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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피에르 주네는 두 발을 땅에 딛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를,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이미지로 천연덕스럽게 풀어낸다. 인육을 파는 푸줏간 사람도, 남의 꿈을 훔치는 과학자도, 외계인의 DNA를 가진 여전사도, 그의 미장센에서 생명을 얻었다. 게다가 그는 ‘지금 여기’와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쓴소리에도 눈 하나 꿈쩍 않을 만큼 고집불통이다. “나는 상상의 세계를 그리는 게 좋다. 그것도 과도하고 독창적인 스타일의 영상으로. 영화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다뤄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내 영화를 좋아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진 않다. 그건 교황에게 콘돔을 쓰라고 권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니까, 알아서들 하라는 얘기다. 열광하거나, 혐오하거나.이미지의 힘이 세다주네의 이름을 알린 출세작 <델리카트슨 사람들>은 영상은 꽤나 충격이었다. 어둡고 습한 화면은 푸줏간과 지하터널을 맴돌았고, 가뜩이나 기괴한 캐릭터들은 회전목마를
디스토피아의 다리 건너 행복의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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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옥엽> <첨밀밀> <아이니아이워> 등을 통해 감성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려온 홍콩의 진가신 감독은 허진호 감독과 절친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가 허 감독을 알게 된 것은 1999년 비행기 안에서 를 보면서였다.몇 개월 뒤 그는 한국을 찾아 허진호 감독을 만나 차기작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뒤, 그 자리에서 자신의 영화사 어플로즈 픽처스를 통해 이 영화에 투자를 결정했고 홍콩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배급을 약속받았다. 투자자인 그가 <봄날은 간다>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편파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비슷한 감성의 감독이자 아시아영화계의 동료로서 이 영화에 대한 ‘가슴으로부터 쓰는’ 감상문을 보내왔기에 여기에 싣게 됐다. 편집자나는 영화평론가가 아니며, 영화평론가가 될 만큼 분석적이지도 않다. <봄날은 간다>에 관한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느꼈던 부담은 시나리오를 쓸 때의 그것과 비슷한 것이
상우는 `내 친구 허진호`와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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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게 말했다. “우리 한달만 떨어져 있어 보자.” 헤어짐에 유효기간을 두고 소멸되어가는 사랑을 지켜볼 수 있는 쪽은 언제나 덜 사랑하는 사람쪽이다. “난 너랑 못 헤어져. 난 헤어지는 거 생각해본 적 없어.”허진호는 사랑이 올 때는 대숲소리, 잔물소리, 인경소리를 택하더니 사랑이 몰려나갈 때는 파도소리를 택한다. 우르르 몰려오는 소리의 부서짐. <봄날은 간다>는 그렇게 공간으로 만남을 이야기하고 시간의 공기로 빈자리를 채우며, 계절로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건 자연의 섭리처럼 막을 수도 채울 수도 없다는 것. 그는 이번에는 사진 대신 소리를 잡으려 부질없는 손짓을 허공에 휘젓는다. 그때마다 허진호라는 지휘자의 손짓에 갈피갈피 묻어둔 빛바랜 기억의 음표들이 공기중을 떠돌다 사그라진다.어쩌면 소리를 채집하는 남자와 소리를 흘려버리는 여자는 애초에 각기 다른 궤도에서 돌다 스치는 별의 운명 외에는, 허락된 사랑이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마룻장의 미장센, 허전하고 윤기 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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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왜 안 일어나지? 엔딩 자막이 올라간 뒤 내가 나와 함께 영화를 본 옆사람에게 귀엣말로 속삭인 첫말이다. 우리는 그러고도 잠시 한동안 더 앉아 있어야 했다. 영화가 끝났는데도 가만히 앉아 있는 관객 사이를 나는 볼일 다 봤어요, 하며 턱턱 걸어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기에는 사람들이 너무나 조용히, 가만히, 앉아 있었다. 