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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10년. 그동안 적잖은 영화가 기록하거나 재현함으로써 애도를 지속해왔다. 돌아온 4월16일을 앞두고, <씨네21>은 진상규명의 움직임에서부터 분노와 비탄의 행진을 거듭한 영화들, 한 걸음 나아가 일상의 체에 눈물을 걸러낸 유가족의 말간 웃음까지 담아낸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아보았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스트리밍 서비스 ‘다큐보다’(docuVoDA)를 통해 볼 수 있는 10주기 추모 특별전 ‘10년, 연대의 세월’ 프로그램도 함께 소개했다. 특집의 마지막 장은 시인의 목소리를 빌리기로 했다. <그날 이후> <천칭자리 위에서 스무 살이 된 예은에게>(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를 쓴 진은영 시인이 신작 시 <10년 동안>을 통해 슬픔의 취기를 간직한 모든 부모들을 위로했다. 2014년 가을, “우리의 연민은 정오의 그림자처럼 짧고, 우리의 수치심은 자정의 그림자처럼 길다”(<눈먼 자들의
[특집] 4·16을 돌아보다,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 영화가 참사를 기억하고 기록해온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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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마케팅의 강점이자 약점은 소비자와의 거리가 무척 가깝다는 것이다. 이 거리감을 균형감 있게 조절했을 때에는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지만 잘못 삐끗했을 때에는 그만 선을 넘어버린 불청객이 되고 만다. 특히 다양한 가치와 신념이 뒤섞인 SNS상에서 새로운 시도는 자칫하면 뜨거운 감자가 되어 설전과 논쟁의 대상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SNS 마케팅을 자유롭거나 개성 넘치는 방식이 아닌 보수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지향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소비자와의 거리감을 잘 조절하기 위해선 무엇을 살펴야 할까.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어 관객의 지탄이 이어졌던 세 가지 SNS 영화마케팅 사례는 다음과 같다.
2019년 개봉한 <세상을 바꾼 변호인>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서 단 2%에 해당하는 여학생 긴즈버그(펠리시티 존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긴즈버그는 지금까지 승소 판례가 없었던 성차별 사건을 위임하면서 일상 곳곳에 누적된 다양한 여성혐오를
[기획] ‘빼야 할 것은 넣고, 넣어야 할 것은 빼고’ 관객에게 지탄받은 SNS 영화마케팅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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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마케팅은 반드시 전략적이고 거대 규모로 구성되어야만 하는 걸까. 자기만의 속도로 SNS 마케팅을 꾸준히 전개해나가는 작은 영화관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브랜드의 색깔과 규모, 관객들의 기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홍보 창구를 운영 중인 곳들이다.
엣나인 @at9film
“스즈키 세이준 기획전을 찾아온 관객들은 스즈키 세이준의 두 번째 세대다.”(정성일 평론가) ‘장르의 혁신가’라고 불리며 독창적인 미학을 선보인 B급영화계의 거장 스즈키 세이준은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자세하게 소개된 적이 없다. <유메지> <지고이네르 바이젠> <아지랑이좌> 등 그의 시선과 관점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한 엣나인은 심도 깊은 시네필을 겨냥한 큐레이션을 내세웠고 SNS상에 입소문을 내면서 회고전 회차를 거듭하기도 했다.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잘 다루지 않는 작품을 선정하여 영화광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엣나인의 SNS 공략법이다.
