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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영화, 올해의 영화인’은 <씨네21>이 한해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통과의례다. 이는 영화를 줄 세우는 작업이 아니라 차라리 영화를 향한 연애편지에 가깝다. 올해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영화의 기억을 되짚는 시간이며 혹시나 놓치고 지나간 영화가 없는지 서로의 리스트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작업이기도 하다. 동시에 2016년 한국영화에 대한 기록이자 오늘 우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형도인 만큼 책임 있는 자세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리스트임을 밝힌다. 올해는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베스트 선정에 29명의 평론가와 기자들(우혜경, 정성일 평론가는 외국영화 베스트에만 참여)이 함께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각 평자들의 한국영화, 외국영화 베스트 명단을 함께 싣는다. 올해의 영화인은 감독, 주연 남녀배우, 신인 남녀배우, 신인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촬영감독 총 9개 부문에서 선정했다. 2016년 한국영화는 이 얼굴들로 기억될 것이다. 연말 결산 리스트는
[스페셜] 2016년 최고의 한국영화·외국영화, 그리고 ‘올해의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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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의 나를 만나는 시간 여행.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독특한 구성과 흥미로운 전개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원작으로 한다. 활자가 주는 흥미로움과 달리 1985년이라는 과거와 30년 후의 현재를 한 화면에 구현해야 하는 작업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김윤석, 변요한이라는 두 남자이지만, 실은 ‘수현’이라는 한 남자가 펼치는 여정을 통해 영화는 그들 각자의 인생을 돌아본다. 안타깝게 놓쳐버린 첫사랑 연아(채서진)를 구하기 위한 결정과 선택 속, 서로에게 과거이자 미래인 두 남자의 판단과 결정은 멜로를 바탕으로 하되 끊임없는 긴장과 스릴을 안겨준다. 30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나를 한 화면에 불러오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키친>(2009), <결혼전야>(2013)에 이어 또 한편의 멜로영화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은, 시간 여행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시장에서 소외된
[스페셜] “멜로는 내게 맞는 옷이지만 장르적으로 다양한 영화 만들고 싶다” - <당신 , 거기 있어 줄래요> 홍지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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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감독들이 돌아왔다. 개봉 2주차인 <미씽: 사라진 여자>의 이언희 감독과 12월14일 개봉하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홍지영 감독의 귀환은 반갑고 기꺼운 일이다. 극장가에서 여성감독이 연출한 상업영화가 2주차의 짧은 간격을 두고 개봉한 적은 흔치 않다. <…ing>와 <어깨너머의 연인>을 연출했던 이언희 감독은 여성주인공의 스릴러 드라마를, <키친>과 <결혼전야>를 연출했던 홍지영 감독은 남성주인공의 멜로드라마를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두 작품이 다른 성별의 주인공들로 전혀 다른 장르의 문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은 여성감독이 한정적 장르만을 다룰 수 있다는 기존의 편견을 넘어, 개성에 따라 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인공의 성별도 장르도 달랐지만 영화 속 여성이 그려지는 방식에 대한 접근은 비슷했다. 이언희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아이를 가진 여성은 응당 이래야 한다’라는 편견
[스페셜] “당하지 않고 사는 여성 캐릭터들을 그려내고 싶다” - <미씽: 사라진 여자 > 이언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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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내 성폭력’ 여섯 번째 대담은 독립영화 감독들의 이야기로 채웠다. <거짓말> <피로> 등 세편의 독립장편을 선보인 김동명 감독, 20대 때 페미니즘 활동을 가열차게 했고 현재 첫 번째 독립장편 극영화를 작업 중인 김보라 감독, 성폭력과 낙태 등 여성 문제를 카메라에 담아온 조세영 다큐멘터리 감독, 내년에 첫 번째 다큐멘터리를 선보일 예정인 마민지 감독이 한자리에 모였다. 영화과 출신인 김보라 감독과 마민지 감독은 학교에서의 성차별부터 술자리에서의 공공연한 성희롱까지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었고, 한국독립영화협회 성평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세영 감독은 일상에 만연한 폭력적 현상을 들춰냈으며, 한 아이의 엄마이자 영화감독인 김동명 감독은 여성 영화인의 육아 문제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씨네21>은 지난 1079호부터 여성 영화인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들어왔으며, 영화계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토론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다.
