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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일이 된 남자. 드론웍스(Droneworks) 김승호 대표의 어린 시절 취미는 RC카를 가지고 노는 것이었다. 성인이 된 뒤, 그의 관심사는 RC카에서 RC헬리콥터로 옮겨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짐벌(Gymbal, 카메라를 흔들림 없이 고정하는 장치) 장비로까지 손을 댔다. 그런 그가 드론을 공중에 띄우는 일에 빠진 건 이상하지 않다. 평소 알고 지내던 촬영감독의 제안을 받아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2013)에서 드론을 처음 띄운 뒤, 영화 <역린>을 포함한 <내 심장을 쏴라> <연평해전> <극비수사>, 최근의 <대호> <탐정> 등 여러 영화에서 드론 촬영을 맡고 있는 그다.
-드론이 널리 사용되면서 한국영화가 항공촬영을 활용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과거에는 항공촬영한 장면 대부분이 풍경 인서트컷이었다. 요즘에는 현장에서 다양한 카메라 워킹을 요구하고 있다. 달리는 자동차를
다양한 카메라 워킹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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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이전에 헬리콥터가 있었다. 무인 헬리콥터에 카메라를 장착한 것을 헬리캠이라고 한다. 드론과 헬리캠 모두 하늘에서 피사체를 찍었다는 점에서 플라잉캠이나 항공촬영으로 묶을 만하다. 그리고 앞으로는 드론이 모든 장면을 통일할 것이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항공촬영 명장면 여덟 가지를 모았다.
<그들은 밤에 산다>(감독 니콜라스 레이, 1949)
오프닝 크레딧이 나오는 약 1분30초 동안 황량한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를 공중에서 따라가며 담아낸 장면. 이 자동차에 탄 세 남자는 교도소를 막 탈출한 티덥과 치카모 그리고 주인공 보위(팔리 그랜저)다. 지금은 여느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헬리캠 숏이지만, 항공촬영이 전무했던 1947년 당시만 해도 이 오프닝 시퀀스는 헬리콥터를 사용해 찍었다는 사실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니콜라스 레이 감독과 폴 이바노 촬영감독은 헬기 조종사를 고용해 촬영했다. 항공촬영을 최초로 시도한 작품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
하늘에서 카메라가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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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판매되는 드론 가운데 DJI사에서 출시된 ‘인스파이어1’ 모델은 방송 촬영 현장에서 특히 즐겨 사용하는 모델이다. 간단한 사용법을 숙지해 불상사가 없도록 유의하자.
1. 기본 세팅
기체와 조종기, 프로펠러 등으로 구성된 기본 구성품을 케이스에서 꺼내면 배터리를 부착하고 전원을 켠다. 이때 유의할 점은 완벽하게 GPS 셋업을 다 끝내고 다음 단계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성격이 급해서 미리 날리면 기체가 자신의 원위치를 알지 못한 채로 날아가 영영 되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2. 렌딩모드
대각선끼리 짝을 이뤄 두쌍의 프로펠러를 끼우고 카메라를 부착한다. 짐벌과 카메라는 빌트인 형태라 원터치 탈부착 가능하다. 그리고 트래블 모드에 놓여 있던 날개를 렌딩모드로 전환해준다. 비행 중에는 기체가 지상과의 거리를 알아서 분석한 다음 자동적으로 모드 전환이 가능하다.
3. 센서
초음파 적외선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GPS 기능 없이도 위치를 판단할 수 있게 돕는
비행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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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이용해 항공촬영에 입문하려면 다음의 간단한 용어나 개념, 사용법을 숙지해두는 게 좋다. 멋진 장면을 얻기 위한 현장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드론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혹할 만한 기능이 많다.
팬텀 시리즈
지구 최강의 드론 업체 DJI사에서 출시한 모델로 RC카 등의 취미생활을 즐기지 않았으나 바로 항공촬영에 돌입하고자 구매를 원하는 성격 급한 입문자용으로 적당하다. 가장 최신 기종인 팬텀3는 프로페셔널과 어드밴스 두 가지 버전의 모델이 출시되어 있다. 각각 4K와 풀HD 1080p 화질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64기가 메모리 탑재 가능, 무선 조종기와의 송수신거리는 500m에서 1km 내외, 날씨가 좋고 방해요소가 없다면 2km까지도 무난하게 비행 가능하다. 탑재된 나침반을 이용해 주행 방향을 홀딩시킬 수도 있다. 기체가 시야에서 사라져도 고정된 방향으로만 주행하게 된다.
