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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철 악기에 대한 감각과 음악 해석력이 뛰어난 기타리스트. 처음 잡은 기타에도 적응이 빠르고, 낯선 피아니스트의 음악만 듣고도그의 왼손이 비정상임을 꿰뚫을 만큼 음악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 긴 앞머리와 그뒤에 숨은 반항적인 눈빛이 트레이드마크지만, 무뚝뚝하고 제멋대로인겉과 달리 사려깊은 구석이 있다. 고아원 출신으로 한때 종로경찰서 강력반 왕5삼 반장의 주머니까지 터는 소매치기였으나, 밴드를 하면서 개과천선하는중이다.황보래용 선천적으로 풍부한 성량과 미성을 타고난 보컬이자 팀의 막내. 성량이 너무 풍부해 가성이 아닌 진성으로는 제대로 노래해본적이 없을 정도다. 중 3때부터 우울증 때문에 ‘왕따’ 취급을 받았으나, 밴드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조증으로 전환, 못 말리는 쾌활함과 IQ 170의해박함을 자랑하는 천재소년으로 돌아온다. 자신이 외계인 베레베레베레라고 믿는 그는, 고향별 ‘레’와 ET를 닮은 여자친구 몰레몰레몰레를 그리며일기를 쓰곤 한다.류미끼 컴퓨터로 샘플링한 것처럼 정확한 리
<오디션>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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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탈바꿈중인 <오디션>, 제작현장을 급습하다 ‘드디어… 무대다!!’ 어두운 공연장, 미묘한 흥분과 호기심이 뒤섞인 공기 속, 무대라는 그들만의 세상 위에 4명의 소년이 등장한다. 타월을목에 맨 채 맨발로 뛰어나온 보컬 황보래용, 긴 금발을 두 갈래로 묶어올린 미모의 드러머 류미끼, 덩치는 좋지만 순진한 인상의 베이시스트장달봉, 눈을 찌르는 앞머리 뒤에 반항기를 숨긴 기타리스트 국철의 ‘재활용밴드’. 이들 4명이 꿈을 향해 오디션에 나서는 첫 무대는, 소리와움직임이 유독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만화에서 태어난 재활용밴드가 지면 밖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했으니까. 만화 <오디션>이 장편애니메이션 <오디션>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디션. 언젠가 국내에도 미국의 <얼트 컬처> 같은 대중문화 용어사전이 나온다면, 이 단어에는 적어도 세 가지 설명이 필요할것 같다. 1. 배우, 가수 등 예능 지원자의 선발 심사. 2. 4명의
<오디션>, 만화 vs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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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흥행 폭풍을 일으키면서, 다소 모호하기 처리된 장면에 대한 네티즌들의 문제제기와 갖가지 해석이 인터넷과 PC통신을뒤덮고 있다. 오해가 있으면 ‘친구’가 아니다. 각본까지 쓴 곽경택 감독의 조언을 얻어 이 의문들에 대한 답을 마련했다.의문 1. 준석의 아버지는 동수가 죽였다? 중국집에서 차상곤이 “이기 바로 의린기라”며 동수에게 칼과 수표를 건네는 장면 바로 다음에 준석 아버지의 장례식장이 이어붙다보니 이 관련없는두 시퀀스의 충돌은 묘한 연상작용을 낳았다. 그것은 바로 동수가 준석의 아버지를 죽였을 거라는 추측. 그러나 앞서 준석의 아버지가 형두(기주봉)에게“내는 더 미련도 없다”하는 말은 간암으로 죽을 날짜를 받아놓고 있던 상태에서 나온 말이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그래도 한 몇 개월 더간다 카드라…”라는 말이 있었다. 감독은 장례식장에서 동수가 준석에게 애정어린 눈빛과 말을 전달하는 것으로 그 시점까지는 둘 사이가 ‘친구’사이였음을표현했다.의문 2. 동수의
<친구>를 둘러싼 4가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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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목적 우정에 대한 진부한 신화에 그친 영화 <친구>홍성남 | 영화평론가“노스탤지어라 불리는, 일종의 퇴행적인 기억으로서의 다른 영화들이 있다…. 노스탤지어적인영화란(픽션과 다큐멘터리 양자 공히) 스냅 사진의 상태에, 코닥과 폴라로이드가 내게 확인시켜주듯이, 노스탤지어의 완벽한 형태인 바로 그것에,즉 질문으로서가 아닌 소유물로서의 과거에 이르기를 갈망한다.”(제이 캔터의 글 ‘죽음과 이미지’에서)<친구>의 스토리가 처음으로 하나의 중요한 매듭을 만드는 지점은 아마도 상택에게 준석이 진숙을 ‘건네주는’ 장면쯤으로 볼 수 있을것이다. 스토리상으로 보면 바로 그쯤에서 영화가 중심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로서 상택과 준석 사이의 남성적인 결속이 본격적으로 비롯되고또 후반부의 비극을 낳게 할 한 가지 계기로서 준석에 대한 동수의 열패감도 얼핏 낌새를 드러낸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는 이야기의 궤적에서 이처럼 일종의 이정표가 됨직한 자리를 만들어놓고는 그것에 당연히
