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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버린 그 여인을 찾아라. 토머스 핀천의 탐정소설을 영화화한 <인히어런트 바이스>는 탐정이 주인공인 여느 영화들이 그렇듯 명확한 하나의 목적으로부터 출발하나, 종국에 어떠한 ‘끝’에 다다르게 될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건 폴 토머스 앤더슨의 영화니까. 약에 취해 비틀거리며 조금씩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는 사설탐정 ‘닥’(호아킨 피닉스)의 뒤를 쫓다보면 결국 우리가 목도하게 되는 건 마약과 환각, 개발과 폭력, 섹스와 환락의 그림자가 드리운 70년대 미국의 풍경이다.
<데어 윌 비 블러드>(2007)와 <마스터>(2012) 그리고 <인히어런트 바이스>. 폴 토머스 앤더슨과 이 세편의 작품을 함께하며 그의 음악적 페르소나로 자리잡은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은 <인히어런트 바이스>의 파편화된 서사를 아우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여인, 샤스타가 닥을 떠나는 순간에 흐르는 캔의 <Vitamin C>
토머스 핀천풍의 7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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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은 오직 60%의 영화를 완성했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중요한 영화적 조력자이자 그와 더불어 세기의 영화 콤비로 평가받았던 음악감독 버나드 허먼은 종종 이 말을 즐겨 했다고 한다. 히치콕의 영화를 완성하는 건 자신의 음악에 달려 있다는 강한 확신에서 비롯된 말이었다. 여덟편의 영화를 함께 작업한 버나드 허먼을 히치콕은 무척이나 아꼈다. 그는 영화의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 자주 허먼을 대동했고, 미완성의 편집본을 허먼에게 미리 보여주며 음악적 영감을 부추기곤 했다. <현기증>의 제작 노트에 히치콕이 남긴 말은 이 영화음악의 거장에 대한 그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 시퀀스에 허먼이 어떤 음악을 넣느냐에 모든 것이 달렸다.”
좋은 영화음악은 때때로 영화를 구원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버나드 허먼은 물론이고 존 윌리엄스와 엔니오 모리코네, 한스 짐머 등 영화사에 자신의 족적을 화려하게 새겨넣은 위대한 영화음악가들의 작품이 너
새롭게, 다르게 더 도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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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ny Greenwood <Inherent Vice>
Stuart Murdoch <God Help the Girl>
Die Antwoord <Chappie>
Mica Levi <Under The Skin>
Gregg Alexander <Begin Again>
Arcade Fire <Her>
Antonio Sanchez <Birdman>
Jason Moran <Selma>
Justin Hurwitz <Whiplash>
뮤지션들의 영화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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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방랑자 캐릭터 탄생 101주년을 기념해 ‘찰리 채플린 기획전’이 열린다. 3월19일 <모던 타임즈>의 일반 개봉을 시작으로 3월26일부터 4월1일까지 KU시네마테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키드>(1921), <파리의 여인>(1923), <서커스>(1928), <시티 라이트>(1931) 등을 묶은 Part1 기획전이 열린다. 4월2일부터 12일까지 아트나인에서도 상영된다. 이후 상반기 중 시작될 Part2 기획전에서는 <위대한 독재자>(1940), <황금광 시대>(1942), <살인광 시대>(1947), <라임라이트>(1952), <뉴욕의 왕>(1957)을 만날 수 있다. 이중 8편의 리뷰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싣는다. 이번 기회에 차례대로 놓치지 말고 챙겨보자.
