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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22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창립대회. 이에 정부,무노동 무임금 등을 골자로 한 단체교섭 공동지침 마련.“저는 지금 16mm 극영화 <파업전야>를 상영하였다는 영화법위반 죄명으로 검찰에 기소되어 재판을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적용된 법 조항이 그 입법취지와는 상관없이 일반적이고 사회통념적인 법상식에 어긋난 것이고 현행 영화법을 구시대적으로해석하여 영화창작 혹은 그 예술행위를 국가기관에서 독점적, 일방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에 따른 결과라면 문제는 심각합니다.”-93.4.24 당시 <파업전야>를 상영해 공연법 위반으로 기소, 피고였던 이용배감독이 대법원에 제출한 항소이유서 중에서.“제작하면서 상영계획을 짰고, 그대로 일반에 공개한 최초의 영화였다. 현장 관객을 설정하고 만든 작품이니만큼, 압수수색이 들어온 뒤에도 전국단위의 공동투쟁이 가능했던 것이다. 좋은 기억이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장윤현 감독이 떠나고나서 예전의 영광에 붕 떠 있었던 것
한국 독립영화 회고전 - <파업전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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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10일 경찰, 민주당과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주최의 ‘박종철군고문치사 조작·은폐 규난 및 호헌철폐 국민대회’ 봉쇄, 전국 18개 도시 가두시위.“대학영화에 첫 시련이 닥쳤다. 86년 광주항쟁을 다룬 영화 <부활하는 산하>의 상영으로 연세대 총학생회에일제 검거령이 내려졌다.… 수사기관은 이 영화 제작의 배후로 서울영상집단(서영집)을 지목,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서영집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사실이 드러나자 서영집이 제작한 <파랑새>에 대해 영화법 심의 조항을 문제삼아 홍기선, 이효인을 구속했다. 그러나 <파랑새> 사건은 ‘뜻밖에도’대학영화패의 연합체 결성의 계기로 작용했다.… 87년 5월 경희대 그림자놀이, 고려대 돌빛, 상명여대 얼레 등 13개 대학영화패가 모여 대학영화연합(대영연)을결성한다.… 대영연 결성 취지로 “이 땅에 존재하는 검은 먹구름의 실체인 미국문화를 과감히 걷어찰 민족영화의 창달”을 선언하고 있다.… 대영연은87년 1
한국 독립영화 회고전 - <인재를위하여>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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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 서울시, 국내건설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도시재개발 계획 추진.“1988년 가을. <상계동 올림픽>을 보았다. 신도시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삶의 공간을 박탈당한상계동 주민들의 모습이 화면을 장악하고 있다. 카메라는 가진 자들만의 것이 아니구나. 조그마한 희망을 움켜쥐기 위해 셔터를 누르고, 프레임가득 세상을 안을 수 있는 거구나. 영화를 생산하는 사람들 그 한켠에 세상과 정면승부를 펼치며 현재를 통해 미래를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구나.아! 깨달음을 얻었다.”<씨네21> 152호 내 인생의 영화(변영주) 중에서“다큐멘터리 같은 경우 80년대는 찍기만 했지. 운동의 보조수단으로서 역할을 했고. (그때)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 아무도 없었어.하지만 (90년대가 오고) 사회가 변했다고 해도, 늦게 철든 사람들은 이런 목소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80년대 중심에 있지않았던 사람들이 오히려 버틸 힘이 남았던 거지. 좌절의 정도도 약했을 테니까. 단편영화들
