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젊은 여성 관객들은 유독 중국계 미국인 가족의 레즈비언 외동딸 ‘조이 웡’, 그리고 그녀가 흑화한 버전인 ‘조부 투파키’에 자신을 투사하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를 ‘K장녀’ 서사로 적극 독해한 바 있다. 신예 스테파니 수는 조이와 조부를 오가면서 대사의 톤, 태도와 정서, 메이크업과 패션을 통한 급진적인 비트 체인지로 두 얼굴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체현하며 서사에 기여했다. 뉴욕대학교 티시예술학교와 브로드웨이를 거쳐 연기 학습의 정도를 걸어온 그는 30살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만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수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오디션 테이프가 깜짝 공개된 날, 소셜미디어는 그의 입술에서 나오는 궤변의 ‘베이글론’(모든 것은 베이글 위에 있으니 세상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는 허무주의)에 다시 한번 매혹됐다. 대사를 통한 감정 전달이라는 연기 테크닉의 기본을 충실하게 소화하면서도
[특집] 완벽한 테크니션, 스테파니 수
-
“올여름 가장 핫한 쇼엔 섹스가 없다.” 2022년 7월, 미국 뉴욕의 격주간지 <더 컷>에 실린 대니엘 코언의 칼럼이 화제를 모았다. 코언이 언급한 ‘가장 핫한 쇼’는 <FX>의 <더 베어>고, 한탄 중인 부재의 주체는 연애 경험이 없던 셰프 카미(제러미 앨런 화이트)다. “음란한 상상을 자극하는 대부분의 TV 캐릭터들과 달리, 카미는 섹스를 하지 않는다. 카미는 섹스리스로 살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베어>를 보는 동안 그와 섹스하는 상상을 단념하기 쉽지 않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의 셰프였던 카미는 친형의 사망 이후 가족이 운영하던 샌드위치 가게 ‘더 비프’에 투입된다. 카미는 어떻게든 식당을 살려보려 고투한다. 의외로 카미는 미디어에서 흔히 접한 셰프처럼 쉽게 분노하거나 윽박지르지 않는다. 다만 카미는 나직하게, 자신의 지시를 어떻게든 관철한다. 그가 주방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유일한 대답 “예스 셰프”는 때론 상명하복의
[특집] 시의적절하게 섹시한, 제러미 앨런 화이트
-
2024년 봄, 두 이탈리아 출신 감독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연이어 극장가를 점령한 마성의 영국 배우가 있다. 바로 조시 오코너다. 조시 오코너는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키메라>에서 단벌의 도굴꾼 아르투가 되어 떠난 연인 베니아미나(일레 야라 비아넬로)를 찾아 온 땅을 파헤쳤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루카 구아다니노의 <챌린저스>에서 헐벗고 굶주린 테니스 선수 패트릭이 되어 치정으로 얽힌 삼각관계에 잊을 수 없는 강속구를 꽂았다.
