 초능력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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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실용댄스대회 우수상(10살),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연기 우수상과 전국학생음악콩쿠르 성악부문 특상(11살),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프랑켄슈타인> <킹키부츠> 초연 무대의 아역까지(12~13살). 진작 장래희망을 배우로 확정할 법한 경력이지만 놀랍게도 어린이 최민영의 꿈은 축구선수였다. 그러다 중학교 진학을 앞둔 어느 겨울. 최민영은 TV에서 노래하는 한 가수를 본 후 불현듯 “그게 어떤 곳이든 조명 아래 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확고한 꿈을 가졌다. 변성기 이후 뮤지컬 무대에서 TV드라마로 자연스럽게 활동 영역을 옮긴 최민영은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미스터 션샤인> 등에서 남성배우들의 아역으로 분했고, 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극 연기를 배웠다. “재학 당시 희곡 <오장군의 발톱>을 통해 처음 연극을 접했다. 뮤지컬을 시작으로 드라마, 연극, 영화를 순서대로 경험하니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이
[인터뷰] 주체성을 가지고, 사력을 다해, 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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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 많은 분들이 지금의 내 나이가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때라고 말하지만 나는 30대, 40대가 되어서도 늘 청춘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각각의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놓치고 싶지 않다.” 진호은은 연기에 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유독 단호해졌다. 스크린을 통해 보여준 해사한 인상의 중심에 이렇게나 단단한 배우로서의 심지가 깃들어 있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순간이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양궁부 민재, <3인칭 복수>의 중경, <백일장 키드의 사랑>의 형도 등 진호은은 주로 교복 입은 앳된 학생으로서 시청자들과 마주했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 “청춘물을 하고 싶다”고 밝혀온 그의 바람과 맞닿은 궤적이기도 하다. 지난해 공개된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도 청춘물의 테두리 안에서 논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규호를 통해 진호은이 보여준 간절한 사랑의 언어는 남달랐다. 극 중 규
[인터뷰] 연기를 중심으로, 아주 먼 곳까지, 진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