한국 독립영화 회고전 - <상계동올림픽>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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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5.17 정부 비상계엄 전국 확대, 계엄포고 10호 발표“서로가 타인이었던 자들이 영화라는 낯선 형식의 틀 안에서 문화원을 찾아다니며 원했던 영화를 봤고,중국집과 다방을 옮겨다니며 영화이론 서적도 뒤적거려봤으며 또한 지금은 사라진 아르바이트 덕분으로 세명 정도가 8mm 카메라를 구입하여 몇편의습작을 통해 작품제작에의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자신들의 영화에 대한 애착을 설익은 막걸리 몇잔으로 토해내기도 했다.”-80.11.7∼8일 서울대학교 26동 대형강의실에서 열린 얄라셩의 첫 번째 영화마당자료집중에서“영화는 일종의 도피 비슷한 것이었어. 그래서 영화과로 가게 됐고. 개인 작업을 하다 제1회 작은영화제에서 얄라셩 같은 곳도 있구나, 처음알았지. 배타적인 감정들도 있었어. 운동 차원에서 접근하는, 순수하지 못한(웃음) 이들이었으니까. 그래도 함께 모일 수 있었던 건 새로운 영화를만들어보자는 생각들이었던 것 같애. 누구에게나 그런 강박증 같은 게 있었어. 그때는. 물론 다들 테
한국 독립영화 회고전 - <판놀이 아리랑>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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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 회고전, 3월30일부터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려그들이 온다. “모순이 곧 희망”이던 시절, 역사적 환부를 들추라는 시대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도덕률로 받아들인 독립영화들이온다.3월30일부터 3일 동안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한국 독립영화 회고전’은 값진 행사다. 몇몇 작품이 간헐적으로 상영된적은 있었지만, 이번 회고전처럼 80년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독립영화의 대명사격인 영화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적은 없었다. ‘매혹의 기억’이라는부제를 단 이번 상영회에서 보여질 영화는 총 16편. 80년 장길수 감독의 <강의 남쪽>을 시작으로 서울영화집단의 <판놀이 아리랑> <그여름>, 푸른영상의 <상계동 올림픽>, 장산곶매의 <오! 꿈의 나라> <파업전야> 등이다. 여기에 90년대 이후 나온 실험영화들이 추가된다.아트선재센터와 함께 행사를 준비중인 한국독립영화협회의 조영각 사무국장은 “모든 것이
한국 독립영화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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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아이들은 일요일 아침이면 늘 TV 앞에 모였다. 마법의 성 위로, 펑 하고 터지는 불꽃놀이. 디즈니랜드의 풍경이 펼쳐지면,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 등 친숙한 얼굴들이 등장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이상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유년 시절의 통과 의례 같은 것이었다. 그이미지들은 거의 무의식과도 같은 것이다. 미키 마우스라든지 도날드 덕, 거짓말을 해서 코가 길어진 피노키오의 얼굴이나 하늘로 훌쩍 날아가는피터팬의 몸짓은 필요할 때마다 바로 연상되는 원초적인 기억이다.1923년 월트 디즈니(1901∼66)가 형 로이와 함께 ‘디즈니 브러더스 촬영소’라는 이름의 애니메이션제작소를 차린 이래, 디즈니 애니메이션은그림동화나 안데르센 동화 이상으로 친숙한 이름이 되었다. 20세기의 동화,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20세기의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감동시키고,또 돈지갑을 열게 했을까. 거기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 있고, 디즈니는 어떤 전략으로 성공을 거듭해왔을까.월트 디즈니 탄생 100주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요 작품사 - 동화보다 아름다운, 캔디보다 달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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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틀란티스Atlantis: The Lost Empire6월15일 개봉 예정제작 돈 한 감독 커크 와이즈(<노틀담의 꼽추> <미녀와야수>)음악 제임스 뉴턴 하워드(<다이너소어> <식스 센스>)출연 마이클 제이 폭스, 제임스 가너, 클로디아 크리스틴, 짐 바니, 존 마호니아틀란티스가 있다고 믿는 밀로 태치는 독자적으로 연구를 계속한다. 어느 날 탐험가였던 할아버지가 그린 지도를 발견한 밀로는,할아버지의 친구와 함께 일행을 모아 전설의 제국 아틀란티스를 찾아간다. 노틸러스호를 타고 바다 밑으로 향한 탐험대는 거대한 로봇오징어의 습격을 받는다. 겨우 탈출에 성공한 밀로 일행은 마침내 낯선 곳에 다다르게 된다. 할아버지의 지도 하나에 의존하여 과거에멸망한 제국을 찾아가는 밀로 일행에게는 끊임없이 재난이 닥친다. 70mm 시네마스코프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몬스터주식회사Monsters, Inc.2001년 11월 개봉 예정제작사 PIXAR 출연 존
