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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강우석 영화감독·시네마서비스
대표| 60년생| 2000년 순위1
“1등 안 해본 사람들은 몰라요. 이거 지키려면 자기 몸을 얼마나 망쳐야 되는지.” 지난 6년간 부동의 1위를 고수한 강우석 감독은 “제작, 극장, 배급, 자금확보 등 세팅작업이 끝난 거 같다”고 말한다. 실제로 로커스홀딩스에 지분을 넘겨주면서 자본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으며 20세기폭스코리아의 김정상 사장을 영입, 회사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그는 지금까지와 조금 다른 투자, 배급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은 좋은영화, 쿠앤, 씨앤, 씨네2000 등 몇몇 제작사와 전속관계처럼 일했지만 앞으론 더 많은 제작사와 일하겠다는 것. 대신 제작사의 자율권도 넓힌다. “시네마서비스에 우선권을 주기만 하면 다른 투자사로부터 투자받는 건 얼마든지 OK”라고 말한다. 최근 시네마서비스의 품을 떠난 쿠앤필름(대표 구본한)이 그런 예로 거론된다. 시네마서비스에서 개발비 투자를 받은 <공공의 적>과 <
2001 충무로 파워 50 - [2] 1위~1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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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화산업은 활화산이다. 한때 존립을 염려했던 영화업은 35%를 넘나드는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 일확천금을 꿈꾸며 몰려드는 자본, 벤처열풍과 콘텐츠 확보경쟁 등 이제 명실상부한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변화의 흐름을 읽어보고자 <씨네21>은 창간과 함께 매년 한국의 영화산업을 움직이는 인물 50인을 선정했다. 영화인의 순위를 매긴다는 게 의미없는 시도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씨네21>은 이같은 작업이 한국영화산업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를 제공한다고 믿는다. 실제로 지난 6년간 순위변동만 눈여겨보더라도 지금 영화계에 무엇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설문은 관련인사 72명에게 의뢰했고, 외유중이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마감시간 내 회신지를 보내지 못한 분을 뺀 48명의 응답을 집계했다. 순위별 추천횟수에 배점을 곱해 점수를 산출했으며, 점수가 같을 경우 지명횟수가 많은 사람 순으로 순위를 매겼다. 언론매체를 순위에 집어넣
2001 충무로 파워 50 - [1] 선정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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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심용학의 <좁은 골목의 영혼>, 가작 김철환의내년부터 영화화 때 4천만원 추가지급키로한국영화의 새로운 영토를 일궈갈 이야기꾼을 기다리는 ‘막동이시나리오 공모전’이 올해 3회째를 맞았다. ‘막동이시나리오 공모전’은 영화배우 한석규씨가 상금을 포함한 비용 전액을 직접 부담하고, 인터넷한겨레 및 <씨네21>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공모전이다.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는 새로운 시도와 독창성, 무엇보다 실제 제작으로 연결되고 대중의 마음에 다가설 수 있는 상상력을 길어올리고자 마련된 자리기도 하다.당선작 없이 와 <함정> 등 가작만 두편을 낸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당선작과 가작이 각 1편씩 선정됐다. 3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에 응모한 총 339편 속에서 발견된 당선작은,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남자가 귀신을 본 뒤 그에 얽힌 연쇄살인의 비밀을 풀어간다는 미스터리 성향의 <좁은 골목의 영혼>이다. 가작은 80년대를 거쳐 30대 후반에
