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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거야.” 불의에 맞서 성역 없는 취재로 정의구현을 실현하던 다혈질의 중진일보 기자, 진희. 배우 엄지원이 <방법>에서 연기하는 진희는 권력형 비리든, 반윤리적 범죄든 진실 은폐를 막아서는 그 어떤 것이든 가리지 않고 파헤치려는 인물이다. 엄지원은 최근 생존 본능을 앞세운 코믹 좀비 액션 <기묘한 가족>(2018), 사라진 딸을 찾아 나선 엄마의 극한 공포를 다룬 <미씽: 사라진 여자>(2016) 등의 장르영화를 비롯해 강력부 검사(SBS 드라마 <조작>), 범죄수사대 형사(<마스터>(2016)) 등 목표를 향해 앞뒤 살피지 않고 질주하는 인물들을 종종 연기해왔다. 저주의 주술을 소재로 한 오컬트 장르 안에서 정의감 넘치는 기자로 활약할 배우로 그만 한 인물이 또 있을까. “이번 작품에서 내가 맡은 진희는 화려한 볼륨보다는 밀도의 싸움이었다”면서 한 발짝 물러서 동료들의 작업에 시선을 분산
[드라마 <방법>] 배우 엄지원 인터뷰, “늘 ‘다른’ 작업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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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본은 처음인데, 영화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야기 자체는 별반 다를 게 없다. 다만 가공하는 방식이 달라서 재미있었다. 시간이 긴 만큼 개별 인물들의 사연을 좀더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 에피소드별로 분위기를 다르게 가져가거나 관점을 옮길 수 있는 것도 즐거웠다. 전체 세계관과 톤은 유지하되 매회를 이끌어가는 서브 주인공들이 있다. 에피소드마다 완결성을 유지하되 이야기를 닫지 않고 다음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기반으로 한 거대한 퍼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종국에 모든 그림이 다 맞춰졌을 때의 쾌감을 기대해도 좋다.
-연상호 유니버스라고 불러도 좋을 특유의 세계관이 있다.
=어릴 적부터 연속된 이야기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미래소년 코난>을 보면서 다음 회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을 읽고 있으면서도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는 기분이랄까. 그 기다리는 마음
[드라마 <방법>] 연상호 작가 – 퍼즐을 다 맞췄을 때의 쾌감을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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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부작 드라마 연출부터 오컬트 장르까지 모든 게 첫 도전이다.
=낯설다기보다는 설 다. 연상호 감독님의 시나리오가 워낙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유연하게 아이디어를 받아주셨다. 드라마 중에선 프리 프로덕션을 꽤 오래한 편이다. 큰 사건들의 골자는 그대로 가되 캐릭터의 사연,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꼼꼼히 설계할 수 있었다. 프리 프로덕션은 물론 현장 역시 만족스러웠다. 오컬트는 처음이지만 핵심 스탭들이 워낙 베테랑들이라 디테일을 채워주었다. 밤 촬영이 많아 쉽지 않은 현장이기도 했고, 솔직히 모든 게 순탄하진 않았지만 그때마다 서로 ‘우리에겐 늘 방법이 있다’는 농담으로 서로를 격려할 만큼 호흡이 잘 맞았다.
-<방법>을 낯설어 할 시청자들에게 관람 포인트를 한 가지 짚어준다면.
=<방법>은 기존에 봤던 것들과 낯선 것들을 버무려 이어나가는 연속극이다. 개인적으로 연속극이란 단어가 마음에 든다. 이건 말 그대로 이어지는 이야기,
[드라마 <방법>] 김용완 감독 –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 ‘방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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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갈수록 얇아져가는 걸 느낀다. 중요한 건 콘텐츠다.” <부산행>(2016)으로 한국 장르영화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한 연상호 감독이 이번에는 드라마로 발길을 돌렸다. 2020년 2월 10일 월요일 밤 9시30분에 첫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방법>은 변화하는 매체 환경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오컬트 스릴러 장르를 표방하는 <방법>은 여러모로 새롭다.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하고 레진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이 드라마는 각본을 쓴 연상호 감독의 드라마작가 데뷔작이고 <챔피언>(2018)을 연출한 김용완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스탭 상당수가 영화 현장을 경험한 바 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다. 한때는 영화감독과 스탭들이 드라마 제작에 뛰어드는 일 자체가 화제가 된 시절도 있었지만 매체간의 구분이 점차 의미가 없어지는 지금에 와선 그저 자
김용완, 연상호 두 영화감독이 연출자와 작가로 참여한 드라마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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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촬영상까지 총 8개 주요 부문의 수상을 예측해보았다. <씨네21>이 지지하는 작품/사람과 아마도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게 될 작품/사람을 꼽았다. 올해 예측의 관건은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어느 상을 받게 될 것인가였다.
