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지만 강하다. 지난 8월14일 개봉한 이스라엘영화 <누들>이 최근 4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영화계는 다시 한번 ‘작지만 강한’ 영화의 저력을 확인하고 있다. <누들>과 함께 회자되는 영화는 정병길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린 액션배우다>와 오다기리 조가 주연을 맡은 미키 사토시 감독의 <텐텐>이다. 각각 8월28일과 9월11일 개봉한 이 두편의 영화는 1만 관객을 넘겼다. 단관 개봉이나 소규모 상영을 노리는 저예산·예술영화로서는 “1만 관객이 곧 100만 관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1만 고지를 넘기기가 힘든 실정이다. 지난 한달 동안 올림픽과 추석 연휴라는 ‘위기의 계절’을 겪은 위 세편의 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일까. 해당 영화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콘텐츠의 힘”을 외친다. <누들>의 홍보를 맡은 프리비전의 이광희 매니저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다음에서 관객 평점이 상위권이다. CGV에서는 개봉한 지 한달이
작은 영화들의 저력
-
며칠 전 이메일 한통을 받았다. ‘영화 <핸섬슈츠> 서울 바이어 시사 안내’라는 메일 제목을 보면서 잘못 배달된 게 아닌지 의심했던 것은 ‘바이어 시사’라는 생소한 낱말 때문이었다. 기자 시사회, 일반 시사회, VIP 시사회는 들어봤어도 바이어 시사회는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상상력을 덧붙여 생각하더라도 만약 바이어 시사회라는 행사가 있다면, 그건 서울의 한 극장이 아니라 영화제나 영화마켓에서 열려야 할 것 같았다. 바이어, 그러니까 영화를 구매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 시사회의 정체가 궁금해진 것은 그 다음 일이었다.
메일의 내용은 9월26일 CGV압구정에서 영화수입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핸섬슈츠>라는 일본영화의 시사회를 연다는 것이었다. 이 메일을 보낸 도키엔터테인먼트의 도재훈 대표는 “한국의 영화 바이어들을 상대로 한 일본영화 시사회는 그동안 꾸준히 열려왔다”면서 “영화수입사 대표나 구매 담당자에게만 연락을 하다보니 언론이나 일반인은 잘 모르는 행사”
[문석의 취재파일]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반응부터 살펴야
-
이탈리아영화계가 새로운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이탈리아영화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심사위원대상을 각각 차지했으며 9월 초에 개최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도 4편이나 출품되어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이를 새로운 르네상스의 도래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그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탈리아영화가 상승세에 있다는 것만은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과거 20% 수준에 그쳤던 국산영화 자국시장 점유율도 이미 30%를 넘어섰다.
해외 영화제 수상작이 자국에서 인기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탈리아영화 3편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나란히 올라 있는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일이기도 하다. 베니스영화제가 열린 지난 9월 초 부터 3주에 거쳐 이탈리아 박스오피스에는 윌 스미스의 <핸콕>과 <쿵푸팬더>의 뒤를 이어 세편의 이탈리아 필름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페르잔 오즈페텍의 <완벽한 하루>(Un Giorno Perfetto), 푸피 아바티의
[로마] 이탈리아 新르네상스의 도래
-
대만 영화산업의 부활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9월19일 <타이베이 타임스>는, 대만 정부가 자국영화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원정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대만 국가정보원 장관 사아평은 “영화산업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발표했고, 언급된 “긍정적인 자극”은 영화 제작지원금 형태로 나타날 예정이다. 정부지원금 신청 자격은 대만에서 제작된 영화이거나 대만 감독이 만든 영화여야 하며, 대만에서의 극장수입이 5천만대만달러(154만달러)를 넘어야 한다. 정부지원금은 해당 영화의 흥행성적에 따라 다르게 지급되며 총극장수입의 20%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책이 태어난 배경은 대만영화 <제7봉>의 흥행에 있다. <저녁에 마주친 얼굴> <세 가지 대화> 등의 단편을 만든 대만 감독 웨이더솅이 메가폰을 잡은 <제7봉>은, 지난 8월22일 개봉해 현재까지 1억 대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만약 웨이더솅이 새
돈 되는 영화에 투자한다
-
-
<신기전>이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말 <신기전>이 동원한 관객은 약 36만7000명. 주말관객을 보태 전국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배급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약 300만 1천명이다. 당초 예매순위에서는 <맘마미아>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예매사이트를 덜 활용하는 지방관객의 호응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말을 비롯해 일일 평균관객은 줄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기전>은 지지난 주말동안 64만7641명을 동원했지만 지난주에는 42만5298명을 기록, 약 20만명의 수치가 감소했다. 물론 다른 영화들도 마찬가지다. 지지난 주말 57만4068명을 동원했던 <맘마미아>도 지난 주에는 41만3223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1,2위뿐만 아니라 3위 4위도 견고하다. <영화는 영화다>와 <울학교 이티>가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각각 3,4위를 지켰다. 이어 개봉작인
<신기전>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
9월이 절반 이상 지나가 버린 미국 극장가의 개봉작들은, 확실히 가을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지난 주 코언 형제의 블랙코미디 <번 애프터 리딩>이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개봉작 새뮤얼 L. 잭슨 주연의 <레이크뷰 테라스>가 156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1위 자리를 바꾸었다. <레이크뷰 테라스>는 <너스 베티> <포제션> <위커맨>을 만든 닐 라뷰트 감독의 신작이다. 백인 남자와 흑인 여자가 결혼한 다인종 커플을 이웃집에 사는 LA경찰 터너가 괴롭힌다는 내용으로, 인간 내면의 악한 본성에 초점을 맞춘 스릴러다. 새뮤얼 L. 잭슨이 경찰 터너로, <와치멘>에 출연하는 패트릭 윌슨이 이유없는 괴롭힘 당하는 이웃으로 출연했다. 한편, <번 애프터 리딩>는 2주차 흥행수입 1129만달러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섰다.