1921 <키드>
흑백 / 무성 / 53분 / 감독 찰리 채플린 / 출연 찰리 채플린, 에드
채플린 월드 A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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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찰리 채플린의 방랑자 캐릭터가 태어난 지 100년이 된 해였다. 전세계에서 그를 기리는 크고 작은 행사가 이어졌고 조금 늦었지만 우리에게도 생생한 찰리 채플린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4월 초부터 상반기까지 찰리 채플린의 걸작 10편이 극장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모던 타임즈>를 시작으로 KU시네마테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5편의 영화가 Part1으로 개봉하고 상반기 중으로 5편의 영화를 추가 개봉할 예정이다. Part1 5편은 4월2일부터 12일까지 아트나인에서도 상영된다. 풍문으로 들어본 사람은 많아도 제대로 본 사람은 드물다는 걸작들. 조각조각 기억하던 명장면을 한 호흡으로 감상하다 보면 전에 몰랐던 감정들이 말을 걸어올 것이다. 언제나 유효하고 지금도 필요한 이야기들. 왜, 지금, 다시, 찰리 채플린을 만나야 하는지에 대한 단상과 함께 각 작품의 리뷰와 채플린에 대한 짧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곁들였다. 지금 봐도 생생하다. 다시 봐도 재
일생에 한번은 채플린을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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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에는 스포일러에 대한 많은 암시가 사방에 있다. 하지만 스포일러 없이 작품에 대한 인터뷰가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나는 예의상 먼저 당신에게 이 사실을 알려드린다. 그러니 이 인터뷰를 읽고 난 다음 영화를 볼 것인지, 아니면 아껴두었다가 영화를 본 다음 읽을 것인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판단이다. 한 가지 더, 인터뷰의 내용을 따라가면서 문장의 수순이 구어체를 옮겼기 때문에 일부 문장이 문법적으로 어수선할지 모르지만 정리하는 과정에서 빚어낼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그냥 놓아두기로 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읽기보다는 말하듯이, 혹은 귀기울여 들어보듯이 따라가길 권한다._정성일)
정성일_아마도 이 인터뷰가 <화장>에 대한 공식적인 첫 번째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다소 장황하게 말하자면, 이 작품은 영화쪽에서도 감독님의 102번째 영화이자, 또 한편으로는 명필름이라는, 이제는 한국 영화산업에서 독립적인 영화 제작사들이 대기업의 자본과 배급 때문에 힘겨운 전투 끝에
“그래서 나이만큼이란 말을 쓰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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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하셨습니다.” 당직 수련의가 시트를 끌어당겨 아내의 얼굴을 덮었다. 시트 위로 머리카락 몇올이 빠져나와 늘어져 있었다. 심전도 계기판의 눈금이 0으로 떨어지자 램프에 빨간불이 깜빡거리면서 삐삐 소리를 냈다. 환자가 이미 숨이 끊어져서 아무런 처치를 하고 있지 않았지만 삐삐 소리는 날카롭고도 다급했다. 옆 침대의 환자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저편으로 돌아누웠다.(…) 라고 김훈 작가의 <화장>은 시작한다. 고작 40장 남짓한 이 단편소설은 2004년 이상문학상을 받으면서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내 주변의 많은 이들이 이 소설을 읽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권한다, 는 말을 하면서 추천했다. 내가 처음 들은 소식은 2005년 겨울 무렵 허진호가 이 소설을 연출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허진호는 그 대신 <행복>(2007)을 찍었다. 그런 다음 여러 차례 드문드문 영화화가 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뒤이어 들려오는 소문은 결국 포기했다는 이야기였다. 한국영화에서 소
소설은 사라지고 영화는 할 말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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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자, 한국 문단을 이끄는 김훈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 거대한 명성에 더해 국민배우 안성기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짐으로써 <화장>은 작품 이전에 이미 육중한 무게로 먼저 다가오는 영화다. <화장>은 임권택 감독의 지난 101편의 작품을 그러안은 듯, 또 벗어난 듯한 미세함을 통해, 우리에게 102번째의 새로운 사고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화장>의 촬영현장에서부터 놓치지 않고 이 영화의 시작을 기록해온 정성일 평론가에게 완성된 영화를 본 후의 질문들을 준비해줄 것을, 또 임권택 감독에게 이 영화의 결을 하나하나 짚어보는 시간을 내어줄 것을 청했다.
임권택 감독의 고향인 전라남도 장성군에 자리한 장성문예회관에서 <화장>의 시사가 열린 지난 3월20일, 둘의 만남을 주선했다. 죽음에 대한 노감독의 철학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화장>. 길고 집요한 대화를 통해 얻은,
감독님이 생각하는 죽음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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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1985
CJ CGV 매니저 / 2009년 CGV 극장 매니저로 입사해 현재 CGV평촌에서 근무 중이다.
1 학창 시절 영화관 가는 게 낙이었다. 그때부터 극장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군 제대 후, CGV인천에서 고객 응대 업무인 ‘미소지기’ 아르바이트를 2년 넘게 했다. 내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꽤 좋아하더라. 그 뒤 정직원 채용에 응시해 합격했다.
2 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화티켓 발권부터 매점 이용법을 알려주는 대관행사를 진행했을 때다. 발달장애를 가진 한 친구가 영화를 보고 부모님과 다시 극장을 찾았고 그때마다 발권을 도왔다. 몇달 뒤 그 친구가 혼자 영화관에 와서 티켓을 끊더라. 정말 보람됐다.
3 간혹 불만을 이야기하며 욕설을 하는 고객들이 있다. 당황스럽다.
4 늘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쉴 때만큼은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을 찾는다. 그게 아니라면 집에서 영화를 즐긴다. 일주일에 최소 2편은 꼭 본다.
5 성과제다. 아내도 CGV 극장에서 일한다. 맞벌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스탭들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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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혁 1983
특수효과(VFX) / 디지털 아이디어 소속으로 <고지전>(2011), <타워>(2012), <루팡 3세>(2013), <순수의 시대>(2014), <장수상회>(2015), <조선마술사>(2015)에 참여했다.