<친구>, 두 가지 시선, 네 가지 의문...비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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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지지론 "영혼의 지문이 묻어있는 깡패영화"김소희 | 영화평론가영화 <친구>를 시사회에서 처음 보고난 뒤 몇개의 별점을 매기면 좋을지 이틀 동안이나 생각을 했었다. 결국 명백히예상되는 흥행 돌풍을 앞두고, 이 영화가 성취한 바를 과도하게 평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낮은 별점 쪽을 택한 적이 있다. “이 영화가성취한 바”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기 위해 극장을 찾았을 때, 열개의 스크린 가운데 네개를 차지한 <친구>는 심야였음에도 불구하고완전 매진을 기록중이었다. 별수 없이 꼬박 두 시간을 기다리게 된 나는 가방 속에 들어 있던 동화책을 꺼내들었다. 어린 소녀의 동정어린 눈으로고단했던 사람들의 역사를 그려낸 <북경 이야기>인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날의 소녀를 묘사한 대목에 이르러 책으로 얼굴을 가린채 울었다. 작가는 자전적인 이 동화의 끄트머리에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단락지어 몇개로 나눌 수 있다면, 아버지의 죽음은 내 인
<친구>, 두 가지 시선, 네가지 의문...지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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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스톨, 알트린챔, 맨체스터=황혜림 기자<월레스와 그로밋>의 고향, 아드만 스튜디오영국의 아담한 항구도시 브리스톨에서 아드만 스튜디오를 찾아가려면 잠시 고민을 해야 한다. <동물원 인터뷰> 등 아드만 초기작의 산실인클리프턴의 옛 스튜디오로 갈 것인지, <월레스와 그로밋>의 두 에피소드, <전자바지 소동> <양털 도둑>을만들었던 가스 페리가의 스튜디오로 갈 것인지, 아니면 <치킨 런>을 제작했던 브리스톨 북부의 장편용 스튜디오로 갈 것인지. 그렇다.한때 영화를 좋아하는 두 청년의 부엌에서 출발한 점토 인형들의 왕국 아드만은 이제 브리스톨에만 세개의 스튜디오를 둘 만큼 메이저로 발돋움했다.사업에 관한 주요업무를 처리한다는 장편용 스튜디오는 신작 준비가 한창인 때문인지, 방문이 허락된 곳은 <월레스와 그로밋>의 고향인가스 페리의 스튜디오였다. 클리프턴의 스튜디오가 너무 좁아서 93년에 옮겨왔다는 이곳은 아드만의
애니메이션의 해는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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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본뜨기에서 의상 만들기까지 , 수작업 인형제작사 매키넌 앤 손더스의 24시‘영국 애니메이션’ 하면 누구나 쉽게 눈앞에 떠올릴 그림은, 아무래도 점토로 만든 동글동글한 아저씨와 강아지의 풍경이 아닐까.침대에서 눈뜨는 순간부터 벨을 눌러대며 “그로밋! 아침식사”를 외치는 월레스와, 그의 곁에서 온갖 뒤치다꺼리를 도맡아하는 속깊은 강아지 그로밋.그 밖에도 어린이용으로 꽤 인기를 누렸던 <안녕 노디>와 <가시덤불 울타리> <양배추인형의 클럽하우스> 등영국산 애니메이션들이 틈틈이 국내에 소개되긴 했지만, 국적은 고사하고 제목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애니메이션이라면 으레 TV는 <포켓몬> 같은 아니메, 극장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는 데 익숙한 국내 관객에게 <월레스와그로밋>의 97년 스크린 나들이는 색다른 애니메이션의 영토를 선보였다. 치즈를 구하기 위해 달로 여행을 떠나고, 샛노란 달 표면을 잘라크래커에 얹어먹
