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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라고 휴먼 드라마에만 특화된 건 아니다.” <공모자들>(2012), <기술자들>(2014)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은 범죄 스릴러, 액션물을 표방한 전작의 빠른 호흡을 걷어내고, ‘어른들의 느린 액션’에 착수했다. 차기작으로 촬영 중이던 <브로커>의 중단 후 새롭게 들어간 프로젝트다. 제피가루(김태건) 작가의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원작으로 한 <아리동>(가제, 제작 AD406·배급 NEW)은 지방 소도시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좇는 노인들을 그린 범죄액션영화다. 꼬장꼬장하기로 악명 높은 아리동 최고의 터줏대감 심덕수(백윤식)와 이 동네에 관심이 많은 전직 형사이자 맨션의 세입자인 박평달(성동일)이 콤비가 되어 살인사건을 뒤쫓는다. 편하게 살 일만 남은 70대, 60대 노인들이 종횡무진 활약하는 열흘간의 모험이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는 많이 봐왔지만, 사건을 파헤치는 액션을 나이 든 노인들이 한다면 얘기는 달라
[스페셜] 할배의 모험 - <아리동>(가제) 김홍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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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타임루프물 영화가 등장했다. <하루>(제작 라인필름·배급 CGV아트하우스)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하루하루마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더 웹툰: 예고살인>(2013), <원스 어폰 어 타임>(2008) 등 다양한 장르영화의 조감독을 거친 조선호 감독은 장편 데뷔작으로 타임루프물을 택했다. “장르적 재미와 드라마의 풍성함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는 조선호 감독과 2017년 상반기에 선보일 첫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생각보단 덤덤하다. (웃음)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인감독인 만큼, 상업영화 내에서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장르물을 선택하되 그 안에서 나름의 개성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준비했다. 현재는 후반작업 중이고 2017년 상반기 개봉예정이다.
-사랑하는 딸을 구하려는 아빠, 아내를 구하려는 남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자기 목숨
[스페셜] 반복되는 하루의 딜레마 - <하루> 조선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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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루시드 드림>(제작 로드픽처스·배급 NEW)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단계는 자각몽과 공유몽의 차이를 아는 거다. 자각몽은 자기 꿈속으로 들어가 꿈을 의도대로 꾸미는 것으로, 훈련을 통해 실제로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공유몽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꿈꾸는 사람의 뇌파 주파수를 적절히 맞추면 그 사람의 꿈에 타인이 의도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고 보는 가설이다.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을 통해 행방불명된 아이의 흔적을 찾아보려는 아버지의 악전고투를 그린다. 롤모델이 크리스토퍼 놀란, 제임스 카메론이라니, 김준성 감독이 데뷔작으로 ‘꿈’ 얘길 하고자 한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제임스 카메론은 비주얼과 소재가 새로우면 이야기는 보편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영화로 만들고 싶은 소재가 비일상적인 것이다보니 이야기는 최대한 보편적인 것으로 택했다. 땅에 닿아 있는 것이어야 했다.”
관건은 ‘꿈’을 어떻게 보여주느냐는 것이지만 <루시드 드림&g
[스페셜] 자각몽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 <루시드 드림> 김준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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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큐에 해결된다. <원라인>(제작 미인픽쳐스, 곽 픽쳐스·배급 NEW)은 모든 것을 속여내 돈을 빌리는, 일명 ‘작업 대출’의 세계를 그리는 하이스트무비다. <원라인>으로 상업 장편영화 연출에 데뷔하는 양경모 감독은 “이야기와 인물이 생동하는, 사람과 돈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건드릴, ‘돈’에 관한 영화이기에 “생동감”이 가장 중요했던 모양이다. 감독은 2005년의 시대적 공기를 섬세히 담기 위해 그 당시에 쓰인 소품의 재현과 공간 선택에도 무척 고심했다고 한다.