모니터
드론의 대중화에 기여한 주요 기능 중 하나다. 조종기와 US
당신도 드론을 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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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장착된 무인 비행기체 드론이 없었더라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제2의 게스트나 다름없었던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나 tvN <꽃보다 할배>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는 확실히 반감되었을 것 같다.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의 생경한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었다. 누구나 아는 관광 명소일지라도 땅에서 바라보는 이미지와 카메라를 상공으로 띄워 내려다볼 때의 이미지는 같고도 달랐다. 모르긴 몰라도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드높이는 데 드론 촬영이 한몫을 분명히 했을 것이다. 또 최근에는 사람이 결코 다가갈 수 없는 화산이나 위험한 산악지역 등지에 드론을 띄워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용암 폭발 현장이나 자연경관 등을 카메라에 담은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한 영상산업 전반에서 드론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누구나 간단한 조작만으로 어디에서든 초고화질의 이색적인 영상을 얻을 수 있
상상력을 싣고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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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은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도 무선으로 조종할 수 있는 무인비행기를 지칭한다. 최근 방송, 영화 등 영상산업 분야에서는 비행기체에 카메라를 장착해 항공촬영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드론을 새로운 촬영 기술로 활용하는 추세다. 또한 드론은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 항공촬영의 새로운 영역을 제시한 드론을 통해 영화 촬영현장은 어떤 변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인가.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드론의 다양한 기술적 이슈를 짚어보면서 지난 영화 역사 속에서 주목할 만한 베스트 항공촬영 장면, 그리고 최근 한국영화 현장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드론을 띄우고 있는 전문 기술 인력에 대한 소개를 덧붙인다. 국내 최대 드론 동호회인 ‘신정비행클럽’의 도움을 받아 드론 사용법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읽자마자 구매를 원하는 독자라면 점점 복잡하고 깐깐해지는 드론의 법적 규제도 챙겨야 한다. 드론을 띄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소개했으니, 이제 드론을 직접 띄울 일만 남았다.
하늘에 달린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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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봇> 세계의 초석을 놓은 1, 2기, 그리고 팬들에게 각광받은 5기부터 8기까지를 집필한 김미혜 작가는, <바이클론즈>에 이르러서는 단독 아키텍트의 짐을 졌다. 정확히 말하면 “부모 없이 곤경에 빠진 남매의 궁색한 자전거 전대물”이라는 이달 감독의 전제를 받아들고 은하계 전쟁까지 포함하는 큰 그림을 설계했다. 김 작가의 작업은 한번 마감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넘기면 2회분 단위로 스토리보드팀까지 합류한 ‘끝장 회의’를 거쳐 작가로서 최종 결론을 도출하고 연출 중인 감독의 자문에도 수시로 응한다. 물론 완구회사의 요구에도 유연히 대응해야 한다. 철의 작가다.
-<바이클론즈>에서 바이클로넛의 첫 번째 공은 또봇의 공으로 잘못 보도된다. 두 작품은 같은 우주에 존재하나.
=정확히 타임라인이 연동돼 있진 않다.
-로봇을 좋아하나.
=어린 시절에는 합체하지 않는 거대 로봇에 꽤 열광했다. 개별 로봇의 매력을 실컷 보여주고 콤비 플레이를
바이클로넛에게 당장 월급 주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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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봇 대표인 이달(사진 오른쪽) 총감독과 고동우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미국 공중파에 방영된 <큐빅스>의 제작사 씨네픽스에서 처음 만나 2008년 레트로봇을 설립했다. 이달 감독은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모션그래픽 회사를 다니다, 픽사가 똑같은 도구로 캐릭터와 스토리를 지어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것을 보고 애니메이션에 투신했다. 어려서 “커서 마징가 만들 아이”라는 소리를 듣던 고동우 감독은 기계공학과에 진학했지만 로봇 만들러 간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감독은 디즈니의 <인어공주> <겨울왕국>을 사랑하고 고 감독에겐 픽사가 여전히 최고다. 출퇴근은 자유롭되 오후 1시 반부터 5시 반까지는 전 사원이 집중 근무하는 레트로봇의 ‘코어 타임’을 피해 아침 10시에 구로구에 위치한 지구방위주식회사의 본부를 두드렸다.
-성인 시청자 입장에서는 반복되는 변신, 합체 장면을 빨리 감고 싶기도 하다. (웃음)
=어른은 그 대목을 건너뛰는 반면
극장판 <또봇>이 온다고 그러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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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바이클로넛은 담당 시삽의 조력과 지도로 액션 바이크를 타고 각각 곰, 사자, 양, 황소, 전갈의 기운을 받은 클론에 탑승해 조종한다. 첫째 태오를 제외한 동생들의 네 클론은 짝을 바꿔 합체하고 태오의 클론인 우르사까지 더해지면 인피니티가 완성된다. 인피니티의 최고 파워는 바이클로넛들이 뇌파를 일치시켜 가상 공동 콕핏을 형성해야 발휘된다.