1 영상디자인을 전공했다. 군 제대 후 영상 제작에 빠져 매일 찍고 편집하고 CG 작업을 하는 게 일이었다. 마침 학교에 ‘디지털 아이디어’의 손승현 본부장님이 강연을 오셨는데, ‘이거다’ 싶더라.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무작정 찾아뵀고 운 좋게도 취업이 됐다. 처음에는 2D 아티스트로 작업을 하다가, <고지전>으로 현장 슈퍼바이저가 됐다. 프리 단계부터 후반 공정까지 전부 관여한다. 시나리오를 분석해 촬영이 가능한 부분과 VFX로 처리해야 할 장면을 정리하고, 촬영장에 가서 어떻게 찍어야 후반 공정이 수월해지는지를 현장 스탭들과 조율한다. 촬영분을 VFX 작업자들에게 전달해 확인하고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스탭들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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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다 1983
영화제 프로그래밍 / 제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자원활동가로 일했다. 9회 때는 티켓 관련 스탭이 됐고 11회 때부터 프로그램팀에서 일했다. 프로그램팀 경력 7년차다.
1 전공은 불문학이지만 원래는 연출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다닐 때 영화제 일을 주로 하는 동아리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영화제 자원활동가부터 시작해 프로그래머까지 됐다.
2 모든 프로그래밍을 완료하고 상영시간표를 짤 때와 매진작이 나왔을 때가 가장 기쁘다. 우리 영화제를 통해 발굴된, 혹은 재조명된 감독님이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는 걸 볼 때도 보람을 느낀다.
3 어떤 일을 조율할 때 내외부에서 어려움이 생기면 정말 힘들다.
4 일단 밖으로 나간다. 사무실 밖에서 광합성도 하고 바깥공기도 쐬고 들어오면 머리끝까지 올라온 스트레스가 좀 가라앉는다.
5 공부를 많이 했거나 기업에서 일하다 온 프로그래머라면 일에 비해 급여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자원활동가에서 팀원부터 시작한 사람이라 ‘소폭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스탭들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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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1986
해외 세일즈 / <황해>(2010)를 시작으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도둑들>(2012), <끝까지 간다>(2013) 등 쇼박스 작품의 해외 세일즈, 해외 배급, 해외 마케팅 등의 일을 하고 있다. 베를린, 칸, 아메리칸필름마켓(AFM) 등 1년에 5차례는 기본으로 마켓과 국제 영화제에 참석한다.
1 대학생 때 쇼박스 배급팀 아르바이트로 참여했다가 인턴 생활을 거쳐 2010년 입사했다.
2 다양한 작품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서 해외에 내놓았을 때 반응이 오면 뿌듯하다. 영화제 때 객석에서 기립박수가 나오면 눈물이 난다. 특히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은 <끝까지 간다>의 경우 작품의 시작부터 관여해서 성과를 보니 더 애착이 갔던 작품이다.
3 감독, 프로그래머, 바이어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입장을 조율하다보니 감정노동이 큰 일이다.
4 진심!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스탭들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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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1985
극장개발 / 입사 3년차. 광명 롯데시네마와 동부산 롯데시네마 극장 개발에 참여했다.
1 전공은 토목공학이지만 영화를 좋아했고 서비스업에도 관심이 있어 롯데엔터테인먼트 공채에 지원했다. 처음엔 극장 매니저로 일하다 평소 흥미를 가지고 있던 극장개발팀으로 부서이동을 하게 되었다. 극장개발팀이라고 하면 생소해 보일 텐데, 극장을 만들 장소를 선정하고 최종적으로 오픈시키는 중요한 부서이다.
2 극장을 오픈할 때. 긴 공사를 마치고 롯데시네마 간판 달고 관객이 찾아오는 모습을 직접 볼 때 짜릿한 성취감을 느낀다.
3 어릴 적 건설현장 인부, 택배 상하차 등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봐서 지금의 생활엔 불만이 없다. 스스로의 업무 속도나 과정에 만족하지 못할 때 아쉽기는 하다.
4 선배들에게 깍듯이 인사 잘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메모하는 것. 사소한 지시도 무조건 메모하고 본다.
5 얼마 전 결혼을 했는데, 외벌이하고 있지만 생활에 어려움은 없다.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스탭들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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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로 젊은 세대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우리는 문득 젊은 영화인들의 현재가 궁금해졌다. 이번 특집은 영화 한편을 위해서 ‘올인’한 젊은 영화인들에 대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2주간 우리는 영화계 각 분야를 통틀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영화인들을 수소문했다. 한편의 영화가 완성되어 관객과 만날 때까지 투입되는 모든 인력. 연출, 제작, 배우, 시나리오, 분장, 미술, 무술, 특수효과, 편집, 마케팅, 배급 등의 분야를 망라해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 50인을 선정했다. 적게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영화계에 막 입문한 이들부터 경력이 쌓이기 시작한 4∼5년차 스탭들이 이 리스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루 중 대부분을 영화에 대해 생각하고, 영화를 위해 일하고, 영화로 미래를 꿈꾸는 이들. 아직 자신의 분야에서 ‘완성형’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이들은 적어도 5~10년 후 한국 영화계를 책임지고 발전시켜나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스탭들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