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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팀 팀장 하성근“신규제작에 집중, 전문투자사로 자리잡을 것”지난해 강제규필름 지분투자를 비롯 영화부문에 192억5천만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신규로 영화제작 투자에 130억원을 더 쏟아부을 예정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2편 정도가 투자대상이다. KTB는 시네마서비스, CJ, 튜브같은 배급사 모델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전문투자사로 자리잡을 생각이다. 직접 배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와도 손잡을 수 있다. 지난해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영화 6편에 투자했지만 올해는 시네마서비스나 튜브와 같이 할 수도 있다. 최근 상황을 볼 때 올해는 중요하다. 현재 9개 투자조합이 모은 돈 850억원이 영화제작에 집중된다면 영화계가 살판나겠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투자조합 돈 가운데 실제 제작에 유입되는 돈이 의외로 적을 수도 있다. 창투사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한 수익률이 낮으면 제작투자에 들어갔던 돈을 빼서 IT기업 쪽에 쏟아부을 것이다. 올해는 특히 외화가 강세
2001 충무로 금융자본, 이리로 갈까 저리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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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영화를 완성할 때까지도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언젠가 남동생이 내가 산 신발의 디자인을 보고 단순, 무식, 과격하다고 했던 것처럼, 그렇게 시작하고 완성된 영화였다. 그저 엄마와 할머니 사이에 쌓인 상처의 깊이가 안타깝고, 그들이 나에게 주는 상처가 아파서, 라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고, 잠시라도 눈감으면 휘말리기 쉬운 체계적이고 피상적인 주류의 논리로부터 벗어나려고 무식하도록 일상적으로 접근했고, 그들의 삶에 대한 스스로의 자신감을 강제하며 과격하리만치 솔직하게 기록했다. 이런 영화가 일반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대부분의 독립영화가 그렇듯이 한정되어 있었고, 여러 사람들 덕분에 그런 기회를 얻게 된 지금은 얼마나 많은 관객이 올까 하는 걱정과 어떻게 볼까에 대한 설렘을 가져보기도 한다.처음 영화를 하려고 결심했을 때,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영화, 적어도 다양한 사고방식에 대한 외면과 거부를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다. &
<고추말리기> 개봉 앞둔 감독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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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여러 회고전 가운데 국가별 행사는 스페인(16편)과 한국(22편)전 두 가지였는데, 관심의 초점은 한국이었다. 1992년 유럽에서 최초로 열렸던 페사로영화제의 장편 회고전에 비할 수 있는 단편영화사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로페와 고낭에게 회고전을 열게 된 동기를 물어봤다. “클레르몽 페랑 영화제에 소개된 한국 작품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최근 수상까지 할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지난해에 한국에 들렀을 때 한국영화의 넘쳐나는 에너지와 자국의 영화를 지키려는 영화인들의 굳은 의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스크린쿼터 문제만 해도 프랑스에선 텔레비전 쿼터에 그치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데 두 나라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단편영화가 1년에 400편씩 나온다는 데도 놀랐다.”이번 회고전이 크게 성사된 데는 진흥위원회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유길촌 진흥위원장은 20여명의 젊은 감독들 그리고 영진위 국제부의 직원 두명을 데리고 현지를 방문하