3위와 4위, 8위 역시 신작이다. 3위는 데인 쿡, 케이트 허드슨이 출연한
신작 4편 중 최강자는 새뮤얼 L. 잭슨의 <레이크뷰 테라스>
-
벌써 9년이다. 1999년 10월22일 밤 스타트를 끊었던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하 <사랑과 전쟁>)은 어느덧 450회를 훌쩍 넘긴 장수 프로그램이 되었다. 시청자의 제보를 토대로 ‘부부를 이혼에 이르게 하는 모든 것’들을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이 드라마의 매력은 무엇일까. 극장판 <사랑과 전쟁:열두 번째 남자>의 토대가 된 드라마의 세 가지 매력을 짚어보았다.
1.시청자는 드라마의 힘! ‘이혼찬반투표제’
“아니 저 사람들,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매주 금요일 밤, <사랑과 전쟁>의 홈페이지는 시청자가 올린 글로 가득하다. 여느 드라마의 결말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한 시청자인데, 에피소드마다 속시원한 결론을 내놓지 않으니 할 말이 많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결론이 없는 대신 홈페이지의 ‘이혼찬반투표’를 통해 시청자가 직접 작가의 위치에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강력한 장점이기도 하다. 시청자는
[알고 봅시다] 속전속결 이혼은 NO! 장수 드라마는 OK!
-
단편에다 애니메이션이라고 얕보지 말자. 9월25일부터 30일까지 엿새 동안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제4회 인디애니페스트는 폭넓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페스티벌이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한명의 제작자가 감독과 시나리오, 원화와 동화를 모두 관여하는 등 열악한 제작환경에서 완성한 작품들에는 변두리의 애환과 창작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생존기한이 짧은 삶, 가난과 소외를 조망하고 있다는 점은 바로 비슷한 환경에 놓인 감독들의 어려움을 짐작게 한다.
개막작은 죽음을 앞둔 소녀의 일상을 그린 이은영 감독의 <실비>와 제대 이후 살길이 막막해진 레슬러가 입대를 기피하는 노숙자와 한판 싸움을 벌인다는 곽경택 감독의 <아침이슬-노숙자 영창에 들어가다>이다. 곽경택 감독의 개막작은 군대라는 사회제도의 비극에 코믹 터치를 곁들였고, <실비>의 소녀는 비 내리는 판자촌을 놀이터 삼는다. 암울한 사회에 긍정으로 맞서는 것이 두 작품의
애니메이션으로 사회의 그늘을 껴안다
-
이웃간의 경계를 허물고 꽃을 피워내자. ‘이웃 벗, 꽃피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제6회 서울기독교영화제가 9월29일부터 10월4일까지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 시네마정동, 드림시네마에서 열린다. 장편 13편, 단편 20편, 애니메이션 16편, NGO 특별전 4편 등 총 53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영화제는 1편의 영화를 선정해 제작비 1천만원을 지원하는 ‘사전제작지원’ 심사를 포함해 ‘SCFF 씨네토크’처럼 관객에게 영화 이상의 추억을 선물할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제6회 개막작으로 선정된 크리스토퍼 퀸의 <신이 찾은 아이들>은 영화제가 지향하는 이웃간의 경계 허물기의 의미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1983년에 일어난 아프리카의 수단내전으로 수단의 많은 사람들이 케냐의 카쿠마 난민촌으로 들어간다. 이때 고아가 되어 난민촌에서 자란 청년들은 유엔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살게 된다. 영화는 이들이 카쿠마 난민촌에서 출발하여 케냐 나이로비, 벨기에 브뤼셀, 뉴욕
경계를 넘어 화합의 꽃 피우자
-
지난 9월10일, 홍대의 한 카페로 머리가 희끗한 중년의 사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들이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안 안치환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흘렀고, 카페의 흰 벽에는 파란 작업복 차림에 스패너를 손에 쥔 노동자들의 영상이 비쳤다. 18년 전 이 영상을 보려면 각목과 파이프를 들고 극장 입구를 지켜야 했으며, 필름을 영사기에 걸기까지 검찰의 눈을 피해 몇번의 교란작전을 펼쳐야 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1990년대 상영 투쟁의 전범이었던 <파업전야>의 DVD 출시 기념상영회는 영화를 제작한 장산곶매 회원들과 <파업전야>를 기억하는 50여명의 사람들이 자리한 가운데 이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한국 최초의 노동 장편영화 <파업전야>는 올해 7월31일 DVD 제작을 마쳤다. 영화가 처음으로 상영(1990년 4월6일)된 지 18년이 지났으며, 그동안 독립영화인을 비롯해 꾸준히 영
[포커스] 독립영화의 전설, 부활하다
-
