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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스 미드 전성시대다. 이미 스크린을 장악한 마블과 DC의 슈퍼히어로들이 재빠르게 TV로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 지난해 마블 코믹스는 <어벤져스>(2012)에서 모티브를 따와 TV 드라마로 만든 <에이전트 오브 쉴드>로 톡톡하게 재미를 봤고, 그보다 앞서 DC 코믹스는 악당을 향해 분노의 화살을 날리는 또 다른 ‘다크 나이트’ 히어로 <애로우>를 선보이며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배트맨>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는 새로운 미드 <고담>은 DC 코믹스의 독주체제를 굳건히 했다. <고담>을 중심으로 스크린에 이어 TV 정복까지 나선 코믹스 슈퍼히어로들의 신세계를 살펴본다. 옛날 옛적 고담에서 무슨 일이?
“펭귄이라 부르지 마!” 다시 봐도 걸작인 팀 버튼의 <배트맨2>(1992)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역시 대니 드비토가 연기한 ‘펭귄맨’(본명 오스왈드 코블팟)이었다. 귀족 집안 출신이지만 태
코믹스의 TV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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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는 비쌀까? 100만원은 넘겠지?” “요새 전세 100짜리가 어딨어? 너네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너네 집은 얼마짜린데?” “한… 500?” 장면 전환. 부동산 가게에 붙은 ‘평당 500만원’ 전단지를 본 열살 지소와 채랑은 분당 근처 어딘가 ‘평당’에 500만원짜리 집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10살 아이들은 500만원으로 집을 살 수 있다고 믿을 만큼, 개를 훔쳤다 돌려주면 사례금 500만원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을 만큼 순진하다. 원작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 소설. <거울속으로>(2003) 이후 11년 만에 두 번째 장편영화를 만든 김성호 감독을 만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완성되기까지의 노고를 들었다.
작은 이야기를 큰 훈훈함으로
소설을 각색하는 완벽한 방법
영미 소설을 영화화한 첫 작품이라는 사실은 그저 하나의 타이틀에 불과하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원작이 어느 나라에서 출
아기자기 오밀조밀 따스함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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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와 소더비의 주요 경매가 열린 다음날이면 <뉴욕타임스>의 목 좋은 자리엔 어떤 작품이 얼마에 팔렸는지에 대한 얘기가 크게 실린다. 할리우드로부터 날아오는 경매 소식도 최근엔 꽤 잦아졌다. 줄리언스 옥션은 지난 12월6일 마릴린 먼로의 러브레터를 포함한 물품 300여점을 경매에 내놓았다. 영화사적으로 대단한 물건은 아닐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과 돈이 이 경매에 몰렸다. 할리우드 경매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고,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진귀한 (혹은 별난) 물품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참에 할리우드 경매의 이모저모를 정리해보았다.
지난 11월12일 뉴욕, 크리스티의 전후•현대 미술(Postwar and Contemporary Art) 경매가 열렸다. 이날 경매의 화제작은 앤디 워홀의 두 작품 <세명의 엘비스>와 <네명의 말론>. 영화 <플레이밍 스타>(1960)의 총 든 엘비스 프레슬리와 <위험한 질주>(195
할리우드를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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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하는 영화들만이 살아남는다
2014 해외영화 베스트5
올해의 해외영화 1
<보이후드>
시간의 흐름을 필름에 새긴 <보이후드> 앞에 2014년 올해의 영화라는 수식어가 새겨졌다. 2위와 거의 2배에 가까운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지지다. 12년 동안 소년의 성장을 매년 15분씩 기록한 영화는 영화라는 매체가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의 끝자락에 서 있다. “시간을 담는다는 영화적 행위를 극한으로 밀고 가며 매체의 가능성을 재발견한 영화”(듀나), “영화가 진정 ‘시간의 예술’임을 보여주는 희귀하고도 숭고한 사례”(주성철) 등 한결같이 <보이후드>가 증명한 영화의 매체적 본질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굳이 영화사적 의미를 더하지 않더라도 이 영화가 전하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감동이다. 어쩌면 “인생사 아무도 모르는데 영화를 12년이나 찍는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다”(이현경), “‘이게 아니라 뭔가 대단한 게 있을 줄 알았어’라던 패트리샤 아퀘트
이 영화들을 기억하리라, 이 영화들로 기억되리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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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감독
장률
올해의 영화감독은 장률이다. 그가 <경주>로 시도한 모험적인 변화 그리고 그가 <경주>로 성취한 미적 수준을, 많은 이들이 존중했고 지지했다. “그는 어디에서 영화를 찍어도 경계인만이 가진 거리감을 확보할 줄 아는 감독이다. 그 거리감을 통해 그는 일상의 공간에서 삶과 죽음과 욕망과 초월을 아무렇지 않게 접속시키며 현실 속의 인물을 관념의 세계로 침잠시켰다가 다시 비루한 욕망으로 아무렇지 않게 던져버린다”(김지미), “우리는 홍상수 이후에 훌륭한 배우와 저비용으로 작업하는 철학자를 또 한명 갖게 됐다”(송형국)는 평가들이 대표적이다.