클레르몽 페랑에서 만난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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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9일 공식 개막에 앞서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기자 시사회에서 공개된 비경쟁 개막작 <문 앞의 적>(Enemy at the Gates)은 장엄한 베를린영화제 공식 팡파레와 한몸처럼 이어지는 웅장한 음악으로 포문을 열었다. 시네마스코프 화면에 펼쳐진 전장은 2차대전의 전환점이 된 1942년 히틀러의 스탈린그라드 공략 현장. 절망적 전세 속에 러시아 선전 장교 다닐로프(조셉 파인즈)는 병사 바실리 자이트세프(주드 로)의 경이로운 사격술과 전투능력을 발견하고 그를 ‘스타’로 만든다. 러시아군의 영웅이자 독일군의 저승사자가 된 영웅 바실리를 제거하기 위해 독일은 코닉 중령(에드 해리스)을 전선에 파견한다. 그러나 다닐로프가 바실리와 한 여인(레이첼 와이즈)을 사랑하게 되면서 이 영화의 독일어 제목 ‘결투’(Duell)는 두 가지 의미를 얻는다.베를린영화제 관객의 할아버지, 아버지를 위협했던 ‘적’을 영웅으로 세운 <문 앞의 적>은, 영화제의 안마당인 포츠담 광장 인근
거대한 드마라 장엄한 스펙터클...<문 앞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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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직후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지하에서 열린 <문 앞의 적> 기자 회견은, 영웅 바실리를 외치던 가련한 러시아 병사들처럼 “주드”를 애타게 부르는 사진기자들로 작은 북새통을 이뤘다. <연인> <티벳에서의 7년> 등, 영화로 여행하기를 말하자면 지난해 개막작 감독 빔 벤더스 못지않게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온 장 자크 아노 감독은, 개막 7일 전에야 LA에서 영화를 완성했다면서도 ‘숨찬’ 기색없이 질문에 응했고 후르시초프 역을 한 봅 호스킨스는 예의 날카로운 유머로, 주드 로는 짐짓 가장한 무심함 사이에 튀어나오는 열정으로 장내를 즐겁게 했다.▦영화제 개막작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러시아영화의 영향이 있었다면.장 자크 아노 나는 프랑스의 이덱에서 마르크시스트 조르주 사둘에게 영화사를 배웠고, 에이젠슈테인, 푸도프킨의 초기 소비에트 서사극과 타르코프스키의 <이반의 어린 시절>에서 영향을 받았다. 에이젠슈테인은 언제나 내 영웅이다.▦<문 앞의
“에이젠슈테인은 나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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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베를린영화제 초반 독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는 인물은 미모의 스타도, 발군의 작가도 아닌 조기 사임하는 백발의 집행위원장 모리츠 데 하델른(61). <타게스 슈피겔> <독일 통신> <디 벨트> 등 일간지는 개막에 즈음해 그의 인터뷰 기사를 일제히 게재했다. 어떤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보다 전면에 나서 있는 인물인 그는, 베를린영화제를 주관하는 베를린영화제 유한회사가 연방관리체제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말 2003년 4월까지로 맺어진 계약을 조기 파기했다. 그의 동료인 울리히 그레고어 포럼부문 디렉터도 올해를 마지막으로 영화제를 떠나지만, 그레고어의 사직은 100% 자의였다는 것이 차이. 데 하델른의 사임에 대해서는 독일 영화업계도 항의의 뜻을 밝힌 바 있다.사직을 결정하고 51회 영화제 성공에 전력을 다해온 데 하델른은 이례적으로 올해 영화제에서 집행위원장의 이름이 붙은 특별전을 갖는다. ‘모리츠 데 하델른이 아끼는 영화전’으로 명명된
캡틴의 고별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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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말리기> 주인공들이 말하는 ‘가족시네마’ 만들기그리고 못다한 이야기“너무 좋았지. 니 아빠는 영화 보면서 웃지 말라고 그러더만은, 할머니는 눈물이 절로 나왔지. 옛날에 살려면 다 그렇잖아. 그걸 똑같이 만들었으니까,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러니까 나도 몰래 눈물이 줄줄…. 날더러 소감을 이야기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할말이 뭐가 있어. 여러분들 왔으니까 감사하다고 그러구, 아무것도 모르는 할머니를 이런 영광의 자리에 불러줘서 고맙다 그랬지 뭐.” “그럼, 할머니는 완전히 출세한 거여. 딸이 인제 출세해야지.”세상에 누구나 ‘책 한권’ 쓸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품은 사람 사이가 가족 말고 또 어디 있을까. 여군이 되고팠던 엄마, 시인이 되고팠던 할머니에게서 나고 자란 장희선(28) 감독은 스물여섯 ‘과년’한 나이에 술술 그 책 한권을 써내고야 말았다. 엄마와 딸이 있고,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있고, 그리고 손녀딸과 그녀를 엄마 대신 키워준 할머니가 있는 집