[스페셜] 영화계 내 성폭력 여섯 번째 대담: 독립영화 감독 - 김동명·김보라·마민지·조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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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감독 신카이 마코토 / 목소리 출연 가미키 류노스케, 가미시라이시 모네 / 개봉 2017년 1월4일
도쿄 소년 타키(가미키 류노스케)와 시골 소녀 미츠하(가미시라이시 모네)는 육체가 뒤바뀌는 꿈을 꾼다. 둘은 서로에게 메모를 남기고 친구가 된다. 시간은 흐르고 꿈은 반복된다. 미츠하가 자신의 특별한 인연이라 생각한 타키는 미츠하를 만나러 간다.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2015)의 애니메이터 다나카 마사요시가 캐릭터 디자인을, 지브리 스튜디오의 전설적인 애니메이터 안도 마사시가 작화감독을 맡았다.
한줄 포인트 놀라울 정도의 정밀한 묘사 덕에 애니메이션 속 공간의 실제 배경이 된 지역이 어디인지도 짐작 가능하니 궁금하다면 유추해볼 것.
<극장판 도라에몽: 신 진구의 버스 오브 재팬>
감독 야쿠와 신노스케 / 목소리 출연 채민지, 김정아, 곽규미, 김현욱, 최낙윤, 이현주, 조현정, 김민정 / 개봉 12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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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일본 애니메이션 기대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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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 부릉! 브루미즈: 스피더의 모험 일기>
감독 이영준 / 목소리 출연 양정화, 엄상현, 이소영, 우정신, 홍소영 / 개봉 12월15일
자동차들이 모여 사는 지피시티, 모양도 성격도 제각각인 다섯 자동차 스피더, 번지, 페라, 제리, 피티가 한데 뭉쳐다니며 마을의 문제를 해결한다. 유아용 TV애니메이션 <부릉! 부릉! 브루미즈>가 원작이고, 극장판인 <부릉! 부릉! 브루미즈: 스피더의 모험 일기>는 60분의 러닝타임에 다섯개의 에피소드가 포함돼 있다. <꼬마버스 타요> <로보카 폴리> 등 저연령층 교통 애니메이션 시리즈들과 내용 및 지향점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표범, 원숭이, 사슴, 기린, 판다 등의 동물 이미지를 결합해 더 부드럽고 귀여운 외형을 갖추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에서 컨셉 디자이너로 일했던 맷 대너가 컨셉 디자인에 참여한 바 있다. <최강전사 미니특공대> &
[스페셜] 원작이 있는·수집욕 불러일으키는 피겨와 연계된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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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타임>
감독 장 프랑수아 풀리오 / 목소리 출연 이지현, 김경희, 최정현, 이현 / 개봉 12월15일
아이들의 눈싸움 스케일을 한껏 키운 캐나다 애니메이션으로, 2015년 자국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스노우볼이 무한대로 만들어내는 얼음 요새를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아이들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스토리지만, 기상천외한 눈싸움 장면엔 혼이 쏙 빠진다. 각 팀의 리더 루크와 소피를 필두로 한 아이들의 캐릭터도 눈여겨볼 만하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지만 어쩌다보니 리더를 맡게 된 루크, 야무진 리더인 소피, 얼음 요새를 만든 괴짜 발명가 프랭키, 그리고 사랑스러운 노견 클리오까지 캐릭터의 각양각색의 개성이 두드러진다. 셀린 디옹, 심플 플랜 등 팝스타와 록밴드가 참여해 4만5천여장의 판매고를 올린 O.S.T도 겨울 분위기를 만끽하기 좋다. 앙드레 멜랑송 감독의 <꾸러기 전쟁>(1984)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줄 포인트 각양각색의 아이
[스페셜] 동화·영화에서 출발한 겨울 시즌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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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나>
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 목소리 출연 드웨인 존슨, 아우이 크라발호 / 개봉 2017년 1월19일
