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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에 구부정한 어깨, 낡은 중절모를 눌러 쓴 채 입에는 항상 담배 파이프를 물고 있는 윌로씨로 대표되는 자크 타티 회고전이 5월19일(화)부터 31일(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데뷔작인 <축제일>(1949)에서 <퍼레이드>(1973)까지 타티의 전작 6편과 단편 3편을 묶어 총 9편이 상영되는 이번 회고전은 버스터 키튼, 찰리 채플린, 막스 브러더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코미디 배우이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대영화의 영역을 개척한 시네아스트였던 자크 타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회고전에서 먼저 관심이 가는 작품들은 마임 배우 시절의 모습에서부터 코미디 감독까지 타티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세편의 단편영화이다. 타티의 첫 영화 출연작으로 직접 각본까지 맡은 <왼쪽을 주의하라>(르네 클레망, 1936)는 스포츠 스타들을 흉내내는 마임 배우로 활약했던 1930년대 타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윌로씨의 휴가
윌로 씨와 사랑스런 소동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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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만들어지는 스파이물인 만큼 서구의 기존 스파이물과는 달라질 것이다.”(이병헌) 연출자 양윤호 감독(영화 <홀리데이> <바람의 파이터>)과 김규태 감독(드라마 <이 죽일놈의 사랑>)도 그 지점에서 똑같이 입을 모았다. 그만큼이나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첩보액션드라마 <아이리스>(제작 (주)태원엔터테인먼트)가 보여주게 될 스케일과 내러티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지난 5월12일 서울 구로 나인스에비뉴에서 열린 <아이리스> 제작발표회에는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탑이라는 화려한 출연진의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단지 유명 배우들의 랑데부라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 3월10일 일본 아키타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촬영을 시작한 일본 장면들의 하이라이트와 메이킹 필름이 7분30초 정도 상영되었는데, 그 짧은 영상만으로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국가안전국
우리의 상상을 얼마나 넘어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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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15일, 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와 웹하드 업체의 연합인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가 손을 맞잡았다. 그들은 “이제 공생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약 5개월 뒤인 지난 5월13일, 제협과 DCNA가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불법 영상물을 걸러낼 공동모니터링센터를 설립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필터링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필터링 기술의 최첨단적인 면모가 중요한 게 아니다. 불법 업로더와 다운로더들이 기가 질릴 만큼의 대응책이냐는 게 중요하다.
합의 당시 제협과 DCNA의 합의서에는 “제협과 DCNA가 협의하여 장래 채택하는 추가적인 저작권침해방지기술을 성실히 이행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후 제협과 DCNA는 월요일마다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제협의 이준동 부회장과 조광희 감사, DCNA의 양원호 회장과 유근형 이사가 참여하고, 양자가 공동으로 지정한 변호사 1인으로 구성된 협력위원회가 마련됐다. 협력위는 불법 영상물 유통 근절 및 저작권 보호를
[포커스] DNA 필터링, 다운로드 혁명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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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형제가 같은 해 칸 영화제에 동시에 초청되는 행운을 얻은 배우 김태우와 김태훈을 17일(현지시간) 칸에서 만났다.형 김태우는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감독주간에, 동생 김태훈은 문성혁 감독의 '6시간(6 Hours)'이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으면서 각각 칸을 찾았다.김태우는 "막연한 꿈이지만 5년, 혹은 10년 후에는 함께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을 것 같다"며 "동생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말했다.김태훈은 "유명인으로 사는 게 힘든 일이라는 것을 형을 통해 봤으니 그저 좋은 작품에서 즐겁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며 "내가 못하면 형이 욕을 먹겠다는 생각에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2006년 '달려라 장미'로 데뷔한 김태훈은 '6시간'에서 정해진 시간에 돈을 받고 '애인 대행'을 해주는 세
<칸영화제> 칸 함께 초청된 김태우-김태훈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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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의 속편 <천사와 악마>가 개봉 첫주 48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정상에 올랐다. 북미지역을 제외한 해외 수입만 따지면 1억430만달러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로마 교황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96개 국가라는 큰 규모로 동시 개봉한 <천사와 악마>는, <다빈치 코드>의 감독인 론 하워드와 주연배우 톰 행크스가 그대로 돌아왔지만 전편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첫 주를 마감했다. 스튜디오 쪽에서도 <다빈치 코드>가 세운 첫주 기록 7710만달러(해외 1억5500만달러)를 넘을 것을 예상하지는 않았는데, 이유는 원작인 댄 브라운의 소설도 <다빈치 코드> 쪽이 <천사와 악마>보다 훨씬 더 잘 팔렸기 때문. 관객의 전체의 반 이상이 여성관객으로 나타났고, 연령대 또한 30대로 기울었다.