인형의 집, 영국 애니메이션 명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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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권 둘러싸고 투자사와 제작사 신경전, 현실적 대안 마련할 때 영화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투자사인가 아니면 제작사인가. 혹은 감독인가. 얼마 전 영화계에서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 불릴 만한일이 있었다. 영화계의 거대 투자배급사와 신생제작사가 계약 과정에서 영화 판권을 놓고 맞붙은 것. 투자사는 “해당 작품의 판권을 영구히넘기라”는 조건을 달았고, 제작사는 “5년이 지나면 영화 판권을 돌려받아야겠다”고 맞섰다. 신생제작사인데다 여러 투자배급사를 전전했던 경우라초강수를 뒀던 투자배급사로서나 몇몇 작품의 판권을 돌려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고서 제안한 제작사로서나, 이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결국계약이 무산됐고, 해당 제작사가 다른 투자사에 둥지를 틀면서 잠잠해진 상태지만, 이번 일은 판권을 둘러싼 투자사와 제작사의 갈등이 언제든발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판권 개념이 영화계에 등장한 건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90년대 중반 이전만 하더라도 제작사들은 지방
영화의 주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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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매키넌과 피터 손더스는 80년대 중반 맨체스터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코스그로브홀에서 만났다. <마이티 마우스> <안녕 노디> 등 아동용 TV애니메이션 히트작과 예술성 짙은 실험작들을 병행하며 명성을 쌓아온 코스그로브홀은 영국의 메이저 그림/인형 애니메이션제작사다. 70년대 후반 웨스트 서레이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손더스는 졸업 뒤 코스그로브홀에 채용돼 인형제작 파트에 몸담았고, 우연히 신문에 소개된 매키넌의 작품을 본 뒤 그를 발탁했다. 유명한 아동용 TV물 프로듀서 제리 앤더슨 밑에서 애니메이션을 해왔던 매키넌은 코스그로브홀에 들어가 손더스에게 인형 만드는 법을 배워가며 일했고, 함께 인형제작 파트를 이끌어갈 만큼 재능을 인정받았다. 둘은 92년에 독립해 매키넌 앤 손더스를 만들었다.인형제작자가 된 계기.매키넌 | 열일곱, 열여덟 즈음이었을 텐데, 피터가 날 불러서 일을 가르치고, 직업을 준 거지. 운이 좋았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다수는
공동대표 이안 매키넌, 피터 손더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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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권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제작사가 갖는 게 당연하다. 판권이 뭔가. 판매할 권리이며 저작권의 일부다. 저작권은 영화를 기획, 창작, 제작하는 쪽에 있다. 투자배급사는 단순히 판권을 한시적으로 양도받은 유통사일 뿐이다. 유통하는 이가 주인이라는 것이 말이 되나. 투자는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것이고, 일정한 수익을 뽑았으면 판권을 되돌려줘야 한다는 게 제작자들의 공통된 입장일 것이다. 물론 일정기간 동안 각 윈도의 판권 관리를 도맡는 투자배급사들이 프로페셔널하다는 사실까지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규모의 수익이 발생한 시점 이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볼 때 적당한 기간은 3년이다. 이후에 투자사가 그 작품이 필요하다면 재계약을 하면 된다. 라이브러리가 넘쳐날수록 모든 개별 작품에 투자사가 골고루 애정을 쏟을 수 없는 것도 문제다. 한두편이라 하더라도 해당 제작사는 기본적으로 그 작품에 애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체적으로 인력과 노하우가 없다고 하지만 세일즈 에이전트를 통해 판
유통하는 이가 주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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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배급사더러 판권을 내놓으란 이야기는 우리에게 한국영화에 투자하지 말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돌아보면 제일제당 내 사업본부였을 때만 하더라도 판권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분사를 했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체로서 회사의 가치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판권 확보를 통한 라이브러리 구축은 필수다. 홍콩의 골든하베스트나 시네마서비스의 가치가 높은 이유가 뭔가. 풍부한 라이브러리 때문 아닌가. 그렇다고 없어진 삼성영상사업단처럼 우리가 판권을 완전히 소유하는 것도 아니다. 판권을 통한 수익 분배는 수입이 발생하는 한 계속한다. 일본만 하더라도 제작사는 단순히 전체 제작비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그친다. 미국 역시 메이저 투자사가 판권을 보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구 판권수익 분배는 관리 주체만 다를 뿐 제작사를 고려해서 우리가 양보한 부분이다. 또 우리가 문을 닫는다면 판권을 제작사에 돌려줄 생각이다. 삼성도, 대우도 망했는데 너희라고 안 망하라는
