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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과 공감이 없다면 사회는 무너지고 말 것.”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감독이 출산 후 우울증을 겪으면서 생긴 아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남북 분단을 비롯한 근현대사의 비극으로 확장한 궤적 자체가 무척 흥미로운 영화다. 대학원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하면서 두편의 단편영화를 마무리한 추상미 감독이 장편영화를 구상하던 시기에 운명처럼 만난 주제였다. 애초에는 극영화로 계획하고 1년 반 정도 시나리오를 써내려갔지만 실존 인물들이 고령에 접어든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는 다큐멘터리로 바뀌었고, 감독은 탈북민 배우 이송과 함께 폴란드로 떠났다. 영화에 담긴 것만큼 카메라 바깥의 기억들 또한 애틋하고 뭉클할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다.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에 초청되어 지난해 10월 개봉 이후 4만8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하기까지 장편 데뷔의 레이스를 완주한 추상미 감독을 만났다.
-영화 초반부, 67년이 흐른 뒤에도 아이들을 그리워하는 선생님들이 담긴 폴란드 국영방송
[히든픽처스] <폴란드로 간 아이들> 추상미 감독 - 상처를 연민으로 보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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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개봉했어?” 좋다고 추천받는 순간 이미 극장에서 사라진 영화들. 스크린을 떠난 영화들도 다시 발견하자!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한 좋은 작품들이 이제 히든픽처스라는 이름을 통해 온라인 및 디지털 플랫폼에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난다. 히든픽처스는 영화진흥위원회와 <씨네21>이 함께하는 독립예술영화 온라인 유통지원사업이다. 1차 선정작은 총 11편으로 <씨네21>이 감독과의 인터뷰와 새로 쓰는 리뷰를 연속으로 소개한다.
[숨은 영화 찾기] 영화진흥위원회와 <씨네21>의 독립예술영화 지원 프로젝트, '히든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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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 용산CGV에서 열린 <알리타: 배틀 엔젤> 푸티지 상영회 및 기자 간담회 참석차 내한한 마이크 코젠스 애니메이션 감독과 김기범 CG 감독은 VFX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의 새로운 도전 과제인 <알리타: 배틀 엔젤>의 제작 과정과 기술적 성과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날 두 감독은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알리타’라는 사이보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이 얼마나 도전적인 작업을 해왔는지를 설명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아바타>(2009)를 작업했고 <호빗> 시리즈에도 참여한 마이크 코젠스 감독과 영구아트무비 출신으로 ILM(Industrial Light & Magic)에서 10여년간 근무하다가 웨타 디지털로 옮겨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 리안 감독의 <제미니 맨>(시니어 조명 TD) 등에 참여한 김기범 CG 감독을 만나 알리타의 일거수일투족을 창조해내는 과정에 대해 물었다.
-애니메
<알리타: 배틀 엔젤> 마이크 코젠스 애니메이션 감독·김기범 CG 감독, “알리타는 웨타 디지털이 가장 야심차게 내놓은 디지털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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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의 꿈의 프로젝트로 알려진 <알리타: 배틀 엔젤>이 2월 초 국내 개봉한다. 기시로 유키토의 만화 <총몽>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제작자 제임스 카메론의 비전과 <씬 시티>의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개성, 웨타 디지털의 혁신적인 기술을 결합한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일찌감치 화제를 불러모았다. <알리타: 배틀 엔젤>은 유토피아에 가까운 공중도시 자렘과 디스토피아의 모습을 한 고철도시로 삶이 양극화된 26세기를 배경으로, 고철 더미 속에서 모든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사이보그 알리타의 모험을 조명한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초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된 네편의 예고편은 이 영화가 선보일 환상적인 세계와 다채로운 캐릭터, 화려한 액션을 맛보기로 짐작할 수 있게 해줬다. 흥미로운 점은 예고편이 공개되는 시기마다 <알리타: 배틀 엔젤>의 주연배우이자 디지털 캐릭터인 알리타의 모습이 조금씩 변해왔다는 것이다. 2억달러에 육박하
드디어 베일 벗은 <알리타: 배틀 엔젤>, 영화를 보기 전 알아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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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의상 입은 모습을 처음 본다.
=너무 좋다. (웃음) 한복을 아주 좋아한다. 특히 외국에서 일하면서부터 한국 사람에게 맞는 옷은 한복이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작품에서도 꼭 입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입으니 내가 우아하게 느껴진다. (웃음) 평소에 터덜터덜 걷는 편이지 않나, 내가. <플란다스의 개>(2000) 당시 걸음걸이를 아직 고수하고 있는데, 한복을 입으면 애티튜드가 달라진다. 그래서 좋다.
-혹시 한복을 입고 싶어서 사극에 도전한 건 아닌가.
