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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크 웹 / 출연 앤드루 가필드, 에마 스톤, 제이미 폭스, 데인 드한 / 개봉 4월24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확고했던 기존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 대처한 마크 웹의 워밍업에 불과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제공했지만 악당 리자드는 팬들의 성에 차지 않았고 스파이더맨의 쫄쫄이는 멋이 한참 떨어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마크 웹이 자신이 만든 스파이더맨의 정수라고 믿었던 지점에 있었다. 블록버스터 장르에서 그가 전개하는 하이틴 멜로가 과연 얼마나 효용이 있느냐는 1편을 향한 가장 큰 비난의 표적이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1편에 쏟아진 비난에 대한 적극적인 화답이다. <미션 임파서블3> <트랜스포머> <스타트렉 다크니스> 같은 주로 굵직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온 기획 겸 작가 알렉스 커츠먼과 로베르토 오치 콤비의 영입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능력을 어쩔 줄 몰라 하던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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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블록버스터의 시즌이라는 것도 옛말이다. 올해는 더 빨라졌고 더 강해졌다. 뜨거운 여름 시장에 제격이지 싶었던 <300: 제국의 부활>과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같은 작품이 3월 개봉을 앞두고 봄의 기운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2∼3월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다. 해마다 5월에 하던 여름블록버스터 특집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순 없겠다 싶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강자들을 조금 일찍 챙겨보자고 마음먹었다. <노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트랜스포머4>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등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블록버스터 15편의 완전정복에 나선다.
봄부터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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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매커너헤이의 출연작 중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작품은? 대답은 여러 갈래로 나뉠 것 같다.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 <타임 투 킬> <콘택트> 같은 영화를 얘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웨딩 플래너>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같은 200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제목을 대는 이도 있을 것이고, <매직 마이크>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머드>처럼 캐릭터가 돋보이는 최근작을 얘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론 우드루프를 만난 다음이라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에이즈 환자 론 우드루프로 변신한 매튜 매커너헤이와 눈이 마주친 다음이라면? 당신은 분명 매튜 매커너헤이의 대표작 목록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제목을 기입하게 될 것이다. 근래 가장 흥미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배우 매튜 매커너헤이의 연기 변천사와 그의 치명적 매력을 탐구했다.
카우보이모자를 쓰기 전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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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을 비롯해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2013) 등 최근 블랙시네마의 ‘흑형’ 묘사에서 드러나는 그 어두운 심연은 무얼까. 영화 속 흑인 남자들의 무력감과 콤플렉스를 힙합 역사와 함께 엮는, 음악비평가이자 힙합 애호가인 김봉현의 <노예 12년>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힙합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음악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동시에 힙합은 오해와 편견 속에서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음악이기도 하다. 어느 음악보다 자기 고유의 색깔과 개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흑인 래퍼들이 왜 자기 자랑을 하거나 허세를 떠는지, 왜 천박(!)하게 돈에 집착하는지, 왜 여성을 ‘비치’(해변이 아니다)라고 부르는지 궁금해하거나 불쾌해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힙합은 그렇기 때문에 세계를 열광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지금의 힙합 산업을 떠받치는 상당수가 바로 백인 중산층이다. 비평가들은 이를 가
그래, 저렇게 랩 배틀이 태어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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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 감독의 <노예 12년>이 올해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금껏 작품상이건, 감독상이건 흑인 감독이 아카데미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적이 없었음을 떠올려 보면 무척 혁신적인 사건이다. 오히려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이 <브로크백 마운틴>(2005)과 <라이프 오브 파이>(2012)로 감독상을 두 번 수상했다. 그렇게 아카데미상과 흑인 영화인은 그동안 별 인연이 없었다. 흑인배우로는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2013)에도 기념비적인 순간으로 묘사되는, 1964년 시드니 포이티어가 처음으로 주연상을 수상한 이래 <트레이닝 데이>(2001)의 덴젤 워싱턴, <몬스터 볼>(2001)의 할리 베리, <레이>(2004)의 제이미 폭스, <라스트 킹>(2006)의 포레스트 휘태커가 주연상을 받은 적 있다. 당연히 오랜 흑인 배우들의 활약상에 비하면 지나치게 미미하다. 그래서 올
BLACK IS POWER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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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3월 4일에 발행된 잡지 9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올해 오스카야말로 근래 들어 가장 심한 경쟁이 예상된다고들 하는데,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의견이다. 다만 그 이유가 부문마다 뛰어난 작품과 배우가 넘쳐나서라기보다 평균 수준의 비슷한 후보끼리 주로 맞붙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아쉽다. 그래도 할리우드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영화 시상식이 안기는 베팅의 재미란 쉽게 가실 만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올해도 점괘를 던져봤다. <씨네21>이 생각하기에 상을 받아야 하는 후보와 오스카가 상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웃자고 시작한 게임이니 죽자고 달려들진 마시라. 더불어 당신의 선택도 궁금하다.
