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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크레이븐의 이름은 영화역사의 지층에 새겨진 선홍빛의 단층이다. 슬래셔 무비를 창시한 건 아니지만(그보다 먼저 마리오 바바의 <죽은 신경의 경련>(1971)이 있었다) 1970년대 호러영화의 수작으로 꼽히는 <왼편 마지막 집>으로 데뷔한 이래 그는 줄곧 이 장르에 천착해왔다. 출세작 <나이트메어>는 그의 이름을 장르의 전설로 끌어올렸으며, <스크림>(1996)은 침체에 접어들던 장르의 인기를 성공적으로 부흥시킨 기념비적 역작이었다. 이 두편에 각기 등장한 ‘프레디 크루거’와 ‘고스트 페이스’ 캐릭터는 슬래셔 무비의 상징적인 아이콘이자 현대 문화의 일부로 관객의 뇌리에 선명히 각인되었다.
그러나 <나이트메어>와 <스크림>만으로는 웨스 크레이븐의 영화세계가 지닌 의의를 다 풀어낼 수 없다. 유작이 된 <스크림 4G>에 이르기까지 40년에 달하는 그의 필모그래피는 항상 장르의 명맥을 따라 발전과 쇠퇴를 같이
미국 사회의 선홍빛 프레스코화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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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많은 부분은 당신에게 내린 저주와의 거래, 당신에게 주어진 별로 좋지 않은 카드와의 거래다. 그 저주는 당신을 괴물로 만들거나 좋은 방식으로 길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여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지난 8월30일 뇌종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웨스 크레이븐이 한 말이다. 크레이븐은 어린 시절부터 호러광이었던 여러 감독들과는 달리 근본주의적 종교관을 지닌 침례교도로 성장했다. 크레이븐은 시카고 근교에 있는 위튼 칼리지에서 영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이 학교는 크레이븐 재학 당시 신앙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학생들에게 영화 관람을 금지시켰을 정도로 종교색이 강한 학교다. 이것은 호러영화의 거장이 될 그에게 ‘별로 좋지 않은 카드’였을까. 어쨌든 크레이븐은 그 ‘저주’를 받아들여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20대까지 청교도적으로 억압된 삶을 살았던 크레이븐은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의 석사 학위와 클라크슨 칼리지에서의 연구 교수 과정을 거쳐 엉뚱하게도 B급 호러영화의 감독이 됐다.
공포의 제왕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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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1984)와 <스크림>(1996)을 만든 호러영화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이 세상을 떴다. 지난 몇년간 뇌종양으로 투병해오던 그는 지난 8월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76살로 숨을 거뒀다. 독실한 그리스도교 가정에서 성장했고 위튼 칼리지에서 영문학과 심리학을 공부했으며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철학과 창작 석사 학위를 이수했다. 어려서부터 부모를 따라 극장을 드나들며 영화에 매료됐던 그는 세월이 흘러 대학 강사 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장만하게 된 16mm 카메라에 매료돼 취미로 영화 편집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나중에 <13일의 금요일>을 만들게 되는 숀 커닝엄의 다큐멘터리에 편집자로 참여하며 아예 대학을 떠나 할리우드로 향했다. <왼편 마지막 집>(1972)으로 데뷔한(제작자가 숀 S. 커닝엄이다) 이후 <나이트메어>를 통해 상업적인 성공은 물론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꿈에 나타나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 프레디
굿바이, 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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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
감독. 5년 전에 제작했던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가 지난해 7월10일 대법원으로부터 제한상영가 최종 취소 판정을 받았고, 9월10일 개봉한다.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 올해 상반기에만 다큐멘터리 <그라운드의 이방인>(감독 김명준),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감독 장건재), <살인재능>(감독 전재홍) 등 세편의 독립영화를 개봉시켰다.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3만5천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집계)을 불러모았다.
박광수
강릉 독립예술극장 신영과 정동진독립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정석
인디플러그 대표. 상반기에 <후쿠시마의 미래>(감독 이홍기)와 <명령불복종 교사>(감독 서동일) 두편을 개봉시켰고, 최근 <오늘영화>(감독 윤성호, 강경태, 구교환, 이옥섭)를 배급했다.