장률 감독의 영화는 그동안 수차례 베스트5 안에 들었지만, 한국영화 시스템으로의 안착이라는 점에서 <경주>는 감독 자신에게 더 특별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한 세 작품을 찍어봤다. 다큐로는 <풍경>, 극영화로는 <이리>와 <경주>. 하지만 <이리&
이 영화들을 기억하리라, 이 영화들로 기억되리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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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감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1년 동안 자신을 웃기고 울린 영화들을 가만히 떠올려보면 올해의 나머지 빈칸들도 저절로 채워질 것이다. <씨네21>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올해의 영화, 올해의 영화인’을 선정했다. 31명의 평론가와 기자들이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베스트5를 뽑고 짧은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어떤 영화들이 과대평가, 과소평가를 받았는지도 함께 살펴봤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국영화 베스트5는 물론, 해외영화 베스트 명단도 함께 싣는다. 올해의 영화인은 감독, 주연 남녀배우, 신인 남녀배우, 신인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촬영감독 등 총 9개 부문에서 선정했다. 2014년 당신과 함께한 영화들, 어쩌면 당신이 놓쳤을지도 모를 영화들이 여기에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빈칸을 메우길 바라는 마음에서 <씨네21>이 부치는 선물이다.
2014 한국영화 베스트5
올해의 한국영화 1
<자유의 언덕>
올해의 한국영화 1위는 홍상수 감독의
이 영화들을 기억하리라, 이 영화들로 기억되리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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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아사야스의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는 간명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감독의 속마음이 듣고 싶은 영화에 속한다. 그에게 줄리엣 비노쉬와의 관계에서부터, 이 영화에 등장한 인물과 삽입된 영화 클립, 그리고 캐릭터의 구상 등에 대해 물었고, 그는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을 더해가며 시적인 답을 보내주었다.
-앙드레 테시네의 <랑데부>(1985)에서 당신은 시나리오작가로, 줄리엣 비노쉬는 주연배우로 함께 작업했다. 이후 근 20년 만에 당신의 영화 <여름의 조각들>에서 감독과 여배우로 다시 작업했다. 이런 경험이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된 계기가 됐다고 당신은 말한 적이 있다. 당신과 줄리엣 비노쉬 사이의 실제 인연이 어떻게 이 영화에 대한 생각을 부추겼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나와 줄리엣은 우리의 영화 인생 초반에 처음 만났다. 그게 바로 내가 앙드레 테시네와 함께 시골에서 온 배우 지망생 니나의 이야기를 담은 <랑데부>
인생의 공허를 들여다보며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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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아사야스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를 향한 사랑은 오래됐다. ‘영화에 대한 영화’인 출세작 <이마 베프>(1996)가 발표될 때부터 아사야스는 파스빈더를 거명하곤 했다. 많은 영화인들이 <이마 베프>의 참고 작품으로 프랑수아 트뤼포의 <아메리카의 밤>(1973)을 말할 때, 아사야스는 오히려 파스빈더의 <성스러운 창녀에 주목하라>(1971)를 더 강조했다. 두 영화 모두 ‘영화에 대한 영화’를 말할 때면 자주 인용되는 작품들이다. 정치적으로 기 드보르의 상황주의에 영향을 받은 급진파였고, 영화적으로는 브레히트-고다르의 반미학의 계보 속에 있는 아사야스 입장에선 트뤼포보다는 파스빈더와의 친연성이 더 자연스러웠을 테다. <이마 베프>가 영화에 대한 영화인 점은 맞지만, 관습적인 영화문법을 공격하는 형식상의 특성이 더욱 남달랐는데, 아사야스는 바로 그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 거다.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이하 &l
구름의 낭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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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4일, 런던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클라리지스 호텔에서 <호빗: 다섯 군대 전투>(이하 <다섯 군대 전투>)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J. R. R. 톨킨의 소설을 바탕으로 해 2001년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로 첫 영화화를 시작한 피터 잭슨 감독의 중간계 이야기가 13년 만에 종착역을 맞이한 까닭에 기자들의 공통된 호기심은 오랜 촬영의 마지막날이었고, 배우들은 각자의 시원섭섭함을 전했다. 이곳에서 빌보 역의 마틴 프리먼과 <반지의 제왕> 시리즈부터 피터 잭슨과 함께한 이안 매켈런, 올랜도 블룸을 만났다.
3편만 더 찍을까?
이안 매켈런
-긴 여행의 마지막 촬영날이 궁금하다.