작품상 후보
<그래비티> <네브래스카> <노예 12년>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아메리칸 허슬> <필로미나의 기적>
어떤 영화에 베팅 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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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훈훈하다. 단번에 이목을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어도 공장에서 찍어낸 듯 반듯한 꽃미남 외모보다 왠지 더 끌리는 영국 남자배우들. 주드 로, 제임스 맥어보이, 크리스천 베일 등 이미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른 쟁쟁한 배우들 이후로도 훈남배우들은 줄줄이 쏟아진다. ‘영국인들이 미국인을 연기하러 온다’라는 말이 그저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을 만큼 영국 남자배우는 이미 할리우드의 젖줄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차세대 주자들을 소개한다.
단연 돋보이는 배우를 꼽자면 두말할 것도 없이 니콜라스 홀트다. <어바웃 어 보이>에서 발그레한 볼이 인상적이었던 꼬마는 고맙게도 훈훈하고 바르게 자라 전세계 누나들의 여심을 녹이는 중이다. 영국 드라마 <스킨스>의 토니 역으로 마성의 섹시함을 선보인 이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급부상, <잭 더 자이언트 킬러>와 <웜바디스>를 통해 흥행 배우 대열에 합
할리우드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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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생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2015)
드라마 <더 폴>(2013)
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2011)
영화 <태양의 그림자>(2008)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2006)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대중을 들끓게 만드는 배우가 있다. 제이미 도넌이다. 피어스 브로스넌의 이지적 섹시함과 콜린 파렐의 터프한 섹시미를 잘 버무린 32살 북아일랜드 출신의 배우. 캘빈 클라인, 디오르 옴므 등의 모델 경력과 한때 키라 나이틀리의 연인이었다는 가십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차기작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다. ‘주부들의 포르노’로 알려진 원작의 선정적 캐릭터를 과연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까. 문학도인 여성과 사랑을 나누는 젊고 잘생긴 억만장자이자 변태성욕자인 ‘크리스천 그레이’를 향한 기대로 여성들의 촉각이 곤두선다.
인지도에서는 좀 떨어지지만 도넌은 배우로서 나쁘지 않은 커
야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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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생
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 시즌2, 3(2012~14)
영화 <스토리지 24>(2012)
영화 <더 라이트: 악마는 있다>(2011)
드라마 <튜더스> 시즌3(2009)
“당신 손에 키스해도 될까요?” 헨리 8세의 외동딸 메리 앞에 느닷없이 나타나 애정의 돌직구를 날리던 필립 공작을 기억하는가. 고매하신 공주님 앞에서 이 무슨 수작이냐 싶지만 건들거림이나 기름기 따위는 하나도 없다. 대신 “더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는 말과 함께 진중한 눈빛으로 자신의 무례에 용서를 구할 뿐이다. 2009년 TV시리즈 <튜더스> 시즌3의 에피소드8에서 경계의 끈을 꼭 쥐고 있던 공주의 손이 슬쩍 필립의 손으로 옮겨가는 결정적 순간이다. 그때 불현듯 드는 생각. 근데 도대체 저 남자배우는 누구지? 곧바로 이름이 튀어나오지 않는 낯선 얼굴. 그가 바로 아일랜드의 항구도시 드로이다 출신의 배우 콜린 오도노휴다. 이력의 상당 부분이 아
당신의 키스라면 언제든 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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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생
영화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2013)
영화 <킬링 보노>(2011)
드라마 <미스피츠>(2009)
영화 <체리밤>(2009)
드라마 <레드 라이딩> 트릴로지(2009)
떠오르는 똘끼의 아이콘이자 ‘내 새끼’로 보듬을 수밖에 없는 매력의 소유자. 로버트 시한의 트레이드마크는 사랑스러운 베이비펌과 이십대 중반임에도 어린 티가 남아 있는 하이톤의 목소리다. 데뷔는 열네살에 했지만 얼굴을 알린 작품은 <E4>의 TV시리즈 <미스피츠>다. <스킨스> 뺨치는 막장 청소년들이 우르르 등장하는 가운데 시한은 또라이 중의 또라이 네이든을 연기한다. 자신을 비꼰 사람의 손을 능청스럽게 스테이플러로 박아버리거나 웨딩드레스를 입고 화장실을 출입하는 정도는 예삿일이다. 난데없이 벼락을 맞고 초능력을 갖게 된 친구들 사이에서 네이든은 한 시즌 내내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자신의 초능력을 찾아다니는데 그