눈이 올 것 같은 겨울날 창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볼 때의 그 정적이 영화가 끝난 스크린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에 흘러다니고 있었다.그뒤 며칠, 혼자 있을 때, 계단을 오를 때, 현관문을 딸 때, 거실에서 내 작업실로 걸어올 때, 나는 나도 모르게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고 혹은 꽃이 피면 함께 웃고 꽃이 지면 함께 울던- 이라고 습관처럼 허밍을 넣었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정적과 입 안에서 맴도는 쓸쓸하기도 하고 감미롭기도 한 허밍.허진호의 영화 속엔 제목에서부터 시간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가 그렇고 <봄날은 간다&g
봄날은 지금도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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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子에게 少年은 부담스럽다아직도 십센티는 더 클 것 같은 소년 유지태와 이제는 사랑을 조롱할 수도 있을 만큼 농익을 대로 농익은 여자 이영애가 커플이 돼서 러브스토리를 들려준다는 게, 처음부터 나는 억지스럽다고 생각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예상은 적중했다. 둘은 헤어졌다. 다행… 이다.한때는 상우처럼, 지금은 은수처럼.이제는 기억도 아련한 첫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때, 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영화 속의 상우 같았었다. 그처럼 유머를 모르고, 눈치 없고, 맹목적이고, 답답했었다.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는 장면 하나, 눈오는 날 추리닝에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그의 집 창문 앞에서 오기를 부리며 떨고 있던 내 모습. 그때 내가 사랑했던 사람도 은수처럼 표독(?)했었다. 꽁꽁 언 발을 번연히 보면서도 그는 끝끝내 제 방으로 나를 이끌지 않았다. 이별에 대한 선전포고를 이미 했으니 그뒤의 감정수습은 모두 내 몫이라는 투였다. 당시엔 그 상황이 너무도 서러워 코끝이 빨개
둘이 헤어졌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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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짧은 만남과 사랑, 그리고 길고 아프기만 한 헤어짐의 과정을 담은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는 순수하게 텍스트에 몰입하기 쉽지 않은 영화다. 영화 속의 상우와 은수가 서로 보듬다가도 싸우고 상처받아 혼자마음을 곱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관객은 어느새 자신의 모습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 상우 또는 은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또 그 순간 영화 속 주인공들의 마음속에서 이는 대밭의 ‘솨-서-’하는 소리는 고스란히 관객의 몫으로 자리잡는다. “영화를 본 건지 내 이야기를 본 건지 모르겠다”는 관객들의 이야기는 <봄날은 간다>의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봄날은 간다>는 분석의 영화라기보다는 공감의 영화이며, 극중 은수가 강가에서 그랬던 것처럼 혼자 콧소리로 아련한 멜로디를 자꾸만 흥얼거리게 하는, 매우 ‘감염성’이 강한 영화다. 달콤한 판타지도, 극적인 로맨스도, 눈물샘을 쥐어짜는 자극도 없이 사랑이야기
그때 나도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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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한대수>를 만든 이천우와 장지욱, 두 감독은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의 선후배 사이, 이천우(27)씨는 현재 디지털콘텐츠를 제작하는 디지랩의 PD이고, 장지욱(26)씨는 영상원에서 촬영을 전공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한대수>의 시작은, 절반은 우연이었다.지난해 내한한 스매싱 펌킨즈의 공연리뷰를 보려고 인터넷을 서핑하던 장지욱씨는 우연히 한대수의 홈페이지(www.hahndaesoo.co.kr)를 발견했고, 마침 고민중이던 영화과 졸업작으로 한대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떠올렸다.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활동을 중단하다시피했던 한대수지만, 아버지가 팬이라서 듣고 자란 음악에 그 역시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아빠를 찍는 것처럼, 단순하게 담아보고 싶다"는 애정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는 글을 올릴 때만 해도, 설마 답장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뜻밖에 한대수씨는 만나서 얘기하자는 빠른 답변을 보내왔고, 맘대로