문제는, 투자사에 대한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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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 한동대학교 법학부 교수·법무법인 한결 미국법 자문kspark@handong.edu돈과 예술의 대결. 돈을 이용하여 최대한 자유로워지려는 예술, 예술을 이용하여 최대한 커지려는 돈. 한국에서는 투자사와 제작사와의 싸움이라면 미국에서는 메이저 스튜디오와 예술가들의 싸움이다. 미국에서의 돈과 예술의 대결은 판권소유를 둘러싸고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판권은 항상 “나누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소비생산이 왕성하게 이루어지도록 경제활동들을 저비용화했다. 수많은 ‘공유’의 기술을 발전시켜 각 사업자들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데 성공하였다(‘공유’는 도리어 공산주의보다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주식시장들을 중심으로 개발된 다양한 금융기술들이 구현되어 GM 같은 거대회사에 대해 경영권을 갖지 않은 시골의 농부도 GM의 이익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주어진다. 이와 비슷하게 영화도 하나의 기업처럼 판권을 유동화시켜 다양한 예술가들과 투자
판권소유, 미국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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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샤오시엔으로 대표되는 대만영화의 경이로움은 새로운 형식뿐 아니라 동시대의 삶에 대한 지극히 성찰적인 태도에 있다. 왜 사는가, 왜 영화를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을 잊지 않는 근본주의적 태도는 이번에 초청된 대만 여성감독 3인의 영화 세편에서도 발견된다. 봉건성과 근대성이 공존하는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무겁게 질문하는 영화들인 것이다. 흥미로운 건 세 영화가 모두 붕괴된 가족이란 모티브에서 출발한다는점.비비안 창의 <금지된 속삭임>(2000년, 98분)은 세에피소드를 <숏컷>식으로 배치해, 불구화한 가족의 상처를 세대별로 탐색한다. 사고로 다리를 잃은 남편이 어린 딸과 구걸을 나간다. 어렵게 번쥐꼬리만한 돈으로 불구의 사내는 매일 도박장에 나간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지하에서 어둠뿐인 생을 사는 아내는 다른 남자를 불러들여 쾌락에절망적으로 탐닉한다. 어린 딸에게 출구는 환상뿐이다. <구멍>의 조감독을 지낸 비비안 창은 <구멍&g
서울여성영화제 - 대만현대여성감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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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봉한 <고추말리기>의 장희선 감독, 현재 촬영중인 <고양이를부탁해>의 정재은 감독, <질투는 나의 힘>을 준비중인 박찬옥 감독의 공통점은? 여자다, 그리고 여성영화제 단편경선 부문에서 수상한 경력이있다는 것이다. 올해 10: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17편의 작품(한국 12, 외국 5) 역시 미래 여성감독의 출현을 예감케한다.<둥둥>감독 김경란 2000년 13분 한국 극영화한바탕 비가 내린 여름날, 일러스트 화가인 주인공은 낮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간다. 집 앞 슈퍼마킷으로 간단한 외출을 나섰던 그녀는,버스 종점에서 시장으로, 다시 바다로, 예기치 않은 ‘유랑’을 하게 된다.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는 법이다. 항상 좋은 방향으로흘러간다고 믿고 싶다”는 감독의 생각에서 뻗어나온 이야기.<모델>감독 박남원 2000년 13분 한국 극영화화실에서 한 여자가 조소품을 만들고 있다. 작품의 대부분은 남자의 전
서울여성영화제 - 아시아단편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