조시 오코너에 따르면 그는 학부 재학 시절 ‘귀찮게 구는 연극학도’였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끓어넘쳐 “밝은 뮤지컬 실습에서조차 진지한 연극적 접근을 해 교수들을 진절머리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코너는 대학 졸업 후 런던에서 연극을 하며 <닥터 후> <피키 블라인더스> 등의 TV시리즈와 케네스 브래나가 연출한 영화 <신데렐라> 등에 출연했지만, 늘 ‘무도회 궁정 경비병13’ 등의 조·단역
[특집] 옆집 소년처럼, 도련님처럼, 조시 오코너
-
<챌린저스>의 타시가 진정 사랑한 것은 전남친 패트릭 즈바이크(조시 오코너)도 현남편 아트 도날드슨(마이크 파이스트)도 아닌 테니스, 즉 육체를 중심으로 한 상호의존적 역학관계였다.(“테니스는 관계야.”) 때문에 운동성의 쾌락과 성취감, 섹슈얼리티가 감각적으로 엮이는 <챌린저스>에서 타시는 남성들이 쟁취해야 할 트로피가 아닌 경기 전체를 지배하는 여성으로 자리한다. (심지어 부상으로 선수 커리어가 끊기고 남편의 코치직을 맡는다는 설정임에도 그렇다.) 그리고 타시를 연기한 젠데이아는 <챌린저스> 프로젝트를 출발시킨 핵심 제작자이자 이 발칙한 서사를 성립시키는 중추다. 젠데이아는 시나리오를 쓴 저스틴 커리츠키와 함께 테니스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글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까지 시각언어화하는 루카 구아다니노가 적임자임을 논의했다. 테니스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그는 관련된 모든 비디오와 경기, 인터뷰를 섭렵하는 열정으로 테니스의 세계를 탐구했고, 무용수
[특집] 한 시대의 시작, 젠데이아
-
-
제임스 딘, 내털리 우드, 매슈 브로더릭, 리버 피닉스, 위노나 라이더, 맷 데이먼, 로버트 패틴슨까지. 할리우드엔 언제나 청춘의 아이콘이 존재했다. 이들이 자신의 젊음을 스크린에 영원히 박제한 덕에, 동시기에 청춘을 누렸던 관객들은 젊은 날의 추억을 영사할 때마다 그때의 맥박을 잠시나마 회복할 수 있었다. 2010년대 중후반 젊음의 광휘를 뿜으며 캐스팅 A리스트에 오른 티모테 샬라메와 톰 홀랜드 이후, 지금 주목해야 할 젊은 배우는 누가 있을까. <씨네21>은 2024년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장래가 전도유망한 젊은 배우 8인을 선정해보았다. <씨네21>의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정일까지 영화와 시리즈에서 거둔 성과가 분명해야 한다. 둘째, 누가 보아도 기대할 만한 차기작이 있어야 한다. 셋째, 한번은 집중해 배우론을 다루어볼 법한 젊은 배우여야 한다. 그리고 넷째, 성별과 성별 정체성, 성적 지향, 인종 측면에서 다양한 배우들을 모아야 한다.
[특집] 할리우드 청춘예찬 - 지금 주목해야 할 할리우드 청춘 배우 8인
-
- 태닝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 대학교를 졸업한 뒤에 미용기기 회사의 에이에스 기사로 일하면서 수입 태닝기를 몇번 수리해봤다. 기계를 다루는 일에 능숙했던 터라 태닝기를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혼성그룹 룰라의 채리나씨 덕에 국내에 첫 태닝 열풍이 일던 때이기도 했다. 그렇게 혼자 태닝기의 메커니즘을 공부하고, 무작정 유럽의 태닝 회사에 연락하는 등 사업을 펼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후 태닝기와 태닝 로션·패치 제조, 화이트 태닝기 개발과 태닝숍 창업 컨설팅까지 이어오고 있다.
- 직접 개발한 태닝기 ‘램제트’ 시리즈엔 어떤 특징이 있나.
= 백인이 아니라 아시아인의 피부 체질에 맞춘 태닝기다. 태닝의 결과물은 거짓말을 못한다. 고객들이 몸으로 바로 느끼니까. 램제트를 사용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보니 국내 유명 매니지먼트사엔 소속 아티스트들을 위한 램제트 룸이 따로 있다. 일본 태너들도 램제트의 다이어트 EMS 기능을 특히 좋아한다. 아시아에서
[인터뷰] 섬세한 피부결의 연출 자신 있다, 디오에스앤유니크 최순철 대표 인터뷰
-
2004년 국내 최초 UV(자외선)·화이트 태닝기 제조 기업으로 문을 연 ‘디오에스앤유니크’는 해외 수입에 의존했던 태닝기를 자체적으로 설계·개발·제조해왔다. 현재 국내 태닝 전문점에 있는 태닝기 점유율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자사 기기를 포함해 세계 최정상급의 태닝 설비와 태닝 체계를 갖춘 직영점 ‘유니크 태닝’의 한남본점과 부산 서면점을 운영 중이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태닝 업계를 선도하며 태닝에 관한 모든 분야를 개발 중인 최순철 대표에겐 또 다른 목표가 있다. “한국영화와 드라마 속 배우들의 피부색을 캐릭터에 맞게끔 현실적으로 구현”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20여년이 넘도록 태닝업의 확장을 멈추지 않고 있는 최순철 대표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물었다. 더하여 유니크 태닝 한남본점의 공간과 기기를 자세히 살펴봤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디오에스앤유니크 최순철 대표 인터뷰와 유니크 태닝 기획이 계속됩니다.