“아빠를 찍는 아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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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점프컷: 사랑, 그 목마름2000년 8월, 김포공항. 전 부인 김명신과 함께 현 부인 옥사나를 마중나온 한대수. 옥사나와 한대수가 키스로 인사하고, 김명신과 옥사나가 서로를 친근하게 얼싸안는다.(<다큐멘터리 한대수> 중에서) 고생스런 뉴욕 생활을 함께 버텨 준 동반자는, 그의 첫 부인 김명신씨였다. 홍익대 미대 출신으로 개방적인 성격과 전위적인 취향을 가진 김명신씨는, 낯선 이방인 취급을 받던 한국에서 그의 개성을 이해한 드문 사람이었다. “원래 좀 차분한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그런 사람을 만나 본 적은 없어. 조용한 사람은 내가 이상하니까 별로 안 좋아하고, 독특하고 강한 사람들이 날 좋아하더라구.”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동거로 시작해 뉴욕의 고달픈 생활까지 20여년을 함께한 아내지만, 잠깐 다른 사람을 맘에 둔 그에게 받은 상처로 결국 사이가 벌어지고 만다. 이혼, 사랑을 잃은 상실감으로 <무한대>와 <기억상실>을 채우며 허우적대던 무렵, 지
“나는 아직 목마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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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세월이었다. 목소리를 다시 직접 마주하기까지 그는 얼마나 ‘멀고 먼 길’을 돌아온 걸까. 32년 전, 한대수는 동시대 젊은이들의 마른 가슴을 축여주는 젊은 가객이었다. 막걸리처럼 걸쭉한 목소리로 외치는 <물 좀 주소>나 “장막을 걷어라”라고 이상향에의 동경을 읊조리는 <행복의 나라로>는 김민기의 수일한 노래들과 함께 70년대 청춘들의 성가 목록에 올랐다. “목적이 있어서 작곡한 건 아니었다”며, “내 삶을 노래하자니 자연히 둘러싼 현실도 담겨 오더라”는 말대로 그의 음악이 설사 사적인 몽상에 가까웠다 해도, 거기 스민 자유의 내음은 암울한 현실에 위안이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하지만 그 대가로 자신은 노래할 자유를 잃고 미국으로 떠났고, 우리에게 한대수는 오랫동안 음반 몇장과 함께 목소리로만 남아 있었다. 그가 고국의 무대를 다시 찾은 것은, 대중음악과 한국 록음악사에 대한
“나는 아직 목마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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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감독과 영화는 별개인가? 윤: 그런데 에서 보면 육체관계라는 게 아예 없죠, 놀이동산 갔다 와서 군대 얘기 하면서 무서우니까 살짝 팔짱끼는, 그거 하나였는데 <봄날…>에서는 구체적이 됐어요. 찍을 때, 내 생각에는 감독 자신이 육체관계가 아니라도 사랑이 성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하고.허: 은 연애하기 전 이야기고….윤: 거기서도 의도만 있었다면 충분히 설정 가능했죠.허: 왜 그랬을까…. 어쨌든 만들고 났더니 제가 연애하면서 여자 손도 안 잡고 그런 남자로 생각을 해서…. (일동 웃음) 절대 그런 게 아닌데. (웃음)윤: 한국에서는 감독과 작품을 동일시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순수한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감독도 순수한 사람으로 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는 거죠. (일동 폭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영화 하면서 내가 만드는 세계는 나의 정확한 거울일 수도 있지만 내가 꿈꾸는 세계일 수도 있어요. 내가 순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순수한 것
“잠이 안 와서 수면제 먹어봤나요, 사랑 때문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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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갈까, 나도 궁금허: <소름>은 어떻게 만들게 됐어요?윤: <소름>은 내가 만든 중편 <메멘토>를 장편으로 하고 싶었다가 그게 돈이 없어서 못했어요, 미국에서. 한국에 와서 준비하다가 한번 고쳐가지고 해보려고 했는데, <메멘토> 찍을 때 불만이, 너무 현실하고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너무 인텔리적이고, 현학적인 느낌도 강했고. 그래서 서민의 이야기로 하려 했는데…. 그게 의도대로 됐으면 어머니도 즐거워하셨을 텐데. (일동 웃음)허: <메멘토>를 봤거든요. 의외였어요. 봤을 때의 느낌이나 기억들이. 히스토리에 대한 것을 먼저 듣고 봐서 그런지, 굉장히 감성적인 느낌이 많았던 것 같아요.윤: 개인적으로 영화를 찍으면서 늘 갖는 불만이, 시나리오를 할 때나 사랑을 다룰 때도 평이하게 간다고 찍는데 결국은 뒤틀려서 난해해지고…. 뭐 그런 것들이 불만이에요. 외부에서 보면 그게 강점인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내