가족시네마 <고추말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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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르몽 페랑 영화제 2월3일 폐막대상은 <당신에게 할 말이 있다>프랑스 중부지방에 자리한 작은 도시 클레르몽 페랑에서 1월26일 저녁에 9일간 열리는 제23회 국제단편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밖은 비바람이 심하여 몹씨 을씨년스러웠지만 행사의 주무대인 문화의 집 ‘장 콕토’ 실내는 1천석이 넘는 객석을 꽉 채울 만큼 많은 사람들로 들끓었다. 개막식은 같은 프로그램을 8시30분과 10시30분에 반복하는 것으로 두번에 걸쳐 진행됐는데, 나는 두 번째 개막식에 참석했다. 행사는 겉치레가 전혀 없이 심사위원들에 대한 짧은 소개와 주최자쪽의 영화제 절차에 대한 설명으로 간단히 끝났다. 그 대신 이 영화제 특유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주인공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 감독들이었고 이들은 이 지역의 실업자들을 대신하여 자신들이 처해 있는 비참한 현실에 울분을 터트리면서 독립영화의 사회적 중요성과 시민연대 및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큰 목소리로 강조했다.클레르몽 페랑, 세계 단편영화의
제23회 클레르몽 페랑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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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 2월7일 개막, 개막작 <문 앞의 적>체념한 염세주의자의 눈동자 같은 회색 하늘과 그로부터 묵묵히 땅을 향해 수직을 긋는 빗줄기. 무뚝뚝한 바람을 베어낼 듯 모서리를 살벌하게 벼른 마천루와 사방 공사장에서 날아든 흙모래로 혼미한 그 발치의 보도블록. 베를리날레 팔라스트로 향하는 포츠담 광장 역에서 둘러보는 베를린 신도심의 풍경은 하릴없이 거대한 세트의 그것이다. 한편의 영화가 남긴 자취를 거둬내고 다른 영화를 찍기 위한 망치질 소리가 을씨년스러운. 하긴, 굳이 반세기 모퉁이를 돌아서가 아니더라도 22년간 영화제를 꾸려온 집행위원장 모리츠 데 하델른을 올해로 떠나보내는 베를린영화제로서는 이번 51회 행사는 정말 새로운 ‘필름’을 준비해야 하는 순간이다.출품작 600여편, 라틴과 일본영화 강세옛 포츠담 거리를 따라 포럼, 파노라마, 특별전 부문 상영관으로 쓰이는 시네맥스 극장을 지나면 무엇인가 간절히 갖고 싶어하는 듯 앞발을 치켜든 노란 곰의 깃발이 펄럭이는 마
제51회 베를린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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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가 또 2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톰 행크스 혼자 한 시간 이상을 떠들고, 혼자 뛰어다니는 ‘무인도영화’가 그만한 돈을 벌어들일 영화가 되리라고는 쉽게 상상할 수가 없다. 아무리 톰 행크스 주연에,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러나 로버트 저메키스는 <백 투 더 퓨처> 이후 할리우드의 주류에서 조금씩 엇나간 작품들로 승부해왔다. 지독하게 씁쓸한 <죽어야 사는 여자>나 변형된 미국 현대사를 그린 <포레스트 검프> 등등. 모든 작품이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포레스트 검프> 이후 로버트 저메키스는 만드는 작품들마다 흥행은 물론 화제를 모으는 데도 성공했다. 로버트 저메키스는 스필버그처럼 거창하게 떠들지는 않지만, 일관되게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온 ‘작가’로 부족하지 않다. 물론 <왓 라이즈 비니스>처럼, 그냥 기분풀이, 또는 테크닉 실험용으로 만드는 아무 의미없는 ‘상업영화’가 필모그래피
[저메키스]오락과 예술 사이, 환상의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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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는 지금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 있다. 80년대 소위 5세대영화가 미학의 반란을 꾀했다면, 90년대 중국영화는 또다른 세대의 등장과 더불어 영화산업 격변기의 와중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아마도 올해가 중국영화산업의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바로 중국이 WTO 가입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에 영화산업이 어떻게 변할지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점진적이나마 개방의 길로 나아가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중국 정부가 외화시장 개방과 해외투자 유치 등과 같은 개방적인 정책을 천명했기 때문이다.사실, 그동안 중국영화산업을 지탱해왔던 스튜디오 시스템은 이미 90년대 초부터 와해상태에 있었다. 그리고 그 시발점은 70년대부터 시작된 덩샤오핑의 개방정책이었다. 국영 스튜디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점차 줄어들었고 스튜디오들은 새로운 생존전략을 짜야만 했다. 이를테면 시안스튜디오의 경우 1988년까지 매년 10편 정도의 영화를 제작하였으나, 98년에는 5
