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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절반 이상 지나가 버린 미국 극장가의 개봉작들은, 확실히 가을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지난 주 코언 형제의 블랙코미디 <번 애프터 리딩>이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개봉작 새뮤얼 L. 잭슨 주연의 <레이크뷰 테라스>가 156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1위 자리를 바꾸었다. <레이크뷰 테라스>는 <너스 베티> <포제션> <위커맨>을 만든 닐 라뷰트 감독의 신작이다. 백인 남자와 흑인 여자가 결혼한 다인종 커플을 이웃집에 사는 LA경찰 터너가 괴롭힌다는 내용으로, 인간 내면의 악한 본성에 초점을 맞춘 스릴러다. 새뮤얼 L. 잭슨이 경찰 터너로, <와치멘>에 출연하는 패트릭 윌슨이 이유없는 괴롭힘 당하는 이웃으로 출연했다. 한편, <번 애프터 리딩>는 2주차 흥행수입 1129만달러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섰다.
3위와 4위, 8위 역시 신작이다. 3위는 데인 쿡, 케이트 허드슨이 출연한
신작 4편 중 최강자는 새뮤얼 L. 잭슨의 <레이크뷰 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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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년이다. 1999년 10월22일 밤 스타트를 끊었던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하 <사랑과 전쟁>)은 어느덧 450회를 훌쩍 넘긴 장수 프로그램이 되었다. 시청자의 제보를 토대로 ‘부부를 이혼에 이르게 하는 모든 것’들을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이 드라마의 매력은 무엇일까. 극장판 <사랑과 전쟁:열두 번째 남자>의 토대가 된 드라마의 세 가지 매력을 짚어보았다.
1.시청자는 드라마의 힘! ‘이혼찬반투표제’
“아니 저 사람들,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매주 금요일 밤, <사랑과 전쟁>의 홈페이지는 시청자가 올린 글로 가득하다. 여느 드라마의 결말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한 시청자인데, 에피소드마다 속시원한 결론을 내놓지 않으니 할 말이 많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결론이 없는 대신 홈페이지의 ‘이혼찬반투표’를 통해 시청자가 직접 작가의 위치에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강력한 장점이기도 하다. 시청자는
[알고 봅시다] 속전속결 이혼은 NO! 장수 드라마는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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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에다 애니메이션이라고 얕보지 말자. 9월25일부터 30일까지 엿새 동안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제4회 인디애니페스트는 폭넓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페스티벌이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한명의 제작자가 감독과 시나리오, 원화와 동화를 모두 관여하는 등 열악한 제작환경에서 완성한 작품들에는 변두리의 애환과 창작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생존기한이 짧은 삶, 가난과 소외를 조망하고 있다는 점은 바로 비슷한 환경에 놓인 감독들의 어려움을 짐작게 한다.
개막작은 죽음을 앞둔 소녀의 일상을 그린 이은영 감독의 <실비>와 제대 이후 살길이 막막해진 레슬러가 입대를 기피하는 노숙자와 한판 싸움을 벌인다는 곽경택 감독의 <아침이슬-노숙자 영창에 들어가다>이다. 곽경택 감독의 개막작은 군대라는 사회제도의 비극에 코믹 터치를 곁들였고, <실비>의 소녀는 비 내리는 판자촌을 놀이터 삼는다. 암울한 사회에 긍정으로 맞서는 것이 두 작품의
애니메이션으로 사회의 그늘을 껴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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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간의 경계를 허물고 꽃을 피워내자. ‘이웃 벗, 꽃피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제6회 서울기독교영화제가 9월29일부터 10월4일까지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 시네마정동, 드림시네마에서 열린다. 장편 13편, 단편 20편, 애니메이션 16편, NGO 특별전 4편 등 총 53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영화제는 1편의 영화를 선정해 제작비 1천만원을 지원하는 ‘사전제작지원’ 심사를 포함해 ‘SCFF 씨네토크’처럼 관객에게 영화 이상의 추억을 선물할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제6회 개막작으로 선정된 크리스토퍼 퀸의 <신이 찾은 아이들>은 영화제가 지향하는 이웃간의 경계 허물기의 의미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1983년에 일어난 아프리카의 수단내전으로 수단의 많은 사람들이 케냐의 카쿠마 난민촌으로 들어간다. 이때 고아가 되어 난민촌에서 자란 청년들은 유엔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살게 된다. 영화는 이들이 카쿠마 난민촌에서 출발하여 케냐 나이로비, 벨기에 브뤼셀, 뉴욕
경계를 넘어 화합의 꽃 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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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0일, 홍대의 한 카페로 머리가 희끗한 중년의 사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들이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안 안치환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흘렀고, 카페의 흰 벽에는 파란 작업복 차림에 스패너를 손에 쥔 노동자들의 영상이 비쳤다. 18년 전 이 영상을 보려면 각목과 파이프를 들고 극장 입구를 지켜야 했으며, 필름을 영사기에 걸기까지 검찰의 눈을 피해 몇번의 교란작전을 펼쳐야 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1990년대 상영 투쟁의 전범이었던 <파업전야>의 DVD 출시 기념상영회는 영화를 제작한 장산곶매 회원들과 <파업전야>를 기억하는 50여명의 사람들이 자리한 가운데 이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한국 최초의 노동 장편영화 <파업전야>는 올해 7월31일 DVD 제작을 마쳤다. 영화가 처음으로 상영(1990년 4월6일)된 지 18년이 지났으며, 그동안 독립영화인을 비롯해 꾸준히 영