애니메이션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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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에서 <스웨팅 불리츠>까지,미리 보는 2001∼2003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전략지난 2월14일, 뉴욕의 거리는 꽃다발의 물결로 가득했다. 밸런타인 데이. 한국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지만, 이곳에서는 연인이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다지는 날이다. 2001년 여름부터 2003년 가을까지 디즈니가 준비하는 애니메이션의 프리젠테이션이 열리는 소니링컨 시어터로 가는 길마다 빨간 장미 다발을 든 배달원들이 분주하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사람들의 풍경을 보고 있자니묘한 기분이 들었다. 낯선 이국에서, 타인의 사랑의 징표를 보는 것은 더욱 낯설었다.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주익숙하고 정감있지만, ‘다른 세계’.센트럴 파크를 끼고 돌면 나오는 링컨센터, 그 건너편에 자리잡은 소니 링컨 시어터는 아이맥스관도 하나 있는 큰 멀티플렉스다. 앉으면 꺼질 듯뒤로 젖혀지는 기능적이면서도 아주 편한
뉴 디즈니 프로젝트 200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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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번의 구타를 통해 성장을 쟁취하는 프랑수아 트뤼포식 애증의 학교가 낯간지러운 자본주의와 만났을 때, 여자는 권투주먹에 처참하게맞으면서도 남자에게 한번 더 핸드폰을 ‘때려’ 줄 것을 간청한다. ‘400번의 핸드폰’이라는 피학적 존재 호출에 달뜬 엽기적인 그녀는 아마남자 친구에게 자기가 오늘은 술 한잔을 ‘쏘’겠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사격과 사정이 혼동되고, 가학과 피학이 전도되며, 메시지가 마사지가되는 엽기문화의 흔적들.엽기 , 열정이 아닌 유행모두가 행복하게 끝나야 하는 영화 <해피엔드>의 행복이 종치는 마지막은 최보라의 불륜에 보복하는 서민기의 잔혹한 살해 축제였다. 그것을축제라고 하는 까닭은 최보라의 살해 신이 단지 최보라를 죽이는 데 목적이 있기보다는 반복된 칼부림을 통해 분출하는 광폭한 충동 자체에 있는것 같기 때문이다. 반면 김기덕 영화에서 섹스를 본다는 것은 고통과 허기가 뒤범벅된 관계의 극한까지 가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자신의 목안에 낚싯바늘을 넣고
한국영화의 이상한 경향, 코드5 - 난무하는 가학과 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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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게 즐거워서가 아니다. 단지 진지해지는 게 두려울 뿐이다. 한국영화가 산업화라는 목표를 세운 90년대, 사회는 그 구성원들 모두에게가벼워지기를 요구했다. ‘80년대를 극복하지 마라, 그냥 잊어라’라는 말이 솜사탕처럼 달콤하게 감겨왔다. “풍자냐 죽음이냐”며 피를 토하듯일갈하던 이들도 무력해졌다. 94년의 흥행작 <투캅스>의 헤드카피는 “웃다 죽어도 좋다”였다. 하긴 예전 영화들은 지나치게 진솔했다. <월하의공동묘지>의 여인들은 질투와 원한에 사로잡혀 실로 어이없는 행동을 하며 <뽕>의 이대근은 넘치는 남성을 감당못한다. 당대에 공포와 에로티시즘으로관객의 발길을 끌었던 그 영화들을 지금 다시 본다면 웃음을 참지 못하리라. <자유부인>에서 다시는 남편의 집에 발을 들일 수 없는 그녀의눈물조차도 익살스런 제스처로 보인다. 그들은 심각했고 그래서 지금 우습다. 반면 90년대 유행을 주도했던 코미디들을 다시 보라. 그들은웃기려드는데, 진지함을