1. OSCARS 작품상
작품상 후보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기생충>
<씨네 21>의 선택: <기생충>
<기생충>이 받아야 한다. 작품상 경쟁은 <1917>과 <기생충>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올해 오스카가 남성과 백인 중심 후보 지명으로 비판
<씨네21>의 선택 vs 아카데미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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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양영희 감독과 신뢰를 보내주었던 지인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SNS에서 홍형숙 감독의 다큐멘터리 <본명선언>에 참여했던 공미연 감독이 양영희 감독에게 보내는 사과문을 접했습니다. 그 글을 보고, 사실 확인도 없이 부정과 타협으로 침묵하고 동조했던 저 자신을 되돌아보고 거듭나기 위해 반성하면서 22년 만에 양영희 감독에게 사죄드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
한참 지난 사실을 기억하는 것, 진실 여부를 검증하는 건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과거의 저는 <본명선언>과 <흔들리는 마음> 표절 논란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는 아니었으나, 제3자로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이해관계에 의해 한쪽 편에서 진실 여부를 외면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 우를 범했습니다. 또 저는 진실을 마주할 몇번의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진실이 아닌 거짓의 공범자라는 드라마의 조연 혹은 엑스트라로
[<본명선언> 후속 취재] 낭희섭 독립영화협의회 대표, <본명선언>의 <흔들리는 마음> 도용 논란이 벌어졌던 1998년을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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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숙 감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양영희 감독이 자신이 연출한 일본 <NHK> 방송 다큐멘터리 <흔들리는 마음>(1996)의 9분40초를 홍형숙 감독의 <본명선언>(1998)이 무단 도용했다는 내용의 글을 <씨네21> 1240호(포커스 ‘영화인의 창작 윤리, 이대로 좋은가’)에 기고한 지 약 3주 만의 입장 표명이다. 지난 2월4일 홍 감독이 자신의 SNS에 올린장문의 입장문은 크게 네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명선언> 제작 경과, ‘<흔들리는 마음> 영상 사용에 동의가 없었다’는 양영희 감독의 주장에 대한 의견, ‘(제작 과정에서 양 감독과의)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반성, <흔들리는 마음> 원본 영상의 출처 표기 및 ‘8mm 취재 양영희’라는 크레딧에 대한 반성 및 사과 등이 그것이다. 홍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빠듯한 제작 일정 탓에 양영희 감독과 진행 내용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본명선언> 도용 논란 후속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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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에이리언2> <엘리시움>의 미술 컨셉을 디자인했던 산업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시드 미드가 지난해 12월 30일 86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평생을 디자인하고 꿈꿔왔던 2020년 이후의 미래가 어느덧 현실이 된 지금, 미드가 세상에 남긴 수많은 꿈의 디자인과 아이디어들이 퍼즐처럼 곳곳에 흩어져 모습을 드러낼 날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그가 예언이라도 한 것처럼 진작에 실현된 것도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분야의 것들도 많다. 신년호를 만들고 지난 몇주간 그의 부고 기사를 쓰지 못해 아쉽던 차에 마침 국내에도 시드 미드의 작품 세계를 다룬 책 <시드 미드의 무비 아트워크: 비주얼 퓨처리스트> 공식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미래를 디자인한다는 뜻의 ‘비주얼 퓨처리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살아왔던 시드 미드를 기리는 마음을 담아, 그가 지구인들에게 남기고 떠난 흔적을 이 책에 실린 사진과 함께 되짚어보자.
산업 디자이너
<블레이드 러너>의 컨셉 디자이너 시드 미드의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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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작품 수록 순서는 어떻게 정했나.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직장인의 내공을 신뢰하는 의미에서 10년차 편집자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결과적으로 그 순서에 너무너무 만족했다. 독자들도 마지막이 <탐페레 공항>인 게 마음에 든다고 해주시고, <잘 살겠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이어지는 첫 순서는 나 역시 똑같이 생각했다.
-이 시대의 ‘일’과 관련된 문제는 ‘시류에 빨리 올라타기’와 ‘멀리 내다보기’라는, 양립 불가능한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가다.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를 선택하면서 ‘당장’과 ‘멀리’ 사이에서 고민이 있었을 텐데.