[포커스] 독립영화의 전설,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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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끊었던 담배를 다시 물었어. 이런 인물을 연기하면서 담배를 안 피울 수가 없더라니까.” 9월5일, 김성홍 감독의 스릴러 <실종>의 촬영현장에는 제멋대로 자란 반백의 머리에 바지를 양말 속으로 밀어넣은 농부 한명이 앉아 있었다. 그가 숨겨놓은 ‘무엇’을 찾으러 농부의 지하실로 침투한 두 남녀를 모니터로 바라보던 이 시간이 그에겐 가장 마음 편한 순간일 것이다. <실종>에서 문성근이 연기하는 농부 판곤은 자신의 양계장에 여자를 가두고 사육하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잔인하게 죽여 닭의 모이로 만드는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다. 오늘의 촬영분은 실종된 여동생(전세홍)을 찾아 살인범의 마을까지 오게 된 현정(추자현)이 경찰과 함께 판곤의 지하실을 조사하는 장면이다. 번지수는 제대로 찾았건만 농부가 미끼로 장치해놓은 썩은 고라니만 발견하고 그녀는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 “세홍이는 그냥 캐릭터 안에서 살아버리더라. 자현이는 예술가다. 연기를 위해 몸을 던지는 태도와 자세
살인마에 맞선 자매의 사투, <실종>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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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나는 살찐다.
롯데,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8888577 끝에서 찾은 희망!
부산영화제보다 야구 보러 부산 갈 판.
中 “‘저질분유’ 다른 나라에도 수출했다”
불량 요구르트도 있다죠.
혹시 내 몸매가 저질이 된 게 다….(먼산)
강남 초등학교서 한자 교육 논란
영어도 한자도 국제중, 특목고를 향한 디딤돌?
리플 보면 초딩의 한국어 구사력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화두가 아니던가!
이승엽 3연타석 홈런
일본에 갑자기
병역의무제도가 생긴 줄 알았;;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 검토
그 동네 집값 또 오르겠네요….
돈 있음 야구 돔구장 좀 지으시지?
“장기펀드 소득공제 검토”
이 자식들이….
소득공제 해준다면 뭐든 좋아할 줄 아나.
푼돈에 우는 사람들 놓고 장난질은.
금값 사상최대폭 급등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금니라도 박아놓는 건데.
쿨케이·디기리, 병역비리로 불구속 기소
오늘의 교훈: 커피 마시고 x싸는 건
고혈압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로또사업,
[이주의 한국인] 하늘은 높고 나는 살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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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5월9일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연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54번째는 전용호가 기증한 전정근 음악감독의 <호국 팔만대장경> 주제음악 악보입니다.
함경도 신천에서 출생한 전정근 음악감독은 1961년 <주마등>(이만희)으로 데뷔한 이래 1980년대까지 430여편의 음악을 만든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음악가로 사극, 전쟁, 액션, 멜로, 괴기, 코미디 등 거의 전 장르의 음악을 소화했다. 유복한 환경에서 가톨릭계 유치원을 다녔던 전정근은 중학생 때까지는 미술에 심취해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유치원 선생이자 성당 소프라노인 누나의 영향으로 악보를 보기 시작하면서 음악적 재능을 발견했고 학교 합창단 지휘를 시작했다. 초기 북한체제가 형성되던 시기에 러시아 음악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후 월남하여 공군 군악대 편곡계에서 일하던 시절 영화음악 녹음을 위해 비용이 저렴
[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54] <호국 팔만대장경> 주제음악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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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
누군가에게 시네마테크는 시네마 키드 시절의 추억이고, 시대를 뛰어넘은 명작의 놀라움을 만나는 장소이며, 곳곳에 숨어 있는 색다른 세계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된다.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 영화라는 존재를 발견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장소가 되고, 영화라는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인도자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어느 누군가의 가슴속 ‘천국’이 되는 곳이 있다는 건 그 존재만으로도 황홀하다. 그런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나눠야 하는 것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의무이자 권리가 아닐까.
한 나라의 문화가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전을 보전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네마테크가 그런 존재이다. 당연히 사랑을 나눌 만한 대상인 것이다. 곁에 있을 땐 몰랐다가 이별한 다음에야 후회하는 어리석은 일이 되지 않도록 있을 때 잘하자!