-제작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편집을 마무리했다. 편집 과정에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이야기와 인물이었다. 주요 인물이 10여명이나 돼서 시나리오의 방향성을 잘 유지하며 인물들의 균형을 맞추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이야기가 빠르게 전진하면서도 이야기와 인물이 맥락 있게 살아 있는 영화가 되도록 노력했다.
-첫 영화로 <원라인>을 만들게
[스페셜] 돈의 움직임을 따라서 - <원라인> 양경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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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녹고 시체가 떠오른다’는 것은 <해빙>(제작 위더스필름·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강력한 모티브였다. “영원히 덮어둘 수 있는 것은 없다. 해결하지 않고 묻어둔 것들은 언젠가는 귀환하게 마련”이라는 이수연 감독의 지론대로, 떠오른 시체는 이 사회 혹은 한 개인이 대면하지 않고 억압해두었던 문제들에 대한 강력한 메타포다. 미제 살인사건으로 유명했던 수도권 신도시, 강남에 개업했다 실패하고 페이닥터로 온 승훈은 수면내시경 중 살인을 고백하는 노인(신구)을 본 뒤 그와 그의 아들 성근(김대명)에게 의심을 품게 된다. 전작 <4인용 식탁>이 그러했듯, 이번 이야기 또한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다. 이수연 감독의 말에 의하면 “스릴러라는 당의정을 두른 사이코 드라마”라는 <해빙>은 몰락한 중산층 남자의 불안을 좇는 이야기다. “두번의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의 몰락과 함께, 중산층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초동에 사는 가장이 실직 후 아내와
[스페셜] 염치를 모르는 사회에 산다는 것 - <해빙> 이수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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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도, 형사도 아니다. ‘로컬 수사극’을 지향하는 <보안관>(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한 오지랖 넓은 ‘부산 아재’의 좌충우돌 수사기를 다룬다. 세련된 외모와 수더분한 말투로 동네 주민들을 빠르게 접수하는 외지인, 그는 과연 범죄자일까? <군도: 민란의 시대>의 조감독 출신인 김형주 감독은 자신이 나고 자란 부산의 정서를 가득 담은 이 영화를 첫 상업영화 입봉작으로 선보이려 한다. 지난 7월, 크랭크인을 일주일 앞둔 그를 만나 <보안관>에 대해 물었다.
-<보안관>이라는 제목이 재밌다. 한국에서 잘 쓸 일이 없는 단어 아닌가.
=제작자인 윤종빈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마약 사범일지도 모르는 남자를 추적하는 수사물을 만들고 싶었다. 주인공이 경찰이나 형사 같은, 일반적인 수사물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인물이 아니었으면 했는데 윤종빈 감독이 ‘보안관’이라는 제목을 제안했다. 그 제목을 듣는 순간 ‘로컬 수사
[스페셜] 매형과 처남, 의기투합하다 - <보안관> 김형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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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가 하나의 캐릭터다.” 나현 감독의 데뷔작 <더 프리즌>(제작 큐로홀딩스·배급 쇼박스)은 제목 그대로, 교도소 자체가 주인공이기도 한 영화다. “이른바 ‘교도소 영화’의 전형적인 포맷이 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주인공, 죄수들을 억압하는 교도관, 교도관 몰래 탈옥을 시도하는 죄수들. 그런 교도소 영화들의 전형적인 설정을 뒤집어보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그런 생각을 해봤다. 밖에서 웬 거물이 살해당했는데 용의자가 A다. 그런데 A는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러면 이건 미제사건이 된다. 어떤가?” 죄수의 교화를 목적으로 지어졌으나 실상은 온갖 범죄가 만들어지는 곳. <더 프리즌>의 교도소는 그런 곳이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교도소에서 진행되기에 1990년대 중반의 교도소를 사실적으로 재현할 곳이 필요했다. 하지만 “실제 국내의 교도소는 촬영 목적으로 쉽게 개방해주지 않았고, 전·현직 교도관들의 인터뷰도 어려웠다”고 한다. “때깔이 좋은 영화를 만
[스페셜] 교도소에서 생긴 일 - <더 프리즌> 나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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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임금님의 사건수첩>(제작 영화사 람·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촬영 내내 현장 분위기가 좋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2016년 여름, 촬영 현장을 취재하러 갔을 때도 현장이 유쾌했다. 카메라가 돌아갈 때는 감독, 배우 할 것 없이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았다. 매일 촬영이 끝나면 촬영 장소 근처 맛집에서 이선균이 주도한 술판이 벌어졌다. 사극이지만 무겁고 엄숙하기보다 웃음이 많은 이야기라 가능한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임금 예종(이선균)과 사관 윤이서(안재홍)가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이야기인 까닭에 둘의 호흡이 매우 중요한데, 모니터로 본 둘은 찰떡궁합이었다.