[기획] 적확한 피부색을 구현하다, 유니크 태닝 한남본점 소개와 최순철 대표 인터뷰
-
16년 전, 마동석은 <씨네21>을 만나 자신이 개발 중인 영화 시나리오가 있고 해외 진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마동석은 할리우드 프로젝트를 포함한 수십편의 영화 및 시리즈를 준비 중인 제작자가 됐다.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넘어지고 깨져도 올곧게 자신의 꿈을 바라봤던 마동석이 지금의 위치에 당도하기까지 <씨네21>도 그의 여정을 부지런히 따라왔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씨네21> 커버 촬영 및 인터뷰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포착했던 마동석의 역사를 모았다.
“난 음지, 양지 안 가리던 잡초였다.” 2008년 당시 <히트> <비스티 보이즈> <강적들>에서 배우로서 존재감을 보여주며 이제 막 이름을 알려가고 있던 마동석과 처음 만났다. 그는 그때 이미 두편의 영화 아이템을 기획 중이었고, 언젠가 할리우드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2012년 3번에 걸쳐 찾았던 <감기> 촬영 현장. 마동석
“현장은 나의 터전”, <씨네21> 사진으로 보는 마동석의 궤적
-
“<범죄도시4>의 예매율이 미국 매체 <데드라인>에 보도되면서 내 메일로도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미국 대형 에이전시 CAA를 거쳐 글로벌 매니지먼트 겸 제작사인 B&C 콘텐츠를 연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 S. 리 프로듀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마동석의 할리우드 제작 프로덕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할리우드가 바라보는 마동석의 현재, 그리고 마동석이 실현할 원대한 꿈들을 그에게 물었다.
- 마동석과 협업하게 된 계기는.
= 2014년 한국에서 B&C 콘텐츠를 처음 시작했을 때 스티븐 연 배우와의 인연으로 신연식 감독의 <프랑스 영화처럼> 뒤풀이 자리에 갔고 거기서 마동석 배우를 처음 만났다. 카스 맥주를 마시면서 그가 몬태나, 텍사스, 오하이오,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아메리칸드림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때부터 할리우드에 대한 꿈을 함께 설계했다. 본격적으로는 2016년부터 글로벌 매니지먼트를
[인터뷰] ‘무한히 창조적’ 이다, 크리스 S. 리 B&C 콘텐츠 대표
-
기획, 제작, 배급, 매니지먼트, 해외 에이전시 등에 이르기까지 마동석은 한번 인연 맺은 파트너들과 오래 그리고 긴밀히 협업한다. 과거에 ‘팀고릴라’라 불렸던 크리에이티브 모임이 알려졌던 것처럼 마동석은 뜻있는 동료들을 모으고, 지지하고, 공동작업의 시너지를 내는 데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는 리더형의 기획자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과 할리우드 진출이 가시화되고, 마동석의 제작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르게 된 과정에서 협업한 핵심 플레이어들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마동석에 관한 일이라면 만사 제칠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은 “마동석만큼 매일 자기 꿈을 향해 다가가는 사람, 이토록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은 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
<범죄도시> 시리즈를 함께한 장원석 대표는 “마동석은 쉼 없이 아이디어를 피칭하고 그것을 정말로 실현시키는 드문 인물이다. 내가 영화업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끌어
‘이런 사람, 처음 봐요’, 마동석과 협업하는 핵심 파트너들의 말
-
제69회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산행> 선정, 제72회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악인전> 선정,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 <범죄도시4> 선정,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서 강한 펀치를 구사하는 히어로 길가메시 역할까지 마동석은 해외 평단에 꾸준히 얼굴을 알려왔다. 국내 범주를 넘어 해외로까지 발을 뻗은 그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자기만의 확고한 캐릭터를 구축한 마동석을 두고 언급되는 흥미로운 글로벌 평가를 모았다.