인피니티는 어떻게 완성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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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오의 꿈
하늘공원 전투를 치른 후 혼수상태에 빠진 태오는 꿈을 꾼다. 거기서 우리는 결코 내색할 줄 모르던 소년의 가장 깊은 두려움을 목격한다. 꿈속의 꿈에서 깬 태오의 자리는 부서진 2층 부모님 방 침대다. 소년이 채워야 한다고, 메워야 한다고 믿는 터무니없이 큰 공동(空洞)이 거기다. 아빠의 목소리가 묻는다. “태오야, 동생들은 잘 있니?” 자전거를 타다 돌아본 뒷자리에는 동생들이 사라지고 없다. 아니, 동생들은 앞서 달려나가고 있다. 어서 따라가야 하는데,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노량대첩
노량진 수산시장에 흘러들어간 기생사리가 착한 광어를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거대 불가사리로 둔갑시킨다. 모처럼 특식으로 생선을 사러갔던 래오와 지오가 현장에서 클론을 소환한다. 파트너 시삽 에펙스를 광어가 삼켜버리는 위기를 맞고서도 래오는 침착하게 동생한테 스마트한 작전을 지시한다. “눈 없는 쪽으로 도망쳐!” 하지만 반대쪽에 눈이 달린 가자미 불가사리가 광어와 합체할 줄이야! 래오
정의와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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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들 때에 가장 처음 착수하는 공정은 작가마다 다르다. 나의 경우는 ‘이 이야기가 과연 중요한가?’에 대한 고민을 제일 먼저 한다. 독자에게 중요한 문제인지를 전혀 모르겠다면, 적어도 나에게는 중요한 문제일지라도 오래 고민하는 편이다. 그리고 대부분 그 두 가지는 마주 닿게 마련이다. 그래서 좋은 이야기를 만나면, 타인의 문제에 무심한 세계 한복판에서 나의 문제를 공유하는 누군가를 만난 기분이 든다. 관심 받는 느낌에서 오는 감동의 전조인지도 모르겠다. 아동용과 성인용을 넘어서 좋은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작품으로부터 이러한 관심을 느낀 지 오래되어서인지 ‘애니오덕’으로 장기간 지내온 나도 최근 몇년간 이 매체와 소원해졌다.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온 힘을 주어 이야기하는 작품을 마주하면 부담스럽거나 화가 난다. ‘지구를 지킨다는 것’이 중요한 문제인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10살 미만의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애
그 소년, 그 소녀의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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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을 뿐이었다. 한국 애니메이션 <또봇>이 <파워레인저>의 오랜 아성인 4살 이상 TV 만화영화 세계에서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는 뉴스도, 급기야 2013년 말 한 대형마트 완구 매출 1위에 올라 공동 제작사 영실업의 주가를 솟구치게 했다는 소식도. 그런데 뒤늦게 우연한 눈길이 머문 <또봇>은 ‘냉담자’의 주말을 통째로 가져가버렸다. “<트랜스포머> 1, 2, 3편을 합친 것보다 재미있어!” 절로 터져나온 환호는, 마이클 베이의 거대 블록버스터에 대한 염증과는 (아마도 거의) 무관한, 순수한 만족감의 발로였다. <또봇>은 똑똑하고 유머 감각이 뛰어났다. TV애니메이션에서 본 적 없는 동시대 한국 사회 일상의 꼼꼼한 관찰과 반영은 반색할 만했다. 하다못해 자동차 어느 부품이 로봇의 특정 부위로 변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고지식한 변신 프로세스마저 <트랜스포머>의 묻지마식 둔갑보다 마음을 끌었다. <또봇>
지구 방위대의 자전거가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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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한마디도 신중히 골라 천천히 운을 뗀다. 그만큼 무게감도 다르고 표현 곳곳에 진심이 묻어난다. 우수상 당선자 김소희씨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씨네21> 객원기자로 일하는 동안에도 주변의 기대를 저버린 적이 없다. 매번 가명으로 영화평론상에 응모했다는 그녀는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도전이라고 했다. 설사 이번에 되지 않았더라도 또 응모했을 거라고 한다. 당선을 위해 글을 쓴 건 아니지만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라는 그녀의 대답에는 어떤 결연한 의지가 묻어 있었다.
-축하한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
=처음 연락받은 날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며칠 지나고 차분해지고 나니 걱정도 되고 두려운 맘도 생기더라. 스스로 글에 대한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세번을 응모했지만 매번 가명이라 본인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겠다.
=연속해서 떨어지니 높은 벽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있고, 긴 글을 써보고 싶은 욕구가
지치지 않고 글을 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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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최민입니다.” 수상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난감해하고 있을 때 박소미씨에게 연락이 왔다. 쑥스럽고 민망해 가명으로 응모했단다. 박소미씨는 지난해에도 영화평론상에 응모해 최종심사까지 올랐었다. 이후 <씨네21> 객원기자로 일하는 등 <씨네21>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올해부터 영상원 전문사에 입학해 학업에 정진하고 있는 젊은 재원이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글을 쓴다는 그녀에게서 즐기는 자의 활력이 느껴졌다.
-두 번째 응모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나.
=처음부터 두번까지는 응모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본명으로 내고, 안 되면 두 번째는 가명으로 내려고 했다. 솔직히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오히려 지난해 응모할 땐 지아장커와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가 너무 좋아 단번에 썼던 글이라 내심 기대했었다. (웃음) 올해는 좀더 신중했던 것 같다. 지난해 봤던 영화 중 마음을 흔들었던 작품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하면서 떠오
‘색깔 있는 글’로 기억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