제3회 막동이시나리오 공모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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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철한 인터뷰김철한씨는 현재 프랑스 영화학교 에섹에서 유학중인 영화학도다. 원래 불문학을 전공했던 그는, 96년 현대 불문학을 전공하러파리로 떠날 때만 해도 소설가 지망생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보고 느낀 것들, 한국에서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져가서 나누고 싶다”는, 그렇다면시청각적인 이미지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하다 뜻하지 않게 영화에 가닿았다. 하지만 우연해뵈는 영화와의 조우 뒤에는, 어린 시절아버지의 백과사전에서 사진을 봤을 때부터 또렷이 남았고, 영화로 보면서는 물리적으로 가슴이 아팠다는 <자전거 도둑>의 기억 같은내밀한 애정이 있었다. 파리에서 IMF를 맞아 생활고를 면하기 위해 무수한 아르바이트를 거쳤고, 빠듯한 생활 끝에 모은 돈을 털어 99년 에섹에입학했다. 현재 2년과정의 교육을 모두 마치고 졸업을 위한 영화사 실습만을 남겨둔 상태. 다른 공모에도 냈던 2편과 함께 출품한 는 그의 세 번째 시나리오다.바다 건너편에서 수상 통보를 받아서
가작 <11월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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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심용학 인터뷰2시간 넘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신명나게 들려준 스토리가 무려 7∼8개, 심용학씨는 시나리오 작가는 이야기꾼이라는 단순한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만들었다. 그 이야기들이 아무리 그가 지난 3∼4년간 써온 시나리오 줄거리라 해도 말이다. 아이디어만 떠오르면 한달에1편씩 쓴다는 그는 현업 ‘백수’이자 열댓편의 습작을 거친 예비 작가. 현대자동차 차량전자시험팀 내 오디오팀에서 8년간 일하다가 IMF를 맞아명예퇴직했다. 집안 사정이 어렵던 터라 돈도 필요했고, 내친 김에 오래도록 짝사랑해온 영화로 달려온 것이다. 현대자동차에 다닐 때도 영화를보러 지방에서 서울까지 내달려 오기 일쑤였을 만큼, 영화가 좋았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퇴직 뒤 충무로의 시나리오 학원에 다니며 본격적인 작문수업에 임하기까지, 써 본 글이라곤 공대 실험결과 리포트와 대리 시절의 논술시험 정도라고. 하지만 단편용 <모래알>을 시작으로 영화진흥위원회사전제작 지원공모 본심에 올랐던 <소울 메이
당선작 <좁은 골목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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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곽경택| 영화감독·<억수탕> <닥터K> <친구>멜로드라마의 대기습이랄까. 올해로 3회를 맞은 막동이시나리오 공모는 최근 한국영화의 경향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멜로드라마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잔잔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이 장르가 공모전마다 빠지는 법이 없지만, 이번 응모작 339편 가운데선 무려 40% 가까이를 차지했다. 젊은 작가들, 작가지망생들의 흐름에서 한국영화의 경향을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SF 20%, 깡패영화 20%, 기업이나 정치가의 비리를 다룬 사회물이 10%, 사극이 5%.여성 시나리오 작가들의 참여율이 높아졌다. 멜로드라마들은 섬세한 감정묘사나 일상묘사, 대사의 재미가 언뜻언뜻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른바 사회물들은 대부분 주제와 씨름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사회 경험이나 사회 전체를 들여다볼 통찰력의 결핍이 느껴졌다. 영화적 표현의 부족, 기존 한국영화의 다양한 문제점 답습, 외국영화의 모방흔적 등은 장르를 넘어서 일반
제3회 막동이시나리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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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송해성 감독은 파이란 역에 장만옥을 캐스팅하고 싶어했다. 장만옥쪽도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촬영 스케줄이 빼곡한 장만옥이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4월 한달. 영화의 분위기와 시간적 배경을 생각하면 조정하거나절충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다음 카드가 장백지였다. <희극지왕> <성원> <십이야>에서 청순하고 발랄한 이미지로어필한 장백지의 이미지를 따라 파이란의 캐릭터도 그 색깔이 많이 바뀌었다. <파이란>이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홍콩, 대만, 필리핀,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 사전 판권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데는, 장백지의 스타성이 크게 작용했다.제목 | <파이란>이라는 제목은 크랭크인 직전에 정해졌다. 원작소설의제목 <러브레터>는 동명의 일본영화 <러브레터>가 있는데다가, 멜로의 느낌이 너무 강해서 처음부터 고려의 대상이 되지않았다. 송해성 감독이 눈독을 들였던 제목은 <봄날은 간다>