한편 지난 주 7650만달러로 개봉한 <스타트렉: 더 비기닝>은 <천사와 악마>의 개봉과 함
<천사와 악마> 4800만달러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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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관람자: 현재섭 남대문경찰서장, 황석영 작가
지난 5월2일 명동 촛불집회 해산 과정에서 애꿎은 일본인 관광객 늑골에 금이 갔다. 과잉충성인지 인류애인지, 현재섭 남대문경찰서장은 앞으로 집회 해산시 일본어와 중국어 방송도 하겠노라 공언했다. 저분은 지난해 촛불집회 때도 웃다 숨넘어가게 한 적 있다. 장맛비가 내리던 여름날, 시위대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떨쳐 일어나 “여러분 때문에 하늘도 이렇게 눈물을 많이 흘린다”고 준엄하게 꾸짖던 분이시다.
그뿐 아니다.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며 반MB 전선을 구축하자던 황석영 작가도 충격발언을 터뜨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이 대통령은 중도적 생각을 뚜렷이 갖고 있다”면서 용산 철거민 참사에 관해 “광주사태 같은 사건이 우리에게만 있는 줄 알았으나 70년대 영국 대처 정부는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라고도
[시사 티켓] 제대로 통역 좀 해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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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17일 별세한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의 빈소에는 수많은 영화인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강우석 감독,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장진 감독과 배우 안성기, 박중훈, 김윤석, 박진희, 구혜선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으며, 생전에 그의 글과 재능을 사랑했던 많은 네티즌들도 고인의 인터넷 카페에 추모의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고인과 20년 지기인 이준익 감독은 "지난달 말 급격히 병세가 악화됐지만 그래도 시간이 더 남아 있는 줄 알았다.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다"며 울음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 마지막에 의료 기기에 의존해 있는 모습을 외부에 보이고 싶어하지 않았다"면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아온 사람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고인과 '황산벌', '라디오 스타'를 함께 작업한 박중훈은 "정 대표와 20년 전부터 가까이 알고 지낸 친구로서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
<정승혜대표 떠나보낸 영화계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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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배우 원빈이 "내 배우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라고 영화 '마더'의 의미를 전했다.
제62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영화 '마더'의 남자주인공인 그는 17일(현지시간) 칸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1라운드였다면 '마더'로 배우 인생의 2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마더'로 '우리형' 이후 5년 만에 복귀하는 그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고, 연기란 끝이 없는 작업이어서 매력적이다"라며 "그래서 내 모든 걸 다 걸 수 있다"고 연기에 대한 애착과 열의를 드러냈다.
원빈은 이 영화에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아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엄마(김혜자)가 직접 범인을 찾아나서게 만드는 다소 모자란 아들 도준 역을 맡았다. 순수하고 어수룩하지만 어느 순간 전혀 다른 날카로운 눈빛을 번쩍이기도 하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는 도준 캐릭터에 대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두 가지 모습을 가져가
<칸영화제> 원빈 "'마더'로 배우인생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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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개봉 4주차를 맞은 '7급 공무원'이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며 장기흥행에 돌입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스크린 가입률 98%)에 따르면 강지환, 김하늘 주연의 코미디 '7급 공무원'은 15-17일 3일 동안 전국 430개 상영관에서 37만 7천여명을 끌어모아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켰다. 총 관객 수는 307만 7천946명.
1위는 톰 행크스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천사와 악마'가 올랐다. 전국 609개 상영관을 차지한 '천사와 악마'는 61만 1천600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33.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정재영 주연의 코미디 '김씨표류기'는 3위로 출발했다. 348개 상영관에서 24만 6천899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7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타트렉:더 비기닝'은 첫 주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23만 8천여명을 더 모아 총 관객 수는 82만 1천676명이다. 박찬욱 감독의 칸 초청작 '박쥐
<박스오피스> '7급공무원' 장기흥행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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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 몰린 해외 언론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 대해 저마다 극찬을 했다.