에무시네마 @emu
[기획] 독립예술영화관의 SNS 활용법 특정 세대, 기념일, 시네필의 취향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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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천만 관객 달성을 예기치 못한 이변처럼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10일 만에 500만 관객을 달성하는 쾌거를 보이며 많은 이들이 순조로운 천만 영화를 점쳤다. 오컬트 장르의 명확한 기획과 컨셉,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의 미묘한 관계, 기성세대 배우와 MZ세대 배우의 색다른 조합, 미성년자, 임신부 등으로 구성된 세 자매의 민속학적 전투, 한국사와 항일 정신 등 다양한 흥행 요소가 포진해 있어 작품성만으로 성공 요인을 분석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단기간에 이뤄진 고공행진에는 열렬한 관객 반응을 이끌어낸 마케팅적 도움닫기가 크게 작용했다. <파묘> 제작사인 쇼박스는 작품색과 맞지 않는 유튜브 채널에 홍보 순회 촬영을 돌거나 영화 요약 콘텐츠가 관심을 이끌어주길 수동적으로 바라기보다 진짜 관객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길 선택했다. 갑작스러운 돌풍에 맞춰 돛을 돌려 묶듯, 쇼박스는 시시각각 사람들의 반응에 맞춰 새로운 전
[기획] 장르와 팬덤 문화를 고려한 새로운 전략, 쇼박스의 <파묘> SNS 마케팅은 어떻게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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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도구로서 SNS는 2010년대 초중반까지 주로 브랜드 개별의 공지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많은 사람에게 신제품을 알리거나 이벤트 진행, 새로운 모델 소식 등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할 정보를 일방향으로 공개하는 식이었다. 온라인상의 입소문과 바이럴마케팅이 트렌드를 결정하던 2010년 중후반부터 SNS는 더 탄력적인 힘을 얻었다. 마케팅 도구를 넘어 하나의 공간으로 기능하며 소비자와 브랜드가 만나는 접점이 된 것이다. 기업 계정들은 자연스럽게 상호 반응 중심(Interactive Marketing)의 마케팅을 선택하게 되었고 상품 타깃층뿐만 아니라 SNS 사용자들까지 더 넓은 의미의 대중을 겨냥할 수 있어야 했다. 영화마케팅도 예외는 아니다. 후기와 감상, 관객 반응에 따라 극장가의 순위가 달라지는 만큼 SNS를 통해 실시간 반응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야 했다. 새로운 굿즈를 제작하거나 수요에 따른 상영회를 열거나 컨셉을 가미한 GV를 구상하면서. 2024
[기획] 영화마케팅은 SNS를 타고, 궁금한걸? 관객들이 반응하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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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2부를 비평한 듀나의 문장을 차용하고 싶다. “최동훈의 SF영화 <외계+인> 2부작에서 내가 가장 싫었던 게 뭐였는지 말해볼까. 바로 외계인의 촉수다.”(<씨네21> 1441호) 이를 다음과 같이 변주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내가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 가장 싫어한 것은 바로 기생수의 촉수다. 원작 <기생수>의 기생생물은 육체를 강철처럼 단단한 낫이나 칼 형태로 만들어 그것을 무기로 사용했다. 이 무기들이 격돌하면 ‘카앙!’거리는 소리가 나며 검과 검이 부딪치는 듯한 액션 쾌감을 자아냈고, 이 금속의 무기가 인간의 육체를 단숨에 절단할 때의 선득함이 <기생수>의 상징적인 감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생수: 더 그레이>의 기생생물들이 전투할 땐 경쾌한 ‘카앙’ 소리가 거의 나질 않는다. 문어 다리끼리 맥없이 부딪치는 듯한 ‘척’ 소리만 날 뿐이다. 동물의 육체 같은 촉감을 지
[비평] 연상호의 피와 살로 만든 새 기생수, <기생수: 더 그레이>와 원작 <기생수>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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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경의 어깨엔 수시로 묵직한 산탄총이 오른다. 총구 끝에 놓인 건 인간을 숙주삼은 기생생물들. 이들을 제거하는 것이 ‘더 그레이’의 타격 팀장 최준경의 일생일대의 목표다. 무자비하게 살생을 저지르는 그가 냉혈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준경의 과거를 알고 나면 기생생물을 몰살하는 것 외엔 관심을 두지 않는 그의 행보가 이해가 간다. “연기 변신은 언제나 어렵다”면서도 배우 이정현은 최준경으로서 극에 녹아들게 된 과정을 상세히 들려주었다.