제작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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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이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한 교수님께 ‘내가 영화감독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편지를 썼던 십여년전 그날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 이국의 여배우에게 ‘당신이 연기할 캐릭터의 히스토리’에 대해 긴 편지를 썼던 수개월 전 그날처럼요. 나는 이편지를 부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 우체통 앞에서 잠깐 망설입니다. 덜컥 편지를 넣어버린 뒤에 후회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다 결국 부치기로 합니다.수신자가 너무 많군요. <카라>를 봤던 사람들,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 나를 믿었던 사람들, 나를 의심했던 사람들에게, 이 편지를쓰고 또 부칩니다. 그리고 편지 첫머리에 <파이란>이라는 제목을 달아 봅니다.#1.<카라> 이후, 강재처럼 살았습니다<카라>가 개봉되던 극장 앞에서 지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영화를 보지 않은 채 그냥 돌아가는 길이었죠.“네 영화가 아니”니까 볼 필요가 없다면서. 내 의사와 무관하
<파이란> 송해성 감독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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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대종상영화제 수상자 명단부문작품명수상자최우수작품상<공동경비구역 JSA>심사위원특별상<하루>한지승감독상<하루>한지승여우주연상<하루>고소영남우주연상<공동경비구역 JSA>송강호신인감독상<눈물>임상수조연여우상<하루>윤소정조연남우상<킬리만자로>정은표신인여우상<오! 수정>이은주신인남우상<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류승범각본상<번지점프를 하다>고은님촬영상<리베라 메>서정민조명상<리베라 메>신준하편집상<리베라 메>박순덕음향상<공동경비구역 JSA>김석원미술상<공동경비구역 JSA>김상만기획상<인터뷰>이미영음악상<단적비연수>황상준신인기술상<번지점프를 하다>이후곤의상상<비천무>김민희특수효과상<리베라 메>정도안단편영화상<이발소 異氏>권종관다큐멘터리상<팬지와 담쟁이&
제 38회 대종상 영화제 수상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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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친구> 팬들이 대종상영화제 수상 결과와 관련 온갖 사이트 게시판들을 도배하고 있다. <씨네21> 사이트에 ‘<친구> 1천만 관객 돌파 운동’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아이디 qhflarmrwkd)는 제안이 꼬리를 무는가 하면, 안티 대종상(http://cafe.daum.net/antibigbell)을 표방하는 전문 사이트도 생겼다. 이들 게시판에는 “많이 컷네. 대종상”, “원래 비리는 내가 좀더 컷다아이가, 니 시다바리 할 때부터”, “욕 많이 묵었다아이가, 고마해라”(박철도사), “니 와 상 안 받았노. JSA한테 미안해서 그랬나. 뭐 땜에 그랬노 말해봐라”(친구야∼) 등 <친구> 대사를 본떠 대종상을 비꼰 글들이 조회수가 높다. 대종상 시상식과 관련된 글만 100개가 넘으면서 배우의 실명을 거론, 인신공격의 수위를 넘나드는 글이 속출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자 진정에 나서는 네티즌도 생겼다. “이번 대종상 시상식의 잘못은 어디까지나
인터넷에서 본 대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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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대종상영화제 폐막, 심사 결과에 따른 비판 여론 들끓어대종상영화제는 정녕 ‘비상구’가 없는 것일까. 지난 4월2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상식을 거행하고 막을 내린 제38회 대종상영화제역시 심사의 공정성이 도마에 올라, 수많은 질타와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실추된 권위를 되찾고, 영화계 신·구세력의 화합을 이뤄내고자”했던 이번 영화제는 그동안 행사를 주관해왔던 (사)한국영화인협회(이사장 유동훈)와 젊은 영화인들의 모임인 (사)한국영화인회의(이사장 이춘연)가공동으로 준비하는 첫 자리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올해도 심사과정에서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노출했다.