영화제 공식 일간지 중 하나인 할리우드 리포터는 17일(현지시간) 리뷰에서 "인간의 무시무시한 자화상이자 살인을 둘러싼 팽팽한 서스펜스"라고 명쾌한 결론부터 내린 뒤 "모성의 근본을 탐구하기 위해 숨 막힐 정도로 강렬하게 한 인물을 파고들며 시기적절한 반전을 가진 뛰어난 범죄 미스터리"라고 호평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어 "'마더'는 어떤 장르이든 자신의 비전에 어울리게 바꿔놓을 수 있는 봉 감독의 비범한 재능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다"며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상영되기는 했지만 공식 경쟁부문에서 소개되기에 손색없다"고 극찬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배우들에 대해 "오랫동안 한국의 어머니상을 연기해온 TV 배우 김혜자는 때때로 과장된 연기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스크린을 지배하며, 원빈은
<칸영화제> "'마더' 경쟁부문에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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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마더>가 최초 공개됐다. 제62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마더>가 현지시각으로 지난 5월16일 오후 2시 칸의 드뷔시 극장에서 기자시사를 가졌다. <마더>는 한국에도 이미 알려진 것 처럼 살인죄로 누명을 쓴 아들의 결백을 증명하려는 엄마의 투쟁을 다루는 작품이다. 그러나 짧은 시놉시스와 이미 공개된 몇몇 이미지만으로 <마더>를 예측하는 건 무리다. 봉준호는 <마더>라는 제목으로부터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영화를 만들어냈다.
한약재상을 하는 엄마(김혜자)는 ‘바보’라는 말만 들으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약간 덜떨어진 아들 도준(원빈)을 홀로 키우며 살아간다. 시작부터 모자의 관계가 정상적이 아니라는 사실은 금새 눈치챌 수 있다. 엄마의 사랑은 도에 지나칠 정도로 맹목적이다. 어느날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도준은 한 고등학교 여학생의 뒤를 쫓아가며 약간 음란한 말을 걸다가 여학생이 던진 돌에 맞을 뻔 한다
봉준호의 <마더> 칸영화제 최초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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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도 <박쥐>의 찬반은 계속된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5월14일 오후 4시30분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칸영화제에서 기자 시사를 가졌다. 격정적인 호평은 드문 편이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박찬욱 영화라는 평가와 실망스러운 작품이라는 평가가 확연하게 나뉘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다. 매일매일 국제 기자단의 평점을 공개하는 <스크린 인터내셔널> 데일리의 평균 점수는 2.4점. 지금까지 공개된 네 작품 중에서는 제인 캠피온의 <브라이트 스타>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순위다. 별 4개 만점에 영국의 <사이트 앤 사운드>는 별 둘. 프랑스의 <포지티프>는 별 세개를 줬다. 프랑스권 데일리지인 <필름 프랑세즈>의 별점 순위는 그보다 조금 박한 편이다. <카이에 뒤 시네마>는 별 두개, <르몽드>는 최저 점수인 폭탄을 내렸다.
먼저 호의적인 평가를 살펴보면, <할리우드 리포터>는 "채워지지 않는
<박쥐> 칸영화제에서도 찬반양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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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했던 런던 극장가가 <엑스맨 탄생: 울버린>(이하 <엑스맨>)의 개봉과 함께 활기를 찾고 있다. 4월30일 개봉한 <엑스맨>을 찾는 발걸음은 영국의 공식 공휴일(Bank Holiday)이 낀 5월 첫째 주말에 이르러 더욱 늘어났다. 브릭 레인과 함께 예술가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유명한 엔젤에서 <엑스맨>을 관람하고 나온 그래피티 아티스트 바실 스톡스를 만났다. 영화가 끝난 직후여서인지 그의 얼굴에는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자신을 <엑스맨>의 빅팬이라고 소개한 그는 여자친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영화와 <엑스맨>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엑스맨>의 개봉은 지난 4월30일이었다.
=빅팬으로서 왜 이제야 영화를 봤냐는 질문인가? (웃음) 여자친구에게는 비밀인데, 개봉 첫날 이미 관람했다. 오늘이 두 번째다.
-개봉되기 전에 영화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많은 이들이 다운로드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런던] 여친 몰래 두번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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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 라인업에 별다른 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건 비단 나뿐일까? 코히누르 다이몬드를 본다는 데 들떠 궁금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크든 작든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일 뿐 정말 궁금한 건 너무 실망스럽지는 않을까 하는 것뿐이다.
올해의 칸영화제는 질 제이콥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칸이 선호하는 작가 감독들의 영화를 많이 모았다. 현재의 프로그래머 티에리 프리모는 <버라이어티>의 동료 기자에게 “올해 세계의 모든 주요 작가 감독들이 칸에 영화를 몰아주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건 라이벌인 베를린과 베니스영화제를 겨냥한 의미없는 발언일 뿐이다.
올해 칸은 세계 영화의 “위대하고 훌륭한” 감독들의 최근작을 섭렵해 볼 수 있는 ‘미인 콘테스트’가 될 듯하다. 이미 그 영화들을 볼 만큼 본 감독들의 익숙한 작품들의 축제. 영화계의 기차 이름 알아맞히기 행사? 물론 이것도 영화제가 해야 할 일이라면 일이겠지만 그것만이 영화제가 할 일은 아니지 않겠는
[외신기자클럽] 칸, 부르조아적 보수노선의 선택