-<코리아>(2012) 다음 작품으로 <임금님의 사건수첩>을 선택한 이유가 뭔가.
=데뷔작 <코리아>를 찍고 난 뒤 다음 작품은 재미를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런 작품을 적극적으로 찾았다. 제작사로부터 전달받은 시나리오가 무
[스페셜] 배우들이 좀더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 <임금님의 사건수첩> 문현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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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만큼 도발과 모범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감독이 또 있을까. 변성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청춘 그루브>(2010)는 제각각 개성을 가진 20대 청년들의 꿈과 욕망을 힙합 리듬에 녹여낸 청춘영화였다. 전작인 <나의 PS 파트너>(2012)는 발칙한 키워드로 출발해 보편적인 연애 감성을 일깨웠던 귀엽고 신선한 로맨틱 코미디였다. 두 작품 각각 봉태규와 지성이라는 남성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정반대 위치에서 깨부순 작품이기도 했다. 그가 5년 만에 선보일 세 번째 영화 <불한당>(제작 CJ엔터테인먼트, 바른손·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남성주인공들의 누아르다. 전혀 다른 길을 걸었으나 우연히 교도소에서 만나게 된 두 남자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서로의 눈에 들고, 신뢰를 쌓고, 닮아가고,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느 순간 ‘남성영화’에 대한 갈증이 생겨 <나의 PS 파트너> 작업을 같이한 김민수 작가와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
[스페셜] 낯선 코믹북 느낌의 누아르 - <불한당> 변성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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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분단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코믹과 드라마, 판타지로 풀어내며 800만 관객을 동원한 <웰컴 투 동막골>(2005)의 박광현 감독. 그가 근 10년 만의 신작 <조작된 도시>(제작 (주)티피에스컴퍼니·배급 CJ엔터테인먼트)로 돌아왔다. ‘찌질한’ 백수 청년 권유(지창욱)가 게임 세계에서 펼치는 영웅적인 모험담. 박광현 감독 특유의 재치 있는 상상력으로 패배감에 빠진 이 시대의 청년들을 위로하는 메시지가 담긴다. 지금은 게임 세계 창조를 위한 CG 작업이 한창으로, 내년 상반기 개봉예정이다.
-게임에 빠진 백수 청년 권유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전작 <웰컴 투 동막골>이 할머니와 아이가 공존하는 영화였다면, 이번 작품은 청년이 주가 된다. <웰컴 투 동막골>이 전 세대가 보는 그 시대의 아름다운 영화라면, 이번 작품은 음악으로 보자면 힙합과 록에 가깝다. 그래서 전작의 푸근함과 달리 호흡이 빠르다. 다양한 요소들이 섞여 있지만 산만
[스페셜] 청년을 위로하는 범죄 어드벤처 -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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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시드니까지, <싱글라이더>(제작 퍼펙트스톰필름·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한 가정의 모습을 통해 공간과 공간 그리고 마음과 마음 사이의 궤적을 좇는 드라마다. 아내 수진(공효진)과 아들을 호주로 보낸 기러기 아빠 재훈(이병헌)은 위기에 처해 있다. 그가 지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증권사에서 부실채권 문제가 터지고, 수많은 고객들의 항의와 비난이 이어진다. 벼랑 끝에 몰린 재훈은 문득 지독히 외로워져,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기러기 아빠, 이국에서 홀로 육아 중인 아내,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청년 세대까지 현 사회 속 여러 인물들의 입장에서 보는 정경을 그려낸 이주영 감독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하는 현 세태가 무척 불행하다고 느꼈다”고 말한다. 고단하게 현재를 살아내고 있는 인물들은 영화 속에서 삶을 되돌아보며 “행복이란 무엇이고,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나간다.