시상식은 실수연발, 인터넷은 심사 불만으로 폭발 직전수상 결과에 대해 가장 빨리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곳은 인터넷 사이트. 이날 시상식에서 <공동경비구역 JSA>와 함께 수상 각축을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친구>가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한 반면, 쿠앤필름의 <하루>가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대종상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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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마르 베리만은 스톡홀름의 한 평론가를 직접 대면하게 되자, 쌓인 분노를 모아 주먹을 날린 일이 있다고 전해진다. 오슨 웰스의 거의 모든 영화는 개봉 당시에는 형식이 너무 앙상하다, 너무 장식적이다, 너무 연극적이다 등의 다채로운 험구를 들었다. 그러나 저널리스트와 평론가들은 자신의 판단을 마음대로 유포할 수 있는 반면, 기록으로부터 도망칠 수도 없다. 복수는 언제든 그들의 현관문을 노크할 수 있다. 그러고보면 세월의 시험쯤 간단히 통과하는 거장들에게 몇몇 악평은 경력의 액세서리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아이러니는 후일 한 영화의 미덕으로 칭송받는 요소가 당대에는 악평의 근거로 인용되는 경우. 아서 펜의 <보니와 클라이드>(1967)는 <버라이어티>로부터 “살인과 대공황은 코미디의 소재가 못 되고 캐릭터는 일관성이 없다”는 평을 들었다. <타임>은 “사실과 허풍의 뒤범벅이 희가극의 문턱을 넘나들다가 주인공들처럼 좌충우돌 끝에 구멍투성이로
악평세례를 받은 걸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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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9월13일 개봉, 정지영 감독
정지영 감독은 “이번엔 돈 벌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품어봄직한 희망이었다. 최민수, 강수연의 투톱에다, 섹스와 음모가 교차하는 축축하고 숨가쁜 이야기. 사회파로 나선 뒤 좋은 평판을 얻었으나 정작 관객의 큰 박수는 못 받았던 정 감독에게 이 프로젝트는 흥행을 완벽하게 정조준한 것처럼 보였다. 화살은 어이없이 빗나갔다. 97년 추석에 개봉했으나, 1주일을 고비로 간판이 떨어졌다. 언론도 외면했고 비평적 주목도 받지 못했다. 비디오로 출시되면서 <블랙 잭>의 진가를 비로소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겨났지만, 너무 늦었다.
<씨네21>이 틀렸다고 말하긴 힘들다. “미스터리 장르의 걸작 계보에 오르진 못하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이 장르의 한국영화 중 가장 수준 높은 상품”(122호)이라고 이미 개봉 당시에 평했다. 그러나 우리는 <블랙 잭>이 좀더 후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한국영화에서
<씨네21>이 틀렸다 - <블랙 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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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0월21일 개봉, 조지 후앙 감독
“사랑으로 역경을 극복한 이야기는 많다. 그러나 이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문을 여는 <벼랑 끝에 걸린 사나이>의 원제는 ‘악어들과 헤엄치기’(Swimming with Sharks). 악어는 생존 경쟁의 단련된 투사들, 구체적으로는 냉혹한 할리우드 제작자들을 은유한다. 그러니 이 헤엄은 생사를 건 투쟁이 된다. 자리 하나를 위해 살인도 경쾌한 플롯의 리듬에 묻어버리는 잔혹한 투쟁. <벼랑 끝에 걸린 사나이>는 그걸 비판하는 척하면서, 그 스스로 살인을 플롯의 즐거움으로 이용해버린다. 이건 자기모순인가, 아니면 자기폭로인가. 호의를
가진 관객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후자의 편을 들고 싶다. 걸작도 아니고, 개척자적 시도도 아니며, 기발한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화제작도 아니지만, <벼랑 끝에 걸린 사나이>는 애착이 쉽게 거둬지지 않는 소품이다.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이 영화는 별다른 주목
<씨네21>이 틀렸다 - <벼랑 끝에 걸린 사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