제69회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역대 최고의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이었다는 극찬을 받은 <부산행>은 가족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하고 자상하지만 그를 위협하는 이들에겐 망설이지 않고 공격하는 윤상화 역을 마동석에게 부여함으로써 도구 없이 맨손으로 좀비를 제압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는 “<부산행>의 주요 인물
액션과 친숙함의 힘, 마동석에 관한 해외 평단의 평가
-
마동석의 액션은 왜 특별할까. <범죄도시> 프랜차이즈를 견인한 마석도 형사(마동석)의 액션 연기는 기존의 액션영화와 무엇이 다를까. 어떻게 관객에게 종래와 다른 쾌감을 안겨줬을까. 이 질문들의 답에 다가가기 위해서 <씨네21>은 <범죄도시> 시리즈에 대한 영화적인 분석과 비평의 시간을 먼저 가졌다. 이제 더 필요한 것은 진짜 격투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복싱을 기반으로 한 마석도 형사의 액션이 왜 탁월한지를 실제 복싱선수, UFC(세계 3대 이종 종합격투기 대회) 해설위원, MMA(종합격투기) 파이터 등에게 물었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첫 번째 요소는 ‘현실성’이었다. 전 프로복싱 한국 챔피언인 이규원 G복싱 관장의 말처럼 “합을 맞추기만 한 보여주기식 액션”이 아니라 “실제 복싱 시합을 보는 느낌의 액션”이 마석도 액션의 중핵이란 뜻이다. 전 복싱 국가대표 전력분석관인 이병규 복싱인사이드 대표 역시 “마동석 배우의 복싱 액션이 지닌 가장
현실감 가득한 슬러거, 격투기 전문가들이 말하는 마동석의 액션이 특별한 이유
-
마동석의 필모그래피 속 캐릭터는 비슷한 듯 다르다. 주먹깨나 쓰는 형사 혹은 인간적 구석이 있는 조직폭력배로 양분하기에도 이들의 이상과 지향점은 제각각이다. 유사한 성정을 공유하는 수많은 마동석을 아케이드게임 <던전 앤드 드래곤>의 성향 분류를 참고해 아홉 카테고리로 재분류해보았다.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 RPG 게임. 당신이 플레이할 마동석은 누구인가? 당신은 어떤 주먹을 골라 전장에 나설 것인가?
질서 선 /<부당거래> 마대호 <이터널스> 길가메시
어떤 유형? 법과 도덕을 준수하는 질서 유형과 이타주의적인 선 유형의 결합. 곤경에 처한 이들을 구하며 자신의 행동이 만인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따금 자기희생도 감내한다.
어떤 마동석? <부당거래>의 마대호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폭력2팀의 경위다. 강직했던 선배 경찰 최철기(황정민)가 부당거래로 타락하는 동안에도 대호만은 철기를 보필하며 그를 구할 방법을
아홉 성향으로 분류한 마동석 캐릭터 17
-
마동석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차원의 우주 속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마동석은 똑같아 보이지만 서로 다른 분신을 가지고 있다. 마동석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주먹 하나 믿는 형사였다가도 금방 자신이 형사로 분했을 때 끝없이 잡으러 다녔을 법한 깡패가 된다. 마동석은 천년을 살며 한반도의 집과 가정을 보우하는 가택신이자 메소포타미아문명이 융성하던 시기로부터 지구를 지켜온 슈퍼히어로다. 철종 13년 조선 팔도 최고의 힘꾼은 21세기 대한민국에 와 결혼 전날 급감한 자신의 활력을 고민하고, 조선 정궁 최고의 트렌드세터는 바람 잘 날 없는 여성배우의 뒤치다꺼리를 도맡는 스타일리스트가 된다. 이 페이지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버스 점프처럼 다중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마동석과 접속할 수 있는 기회다. 단언컨대 다른 우주에서 빌려 쓸 수 있는 마동석의 능력치는 비단 주먹만이 아닐 것이다.
돌고래유괴단의 <마동석 유니버스> 광고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