=하하. 그럴 생각은 없었다. 이번에 사극에 처음 도전하면서 불안감이 없지 않다. 익숙하지 않은 말투를 써야 하는 데다가 그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배두나라는 배우에 대해 나름의 선입견을 구축한 관객이 과연 내가 쪽 지고 한복을 입은 채 연기하는 모습을 위화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었다. 다 떠나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에 출연한 건 <터널>(2016)을 함께 작업한 김
<킹덤> 서비 역 배두나 - 조선시대 여성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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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킹덤> 촬영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류승룡_ 70% 정도 진행된 걸로 알고 있다.
-오늘은 어떤 장면을 촬영하나.
=주지훈_ 쫓고 쫓기다가 어떤 위기에서 안현대감(허준호)이 창 일행을 구해준 다음, 차후의 일을 도모하는 장면을 찍을 예정이다.
-배두나에 따르면 <킹덤>은 로드무비 특성이 두드러지는 드라마라고.
주지훈_ 맞다. 여러 사람이 어떤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다보니, 처음에 상주로 갔다가 동래, 부산, 문경새재로 가게 된다. 한마디로 사건을 따라 등장인물이 이동하는 로드 트립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이렇게 지역을 옮겨다니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류승룡_ 나는 지금까지 계속 궁궐에서 촬영하다가 다음 촬영분에서 처음으로 궁궐 밖으로 나가게 된다. (웃음)
-각자 맡은 캐릭터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주지훈_ 창은 조선의 왕세자다. 그는 어떤 사건을 풀기 위해 직접 궁궐 밖으로 나온다. 왕족이
<킹덤> 창 역 주지훈, 조학주 역 류승룡 - 모든 면에서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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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이 1월25일 전세계 동시 공개된다. <킹덤>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최초의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다. 이 작품은 흡인력 있는 연출과 각본으로 이름을 알린 김성훈 감독(<끝까지 간다> <터널>)과 김은희 작가(<시그널> <유령>)의 만남, 권유진 의상 디자이너, 이후경 미술감독 등 베테랑 영화 스탭들의 참여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총 6부작으로 구성된 <킹덤>은 의문의 역병이 창궐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미스터리한 재난의 전말을 조사하는 왕세자 일행의 여정을 다룬다. 2018년 3월, 경기도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 열린 <킹덤>의 현장 공개 행사를 통해 아직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인 이 작품의 밑그림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씨네21>은 국내에서는 단독으로 아시아 7개국(대만, 필리핀,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타이, 말레이시아)에서
<킹덤>은 슬픔의 전염에 관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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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라 말과 글을 잃어버린 시대. 일제의 통치 아래 30여년의 세월을 보내던 경성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냈을까. 일본이 식민사관을 심는 일환으로 취한 민족말살정책 아래 30년이란 세월을 버텨낸 사람들. 엄유나 감독의 데뷔작 <말모이>는 바로 이 당시, 민족의 얼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말을 기억하고 또 기록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사전 편찬에 얽힌 당시의 노력을 다루면서 동시에 상상력을 가미해 흥행 영화의 공식 중 하나인 서민 히어로의 활약상을 다룬다.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을 비롯한 당시 조선어학회의 목숨을 건 사투의 역사를 바탕으로 <말모이>가 다루는 우리말 지키기의 과정을 키워드별로 살펴봤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사의 한장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창씨개명의 시대
종로의 한 극장에서 매표와 보안을 담당하며 소일하던 김판수(유해진)는 아들 덕진(조현도)의 월사금(수업료)을 제대로 내지
다섯가지 키워드로 보는 <말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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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졸업 후 서른살에 영화학교에 들어갔다는 홍승완 감독.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정보에는 필모그래피가 30여편이 넘는 노련한 촬영부 이력이 있기에 그에 대해 물었더니, 동명이인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6월, <배심원들> 대본 리딩을 위해 자리한 감독 너머 대형 프로젝터 화면엔 “처음이라 잘하고 싶어요”라는 글씨가 나타나 있었다. 2008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례를 재구성한 홍승완 감독의 시나리오는 무작위 추천으로 뽑힌 평범한 사람들이 살인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세상을 바꾸는 건 결국 보통 사람들의 힘”이라는 감독의 믿음 아래, <배심원들>의 인물들이 열과 성을 다해 법정을 누비는 모습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올해 2월 중순 마무리를 목표로 후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홍승완 감독을 만났다.
-시나리오 소재로 국민참여재판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막중한 임무를 맡아서 애쓰는 이야기가
[2019년 한국영화㉘] <배심원들> 홍승완 감독 - 진심을 다해 애쓰는 오합지졸들에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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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은 대개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가족이란 복잡 미묘한 관계의 본질을 한줄로 짚어낸다. 다시는 보기 싫을 만큼 지긋지긋하다가도 가족이기에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보듬고, 하나로 뭉치는 것 같다가도 가족이라서 더 털어놓을 수 없는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산다. 이동은 감독은 <환절기>(2017), <당신의 부탁>(2018)에 이어 다시 가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만 이전보다 한층 밝은 톤으로 생활밀착형의 이야기를 다룬다. 17년 전 집을 나간 엄마의 엽서를 받게 된 삼 남매는 진주에서 파주까지 함께 길을 떠난다. 각자의 삶 속에서 너도 나만큼 아프다는 걸 알고 서로를 껴안는 관계. 그래서 다시, 가족이다.