[로우예]인디, 환한 얼굴로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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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중국 상하이에서 연극배우의 아들로 태어나다. 어린 시절을 무대 뒤 분장실에서 보내며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1985년 베이징 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하다.1989년 아카데미 졸업 뒤 TV프로그램과 CF를 제작하며 살아가다.1993년 <주말연인>(周末情人)을 만들면서 영화감독 데뷔하다.1996년 <주말연인>으로 제45회 만하임-하이델베르크영화제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상(최우수 감독상) 수상. 이로써 세계 각국의 비평가들에게 주목을 받지만 여전히 가난하게 살다.1997년 중국TV로부터 ‘슈퍼시티 프로젝트’(Super city Project)를 제안받다.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해 제안을 승낙, 이후 독자적인 제작의 기회임을 깨닫고 다양한 영화적 시도를 해보다.1998년 ‘슈퍼시티 프로젝트’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프로듀서들을 모아 독립영화제작사 ‘드림 팩토리’ 설립, 장편 극영화 <수쥬> 제작에 들어가다. 제1회 부산영화제 PPP <패션게임>
로우예(Lou ye)감독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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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원년’인 지난해 한국영화가 거둬들인 성과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본선에 오른 뒤 <춘향뎐>은 유럽 평단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거짓말> 등과 함께 미국에 나란히 배급되기도 했다. <쉬리>는 일본에서 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두는 성과를 올렸다.한국영화계의 올해 최고 화두 역시 해외진출일 것. 이제 해외진출은 ‘하면 좋은 것’에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됐다. 이같은 영화계의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서라도 해외 현지에서 한국영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뉴욕, LA, 도쿄, 파리, 홍콩 등에서 보내온 한국영화의 잠재력, 시장성, 예술성 등에 관한 보고서를 찬찬히 살펴보자.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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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특급, 질.풍.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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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세계가 바라본 한국영화의 얼굴국제무대에서 아시아영화의 전반적인 강세와 더불어 그간 중국, 홍콩, 일본 등에 집중되었던 미국영화계의 관심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중심에 한국영화가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뉴욕의 경우 2000년 하반기에만 <거짓말> <춘향뎐>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한국영화 3편이 연달아 개봉을 했고 이에 맞춰 뉴욕에서 발행되는 정평있는 영화잡지 <필름 코멘트>는 2001년 신년호에서 ‘왕국의 도래’라는 제목으로 무려 7페이지에 달하는 한국영화 특집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제 <빌리지 보이스>나 <뉴욕타임스> 같은 유력지의 지면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기사를 발견하는 것은 더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한국영화에 대한 미국 시장의 관심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비평가들은 현재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영화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 이러한 성
[뉴욕]춘향, 뉴욕 품에 안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