“위탁 수행자가 선정한 48편 이외의 영화들은 유통 기회가 박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기준
후퇴하거나 혹은 사라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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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감독 100선, 1~10위 감독 리스트
1위 오즈 야스지로(일본)
2위 허우샤오시엔(대만)
3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이란)
4위 구로사와 아키라(일본)
5위 샤트야지트 레이(인도)
6위 왕가위(홍콩)
6위 아피찻퐁 위라세타쿤(타이)
8위 지아장커(중국)
8위 미조구치 겐지(일본)
8위 에드워드 양(대만)
예술(가)에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분명 불편한 일이다. 예술은 기록이나 점수로 환산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시아 감독 100선’을 영화인들이 ‘사랑’한 감독들의 리스트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아시아영화 100선’에 1위로 이름을 올린 <동경 이야기>의 오즈 야스지로가 영화인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은 행복한 감독이 되었다. 오즈 야스지로는 가장 일본적인 영화로 세계를 매혹시킨 감독이다. 결혼과 가족은 오즈 영화의 오랜 테마였고, 섬세하고 정갈한 미장센과 다다미숏은 오즈 영화의 인장이라 할 수 있다. 데뷔작 <참회의
작가들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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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편을 뽑기 위해 리스트를 모았어도 내 마음에 담긴 영화는 모두 다르다. ‘아시아영화 100’의 첫걸음인 만큼 이번에는 구체적인 선정기준을 제시하는 대신 각 선정위원의 자율적인 선택을 믿고 맡겼다. 어떤 이는 잊혀진 걸작의 발굴에 초점을 맞췄고 누군가는 자신의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그들 각자의 영화적 자양분이 된 리스트를 공개한다. 길은 다양할수록 즐겁다. 누구의 영화 취향이 자신과 닮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김혜리 평론가
(무순)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에드워드 양
<동년왕사> 허우샤오시엔
<부운> 나루세 미키오
<북촌방향> 홍상수
<스틸 라이프> 지아장커
<엉클 분미>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춘향뎐> 임권택
<7인의 사무라이> 구로사와 아키라
<하나 그리고 둘> 에드워드 양
<화양연화> 왕가위
류승완 감독
1 <라쇼몽> 구로사와 아
심사숙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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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는 마력이 있다. 이해할 수 없는 대상도 숫자로 설명하면 왠지 명확해지는 것 같고 어지럽게 흩어진 대상도 숫자로 정리하면 순식간에 정리된다. 필요에 따라 사물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호가 되기도 하고, 합리적인 답을 도출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숫자는 그만큼 단순하지만 강력한 기호 체계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행간을 생략해버릴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숫자를 매긴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의 최초의 영화가 세상에 다양한 목적으로 선보인 지 어느덧 120년이 지난 지금, 영화사에도 수많은 숫자가 활용되었다. 세간의 평판과 세월은 고전이라는 이름하에 챙겨봐야 할 영화들의 목록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했고, 숱한 영화들의 리스트가 만들어졌다. 올해의 베스트,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위대한 영화, 고전 명작 100선 등 다양한 리스트들이 영화에 목마른 관객에게 각자의 기준으로 가이드를 제시한다. 관객은 취향과 기준에 맞게 리스트로 정리된 영화들을 살펴보고
걸작을 환기하라 소통을 위해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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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20주년 아시아영화 100선 리스트 선정에 참여한 사람은 다음과 같다. 토니 레인즈/평론가, 피에르 루시엥/제작자, 크리스티앙 전/칸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디나 이오르다노바/FFRN(Film Festival Research Network) 회장, 장 미셸 프로동/<르몽드> 기자, 장 프랑수아 로제/시네마테크 프랑세즈 프로그래머, 막스 테시에/평론가, 카메론 베일리/토론토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크리스 후지와라/에든버러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더들리 앤드루/예일대 교수, 데이비드 데저/일리노이대 교수, 스테파니 자카렉/평론가, 조너선 로젠봄/평론가, 에이드리언 마틴/평론가, 아루나 바수데프/넷팩(NETPAC) 의장, 우마 다 쿤하/평론가, 무랄리 나이르/감독, 시나리오작가, 아이자즈 굴/평론가, 아흐메드 무즈타바 자말/다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모스타파 파루키/감독 , 애슐리 라트나비후샤나/감독, 세디그 바르막/감독, 필립 체/전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에
아시아영화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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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20주년을 맞아 아시아영화의 역사를 조망할 ‘아시아영화 100’을 선정했다. 영화의 전당과 함께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는 아시아영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정리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앞으로 5년 단위로 리스트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한다. 영화제 기간 중에는 1위부터 10위까지 10편이 상영될 예정이다(<화양연화>는 내부사정으로 상영되지 않는다). 선정된 113편 중 어느 하나 걸작이 아닌 게 없다. 모든 영화를 소개하고 싶지만 지면 관계상 부득이하게 20편을 골라 면면을 살펴봤다. 아시아 감독 100명에 대한 짧은 정보와 선정위원들 각자의 리스트도 함께 첨부한다. 부디 이 영화들을 기억하길 바란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극장에서 만나봐야 할 영화들이다. 만약 당신이 영화에 대한 사랑을 이 영화들로 시작한다면, 단언컨대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이다.