-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작품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 <반도>로 무대인사를 다닐 무렵 감독님이 <기생수: 더 그레이> 작업에 들어간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같이하고 싶다고 하니 흔쾌히 그러자고 하시더라. 원작 만화도, 실사화한 영화도 다 본 상태였기 때문에 연상호 감독님이 이 세계관을 어떻게 구현할지 굉장히 궁금했다. 나중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특히 마지막 부분을 읽은 후엔 소리를 질렀다. 엔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잔뜩
[인터뷰] 차갑고 기이한, <기생수: 더 그레이> 배우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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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버튼을 누른 줄 알았다. <기생수: 더 그레이> 속 강우(구교환)는 느릿하거나 진중한 기생생물(혹은 인간)들보다 두배는 빠르게 움직이고 거의 세배 빠르게 말한다. 시공간을 빨리 감으며 이야기의 속도를 가속하는 강우는 배우 구교환을 만나며 더욱 생동한다. 강우는 늘 도망자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속사포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기생생물 하이디에 절반이 잠식된 수인(전소니)과 엉겁결에 여정을 함께하면서 강우는 전과 다른 마음으로 내처 달리기 시작한다. 수인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구하기 위해. 그리고 어쩌면 자신을 구하기 위해.
- <반도> <괴이>에 이어 연상호 감독이 쓴 작품에 합류했다. 연상호 감독의 이야기에 계속 마음이 가는 이유는.
= 연상호 감독님의 작품을 하면 그저 재밌다. 친구와 농담을 나누며 공방 조형 실습을 하는 기분이다. 공방이라기엔 늘 규모가 크지만(웃음)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갈 때 배우로서 경직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인터뷰] 수비형 미드필더의 그림체, <기생수: 더 그레이> 배우 구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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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일이 또 일어났구나, 내가 또 불행할 때가 됐구나.” 전소니는 이 대사가 자신의 배역인 수인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전소니에 따르면 수인은 “자기 처지를 순간 불행하다고 인식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주기적인 불행이 돌아온다고 믿는”다. 하지만 전소니는 염세적이고 비관적인 수인이 끝내 목숨을 걸고 혈투를 벌이는 이유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작품 속 기생생물들이 살아야 할 이유를 끝없이 고민하듯, 전소니 또한 수인과 기생생물 하이디가 끝내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를 고심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 <기생수: 더 그레이>엔 배우 전소니의 가장 피폐한 얼굴이 담겼다. 짧은 앞머리와 주근깨 등 캐릭터의 외양은 어떻게 만들어갔나.
= 처음엔 중단발의 레이어드컷 정도를 생각했다. 거칠고 관리가 잘 안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고독한 수인을 계속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이토 준지의 토미에가 떠올라 감독님에게 제안했다. 감독님도 후자가 훨씬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감독님
[인터뷰] 낮은 목소리로, 간절한 마음으로, <기생수: 더 그레이> 배우 전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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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전소니)은 깨어난다. 병원에서 눈을 뜬 수인은 괴한에 의한 피습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그의 등허리엔 방금 입었다고 하기엔 오래돼 보이는 상흔이 존재하고 자신을 공격한 괴한이 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새 삶이 허락된 이후 수인은 수상한 인기척을 느낀다. 낯선 자들이 수인을 에워싸며 동족이라 칭한다. 곧 수인은 자신이 기생생물의 유충에 잠식됐지만 몸이 허약해 신체의 일부만 기생생물에 허할 수밖에 없는, 반인반수의 삶을 살게 됐다는 걸 자각한다. 기생생물들은 생존을 위해 인류에 조금씩 침투해가고, 수인은 기생생물과 인간 사이 어디에서도 척결해야 할 동족의 적으로 취급받는다. 강우(구교환)는 쫓긴다. 강우는 자신을 ‘망나니’, ‘그놈 새끼’ 등으로만 회상하는 미운 고향에 잠시 은신한다. 모처럼 집을 찾았지만 누나 경희(윤현길)는 다른 사람처럼 강우를 대하고 막냇동생은 온데간데없다. 강우는 동생의 흔적을 찾다 수인의 비밀을 알게 된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지만 강우는 수인을