<인어공주>(1989), <알라딘>(1993), <헤라클레스>(1997)를 탄생시킨 디즈니 명콤비 존 머스커와 론 클레멘츠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이번에 그들이 선택한 이야기는 폴리네시아 신화다. 태초에 바다가 있고 섬이 탄생했다. 어느 날, 섬 수호신의 심장으로 만들어져 생명을 창조할 수 있는 권능을 지닌 돌이 용암 몬스터로 인해 바닷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섬의 생명이 꺼져가자 모아나(아우이 크라발호)는 섬을 되살리기 위해 반인반신인 영웅 마우이(드웨인 존슨)와 바다 모험에 나선다. 지난 코믹콘에서 감독들은 “모아나의 관심사는 사랑이 아닌 자기 자신”이라는 말로 모아나의 성격을 설명했다. 모아나는 성에 갇힌 공주도 아니고 사랑에 목말라 있지도 않다. 용감한 모험가인 모아나는 동료로서 마우이와 우정
[스페셜] 북미 스튜디오의 주목할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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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북미나 일본에 버금가는 애니메이션 강국이지만 우리에겐 아직 미지의 세계에 가깝다. 작가주의 성향을 지닌 단편 작품은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이미 익숙하지만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의 경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한편으론 그래서 이색적이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는 <페르세폴리스>(2007)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JSBC 프로덕션의 세 번째 장편애니메이션이다. 프랑스 그래픽노블 작가 자크 타르디의 원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작된 이야기는 <설국열차>의 원작자 뱅자맹 르그랑이 각본으로 참여하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증기기관을 중심으로 발전한 1941년의 프랑스 파리, 불사의 약을 개발 중이던 한 과학자 부부가 정체불명의 세력에 납치된다. 사고 과정에서 할아버지도 실종되며 홀로 남겨진 딸 아브릴(마리옹 코티야르)은 말하는 고양이 다윈과 함께 거리를 떠돌며 생활한다. 비밀 아지트를 꾸리고 부모님
[스페셜] 우아하도다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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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많이있어와 루돌프
“나에게도 스탭들에게도 풀 CG장편영화 제작은 도전이었다. 매일이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지만 길이 없는 길을 만들어가는 느낌이 정말 재미있었다.” 유야마 구니히코 감독은 어떤 비주얼도 참고로 삼지 않고 제로에서부터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싶었다고 한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두 주인공 고양이의 디자인이었다. 사카키바라 모토노리 감독은 “처음에 생각한 루돌프는 심지가 굳고 바른 캐릭터였는데 머리와 눈의 크기 등을 설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2D 디자인 완성 후 CG 작업을 하며 끊임없이 조정을 해나간 결과 지금의 형태가 완성됐다. 특히 검은 고양이라는 게 의외로 어려웠다. 애니메이션으로 표정을 만들어도 실제 조명을 비춰보면 새까맣게 뭉개져서 연기를 할 수 없었다. 표정이 살아나도록 조명 작업을 하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고 쉽지 않았던 제작과정을 전했다. 많이있어의 경우 개와 싸워도 지지 않을 정도로 힘센 고양이를 표현하기 위해 호랑이 줄무늬를 골랐다고 한다. “무협영화
[스페셜] <루돌프와 많이있어>의 관람 포인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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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의 고양이는 또 다른 고양이를 데려오고 싶게 만든다.”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통찰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세상은 이미 고양이와 사랑에 빠진 사람과 이제 곧 빠질 사람들로 나뉜다. 수많은 냥덕들이 굳이 고양이의 매력을 계몽하고자 하는 건 이 즐거움을 혼자만 즐기기 아쉽기 때문이 아닐까. 고양이는 애초에 길들여지지 않는 미지의 생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고양이가 우리를 허락해주길 기다리는 것 정도다. 적지 않은 소설에서 고양이를 제3자의 시점으로 활용하는 이유도 자신을 잃지 않는 도도한 태도 때문일 것이다. 때론 고양이들은 모든 것을 알고 인간세상을 관찰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이토 히로시의 아동문학 <루돌프와 많이있어>는 이 점에 착안해 고양이들의 세상에 접근한다. 정확히는 고양이의 대필자로서 집고양이 루돌프의 모험을 그린다.