-<환절기> <당신의 부탁>에 이은 세 번째 영화다. 이번에도 역시나 가족에 대한 영화다. 이로써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 완성된 셈인
[2019년 한국영화㉗] <니나 내나> 이동은 감독 - 생활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색감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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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가 될 것 같다.” 전작 <노무현입니다>를 만든 뒤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이창재 감독은 깜짝 선언을 했다. <길 위에서>(2012), <목숨>(2014), <노무현입니다>(2017) 등 다큐멘터리를 줄곧 작업해오던 그가 새로운 길을 가겠다니. 막연한 바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 말을 입 밖에 낸 지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정말 자신의 첫 장편 상업영화인 <모범시민>을 준비하고 있었다. 선언이 현실이 된 셈이다. <모범시민>은 사학 비리에 맞서기 위해 교육의원 선거에 나서게 되는 평범한 교사를 그린 이야기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제작사로부터 시나리오 초고를 받았을 때 어땠나.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됐던 이야기인데 코믹하게 풀어놓았더라. 사흘 동안 네번 정도 읽었는데 이야기가 잘 붙지 않았다. 제작자와 협의해 이야기를 새로 썼다.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2019년 한국영화㉖] <모범시민> 이창재 감독 - 시대정신과 사회적 담론이 매칭될 때 영화에 운이 따라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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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 2km>(2004), <차우>(2009), <점쟁이들>(2012)의 신정원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 않는 인간들’이 벌이는 죽여주는 이야기다. 전작들보다 진화한 하이브리드 장르의 영화가 될 것 같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라이터를 켜라>(2002), <불어라 봄바람>(2003), <기억의 밤>(2017)의 장항준 감독이 썼다. 코미디 ‘만렙’ 장항준 감독과 (영화적으로) 한 고집 하는 신정원 감독의 만남이라는 데서부터 벌써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풍긴다. 2월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는 신정원 감독을 만났다.
-장항준 감독이 오래전에 쓴 시나리오다.
=장항준 감독님과 친분이 있었던 건 아닌데, 내가 본인의 시나리오를 연출하게 됐다고 하니 좋아하시더라. 시나리오에 매력 포인트가 많았다. 짧은 시간 안에 치열하게 벌어지는 소동도 재밌고, <죽지 않는 인간들의
[2019년 한국영화㉕]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신정원 감독 -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코미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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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영화가 무서워졌다. 내가 잘하고 자신 있는 작품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소공녀>(가제)는 나에게 잘 붙는 이야기였다.” <신부수업>(2004), <허브>(2007) 등을 연출한 허인무 감독은 한동안 한국영화계를 떠나 중국에서 혹은 드라마계에서 활동했다. “도회적인 젊은 여성이 나오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2011)는 시골 사람인 나에게 좀 낯설었는데, 솔직히 미진한 결과를 낳았다”고 고백한 그는 “점점 남성 위주의 영화가 즐비한 상황에서 나한텐 그런 영화가 별로 재미가 없더라”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태어나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함께 살았기 때문에 “나에게는 소스가 있다”고 생각해 시작했다는 <소공녀>(가제)는 갓 태어난 동생 진주를 업고 갑자기 나타난 손녀 공주와 할머니 말순 사이에 싹트는 가족애를 다룬 휴먼 드라마다. 일견 소박한 기획처럼 보이지만 세대를 대표하는 ‘연기 귀신’ 나
[2019년 한국영화㉔] <소공녀>(가제) 허인무 감독 - 잊혀져가는 것을 붙잡고 싶은 안타까움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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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10억원, 비수기 개봉, 100만 관객 돌파. ‘알짜 흥행’으로 충무로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날, 보러와요>(2015)의 영화사 올과 이철하 감독이 다시 뭉쳤다. 엄정화 주연의 비행기 하이재킹 영화라는 기획부터가 신선하고, 공동 제작사로 사나이픽처스가 합류하면서 판이 커졌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가 잠시 들러 분위기를 한껏 띄우기도 했는데, 영화를 둘러싼 전반적인 기운이 긍정적이라는 인상을 초입부터 받았다. 이철하 감독은 “여성 주연의 비행기 하이재킹 액션 코미디라고 하면 작은 소동극을 예상하는 분도 있지만, 우린 좀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이 프로젝트의 감독으로 합류한 지 1년 반 정도 됐다고 들었다.
=원래 스케일 크고 빠른 편집을 보여주는 할리우드 액션영화를 좋아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성룡의 <폴리스스토리> 시리즈, <
[2019년 한국영화㉓] <오케이! 마담> 이철하 감독 - 기내식이나 쟁반 등 도구 활용한 액션도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