한국영화의 이상한 경향, 코드4 - 강박적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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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가 개봉됐을 때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평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그 호평들은 이런 제목을 달고있다. “정말 영화 같지 않다”, “이거 영화 맞아?”, “이거, 내 얘긴데…”. <나도 아내가…>를 본 사람이라면 이 말들의 의미를 곧바로이해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사소한 에피소드와 자잘한 유머의 전시장이다. 끝날 때쯤 남녀주인공이 연애를 시작한다는 것말고는 두 시간 내내어떤 극적인 일도 이들에게 일어나지 않는다. 영화가 꿈이고 신화라면, 그래서 일상에 지친 대중을 비일상적인 볼거리로 달래주는 오락이라면,<나도 아내가…>는 그런 축에 못 낀다. 시간 내고 돈 들여 굳이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관객도 비평가도 이 영화를 좋아했다."일상 포착은 이제 그만" 물론 비판도 있었다. 흥미로운 건 비판의 이유가 호평의 이유와 같다는 사실이다. “이야기를 이끌어낼 능력이 모자란 감독이 배우들 뒤로 숨어버린영화”,"나무
한국영화의 이상한 경향, 코드3 - 오인된 일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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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복한 가족들은 서로 닮은 데가 많다. 그러나 모든 불행한 가족은 그 자신의 독특한 방법으로 불행하다. - 톨스토이결혼 8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부부가 있다고 하자. 집 팔고 논 팔아서까지 인공수정을 감행하는 이들은 부부애도 남다르다. 남편은아내가 불임이라는 사실을 감추며 스스로에게 결격사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아내는 가임기가 되면 남편의 출장지로 쫓아갈 정도로 자신들의 아이를희구한다. 그런데 단 하루를 살아도 내 새끼인 자신의 피붙이를 간절히 원하는 부부에게 막상 그들의 근원적인 혈맥은 보이지 않는다. 맞벌이부부가 한 20년은 모아야 살 수 있을 것 같은 팬시한 집에서 시댁이라는 명패와 연관된 인간은 개미새끼 한 마리조차 얼씬거리지 않는 이상한부부. <하루>라고 이름붙은 멜로영화 속에는 <편지>나 <약속>부터 이어온 대한민국 신파의 어떤 기조, 슬픔이 넘쳐나는 자리에서 아버지와어머니를 밀어내버린, 공중에 붕 떠버린 한국영화의 어떤
한국영화의 이상한 경향, 코드2 - 지워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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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의 일본영화에 대해 일본의 어떤 평자들은 이른바 ‘사인(死人) 영화’라는 것이 당시 한 가지 중요한 트렌드를 이루었다고 지적한적이 있었다. 이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영화들, 예컨대 이와이 순지의 <러브 레터>(1995)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환상의 빛>(1995),그리고 오구리 고헤이의 <잠자는 남자>(1996) 등이 하나같이 ‘부재하는 사자(死者)’와 어떤 식으로든 합일을 이루려 한다는 이야기를담고 있는 영화들이었던 것이다.죽음을 향해 돌진한다, ‘가미카제 영화’들 최근 나오는 한국영화들을 조금이라도 눈여겨본 사람이라면 이와 꼭 같지는 않더라도 죽음에 거의 강박적으로 집착한다는 하나의 특징적인 양상을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최근의 한국영화들은 앞서 이야기한 일본영화들과 어떻게 다른가부터 먼저 지적해보도록 하자. 단적으로말해서, 최근의 몇몇 한국영화들은 죽음에의 이끌림에서, 부(負)의 미학을 전통으로서 지녀왔던 일본
한국영화의 이상한 경향, 코드1 - 죽음에의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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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의 집착, 지워진 가족, 강박적 유머, 가학과 엽기■최근 한국영화에 만연하는 퇴행의 코드들의아스러운 점은 갑자기 한국영화가 빈곤해져 버렸다는 점이다. 1998년에 나온 화제작들의 목록만 적어봐도 상황은 너무 명료해진다. <강원도의 힘><조용한 가족><여고괴담><기막힌 사내들><퇴마록><정사><처녀들의 저녁식사><아름다운 시절><미술관 옆 동물원>.대부분 흥행에도 성공했지만, 문제는 흥행성적이 아니다. <강원도의 힘>만 빼면 놀랍게도 모두 신인의 데뷔작인 이 영화들은 나올 때마다 관객과비평가 모두에게 각각 다른 의미지만 발견의 기쁨을 선사했다. 신인의 비중은 다소 줄었어도 1999년에도 이런 추세는 지속된다. <박하사탕><반칙왕>으로떠들썩했던 2000년 상반기가 지나자 갑자기 어두워졌다. 여름부터 더 크고 더 많은 영화들이 쏟아졌지만 <공동경비구역
한국영화 퇴행징후 5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