루돌프는 호기심이 많은 집고양이다. 매번 혼자 외출하는 주인 리에를 따라 집 밖으로 나온 루돌프는 도둑
[스페셜] 교양 있는 고양이가 세상을 구한다 - <루돌프와 많이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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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애니메이션 <씽>은 제목에서부터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누군지 천명한다. 비틀스, 프랭크 시내트라, 카니예 웨스트,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 존 레전드, 샘 스미스, 테일러 스위프트 등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팝의 역사를 아우른 인기곡들로 상영시간을 가득 채운다. 영화에 삽입된 곡 수는 80곡이 넘고, 그중 한 소절만 듣고도 무슨 노래인지 알아차릴 수 있는 이른바 ‘히트곡’은 65곡에 이른다.
<씽>은 클라이맥스인 경연대회를 향해 달려가는 노래의 여정이다. 영화에서 캐릭터마다 노래 몇곡씩이 주어지는데, 이 노래들은 각각의 열망의 표현인 동시에 그 열망에 이르는 여정을 상징한다. 이를테면 돼지 로지타가 25마리나 되는 아이들을 먹이고 씻기고 재우며 부르는 노래는 케이티 페리의 <Firework>이고, 고릴라 조니는 은행을 털러간 아버지 일당을 기다리며 골목에서 더 좀비스의 <The Way I Feel Inside>를 흥얼거
[스페셜] 히트곡 가득한 주크박스 같은성장한 <씽>의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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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독수리 에디>로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영국의 청년 배우 태론 에거턴을 12월5일 베벌리힐스에서 만났다. <씽>에서 그는 고릴라 소년 조니의 목소리를 연기했고, 조니가 되어 노래를 불렀다. 그는 다부진 외모와 달리 조니의 이야기를 하다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하는 여린 감성의 배우였다.
-<씽>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2년 전쯤인가, 에이전트에서 이메일을 보내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에서 노래 부르는 동물들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데, 그중 하나가 영국 고릴라라며 오디션을 보고 싶냐고 물어봐서 하겠다고 답했다. 그 뒤 오랫동안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불렀다. 오티스 레딩의 <These Arms of Mine>이다. 그 뒤 가스 제닝스 감독이 배역을 제안해왔다.
-보컬 트레이닝도 받았나.
=실제로 녹음한 것보다 레슨과 리허설이 훨씬 많았을 거다. 공짜로 노래 부르
[스페셜] “마음껏 움직이면서 녹음했다” - 태론 에거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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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배드>의 제작사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가 <마이펫의 이중생활>에 이어 2016년 두 번째로 선보이는 애니메이션 <씽>은, 영화 내용과 개봉 시기를 볼 때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전세계적으로 <아메리칸 아이돌>과 <더 보이스> 같은 경연프로그램과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2016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가 상반기 개봉해 두발로 걷고 말하는 포유류 설정이 어색하지 않은 타이밍에, <씽>은 경쟁사의 흥행작이 일궈낸 설정을 가져다가 하고픈 이야기를 펼친다. 남이 공들여 깔아놓은 멍석을 빌려다 그 위에서 판을 벌이는 모양새다. 무모한 듯하나 영리하다.
할리우드에서는 제2의 존 래시터라고 불리는 일루미네이션의 대표 크리스 멜레단드리가 기획하고, <람보의 아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연출한 영국 출신의 가스 제닝스 감독이
[스페셜]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