당신이 아시아영화를 알기 위해 꼭 봐야 할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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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편애니메이션계의 원더 보이가 나왔다. 우경민 감독은 2014년 연출한 단편 <쟈니 익스프레스>를 공개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1년 후 <슈퍼배드>(2010)로 유명한 북미 스튜디오 일루미네이션은 <쟈니 익스프레스>의 장편화 계획을 발표했다. 첫 단편으로 대형 스튜디오의 장편 극장판 감독까지 거머쥔 우경민 감독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자 그는 ‘아직은 진행형’이라며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떠오른 우경민 감독의 신중하면서도 자신감에 찬 이야기를 들어보자.
-<쟈니 익스프레스> 장편 제작 결정을 축하한다.
=감사하다. 아직은 조금 이른 단계인데 공식 발표가 나버려서 인터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부터 이야기는 꾸준히 오갔는데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정확히는 영화개발계약을 통해 개발 지원을 받고 있다. 여기서 좋은 시나리오가 나와 통과한 뒤에 다시 제작계약을 해야 한다. 아직 성공을
“재미야말로 내게 전부이고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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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편애니메이션의 불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단편애니메이션의 활력과 눈부신 결과물들을 보면 그리 낙담할 일만도 아닌 듯하다. 국내 모션그래픽 전문업체 모팩앤알프레드가 제작한 단편 <쟈니 익스프레스>(감독 우경민)는 북미 유명 스튜디오 일루미네이션에 의해 장편 극장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놀라운 성취임에 분명하다. <쟈니 익스프레스>를 계기로 한국 단편애니메이션의 잠재력과 성과를 짧게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재기발랄한 단편애니메이션들의 색다른 즐거움! 아직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우주택배기사 쟈니가 고객의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 작은 행성에 착륙한다. 한데 주위를 둘러봐도 물건을 받을 이가 보이지 않는다. 쟈니는 마이크로 안경을 써야 보일 정도로 작은 물건을 두고 어디로 배송해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진다. 같은 시각, 평화롭던 행성에 재난이 일어난다. 갑자기 찾아온 거대 생명체로 인해 행성이 초토화되기 일보 직전이다
세계는 넓고 한국 애니는 뻗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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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 인사이드>(2015)
<베테랑>(2015)
<무뢰한>(2015)
<국제시장>(2014)
<서울연애>(2014)
<우는 남자>(2014)
<도희야>(2014)
<역린>(2014)
<용의자>(2013)
<동창생>(2013)
<남자사용설명서>(2013)
<26년>(2012)
<간첩>(2012)
<아부의 왕>(2012)
<화차>(2012)
<퍼펙트 게임>(2011)
<특수본>(2011)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2011)
<모비딕>(2011)
<부당거래>(2010)
<시>(2010)
<영도다리>(2010)
<작은 연못>(2009)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양>(2007)
드
나보다는 동료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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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양치기들>(2015)
<프로젝트 패기>(2015)
<베테랑>(2015)
<오늘영화>(2015)
<서울연애>(2014)
<레디액션! 폭력영화>(2014)
<잉투기>(2013)
<보통소년>(2009)
드라마
<프로듀사>(2015)
<더러버>(2015)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2012)
배우 박종환은 올해 상반기 가장 화제가 됐던 드라마 <프로듀사>와 영화 <베테랑>에서 어수룩하면서 익살스런 모습으로 등장해 얼굴을 알렸다. 실제로도 영화 속 캐릭터 그대로의 어눌한 면모를 지니고 있으면서 한편으론 싸움닭 같은 강렬하고 예민한 매력도 지닌 그는 영화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천생 배우다.
-<베테랑> 이후 상반기에만 영화 <검사외전>과 드라마 <더러버> <프로듀사> 출연
위로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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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피스>(2015)
<베테랑>(2015)
<차이나타운>(2015)
<살인의뢰>(2015)
<고스톱살인>(2014)
<스파이>(2013)
<환상 속의 그대>(2013)
<몽타주>(2013)
<그녀는 위대하지 않다: 지혜우화>(2011)
<부러진 화살>(2012)
<블라인드>(2011)
<파주>(2009)
<마린 보이>(2009)
<새끼 여우>(2007)
<기린과 아프리카>(2007)
<가장 시원하게>(2004)
드라마
<여왕의 꽃>(2015)
<신분을 숨겨라>(2015)
산만 한 덩치, 육중한 액션, 눈치 없이 툭툭 던지는 대사. 삼박자가 맞아 왕 형사가 탄생했다. <베테랑>의 오프닝 시퀀스, 창고 문을 박차고 돌진해 맨홀에 빠지는 육체파 왕 형사처럼 배우 오대환은 관객
힘쓰는 건 자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