[기획] ‘연니버스’ 속 <기생수: 더 그레이> 파헤치기, 배우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인터뷰와 연상호 작가론으로 돌아본 작품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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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주는 연예계에 데뷔한 순간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찬열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당시 SM 엔터테인먼트 차기 걸그룹 멤버가 아니냐며 잠시 의심(?)을 받았고, 유명 스튜디오에서 찍은 프로필 사진 한장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덕분에 홍수주의 연기 데뷔는 한소희, 고윤정이 그랬던 것처럼 이미 얼굴이 알려진 SNS 스타의 새로운 신고식이 됐다. “광고는 멋지고 예쁜 모습을 보여준다면 드라마와 뮤직비디오는 감정을 다룬다. 다만 호흡이 길고 짧은 차이가 있더라. 드라마를 찍으면서 내가 집중해서 촬영하지 않으면 나중에 결과물을 수정할 수 없다는 점이 참 어렵게 다가왔다. 연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때 꺼내 쓰려면 일상에서 순간순간 집중하는 훈련을 해야겠더라.” 디즈니+ <로얄로더>는 홍수주의 첫 주연작이다. 일견 혜원은 한태오(이재욱)과 강인하(이준영) 사이에 놓인 삼각관계의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반드시 출세하겠다는 개인의
[특집] 내면을 단단하게, 홍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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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그와 어울리는 기질의 캐릭터로 떠오른 인물은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사월(심은경), 그리고 <암살>의 안옥윤(전지현)이었다. 한동안 고전한 tvN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최고 시청률 11.9%를 기록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시한부 주인공을 조력하는 ‘MZ 쾌녀’이자 알고보니 재벌가 후계자인 유희연을 연기한 배우의 첫인상과는 사뭇 다른 얼굴들이 떠오른 것이다. 이국적인 이목구비와 털털한 미소가 돋보이는 이 젊은 배우로부터 잘 알려진 시원한 매력만큼이나 숨겨둔 뜨거운 기질이 흥미롭게 보였다. “통통 튀는 이미지로 사랑받는 것도 좋지만 언젠가 내가 가진 진지한 면, 부당한 것에는 불끈 반응하는 뜨거운 면도 제대로 발휘해보고 싶다.” 대화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규리의 진가는 곧 열렬한 지적 호기심과 그것을 밀어붙일 줄 아는 행동파적 기질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가도 잠시 침묵할 때면 해사하게만 보였던
[특집] 알고 보면 더 뜨거운, 최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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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소년 차우민은 영화를 수줍게 동경해왔다. <화양연화> <와호장룡> <색, 계>를 보여주는 시네필 어머니가 있었고, “니 같은 얼굴은 그 바닥 가면 천지삐까리다. 어쭙잖은 재주 갖고 삐댈라 카지 마라”고 일침을 놓는 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매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구경했고 장래희망란에 ‘영화 포스터 제작자’를 적어내기도 했다. 그렇게 영화 주변을 향해 “통통하고 멋없는 소년”이 품었던 막연한 동경은 차우민을 재수 끝에 서울예술대학교 연극영화과로 이끌었다. 첫 연기, 첫 상경, 첫 독립의 소용돌이 속에서 만난 첫 영화 <용감한 시민>은 진로 고민을 눈물과 함께 끝장내준 작품이다. “여유를 갖고 대사를 잘 뱉는”, 즉 해야 할 일을 잘하지 못했던 날 촬영장을 떠나는 차 안에서 전에 없을 만큼 울었다. 그렇게 알았다. “유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연기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걸. 차우민은 이미 유도를 진실하게 사랑해보았고 그 마음을 인생의
[특집] 동경에서 사랑으로, 차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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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머리를 하고 수줍게 첫인사를 건네는 조아람은 반전이었다. tvN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그가 분한, 나이 한참 많은 후배 정숙(엄정화)을 원칙대로 대하는 칼 같은 의사 선배이자 애인을 터프하게 휘어잡던 뽀글머리 여자 친구 전소라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풍겼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늘 당근보다 채찍을 선택”하는 삶을 살며 간절함을 체득한 이 젊은 배우는 처음 맡은 비중 있는 역할을 후회 없이 연기했다고 자부한다. 대본을 들입다 파며 “상황별로 소라가 할 만한 행동을 수십개 버전으로 생각”하고 현직 의사에게 직접 자문을 구했음은 물론, “안 찾아본 의학 유튜브 영상과 지식백과가 없다”라고 당당히 말하는 배우의 얼굴에선 끝까지 가본 자의 자신감이 어렸다. 조아람이 이토록 준비에 매달리는 건 철두철미한 성격 탓이기도 하지만 그렇게까지 했을 때 마침내 찾아오는 “캐릭터와 동기화됐다는 짜릿함”을 놓칠 수 없어서다. “머릿속으로 열심히 상상해왔던 바로 그 인물이 되었다는
[특집] 끝까지 가는 성실함, 조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