=지난주에 목소리 녹음을 완료했다. 아직 영화가 완성된 것이 아니어서 다음주에 다시 촬영장에 가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배우로서 나의 역할은 끝났고, 이 점은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시작이 있다면 반드시 끝도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당신들의 마지막 촬영날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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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다섯 군대 전투>(이하 <다섯 군대 전투>)는 온전히 전투 ‘장면’에 헌사된 영화다. 3부작을 한편의 영화로 본다면 흠잡을 데 없지만 <다섯 군대 전투>만으로는 서사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다섯 군대 전투>로 이 세계를 처음 접할지도 모를 독자들을 위해 중간계 6부작으로 마감된 이야기의 흔적을 정리해봤다. 이것은 연표만 정리해도 40페이지가 넘는 중간계의 긴 역사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신들의 시대에 해당하는 등불의 시대와 나무의 시대는 생략하고 ‘절대반지’의 탄생부터 <왕의 귀환>까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기본적으로 원작 소설의 연표를 기초로 하되 영화에 맞게 부분적으로 재구성했다. 중간계 6부작을 정리하는 시놉시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절대반지가 어떻게 태어나고, 우리를 유혹하고, 사라져갔는지 흐릿한 기억의 구멍을 메워보자.
제1기
등불의 시대, 나무의 시대로 불리는 신들의 시대. 요정
끝나지 않은 역사의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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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톨킨은 용에 심취한 사람이었다. 최초의 영웅서사시라 불리는 북유럽 신화 <베오울프>에 빠져들었던 그에게 입에서 불을 뿜는 용은 하늘과 땅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그는 1965년에 가진 한 인터뷰에서 “용은 항상 신화적인 요소로 나를 매혹했다. 그들은 인간의 사악함과 야수성, 그리고 심술궂은 꾀와 명민함까지도 절묘하게 담아낼 수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 실로 겁나는 괴물이다.” 심지어 그는 7살 무렵부터 용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단적으로 피터 잭슨이 <호빗>을 영화화한다고 결정했을 때, 그것은 바꿔 말해 ‘용을 등장시킨다’는 얘기였다. 톨킨은 중간계에서 영웅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적이 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렵고도 강력한 용의 본성을 지닌 용을 묘사했고 피터 잭슨의 생각 또한 마찬가지였다.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빌보를 위협하는 거대한 용의 위압감, <다섯 군대 전투>에서 불을 내뿜으며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용
톨킨이 사랑한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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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의 첫 장면은 친구 디골을 죽이고 반지를 빼앗는 스미골(골룸)의 탐욕이었다. 어쩌면 그 탐욕은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호빗> 3부작 모두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테마다. 또한 총 6부작을 간단히 정리하여 빌보와 프로도와 간달프가 이루는 삼각형이라고 한다면, 그들 모두와 긴밀하게 엮여 있는 캐릭터가 바로 골룸이다. 앞서 <반지의 제왕> 3부작에서 골룸은 갈등의 전개 양상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호빗> 1편에서부터 이미 골룸이 등장한다. 간달프가 사라지고 리벤델에 남겨진 소린과 빌보, 난쟁이 무리는 고블린 무리에게 포위당하는데, 이때 난쟁이 무리와 떨어져 동굴 아래로 굴러 떨어진 빌보는 지하 호수에서 고블린과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연명하는 반지의 주인 골룸을 만나게 된다.
<반지의 제왕> 때와는 달리 보다 젊고 치열도 고른 골룸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자신을 지켜주며 강하게 해준
빌보에게 반지를 뺏기는 골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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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 흥행 및 수상실적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2001년 12월31일 개봉 / 165분 / 390만 관객
2002 아카데미 촬영상, 시각효과상, 분장상, 음악상 수상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2002년 12월19일 개봉 / 177분 / 518만 관객
아카데미 특수효과상, 음향편집상 수상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2003년 12월17일 개봉 / 199분 / 596만 관객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주제가상, 편집상, 작곡상, 미술상, 시각효과상, 의상상, 분장상, 음향믹싱상 수상
<호빗: 뜻밖의 여정>
2012년 12월13일 개봉 / 169분 / 280만 관객
아카데미 미술상, 시각효과상, 분장상 노미네이트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2013년 12월12일 개봉 / 161분 / 228만 관객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음향편집상 노미네이트
“땅속 어
작정하고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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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위대한 여정이 끝났다. 판타지 장르를 할리우드의 메인 스트림으로 끌어올린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통해 피터 잭슨은 이른바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하지만 그의 야심은 그 3부작에 머물지 않았다. J. R. R. 톨킨의 원작 중 그보다 앞선 작품인 <호빗> 또한 3부작으로 시작해 이제야 비로소 매듭지은 것. <호빗: 다섯 군대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월드 프리미어 당시 가졌던 현지 인터뷰, 그리고 톨킨이 창조한 중간계의 방대한 연대기와 더불어 지난 10년간 피터 잭슨이 완성한 6편의 영화가 과연 무엇을 바꿨는지 되짚어본다. 당대 가장 뜨겁고 거대했던 시리즈와의 애틋한 작별인사다.
THE FINAL BAT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