“내가 끊었던 담배를 다시 물었어. 이런 인물을 연기하면서 담배를 안 피울 수가 없더라니까.” 9월5일, 김성홍 감독의 스릴러 <실종>의 촬영현장에는 제멋대로 자란 반백의 머리에 바지를 양말 속으로 밀어넣은 농부 한명이 앉아 있었다. 그가 숨겨놓은 ‘무엇’을 찾으러 농부의 지하실로 침투한 두 남녀를 모니터로 바라보던 이 시간이 그에겐 가장 마음 편한 순간일 것이다. <실종>에서 문성근이 연기하는 농부 판곤은 자신의 양계장에 여자를 가두고 사육하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잔인하게 죽여 닭의 모이로 만드는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다. 오늘의 촬영분은 실종된 여동생(전세홍)을 찾아 살인범의 마을까지 오게 된 현정(추자현)이 경찰과 함께 판곤의 지하실을 조사하는 장면이다. 번지수는 제대로 찾았건만 농부가 미끼로 장치해놓은 썩은 고라니만 발견하고 그녀는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 “세홍이는 그냥 캐릭터 안에서 살아버리더라. 자현이는 예술가다. 연기를 위해 몸을 던지는 태도와 자세
살인마에 맞선 자매의 사투, <실종> 촬영현장
-
하늘은 높고
나는 살찐다.
롯데,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8888577 끝에서 찾은 희망!
부산영화제보다 야구 보러 부산 갈 판.
中 “‘저질분유’ 다른 나라에도 수출했다”
불량 요구르트도 있다죠.
혹시 내 몸매가 저질이 된 게 다….(먼산)
강남 초등학교서 한자 교육 논란
영어도 한자도 국제중, 특목고를 향한 디딤돌?
리플 보면 초딩의 한국어 구사력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화두가 아니던가!
이승엽 3연타석 홈런
일본에 갑자기
병역의무제도가 생긴 줄 알았;;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 검토
그 동네 집값 또 오르겠네요….
돈 있음 야구 돔구장 좀 지으시지?
“장기펀드 소득공제 검토”
이 자식들이….
소득공제 해준다면 뭐든 좋아할 줄 아나.
푼돈에 우는 사람들 놓고 장난질은.
금값 사상최대폭 급등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금니라도 박아놓는 건데.
쿨케이·디기리, 병역비리로 불구속 기소
오늘의 교훈: 커피 마시고 x싸는 건
고혈압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로또사업,
[이주의 한국인] 하늘은 높고 나는 살찐다
-
<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5월9일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연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54번째는 전용호가 기증한 전정근 음악감독의 <호국 팔만대장경> 주제음악 악보입니다.
함경도 신천에서 출생한 전정근 음악감독은 1961년 <주마등>(이만희)으로 데뷔한 이래 1980년대까지 430여편의 음악을 만든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음악가로 사극, 전쟁, 액션, 멜로, 괴기, 코미디 등 거의 전 장르의 음악을 소화했다. 유복한 환경에서 가톨릭계 유치원을 다녔던 전정근은 중학생 때까지는 미술에 심취해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유치원 선생이자 성당 소프라노인 누나의 영향으로 악보를 보기 시작하면서 음악적 재능을 발견했고 학교 합창단 지휘를 시작했다. 초기 북한체제가 형성되던 시기에 러시아 음악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후 월남하여 공군 군악대 편곡계에서 일하던 시절 영화음악 녹음을 위해 비용이 저렴
[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54] <호국 팔만대장경> 주제음악 악보
-
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
누군가에게 시네마테크는 시네마 키드 시절의 추억이고, 시대를 뛰어넘은 명작의 놀라움을 만나는 장소이며, 곳곳에 숨어 있는 색다른 세계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된다.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 영화라는 존재를 발견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장소가 되고, 영화라는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인도자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어느 누군가의 가슴속 ‘천국’이 되는 곳이 있다는 건 그 존재만으로도 황홀하다. 그런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나눠야 하는 것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의무이자 권리가 아닐까.
한 나라의 문화가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전을 보전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네마테크가 그런 존재이다. 당연히 사랑을 나눌 만한 대상인 것이다. 곁에 있을 땐 몰랐다가 이별한 다음에야 후회하는 어리석은 일이 되지 않도록 있을 때 잘하자!
[시네마테크 후원릴레이 133] 채윤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