“잠이 안 와서 수면제 먹어봤나요, 사랑 때문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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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과 <소름>의 윤종찬 감독. 멜로와 공포, 장르적으로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감독은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보이지만, 둘에게선 어떤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분명 장르에 속하는 영화를 만들긴 하지만, 어느 순간 그 경계선을 넘어가버린다는 점 말이다. 멜로 아닌 멜로영화를 만드는 허 감독이나 공포 아닌 공포영화를 만드는 윤 감독이나 지금, 여기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되새김질하고 추억한다는 면에서 ‘반성적’ 영화작가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말쑥한 청담동 카페에서 시작해 쩍 벌린 입에 보쌈을 쑤셔넣는 맛이 일품인 주점으로 이어진 두 감독의 대화는 세계와 인간의 본질을 포착하려는 구도의 여행담을 공유하는 자리로 보였다. 이날 대담은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 한편으로 시작, 남녀의 사랑에 대한 속깊은 이야기를 거쳐 결국 감독의 자아와 작품의 관계, 감독이라는 일의 즐거움과 괴로움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
“잠이 안 와서 수면제 먹어봤나요, 사랑 때문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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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 나이가 들면서 좀더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더 자주 한다. 운동도 좀 하고 취미도 즐기고. 난 게으르다. 그래서 강박관념이 많아지고 생활 자체가 닫혀 있는 것 같다. 나야말로 생활을 발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보고 도움을 얻어야겠다.운동장 ‥‥> 에도 나오지만 운동장의 느낌을 많이 좋아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날 오후 집안 어른 중 누군가가 학교로 나를 데리러 왔다. 할아버지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조퇴해서 교실을 나와 가로질러 걷던 운동장의 기억이 아직도 강렬하다. 연출부로 일한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도 안성기씨가 자신의 어린 모습을 보는 운동장장면이 오래 마음에 남더라. 마루 ‥‥> 평소에도 열려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마당과 하늘, 비와 햇빛을 볼 수 있는 마루가 좋다. 일본 가옥들은 전통적인 열린 구조를 잘 현대화한 것 같아 부럽다. 영화 속 상우네 집은 어렵게 찾았는데, 모든
“우리 할아버지도 상우 할머니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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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명백하고, 지나치게 의미심장한인물의 김정과 움직임을 하염없이 응시하는 연출은, 그러나 일부 숏의 길이를 애매하게 만들기도 했다. 다소 길을 잃고 연장된 듯 보이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은수가 술 취해 퇴근한 날 밤의 승강이처럼 좀더 끌어줬으면 싶은데 덜컥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봄날은 간다>를 로 부터의 진전이라고 부르기에는 정당한 망설임이 따른다. <봄날은 간다>는 관습적 멜로드라마의 평탕한 대로를 외면하지만, 데뷔작에서 이미 확고한 영화적 비전을 내비친 감독의 두 번재 작품으로는 상당히 안전한 길을 택했다. 유지태와 이영애의 캐스팅을 빼고도 <봄날은 간다>는 영화 내적으로 꽤 많은 확실한 패를 소매 안에 숨기고 게임을 한다.동시녹음 엔지니어라는 주인공의 직업, 세대를 가로지르는 삶의 교감을 대변하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라는 인물 설정은 지나치게 의미심장하고 상우네 식구들이 사는 정겨운 변두리 한옥은 너무 명백하게 소멸과 향수의 정취를
사랑이 `여기` 있었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