=나는 ‘당장’만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먼 미래는 생각을 잘 안 한다. 면접이나 면담에서 가장 싫어하는 질문이 “10년 뒤에 이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 것 같나”였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면서는 당장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컸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인터뷰 - 소설 속 인물들이 소속을 갖고 일하는 게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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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작가 생활을 2년째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불규칙한 삶을 살고 있어요. 루틴을 잡는 것이 제가 해야 할 과업이고,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기에는 지금 당장 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산적해 있어서 먼 날에 어떤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당장 해야 하는 소설을 잘 쓰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은 김원영 변호사님과 함께 연재했던 ‘김초엽·김원영의 사이보그가 되다’ 칼럼을 책으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어요. 제 이름으로 제출한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같이 상을 받았는데, 심사는 블라인드로 이루어졌고, 중복 투고를 막는 조항이 없었거든요. 두 작품 중 수상 가능성이 더 높은 작품을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관내분실>은 요즘 SF소설 분위기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클래식한 SF에 가까우니까요.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연구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 혼자만 잘되는 건 잘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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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많이 읽히는 한국 소설가를 꼽는다면, 열명을 꼽아도 다섯명을 꼽아도 이 두 이름이 언급되리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김초엽은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으며 데뷔해, 2019년에 첫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4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김초엽은 SF소설을 오래 사랑해온 독자에게도, 난생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널리 읽히는 소설을 쓴다. <일의 기쁨과 슬픔>의 장류진은 2018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은 온라인으로 먼저 발표되어 40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2019년에는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이 출간되어 두달 남짓한 동안 20쇄 가까운 중쇄를 기록했다. 2020년 계획을 묻기 위해 “요즘 다들 그 소설 읽더라고요?”의 두 소설가를 만났다.
●장류진 입문, 이 소설은 꼭
2020년의 활약이 기대되는 두 소설가를 만나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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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와 연쇄살인마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범죄수사드라마 <프로디걸 선>. 디즈니에 인수된 이후 새롭게 재정비한 <FOX>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이다. FOX 엔터테인먼트와 벌랜티 프로덕션, 워너브러더스 텔레비전이 공동 제작했으며 지난해 9월 <FOX>에서 2편의 파일럿이 방영된 이후 시즌 첫 번째로 22개 에피소드의 풀시즌 오더를 받았다.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에서 지저스 역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톰 페인과 <닥터 두리틀> <패신저스> 등에서 열연한 마이클 신이 주연을 맡아 부자 관계로 등장한다. 연쇄살인마와 프로파일러의 대립은 너무도 익숙한 설정이지만, <프로디걸 선>은 여기에 가족사를 덧입혀 기존 수사물과의 차별화를 꾀한다. 또한 <프로디걸 선>은 가을 시즌 1849타깃 시청률 1위라는 쾌거를 이루며 고유의 장르적 매력이 여전히 유효함을, 충성도 높은 팬덤 또한 두텁게 존재함을 증명
<프로디걸 선> 연쇄살인마 아버지와 프로파일러 아들의 수사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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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의 범죄영화 <아메리칸 갱스터>(2007)는 1970년대 뉴욕 할렘 암흑가의 갱스터 프랭크 루카스(덴젤 워싱턴)의 이야기를 다룬다. 조직의 보스 범피 존슨(클라렌스 윌리엄스 3세)의 오른팔이었던 프랭크는 범피가 사망하자 그 자리를 대신하는데, 바로 이 ‘범피’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TV시리즈 드라마가 최근 제작됐다. ‘할렘의 대부’라는 뜻을 가진 드라마 <갓파더 오브 할렘>은 1905년에 태어나 1968년 사망할 때까지 뉴욕 할렘가를 주름잡았던 갱스터 엘스워드 레이먼드 ‘범피’ 존슨을 주인공으로 한다. 미국의 케이블 채널 <Epix>에서 2019년 9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이 드라마는 범죄드라마 <나르코스>의 각본가였던 크리스 브랜카토와 폴 에크스타인 등이 각본을 담당했다. 주인공 범피 존슨 역은 영화 <라스트 킹>(2006)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중견배우 포레스트 휘태커가 맡았다. 11년간의 옥살이 끝에 1963년
<갓파더 오브 할렘> 갱스터 엘스워드 레이먼드 ‘범피’ 존슨을 주인공으로 한 갱스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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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영화 구독 서비스 캐치온에서 준비한 두편의 해외 인기 범죄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범죄드라마는 사건이 일어나는 시대의 공기를 담아낸다. <갓파더 오브 할렘>과 <프로디걸 선>은 과거와 현재를 배경으로 실존 인물들의 그림자를, 때로는 가족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10부작 드라마 <갓파더 오브 할렘>은 1월 3일부터 매주 금·토요일 밤 10시 캐치온2에서 방영 중이며, 24부작 드라마 <프로디걸 선>은 2월 7일부터 매주 금·토요일 밤 10시 캐치온2에서 만날 수 있다.
캐치온에서 방영하는 범죄드라마 두편 <갓파더 오브 할렘> <프로디걸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