[시네마테크 후원릴레이 133] 채윤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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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를 향한 <다크 나이트>의 포석
<다크 나이트>가 2009년 1월 미국 극장에서 재상영된다. 총수입이 5억1200만달러에 이르는 2008년 여름 최고 흥행작이 재상영을 결정한 이유는, 2009년 2월로 예정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투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라고.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사람들의 기억에 이 작품을 되살리기 위함”이며 상영 규모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 <다크 나이트>는 전미 흥행사상 2위로 등극했으며, 1위인 <타이타닉>보다는 대략 7800만달러 부족한 수입을 기록했다. <E!온라인>은 2009년 1월22일이 조커를 연기한 히스 레저가 세상을 떠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다크 나이트>의 재상영이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짐을 지적했다.
토론토의 관객들이 인정한 대니 보일의 신작
제33회 토론토국제영화제가 지난 9월13일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에서 토론
[해외단신] 오스카를 향한 <다크 나이트>의 포석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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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투자 받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
할리우드의 유니버설픽처스 인터내셔널 스튜디오와 포커스피처스가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 투자한다. <박쥐>의 국내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월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쥐>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제작단계에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공동투자 유치에 성공하였으며, 한국영화로는 드물게 메이저 스튜디오를 통해 북미 배급망까지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니버설픽처스의 모기업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개발, 제작, 마케팅, 뉴스와 보도를 생산하는 NBC 유니버설 산하의 기업이며, 포커스픽처스 역시 NBC 유니버설 산하의 영화제작, 투자, 배급사로 <색계> <어톤먼트> 등의 영화에 참여한 회사다. 박찬욱 감독은 “작품이 완성된 뒤 수출하는 것보다 진일보된 형태의 공동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에 배급될 영화인 만큼 좀더 ‘유니버설’한 영화를 만들겠
[국내단신] 할리우드 투자 받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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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다.’ ‘아니, 당연하다.’
<신기전>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한 걸 두고 말이 많습니다.
질적인 승리입니까, 마케팅의 성공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민족주의가 아직도 먹히는 겁니까?
솔직히 영화의 만듦새는 좋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정재영을 좋아하는데, 그 사람의 연기도 어딘가 겉도는 것 같더라. 한은정? 글쎄, 뭐…. 아무튼 연기나 CG나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단점이 있는 영화이지만, 또한 일반적인 재미를 무시할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민족적인 자긍심을 강조하는 거나 강우석 감독 스타일의 프로파간다를 우려하지만, 또 그 나름대로의 통쾌함이 있지 않나.
_그렇게 많은 걸 기대하고 보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호감도가 높았을 거라는 극장 관계자 A
남성 장르인데도 불구하고, 여성 관객의 평점이 더 높은 게 특징이다. 김유진 감독님이 이제까지 만든 영화들이 감성적인 면에서 관객을 휘어잡을 수 있는 부분을 가졌던 것 같다. <약속>도 그렇고
[이주의 영화인] <신기전>, 정말 흥행할 줄 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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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LA의 크리스틴 콜린스(안젤리나 졸리)는 기자들 앞에서 5개월 만에 찾은 아들이 “내 아들이 아니라”고 울면서 호소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은 <체인질링>은 1928년부터 1930년 사이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와인빌 양계장 살인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1928년 3월10일 9살이던 월터 콜린스가 사라졌다. 5월까지 몇명의 소년들이 더 납치됐고, 이듬해 2월 유력한 용의자 고든 스튜어트 노스콧이 소년들을 추행하고 살해했음이 드러났다. 노스콧은 교수형을 선고받았고 1930년 10월 사형이 집행됐다. 수사과정 중 아서 허친스라는 소년이 자신이 월터 콜린스임을 주장해 캘리포니아로 옮겨졌는데, 이때 크리스틴은 그가 아들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LAPD에 의해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크리스틴은 허친스가 월터가 아님을 자백한 뒤에야 풀려나올 수 있었고, 노스콧의 목장 근처에 위치한 와인빌의 양계장에서 월터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가락과 머리카락, 뼈
[what’s up]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안젤리나 졸리의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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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3년 전 한 출판사의 부탁으로 쓰기 시작했던 프랑스 최초의 ‘아시아영화사전’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으로, 이 책은 드디어 오는 10월 각 서점에 선보일 예정이다. 방대한 분량의 이 작업은 내게 영화지리학적 차원에서 수많은 의문을 던지게 했으며 무엇보다 흔히 말하는 ‘아시아영화’라는 표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지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아시아는 터키에 있는 보스포르 동부 연안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영화의 대국 이란도 아시아 영화권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소리다. 하지만 ‘아시아영화’를 말하면서 중동까지 염두에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기야 어떤 아시아영화제에선 이스라엘영화를 보란 듯이 프로그램에 넣기도 하고, 또 같은 이스라엘영화를 유럽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개 서양에서 ‘아시아’라고 하면 인도에서 시작해서 일본까지 이어지는 지역으로 소통된다. 이 지역은 대략 프랑스 도빌의 아시아영화제에서 다루는 영역이자 이번 ‘ 아시아영화사전’
[외신기자클럽] 상대적이며 복잡한 아시아 영화지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