귀여운 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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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생
영화 <어바웃 타임>(2013)
영화 <안나 카레니나>(2012)
영화 <저지 드레드>(2012)
영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2011)
영화 <더 브레이브>(2010)
영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2010)
‘멜로생명공학’에서 휴 그랜트의 유전자를 물려받을 이는 누구인가. 그간 무수히 많은 배우들이 ‘제2의 휴 그랜트’라는 수식어를 선사받았지만 적절히 맞아떨어진 예가 많지 않았다. 돔놀 글리슨은 그 애타는 부름에 대한 답안과 같은 배우다.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 올해 31살의 그는 시간여행을 하는 <어바웃 타임>의 순정남 팀으로 분해 신기하게도 휴 그랜트에게서 느꼈던 정서적 감흥을 선사했다. 따지고 보면 리처드 커티스가 은퇴작에 신참 배우를 캐스팅한 건 크나큰 모험이었다. 그전까지 돔놀 글리슨은 <더 브레이브>의 단역을 비롯해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휴 그랜트 뒤를 이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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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생
영화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2013)
영화 <호빗: 뜻밖의 여정>(2012)
드라마 <데스퍼레이트 로맨틱스>(2009)
드라마 <빙 휴먼>(2009)
드라마 <튜더스>(2007)
“킬리에겐 엘프의 피가 흐르는지도 몰라요. 생긴 것도 엘프를 약간 닮지 않았나요?” 이 말을 하기에 앞서 에이단 터너가 먼저 고마움을 표해야 할 사람은 <호빗: 뜻밖의 여정>(이하 시리즈를 총칭해 <호빗>)의 분장스탭이다. 터너는 <호빗>에서 소린, 레골라스와 견주어도 지지 않을 외모의 “섹시 드워프” 킬리를 맡았다. 원작엔 드워프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없어 피터 잭슨은 드워프 역을 맡은 배우들에게 직접 캐릭터의 바이오그래피를 상상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터너가 킬리에 관해 무슨 상상을 했든 “두꺼운 분장으로 그의 잘생긴 얼굴과 빛나는 눈을 가려선 안 될 것 같았다”라는 어떤 스탭이 없었다면 우리가
섹시한 크리처 전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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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생
드라마 <셜록>(2010∼12)
연극 <Cock>(2010)
드라마 <더 버티컬 아워>(2007)
연극 <A Girl in a Car with a Man>(2005)
영화 <데드 바디>(2003)
드라마 <셜록> 시즌1에서 몰리의 남자친구 짐은 눈으로 모든 것을 읽어내는 셜록을 보기 좋게 속여넘긴다. 셜록이 ‘게이’로 오해했던 그의 진짜 정체는 짐 모리아티. “난 모든 사람들과 사소한 문제들, 심지어 3억파운드까지 버렸어. 그냥 너랑 놀기 위해서 말이야!”라고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이 사이코패스는,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 소설이 그려냈던 셜록 홈스 최대 정적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지워버리는 힘을 지녔다. ‘교수님’이라는 직함에 걸맞게 능구렁이 노인 같은 이미지였던 모리아티를 젊고 섹시하고 활기 넘치는 악당으로 탈바꿈시킨 장본인이 바로 앤드루 스콧이다. “그의 모습은 이전
최고의… 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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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0년대를 강타했던 ‘브리티시 인베이전’(일련의 영국 배우들의 할리우드 주류 문화 진입을 일컫는 용어)의 이면에는, 제대로 항의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영국 배우’로 구획 지어졌던 아일랜드 배우들의 슬픈 속사정이 있었다. 미국인들에게는 다 같은 ‘영국인’으로 보일지 몰라도, 전형적인 영국 본토의 배우들과 분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던 윗세대 아일랜드 배우들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할리우드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다음은 20세기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조국을 벗어나 주목할 만한 커리어를 쌓아온, 아일랜드 출신 배우들의 계보다.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태생의 배우도 있으나, 정서적으로나 거리적으로나 영국보다 아일랜드에 가까운 땅이기에 이 목록에 포함했다.
1930s
Richard Harris 리처드 해리스 (1930~2002)
<용서받지 못한 자> <욕망의 끝> <글래디에이터>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젊은 관객에겐 <해리 포터&
사연 있어 보이는 미남들 여기 다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