질문의 시작은 이주영 감독 본인의 삶이었다. 광고 프로덕션에서 광고 감독으로
[스페셜] 배우가 먼저 선택한 영화 - <싱글라이더> 이주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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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인 2017년, 한국영화계에도 ‘정치’의 바람이 분다. 박인제 감독의 정치 드라마 <특별시민>(제작 팔레트픽쳐스·배급 쇼박스)이다.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선거 역사상 최초로 3선 시장에 도전하는 정치인을 중심에 두고, 직업 정치가의 생리와 권력욕과 야망이 드글거리는 정치의 세계로 성큼 다가간다.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한창 후반작업 중인 박인제 감독을 만났다.
-정색하고 정치 드라마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심정이었던 것 같다.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1991) 이후 이런 장르의 영화가 없었던 것 같다. 기존의 한국영화 속 정치인들 하면 대체로 ‘나쁜 놈’인 경우가 많았다. 그에 반해 변종구(최민식)는 ‘나쁘다’고만 말하기에는 애매한 다채로운 면면이 있다. 나쁜데, 미워할 수가 없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프랜시스 언더우드(케빈 스페이시)처럼 절대 악인인데 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를 응원하게
[스페셜] 본격 정치 활극 - <특별시민> 박인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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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은퇴할 나이에 입봉을 하고보니 민망하더라.” <변호인>(2013)이 ‘갑작스런 연출 데뷔’였다고 말하는 양우석 감독은 “작품이 가진 외적인 의미로 많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큰 의미였다”며 “그동안 어떻게 그 호응을 돌려드릴지 고민했다”고 말한다. 두 번째 연출작 <강철비>(제작 (주)모팩앤알프레드·배급 NEW)는 그 고민에 대한 지금의 답변과 같은 영화다. 양우석 감독은 “남북이 강대국의 대리전을 치러주고 있는 지금, 현실은 냉혹한데 정작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축구 경기 구경하듯 응원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자문이 일었다며, 영화를 통해서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점검하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강철비>의 핵심 사건은 북에서 발생한 쿠데타다. 핵 보유국인 북한의 쿠데타는 단순히 남북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닌 중국,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얽힌 거대한 전쟁의 서막이 될 수 있다. 양우석 감독이 스토리를 쓴 웹툰 <
[스페셜] 북한을 어떤 시선으로 담아낼 것인가 - <강철비> 양우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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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을 하얗게 지새운 뒤, 초췌한 몰골로 새벽녘 창가를 바라보고 있는 양복 차림의 남자. 그리고 그 순간, 사무실에서 피곤에 찌든 얼굴로 업무를 보고 있는 또 다른 남자. 신작 <V.I.P.>(제작 영화사 금월·공동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제공/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를 준비하며 박훈정 감독이 떠올렸던 이미지라고 한다. 시스템의 톱니바퀴가 되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딜레마는 박훈정 감독이 오랫동안 주목해왔던 관심사였다. 용의자로 지목된 한 남자를 두고 한국 국정원과 경찰, 북한 보안성과 미국 CIA가 얽혀드는 <V.I.P.>는 박훈정 감독이 다루고자 하는 정치와 관계의 딜레마가 가장 큰 폭으로 확장된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국가 권력기관들의 갈등과 충돌을 조명하는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권력기관 사이의 이해관계와 정치, 그로부터 발생되는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과거에도 국가 기관들이 벌여놓은 일을
[스페셜] 서늘하게 조여오는 긴장 - 박훈정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